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465 Game No. 465 2016 OSL 시즌1 4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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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쏜살같이 흘렀다.’라는 말은 지금같은 때 쓰는 말인가보다. 어느새 1달이 지나 3월 말이 되었다.
그 사이 프로리그 2라운드가 끝이 났다.
이번에 정말 기분 좋은 기록을 만들어냈다.
처음으로 라운드 전승을 해낸 것이다.
11승!
팀이 하나로 똘똘 뭉쳐 만들어낸 결과였다. 그 결과 우리는 21승 1패라는 어마어마한 성적으로 1등을 차지할 수 있었다.
2위는 S1이었다. 17승 5패. 분명 좋은 성적이지만 우리랑 차이가 조금 난다. 3위는 CT로 S1과 같은 17승 5패를 기록했지만 승점에서 밀려 3위를 차지했다.
4위는 GO로 이들보다 1승 떨어지는 16승 5패를 차지했다.
5위는 화성의 것이었다.
14승 8패.
최상위권들의 승이 보통 때보다 높다보니 5위부터 승이 뚝뚝 떨어진다.
6위는 IBX로 12승 10패를 기록했다.
이 밑으로 웅인과 MBS게임이 각각 11승과 10패로 바짝 뒤쫓고 있다.
GO까지는 조금 멀지만 5,6위는 밑에 팀이 어느 정도 노려볼만한 것이다.
폭스는 6승으로 9위를, 스파키즈는 4승으로 10위를 차지했다. 이 순위를 보고 대다수가 고개를 갸웃거릴 것이다.
당연히 나왔어야 할 팀이 아직 나오지 않았거든.
나무전자.
1라운드보다 더 최악의 결과가 나왔다.
1승 10패를 거두며 도합 4승 18패로 스파키즈와 같은 성적을 냈다. 더욱 더 충격적인 건 승점에서도 몰려 11위에 위치했다는 것이다. 나무전자 밑으로 위치한 팀은 22패의 육군 밖에 없었다. 실질적인 꼴찌란 말이지.
나무전자가 포스트 시즌에 진출하려면 남은 라운드에서 승률 80% 이상을 꾸준히 기록해야한다. 높은 순위에 있는 팀들을 매번 잡아내며 말이지.
당장 6위에 올라있는 팀과 비교해도 8승이나 차이가 난다.
쳐다보다 목이 부러질 지경이다. 병호 형의 은퇴로 나무전자가 위기를 맞이할 거라 예상하긴 했지만 이 정도로 무너질 줄은 생각도 못했다.
병호 형의 영향력이 이 정도였을 줄이야.
진짜 병호 형이 은퇴를 번복하고 복귀할지도 모르겠다. 약간 그런 뉘앙스를 풍기긴 하던데 말이지. 사실 병호 형의 은퇴는 정말 아쉬웠다. 실력이 떨어지는거면 모를까 은퇴 직전에 개인리그 결승까지 오르고 프로리그에서도 다승 10위 내에 이름을 올리며 좋은 모습을 보여줬었다.
개인적으로 병호 형이 돌아왔으면 좋겠다.
2라운드의 부진은 3라운드에서도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다.
3경기를 펼쳤는데 1승 2패를 거뒀거든. 여전히 순위는 11위다.
프로리그에서 안 좋은 쪽으로 주목을 받은 것이 나무전자였다면 가장 좋은 쪽으로 주목을 받은 팀은 우리 팀이었다.
당연한 거다.
라운드 전승인데!
그 다음으로 주목을 받은 건 S1의 김영민이었다.
10승 1패.
김영민이 현재까지 거둔 승수였다.
프로리그 최연소 10승 달성기록을 만 13세의 나이로 깨버렸다.
승률이 90%가 넘는다. 아직 3달 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올해의 신인상이 정해진 분위기다.
마치 작년의 나처럼.
확실히 잘한다.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
경기의 방향을 단숨에 바꾸는 힘을 지니고 있다.
진짜 신들의 전쟁을 오래했다고 쳐도 5년도 안되었을텐데 어디서 저런 노련미가 나오는지 모르겠다.
다음 시즌부터 개인리그 출전을 한다고 하는데 어떤 결과가 나올지 궁금하다.
S1 팬들이 진 로열로더 후보가 나타났다며 난리를 칠정도.
미안하지만 그 꿈은 그냥 꿈으로 끝날 것 같아.
아직 내가 건재하거든.
그리고 변수가 또 하나 있다.
2월까지 활발하게 경기에 출전했던 김영민의 출전 횟수가 3월부터 현저히 줄어들었다.
왜 그러냐고?
방학이 끝났거든.
3월부로 김영민은 어엿한 중학생이 되었다.
이제 사복이 아닌 교복을 입고 학교에 가게 된 것이다.
중학교까진 의무교육이라 어떻게 할 수가 없다. 낮에는 성실히 학교를 다니고 밤에는 숙소에서 숙제와 연습을 병행한다고 들었다.
듣기만 해도 소름이다.
빡세다. 빡세.
유학 아닌 유학 생활을 시작된 거다.
오지랖일지도 모르지만 여기서 팀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다.
너무 선수를 혹사시키면 학교생활과 숙소생활이 모두 무너질 수 있다. 어느 정도 숨통을 트여줘야 적응할수 있다.
지금까진 잘하고 있는 것 같았다.
오랜만에 나타난 역대급 재능이다.
중간에 꺾이는 일 없이 무럭무럭 자라났으면 좋겠다.
학교에 가면 인기 스타가 다름 없겠네. 부럽다. 부러워.
원래대로라면 프로리그 3라운드는 위너스 리그가 치러지지만 이번에 한 라운드가 늘어난 덕에 위너스 리그도 4라운드와 5라운드로 자리를 옮겼다.
해서 이번 3라운드까지 일반 라운드로 치러진다.
3경기를 치른 지금 우리 팀은 여전히 연승 행진을 달리고 있다.
2라운드 전승에 이어 3라운드도 전승!
아주 바람직하다.
프로리그가 3라운드에 이를 동안 개인리그도 많은 일이 있었다.
어느새 4강이다.
양대리그 모두 각각 4명씩 밖에 남지 않은거다.
민규가 이번에도 4강에 오르는데 성공했다. 전 시즌엔 MSL 4강에 올랐었는데 이번엔 OSL 4강에 오르며 양대리그 4강을 두 시즌만에 전부 밟는 쾌거를 달성했다.
아쉽게도 MSL은 8강에 오르지 못했지만 그래도 8강까지 오르며 다음 시즌 시드를 확보했다.
OSL 4강은 환국 천지다.
나를 제외한 나머지 3명이 모두 환국이다.
이영우, 정명혁, 민규.
이 중 나의 4강 상대는 정명혁이다. 이번에도 3:0으로 이겨서 깔끔하게 결승에 오르고 싶다. MSL에선 이번 시즌 2패를 기록했지만 OSL에선 전승 행진 중이다. OSL에서 하지 못했던 전승 우승에 대한 의지로 지금 활활 불타오르는 중이었다.
환국으로 도배 된 OSL과 달리 MSL은 나름 종족 밸런스가 맞았다.
용족 하나.
환국 하나.
마수 둘.
이번 시즌 양대 4강에 오른 선수는 나와 이영우 단 둘 뿐이었다. MSL의 남은 두 자리는 이제운과 형규가 차지했다. OSL에서 크게 힘을 내지 못하는 형규지만 MSL에서만큼은 달랐다.
눈빛부터 다르다고 해야 할까?
최고의 경기력을 연달아 선보이며 4강까지 파죽지세로 올라왔다.
4강 상대는 이영우.
OSL에서 자신을 떨어뜨렸던 상대를 4강에서 다시 만나게 되었다. OSL처럼 허무하게 떨어질 것인가? 아니면 MSL은 자신의 영역임을 다시 한 번 확실히 표시할 것인가?
이 것도 굉장히 기대되는 매치였다.
자연스레 MSL에서 내 상대는 이제운이 된다.
마수전과 환국전을 동시에 준비해야하는 상황.
쉽지는 않지만 그래도 포기할 순 없다.
개인적으로 이번 시즌도 모두 우승하고 싶다.
이제 딱 네 번만 더 이기면 능력 부여가 개방 된다.
설명을 계속 읽어 어떤 느낌인지 파악하긴 했지만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한 번 제대로 보는 것만 못한 것 같았다.
3달간 잘해왔다.
이제 3주 만 더 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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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5일.
이번 년도 첫 결승 진출자를 가리는 매치가 열리는 날이 되었다.
오늘 경기를 펼치는 선수는 이승우와 정명혁.
작년에 한 차례 4강에서 격돌했었고 그땐 이승우가 정명혁은 3:0으로 가볍게 제압하며 결승에 올랐다.
만약 S1의 감독이 여전히 주운 감독이었다면 이번 시즌도 그런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예상하겠지만 현재 S1의 감독은 임주혁 감독이다. 최연규 코치와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며 정명혁을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 시켰다는 평을 받고 있었다.
몇몇 이들은 김영민의 합류가 정명혁에게 좋은 자극이 되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고개를 절로 끄덕여지는 의견이다. 홀로 환국 라인을 버티는 정명혁에게 짐을 나눌 수 있는 선수가 들어왔다. 동시에 환국 에이스를 두고 선의의 경쟁을 펼치는 라이벌이기도 하다.
나이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만약 김영민의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정명혁이 자존심에 상처를 입는다면 그건 정명혁의 그릇이 작은거다. 적어도 그런 모습은 없었다.
만약 이번에 이승우를 넘는다면 보다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그게 쉽지는 않을거다.
징명혁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것 처럼 이승우도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발전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야말로 최고의 선수라 불러도 할 말이 없는 정도.
이번 시즌에 골든 마우스와 골든 배지를 달겠다고 호언장담하더니 실제로 양대 4강에 이름을 올리며 자신의 실력이 건재하다는 걸 만천하에 증명했다.
꺾고 올라온 선수들의 면면도 굉장히 화려하다.
OSL 8강에선 김택윤을 3:0으로 꺾었고 MSL 16강에선 김우현을, 8강에선 박성찬을 꺾으며 4강에 올랐다.
이제 오늘 정명혁을 꺾으며 올 해 가장 먼저 결승에 오르는 영광을 얻게 된다.
이 둘의 경기를 보기 위해 일찍부터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경기가 시작되기 몇 시간 전부터 줄을 서고 기다리는 이들이 많았다.
그 정도로 기대되는 매치.
부랴부랴 추가 자리를 준비했지만 그걸로 모든 이를 수용하는 건 역부족이었다.
-드디어 올 시즌 첫 번째 4강 매치가 시작되었습니다!
-얼마나 많은 이들이 기대를 하고 있는지는 오늘 관중석을 보면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카메라가 관중석을 훑었다.
카메라의 움직임에 따라가며 환호하는 관중들.
어찌나 소리가 큰지 귀가 먹먹해질 정도다.
-이 뜨거운 열기를 안고! 저희도 열정적인 중계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전 시즌에 이어 이승우 선수와 정명혁 선수가 다시 4강에서 만났습니다. 많은 이들이 이승우 선수의 승리를 예측하고 있거든요.
-그런 예측이 어찌 보면 굉장히 타당하다고 할 수 있죠. 전 시즌에서 괴물같은 모습을 보여주며 한 해를 지배했던 이승우가 올해는 더욱 더 강해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건 승률에서도 알아볼 수 있는데 올 시즌 총 45전을 치러 단 3번 밖에 지지 않았습니다. 승률이 무려 93.3%입니다.
엄재웅 해설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관중들이 감탄을 내뱉었다. 잘한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기록을 보니 진짜 대단하다.
-전장의 순서도 이승우 선수에게 웃어줍니다. 무려 1,5세트에 미궁의 숲이 배치되어 있거든요.
전략적으로 자신의 본진과 확장을 섬 형태로 만들 수 있는 전장인 미궁의 숲에서 가장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건 용족이었다.
원래 전통적으로 섬 전장에선 용족이 가장 좋다.
다른 종족을 상대로 공중을 장악하기 편한 유닛들이 많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최종병기 천왕랑의 존재가 용족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었다.
지상형 전장이라면 신기전에 눈물을 흘리며 쫓겨나는 경우가 허다하지만 섬 전장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 어느때보다 강한 힘을 낼 수 있다.
미궁의 숲 역시 그러한 경기 양상이 많이 나왔다.
전진 건물과 함께 중립 확장이나 타 스타팅 포인트을 확호한 후 섬으로 만들어 천왕랑을 가는 전략으로 쏠쏠한 재미를 봐왔다.
현재 4강에 3명의 환국이 있지만 미궁의 숲에서 좋은 성적을 보이고 있는 선수는 없다. 모두 다른 전장에서 승리를 하고 올라온 것이다.
-그래도 정명혁 선수니 조금 기대를 해보긴 해야죠. 전략의 보고, 임주혁과 최연규가 뭉치지 않았습니까? 어떤 새로운 전략이 나올지 모릅니다.
-미궁의 숲 같은 전략형 전장에서 가장 큰 힘을 발휘했던 선수가 임주혁 선수 아닙니까? 오늘도 이승우 선수를 잡기 위한 전략을 분명히 들고 나왔을 겁니다.
-그게 이번 경기의 유일한 변수죠. 저희는 잠시 광고 후에 다시 돌아오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