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로열로더 신들의 전쟁-460화 (460/575)

00460  Game No. 460 최고의 승부.  =========================================================================

Game No. 460

<역시 이승우 ㅎㄷㄷ 아까 경기 불리해졌을 때 팬티 한 장 더 챙겼어야 했는데 분위기 안 좋아서 못챙겼는데 결국 지리고 말았다.>

<와. 이걸 역전하냐;;;;; S1도 존나 황당할듯ㅋㅋㅋ>

<ㅅㅂㅋㅋㅋ 다 이긴 경기인데;;; 용족 다른 선수였으면 대기록 나왔다.>

<근데 중딩도 개 잘하지 않음? 못싸웠다기보다 그냥 이승우가 미친거같은데>

<ㅇㅇ 지림. 눈치부터 센스, 전투까지 다 지림. 솔직히 오늘 경기 이름 가리면 이영우냐고 묻는 사람 깔렸음>

<존나 기대된다. 14살인데 이러면 15살, 16살이면 어쩔.>

<김영민 차기 본좌 ㅇㄱㄹㅇ ㅂㅂㅂㄱ. 반박 시 신알못 ㅇㅈ? 신들의 전쟁 개발자 : 인정합니다. 앙. 인정띠.>

<말투 진짜 보기 싫네... 어쨌든 데뷔전에서 이 정도 경기 했으면 이영우가 가지고 있는 최연소 우승 기록 깰 수 있을 듯.>

<시간 개많음. 아직 3년 가까이 남음 ㅋㅋㅋ >

경기가 끝나고 커뮤니티가 들썩였다.

승자와 패자가 나뉘었지만 양 선수 모두 칭찬하는 분위기다.

그 정도로 경기력이 뛰어났다.

박수가 절로 나올 정도.

두 명 모두 승리하는 경기가 나올 수 있다면 그 결과가 나왔을 거다.

S1과 아스트로의 대결은 모두의 예상대로 명 경기 끝에 마무리되었다.

물론 14살 김영민이 이렇게 활약할 줄은 아무도 몰랐을 거다.

비록 최연소 에이스 결정전 승리까지 이루진 못했지만 최강자 이승우를 만나 가능성을 충분히 드러냈다.

다음 시즌 개인리그 출전이 기대되었다.

이승우에 대해 말하자면 ‘역시는 역시’였다.

초반 위기를 맞았지만 사람들을 실망시키기 않고 경기를 역전해 냈다.

현재 최강자가 누구인지 다시 한번 보여 주었다.

****

경기를 마치고 돌아가는 차 안.

하루에 2승을 거둔 덕에 MVP를 수상했지만 크게 기쁘진 않았다. 정확히 말하면 거기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생각할 것이 많은 하루다.

경기가 끝나는 순간까지 이겼다는 확신을 할 수 없었다.

그 정도로 치열했다.

확실히 오늘 처음 데뷔전을 치른 선수답게 중간중간 잔실수가 있었다. 말 그대로 잔실수라 찾아내는 것 자체가 어려울 정도였다.

이런 선수가 경험을 쌓는다면?

말 그대로 괴물이 하나 더 탄생하겠지.

무엇보다 가장 놀라웠던 건 김영민을 잡고 얻은 부여 포인트였다.

1000.

여태까지 잡은 선수 중 가장 큰 포인트다.

순간 두 눈을 의심했다.

0을 잘못 센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 다시 봤지만 1000이었다.

김택윤이 500~600이다.

이제운이나 이영우를 잡으면 1000 정도 주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의외의 선수에게서 그만 한 포인트를 얻었다.

보고도 믿기 힘들 정도다.

부여 포인트는 상대 선수의 커리어와 실력을 종합해서 주어진다.

김영민은 오늘이 데뷔전.

쌓은 커리어가 전혀 없다.

있다면 최연소 공식전 승리 정도?

하지만 이걸 우승자와 비교하는 건 무리다. 다른 사람에게 묻는 순간 욕을 안 먹으면 다행일 거다.

그럼에도 이렇게 많은 포인트를 줬다는 건 김영민의 현재 실력과 잠재력이 어마어마하다는 뜻이었다.

아마 후자에 더 힘이 실렸겠지.

도대체 김영민이 가진 잠재력은 어느 정도일까?

예상할 수 없다.

어떤 예상을 해도 그 이상일 것 같았다.

정점에 오른 순간 기존의 선수들이 아닌 새로운 선수들의 도전을 받게 될 거라고 생각했다.

근데 그 상대가 14살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

****

오늘은 2016 OSL 시즌1 16강 3회 차가 열리는 날이다.

이미 모든 선수들이 한차례 경기를 치렀다. 공교롭게도 오늘은 모두 1승을 거둔 선수들이 대결을 펼친다. 시작이 좋은 선수들의 대결인 것이다.

오늘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며 2승으로 8강 문턱을 절반 이상 넘겼다고 봐도 무방하다.

물론 100% 8강이 확정되는 건 아니다.

전 시즌 한민규를 보면 알 수 있듯 2승을 하고도 떨어지는 최악의 경우가 나올 수 있어 긴장을 끈을 놓을 정도는 아니다.

1경기에선 이승우와 김연훈이 맞붙는다.

MSL 32강에서 같은 조에 속해 있었지만 서로 엇갈리는 바람에 경기를 직접 치르지는 않았다. 이승우에게 승자전에서 붙어 패배한 김대형이 패자전을 치르고 올라온 김연훈과의 재대결에서 아쉽게 패배했다.

서로 1승 1패를 했지만 조금 더 결정적인 순간에 승리를 거둔 김연훈이 최후의 승자가 되었다.

MSL에선 운 좋게 비껴갔지만 OSL에선 그럴 수 없다.

피할 수 없는 승부.

8강 진출에 있어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면 오늘 반드시 승리를 따내야 한다.

-이승우 선수와 김연훈 선수의 대결 어떻게 보십니까?

-최근 김연훈 선수의 경기력도 좋긴 하지만 이승우 선수에 비할 바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바로 저번주에 이승우 선수가 프로리그에서 보여 줬던 경기력을 떠올리면 진짜……. 그건 인간의 수준이 아니거든요. 역대급 경기를 제대로 보여 주지 않았습니까?

-저는 조금 생각이 다른 게 이승우 선수도 사람이구나라는 걸 느꼈습니다. 만약 김영민 선수가 조금 더 노련했더라면 어땠을까 싶었을 정도로 좋은 상황을 만들긴 했었거든요? 14살의 어린 소년이 그렇게 할 수 있다는 건 다른 선수들도 충분히 할 수 있다 이겁니다. 위축되지 않고 자신의 플레이를 한다면, 준비를 철저히 해 온다면 이승우도 못 넘을 산은 아니라는 걸 증명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런 경기가 또 나와 줘야 재미있지 않겠습니까?

엄재웅 해설의 말처럼 이승우도 완벽한 건 아니다.

사람이다 보니 분명 흔들리는 건 있다.

그 부분을 공략한다면 이번 시즌 이변이 나올 수 있다.

오늘 경기를 펼치는 김연훈도 그런 능력이 있는 선수 중 하나였다.

이 둘의 경기가 펼쳐지는 전장은 이번 시즌 새롭게 추가된 바람의 계곡이었다.

현재 프로리그에서도 함께 쓰이고 있었는데 재미있는 양상의 경기가 많이 나오고 있다. 기존 2인용 전장보다 금광 확장 2개가 더 많다는 것과 본진으로 이어진 통로가 있다는 것이 크게 작용했다.

-일단 이승우 선수 바람의 계곡에서 총 3번 경기를 치렀는데 모두 승리를 거뒀습니다. 김연훈 선수 역시 2번 경기를 해 2전 전승을 거두는 좋은 모습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어떤 경기가 나올지 바로 1경기로 들어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관중들의 함성과 함께 1경기가 시작되었다.

2인용 전장이다 보니 위치는 자연스레 대각이 나왔다.

1시에 김연훈이, 7시에 이승우가 위치해 있었다.

경기 초반은 무난하게 흘렀다.

이승우도 제단 대신 용무관을 지으며 안전하게 시작했다. 2인용 전장이고 이승우가 초반 압박을 즐겨 하는 선수다 보니 김연훈은 9군주숲을 택했다. 약간 일벌레 손해는 보지만 절대 초반에 피해를 받지 않겠다는 의지가 강하게 느껴졌다.

정찰로 마견숲을 확인한 이승우가 제단보다 용광포를 먼저 소환했다.

마수가 빠른 타이밍에 금을 캐고 있던 터라 초반에 마견을 활용할지도 모른다 생각한 것이다. 하지만 김연훈은 마견을 딱 2기까지만 찍고 바로 5시에 추가 확장을 가져갔다.

심리전을 통해 초반의 손해는 어느 정도 만회한 셈이었다.

-정찰 진짜 꾸준히 해 주네요. 이승우 선수가 마수전에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수가 뭘 하는지 맵핵을 쓰는 것처럼 완벽하게 파악하고 있어요. 초반 마견을 몇 기까지 찍는지. 일벌레는 어느 정도 붙이는지. 초반 올인성 공격을 오는 것까지 눈으로 다 보고 있는 최적화가 완벽하게 될 수밖에 없죠!

지금도 그랬다.

용안이 살아남아 5시 확장까지 확인해 주었다. 마견 1기가 용안에 따라붙는 걸 확인한 순간 바로 생산된 용아를 마수의 본진 쪽으로 보냈다.

러시거리가 멀어 오지 않을 거라 생각하는 마수의 허를 찌르는 움직임이었다.

일단 군주의 시야에서 벗어난 터라 용아는 아무런 위기 없이 마수의 앞마당까지 갈 수 있었다.

용안이 마수의 테크와 확장을 파악했다면 이제 용아가 그 바통을 이어받을 차례다. 벌레에서 어떤 유닛이 찍히는지 확인하는 것과 일벌레 대신 마견을 계속 찍게 만드는 것이 주 임무였다.

앞마당 쪽에 파고들어 일벌레를 때리는 용아.

2대를 맞은 일벌레가 바로 본진으로 도망쳤다.

잡히진 않았지만 자원을 채취하지 못 하는 것도 피해다.

타이밍 맞춰 4기의 마견이 더 나와 용아를 물러나게 하는 데 성공했지만 그것도 잠시, 추가 용아가 합류해 2기가 된 용아들이 다시 한번 앞마당 쪽으로 침투했다.

용아 2기가 좋은 자리를 잡고 있다 보니 마견이 쉽사리 달려들 수가 없다. 언제 앞마당 철광 쪽으로 파고들어 일벌레를 잡고 빠질지 모르기 때문에 자리를 비울 수도 없다.

그 심리를 완벽히 이용하는 이승우.

세 번째 용아가 떠나는 곳은 5시 소굴이었다.

-진짜 압박이 다르네요. 유닛이 죽어도 절대 쉽게 죽지 않습니다. 최대한 할 수 있는 건 다 하고 죽어요!

-앞마당에 있는 용아들이 벌레에서 마견이 아닌 일벌레가 나오는 걸 눈으로 봤죠! 이러면 5시 쪽으로 향한 용아가 활약을 펼칠 가능성이 굉장히 높아집니다.

앞마당 쪽에 있는 용아를 제거하는 데 시간이 많이 끌렸다.

당연히 5시 쪽 소굴에 일벌레를 붙이지 못했다. 5시 용아를 제거하기 위해 일제히 달리는 마견들.

한 번 움직일 것을 두세 번 움직이게 만드는 플레이가 일품이었다.

아직 경기가 시작한 지 5분도 되지 않았는데 벌써 피로가 쌓이기 시작했다.

물질적으로 피해를 입은 건 없다.

단순 자원으로 계산하면 마수가 이득을 봤다. 하지만 마수는 이미 심리적 타격을 받았다.

내 모든 것이 까발려졌다는 사실에서 오는 불안감.

수비를 해야 한다는 강박감.

이 모든 것이 김연훈을 옥죄고 있다.

용아가 활약해 주는 사이 테크를 쉼 없이 올린 이승우.

이제 곧 있으면 비비가 나온다.

용아는 임무를 완벽히 수행했다.

용안에게 넘겨받았던 바통을 이제 비비에게 넘겨주면 계속해서 마수가 뭘 하는지 확인할 수 있다.

-이승우 선수 용아 2기를 모아서 다시 나갑니다.

-2기가 함께 움직이지 않아요! 출발은 같이 했지만 중간에 서로 찢어졌습니다. 1기는 앞마당으로! 나머지 1기는 5시로!

이러면서 생산된 비비가 군주를 잡아 주고 있었다.

난전 유도.

동시 3군데 싸움을 거는 중이다.

5시 쪽으로 향하는 용아는 마견들에게 발견되어 중간에 산화했지만 그 용아의 희생으로 앞마당으로 향한 용아는 무사히 안쪽으로 파고들 수 있었다.

앞마당을 지키는 마견은 1기도 없었다.

절호의 찬스.

이런 찬스를 놓칠 이승우가 아니다.

마견이 자리를 비운 대가는 참혹했다. 3기의 일벌레가 잡힌데 이어 앞마당이 아예 마비가 되었다.

단 1기의 용아에 의해.

앞마당을 마비시킨 영웅 용아가 본진으로 올라가 테크까지 다 확인했다.

아직 그슨대굴은 없고 광풍협곡만 있다는 것까지 모두 완벽하게 봤다.

별다른 전투가 없었는데도 경기가 용족에게 크게 유리해졌다.

“와. 진짜 게임하기 싫겠다.”

“네가 저랬으면 난 마우스 뽑아서 너한테 집어던졌다.”

성인군자라도 화가 날 수밖에 없는 상황.

김연훈이라고 다르지 않았다.

살짝 욱했는지 용족의 앞마당 쪽으로 마견이 내달렸다. 용광포가 하나밖에 없기에 여차하면 무시하고 본진으로 들어갈 기세였다.

생산되는 족족 용아를 공격에 활용했기에 본진을 지키는 병력은 거의 없다.

본진으로 난입만 성공한다면 지금까지 받은 피해를 이자까지 쳐서 돌려줄 수 있다.

하지만.

-기가 막힌 블로킹! 마견이 온다는 걸 알고 있었다는 듯이 용안이 늘어서 길을 막아 버립니다.

-이러면 마수 답답해서 미쳐 버리죠. 환장합니다. 아니. 뭐 이렇게까지 경기를 하는지? 어떻게 이렇게 할 수 있는지?

-진짜 나한테 무슨 원수졌나 싶을 겁니다. 마수를 요리하는 법을 완벽하게 알고 있어요!

마견이 난입하기는커녕 오히려 손해만 보고 물러났다.

되는 게 하나도 없다.

입술을 질끈 깨무는 김연훈.

처음부터 지금까지 모든 것이 다 꼬여 버렸다.

============================ 작품 후기 ============================

모두 좋은 하루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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