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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열로더 신들의 전쟁-469화 (469/575)

00469  Game No. 469 저에겐 아직 8기의 천왕랑이 남아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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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 선수 결단을 내렸습니다. 천왕랑을 돌립니다.

-방금 2기가 더 추가되어 8기가 되긴 했지만 신기전과 정면에서 싸우는 건 힘들다고 판단 한 거죠.

-과연 이 판단이 어떻게 작용할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겠습니다.

이승우가 천왕랑을 돌렸다.

그 말은 앞마당과 본진을 포기하겠다는 것과 같은 말이었다.

지상 병력과 천왕랑이 합류했을 때 환국의 병력을 밀어낼 수 있다면 그렇게 하겠지만 그래도 이기기 힘들다. 그럴 거면 조금의 가능성이라도 있는 방향을 선택하는 것이 옳다.

경기가 급박하게 흐르기 시작했다.

-이승우 선수가 천왕랑이 먼 길을 돌아오고 있다는 걸 천리안으로 확인한 정명혁!

-멈출 필요 없죠. 고삐를 늦출 필요 없습니다! 바로 전진해야죠!

유리한 건 정명혁이다.

이대로 앞마당과 본진을 밀어버린 후 6시를 밀봉하기만 하면 경기에서 이길 수 있다.

천왕랑이 최종병기긴 하지만 받쳐주는 병력 없이 홀로 환국의 200병력을 상대하는 건 무리다. 천왕랑은 여의주가 있어야 공격할 수 있다. 여의주는 공짜가 아니다. 생산하려면 철이 들어간다.

신기전에 천왕랑의 본체를 노릴 필요도 없다.

그냥 홀드 잡아놓고 여의주만 파괴하면 되는 것이다.

자원이 없으면 힘을 쓸 수 없는 천왕랑.

유일한 자원 줄은 6시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그 사이 환국은 12시부터 시작해서 모든 확장을 가져갈 것이다.

여의주 1기와 신기전 1기를 바꿔도 환국이 이득인 상황이 나오는 것이다.

공격을 떠나자니 유일한 자원 줄이 파괴된다. 그렇다고 수비만 주구장창 할 수도 없는 게 위에 말한 것처럼 환국이 전 전장의 확장을 가져가고 압박을 들어오면 용족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어진다.

아직 앞마당이 밀리기까진 조금의 시간이 남아있다.

그 시간에 무언가를 이뤄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저 시나리오대로 경기가 흘러 갈 거다.

1세트와 달리 이번엔 이승우의 얼굴에서 굵은 땀방울이 쉴 새 없이 흘러내렸다.

-일단 철광 확장 쪽으로 향하는 이승우!

-뒤에 언덕이 있으니 활용해주기 편하거든요! 아까 살려둔 지룡도 함께 합니다.

-여기에 혼을 실어야합니다. 모든 걸 걸어야 해요. 천왕랑 8기! 그리고 지룡 1기!

추가 병력이 나오고 있긴 하지만 아직 이 정도 신기전으로 천왕랑을 상대하는 건 무리였다.

어설프게 싸워 신기전이 모이지 못하느니 철광 확장을 내주는 게 낫다.

상대 앞마당을 밀어버리면 확장은 여전히 환국이 더 많다.

철광 확장의 군영을 파괴한 이승우가 그대로 천왕랑을 앞마당 쪽으로 진군시켰다.

-지룡 1기가 까다롭네요. 신기전이 함부로 달려들 수 없게 잘해주고 있어요!

-일단 본진에서 조금 더 병력을 모으는 선택을 하는 정명혁! 서두를 필요 없습니다. 지금 지나치게 많은 병력이 전진 배치 되어 있거든요? 어차피 본진 장악하는데 다수 병력 필요 없습니다. 3분의 1정도만 남기고 남은 신기전 싹 다 모아서 본진으로 데려와 일단 수비를 해야 합니다. 천왕랑만 밀어내면 경기 이기는 거거든요!

용족의 앞마당은 폐허가 된지 오래였다.

공2업 된 천자총통의 포가 불을 뿜을 때마다 쑥대밭이 되었다.

본진이라고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

용족의 지상병력은 진작 전멸 당했다.

소수의 용혼이 애처롭게 본진 언덕을 사수하고 있었지만 뚫리는 건 시간문제였다.

-정명혁 선수 병력 나눕니다!

-그렇죠! 굳이 이 많은 병력이 용족의 본진에 있을 필요가 없거든요! 밀 정도만 딱 남겨두고 회군시키는 것이 최곱니다!

정명혁은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갔다.

3기의 천자총통을 6시로 돌린 것이다. 천자총통의 포격에 자원을 채취하던 용안이 폭사하기 시작했다.

혼비백산.

놀란 용안이 포격을 피하려 했지만 자기들끼리 엉켜 오히려 피해만 더 심해졌다.

-이러면 더 암울해지죠. 지금 이승우 선수가 희망을 걸 수 있는 곳이 딱 여기 한 군데인데요!

-호락호락하게 물러나지 않겠다는 건가요? 이대로 스코어 1:1 만들어지나요?!

경기가 크게 기울었다.

본진 천왕랑도 활약하고 있지만 진출했던 신기전에 돌아오면 활동범위가 확 좁아진다. 아예 영역을 잃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승우의 눈빛은 아직 강렬했다. 땀으로 덮힌 얼굴은 초췌해보였지만 결코 패배를 눈앞에 두고 있는 사람의 눈빛이 아니었다. 그 눈빛 때문에 팬들은 아직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앞마당 군영의 천부단만 파괴하고 본진으로 올라가는 천왕랑.

이번에도 천왕랑이 노린 건 천부단이었다.

공2업 된 천왕랑의 화력은 어마무시했다. 스치는 순간 터지는 천부단.

수리할 틈도 없었다.

-어? 지금 정명혁 선수 천부단이 5시 하나 밖에 없죠?

집요하게 천부단을 노린 덕에 남아있는 천부단이 5시 하나 밖에 없다.

그러는 사이 이승우의 본진과 6시 지역에서 흑완이 나와 병력을 정리했다. 천리안을 뿌려 흑완을 잡긴 했지만 이승우가 모든 흑완을 한 번에 동원한 것이 아니라 1기씩 들이밀었기에 정리를 하는데엔 실패했다.

-이승우 선수 본진과 6시를 지켜내는데 성공합니다!

-많이 상하기는 했지만 어쨌든 자원 채취가 되고 있어요! 계속해서 여의주를 생산할 수 있다는 말이죠!

천자총통의 포격에 용안이 많이 상하긴 했지만 6시 신전이 날아간 건 아니다. 8기의 용안이 살아남아 자원 채취를 시작했다.

본진에도 살아남은 4기의 용안이 자투리 철광을 채취하기 시작했다.

각각 100정도 밖에 되지 않는, 아주 적은 양의 철광이다. 히지만 지금 같은 상황에선 굉장히 많게 느껴졌다.

기류가 살짝 묘하다.

설마하는 표정을 짓는 정명혁의 팬들.

“이거 역전 당하지 않겠지?”

“에이. 지금 신기전이 이렇게 많은데. 그리고 5시 자원 펑펑 돌아가고 있잖아. 지금 정명혁 돈 겁나 많을 걸?”

“그렇지?”

“쓸데없는 걱정하지마. 어차피 천왕랑이 전부잖아. 저거만 잡히면 끝이야.”

본진 천부단을 파괴하느라 생각보다 깊숙이 들어왔다.

다시 밖으로 빠져나가려면 몇 부대의 신기전을 뚫어야 한다.

-이야!!!! 천왕랑 진짜 환상적으로 쓰네요!

-움직임 좀 보세요. 기가 막힙니다! 여기를 뚫고 다시 나가나요?!

관우가 오관을 돌파했을 때가 이러했을까?

조자룡이 조조의 대군을 헤치고 아두를 구해냈을 때가 이러했을까?

천왕랑의 여의주가 번쩍 일 때마다가 두 기의 신기전이 동시에 터져나갔다.

어떻게든 천왕랑이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게 수비 라인을 더욱 견고하고 촘촘하게 짰지만 무용지물. 어느새 천왕랑은 앞마당 쪽으로 다시 나와 있었다.

천왕랑이 지나온 길엔 신기전의 파편만이 남아 있었다.

신기에 가까운 천왕랑 운용에 관중들이 입을 쩍 하고 벌렸다.

-이게 보통 컨트롤이 아닙니다! 8기의 천왕랑을 한 부대로 묶어서 사용한 게 아니라 각각 4기를 따로 부대지정을 해서 동시 2부대를 컨트롤 한 겁니다!

-세상에나. 이런 천왕랑을 눈으로 직접 보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여기서 빠져나올 줄은 정말 꿈에도 몰랐습니다.

-돌을 던진 게 아니었어요! 이승우는 승부수를 던진 겁니다!

8기의 천왕랑이 1기의 신기전에 공격을 집중하는 건 화력 낭비다. 4기씩 따로 따로 공격하는 것이 훨씬 낫다. 하지만 이렇게 하는 선수는 없다.

선수들이 덧셈, 뺄셈 계산이 안 되는 바보라서?

아니다.

알아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괜히 손이 꼬이면 천왕랑이 신기전 쪽으로 이동해 위기에 처할 수 있다.

그러느니 차라리 1기씩 제거한다는 것이 보통 선수들의 생각이다.

하지만 지금 이승우는 상상으로, 입으로만 이야기하던 플레이를 현실화시켰다.

마수만 동시 2부대 닷발귀 컨트롤을 할 수 있냐고?

아니. 용족도 할 수 있어. 천왕랑으로.

이렇게 대답하고 있는 것 같았다.

방금 교전으로 이승우가 이득을 쏠쏠히 챙겼다.

앞마당으로 빠져나간 천왕랑이 신기전이 앞마당으로 오기 전에 군영을 파괴해버렸다.

아예 천부단을 달을 수 없게  만든 것이다.

이제 정명혁이 지니고 있는 군영은 본진과 5시 딱 2개다.

6시 옆 쪽, 그러니까 천왕랑이 오기 힘든 지역에 군영을 지으며 영역을 확보하려했지만 그마저 저지당했다.

6시 지역에서 천자총통을 썰었던 흑완이 그 쪽으로 향한 것이다.

2번의 공격에 터지는 일꾼.

정명혁도 군영을 취소할 수밖에 없었다.

5시 확장을 견제하기 위해 흑완이 들어갔지만 이내 다시 나올 수밖에 없었다.

지뢰가 워낙 촘촘하게 박혀 있어 흑완이 파고들 틈이 여의치 않았던 것이다.

그래도 6시 확장을 지켜나고 추가 확장을 저지했으니 제 역할은 다 한 셈이었다.

-상황이 어쩌다 이렇게 되었죠? 이러면 아직 모릅니다. 이승우 선수에게 희망이 아직 남아있습니다!

-비록 8기의 용안이지만 6시에서 자원을 채취해주고 있다는 게 진짜 크네요! 여의주가 터져나가도 다시 채울 수 있는 돈이 생기거든요!

만약 용족의 자원 줄이 끊어진 상황이라면 밖에 날아다니는 여의주만 잡아도 되지만 지금처럼 자원을 확보하고 있다면 본체를 잡아야 한다.

하지만 천왕랑이 워낙 지형지물을 잘 활용하고 있어 쉽지 않았다.

-5시는 화살 탑도 많고 지뢰도 많아서 지킬 수 있습니다. 근데 본진 군영은 또 지킬 수 있다는 보장이 없거든요!

-본진 군영 깨지면 천부단 하나로 용족을 상대해야합니다. 이승우가 1기씩 흑완을 보내면 아무리 신기전이 많아도 소용 없는거에요!

입술을 질끈 깨무는 정명혁.

정신이 확 드는지 자세도 고쳐 앉았다.

여전히 병력면에선 정명혁이 앞선다.

용족의 인구수는 겨우 60.

환국의 인구수는 124로 용족보다 2배 이상 많았다.

일꾼 비중에 상대적으로 높긴 하지만 그걸 빼고 병력 차이는 상당하다.

평지에서 만났다면 천왕랑은 아무 소리 못하고 일점사에 터져 나갔을거다.

정명혁이 일점사를 하려고 다가가면 귀신같이 알아차리고 뒤로 빼며 접근하는 신기전을 쏙쏙 잡아주었다.

질린다는 얼굴로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 관중들.

냉정하게 보자면 여전히 상황은 환국이 좋지만 이승우라서 섣불리 결론을 내릴 수 없었다.

이승우가 뿜어내는 기운에 모두 압도당한 것이다.

-지금 천왕랑의 체력도 많이 빠져있거든요? 몇 번만 치면 잡히는 천왕랑들이 꽤 있는데 이승우 선수가 너무나도 컨트롤을 잘해주고 있습니다. 여의주는 어느 정도 잡혀도 되거든요!!!!

-도대체 경기가 왜 이렇게 된 겁니까?! 아니 5분 전만해도 본진 밀리고 GG치는 그림이었는데 왜 지금 이승우 선수의 천왕랑이 활개를 치고 있는 겁니까?!

천왕랑을 컨트롤하면서 1기씩 생산 된 흑완을 전장에 합류시키는 이승우.

정명혁에게 여간 까다로운 것이 아니었다. 천부단이 하나 밖에 없어 천리안 한 번이 소중한 이 시점에서 겨우 흑완 1기 때문에 천리안을 쓰는 것이 너무 아까웠다.

그래도 정명혁도 최고의 집중력을 발휘해주며 2기의 천왕랑을 떨어뜨리는데 성공했다.

이제 전처럼 천왕랑을 2부대로 나눠 컨트롤 할 수 없게 되었다.

이 것만으로 환국이 상대하기 한결 편해졌다.

-천왕랑 2기가 떨어지면서 신기전이 줄어드는 속도가 확실히 느려졌네요. 이러면 정명혁 선수도 상대하기 편해지죠! 어쨌든 5시 확장이 쌩쌩 돌아가고 있지 않습니까?

일꾼과 용안의 숫자 차이가 몇 배 이상 난다.

환국은 추가로 신기전을 계속 찍을 수 있지만 용족은 여의주와 흑완 1기 눌러주기도 벅차단 소리다.

이대로 시간이 흐르면 결국 승자는 환국이 된다.

전투에선 이겼지만 결국 전쟁에서 지는 시나리오.

이승우에게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는 신의 한 수가 필요했다.

-다시 본진으로 들어가는 천왕랑!

-이제 막 천부단 완성되기 직전이거든요? 한 번도 써보기 전에 파괴당하나요?!

중계진들의 예측이 빛나갔다.

천왕랑이 노리는 건 천부단이 아니었다.

바로.

-화포 연구소!!!!

-아예 정명혁의 생산을 막아버리겠다는 건가요?!

화포 연구소였다.

화포 연구소가 파괴되면 정명혁은 더 이상 신기전을 생산할 수 없다.

물론 가장 더 안 쪽에 지어져 있기에 보다 많은 신기전을 상대해야한다는 부담은 있다. 하지만 이대로 경기가 흐르면 힘들다고 판단한 이승우가 과감히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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