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로열로더 신들의 전쟁-455화 (455/575)

00455  Game No. 455 최연소 프로게이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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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 온 몸에 진이 다 빠지네.

웬 놈의 병력이 이렇게 많냐?

보고 식겁했다.

확실히 택신은 택신이다. 그 상황에서 그 정도 물량을 쏟아낼 줄이야.

까딱하다가 경기를 내줄 뻔 했다.

정확히 위기가 두 번 있었다.

2번의 흑완 드랍 중 한 번이라도 막혔다면 경기가 힘들게 흘렀을거다.

아마 용혼 물량에 그대로 찍혔겠지.

결과적으로 2번의 흑완 드랍이 성공적으로 들어갔고 경기를 잘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

확실히 저번 슈퍼매치와 느낌이 사뭇 다르다.

움직임이 조금 더 전략적으로 변했다고 해야할까?

감독이 바뀌었을 때 팀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지 제대로 느꼈다.

용족은 다르지만 내가 좋아했던 임주혁 감독님의 플레이가 고스란히 묻어나왔다.

그래도 이번 경기에서 부여 포인트가 무려 600이나 들어왔다.

경기 내용도 반영되는 것일까?

슈퍼 매치에서 이겼을 때보다 100포인트가 더 들어왔다.

정확히 어찌 된 영문인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더 많은 포인트가 들어와 기분이 좋았다.

“저만 이기면 경기 마무리 되네요.”

3:1.

이제 여준이가 5세트에서 승리하면 경기는 끝났다.

아주 깔끔하게 4:1로.

상대 선수도 괜찮다.

이번에 처음으로 프로리그에 데뷔하는 선수였으니까.

살짝 불안한 요소가 없잖아 있긴 하지만 그래도 여준의 경험이 조금 더 많으니 잘해내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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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와 김택윤의 대결이 가장 화제가 된 경기였다면 그 다음으로 화제가 된 경기는 단연 5세트였다.

윤여준과 김영민.

윤여준이라는 이름도 그리 유명하진 않지만 김영민이라는 이름은 더욱 낯설다.

그럴 수밖에 없다.

이번 시즌 처음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선수니까.

전까지 출전 경험이 없는 선수란 말이다. 그의 모습을 처음 보는 사람이 대부분이지만 아이디를 말하면 ‘아. 그 사람?’이라고 말할 것이다.

김영민은 입단 때부터 숱한 화제를 뿌린 선수다.

임주혁이 감독으로 부임하면서 처음으로 영입한 선수가 바로 김영민이다.

임주혁 감독 체제의 첫 선수.

종족 역시 임주혁 감독과 같은 환국이다.

팬들은 최연규 코치처럼 시대를 풍미할 환국이 다시 나올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에 부풀었다.

초반 정명혁이 2회 연속 결승에 오를 때만 해도 S1의 환국 라인을 이을 정통 후계자가 나오는구나 싶었다.

별명 역시 국본이었다.

결과적으로 정명혁은 왕위를 계승하지 못했다.

그 후에도 3회 연속 결승에 오르며 시대의 지배자가 되기 위해 분투했지만 아쉽게도 1회 우승에 그치고 말았다.

아무리 결승에 많이 올라도 우승 횟수가 없거나 적으면 시대의 지배자가 될 수 없다.

홍진우와 송병호가 그걸 몸소 증명해내지 않았던가?

그 후 S1에 환국 계보가 끊겼다.

걸출한 선수들이 나오지 않았다.

오히려 용족 선수들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임주혁부터 정명혁까지만 하더라도 S1에서 가장 강한 종족은 환국이었다.

김영민은 정말 오랜만에 나타난 뉴 페이스였다.

실력은 굉장히 뛰어났다.

이미 아마추어는 1년 전에 정복했다.

처음 등장했을 때 선수가 아이디를 바꿔 나타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많이 받았을 정도였다.

하지만 아니었다.

김영민은 순수 아마추어였다.

그가 처음 자신의 정체를 공개했을 때 많은 이들이 충격을 받았다.

2003년생.

올해 겨우 14살이다.

아직 중학교에 입학하지 않았으니 중학생도 아니다. 입학을 기다리는 예비 중학생일 뿐.

이런 선수에게 농락당했다는 사실에 뒷목을 잡고 쓰러지는 고수들이 한 둘이 아니었다.

수많은 선수들이 어린 나이에 데뷔했지만 이보다 어린 나이에 데뷔한 선수는 없었다.

프로게이머라는 직업보다 그냥 게임을 좋아하는 학생이라는 수식어가 더 잘 어울리는 앳된 외모를 지니고 있었다.

오늘 출전으로 일단 최연소 기록은 깼다.

만약 승리까지 거둔다면 최연소 승리 기록까지 동시에 깨게 된다.

그 전까지 최연소 출전과 최연소 승리 기록은 최태양이 지니고 있었다.

만 13세 78일.

만약 오늘 김영민이 승리를 거둔다면 이 기록을 100일 이상 앞당기게 된다.

오늘 경기가 시작되기 전 이 사실에 주목하는 이들이 많았다.

최연소 출전과 동시에 최연소 승리 기록을 수립할 것인가?

상황은 안 좋다.

팀이 3:1로 몰리고 있다.

5세트에서 패배하면 팀은 낭떠러지로 떨어진다.

이제 막 첫 경기를 치르는 선수에게 굉장히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겨우 14살.

아직 초등학생인 김영민이 감당하기엔 너무나 무거운 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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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 진짜 어리네. 대박이다. 난 저 나이 때 뭐했지?”

그러게요. 제가 하고 싶은 말입니다.

살짝 불안하다고 여겼던 요소가 상대 선수의 나이였다.

나랑 13살이나 차이난다. 띠 동갑을 넘는 어마어마한 차이.

내가 이렇게 노장이었나 싶다.

“감독님이 일찍 결혼하셨으면 저만한 아이가 있을 수도...”

역시 도 수코님.

아무도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한 걸 전혀 고민 없이 꺼낸다.

역시 수석코치는 아무나 다는 게 아니구나.

“뭐? 지금 뭐라고 한거지?”

감독님의 한 쪽 눈썹이 꿈틀거렸다.

흠. 가만히 있어야겠다.

옛말에 이런 말이 있지.

가만히 있으면 중간은 간다고.

괜히 눈치없이 나섰다간 된서리를 맞을 수 있다.

지금 연호처럼.

“감독님이 일찍 결혼하셨다면 저 만한 아이가 있을 수.......아. 죄송합니다.”

눈치 없이, 아니 감독님의 당혹스런 얼굴을 보기 위해 다분히 의도적으로 말을 다시 꺼냈을 가능성이 높다.

연호라면 그러고도 남을 놈이지.

안 그래도 미숫가루를 잔뜩 먹어 더욱 더 건강해진 연호가 아닌가?

평소보다 에너지가 넘치는 연호는 엄한 곳에 그 에너지를 소모하고 있었다.

감독님의 눈에서 쏘아진 레이저에 연호가 깨갱하고 꼬리를 말았다. 경기에서 이겼으니 여기서 멈춘거지 패배했다면 더 험 한 꼴을 당했을거다.

그나저나 어리긴 진짜 어리다.

처음 엔트리에서 이름을 봤을 때 크게 놀랐다.

최연소 프로게이머가 탄생했다는 이야기는 들었다.

그리고 그 선수가 S1에 둥지를 틀었다는 것 까지 전해 들었다.

나이가 나이다보니 도택형명 다음 세대의 주축, 그러니까 당장 1군이 아닌 2군으로 조금 더 성장시킬 것으로 예상했다.

헌데 아니었다.

합류한 지 1달만에 바로 프로리그 경기에 나섰다.

그 것도 우리 팀을 상대로.

잠시 얼굴에 금칠을 하자면 우리 팀으로 말할 것 같으면 현재 프로리그 2위와 함께 작년 올해의 선수상에 빛나는 내가 있는 팀이다.

도택형명을 우르르 내보내며 전력투구를 해도 승부를 장담할 수 없다는 말이다.

그럼에도 이 선수가 나왔다.

단순 경험쌓기용이라는 뜻은 아니다.

프로리그에서 1승을 거둘 수 있는 실력을 지녔기에 내보낸 것일거다.

내가 알고 있는 S1은 그렇다.

아무리 임주혁 감독님 체제로 바뀌었다고 하더라도 기본적인 원칙은 바뀌지 않았을거다.

애초에 그 원칙을 만든 것이 선수 시절의 임주혁 감독님이셨으니까.

키가 150cm는 될까?

귀엽다는 말이 아직은 더 어울리는 학생이 부스 안에서 장비를 세팅하고 있다.

유니폼을 보니 특별히 사이즈를 제작한 듯싶다.

몸짓이 조금 어설펐지만 눈빛만은 매섭게 살아있었다.

프로는 프로였다.  오늘 사용할 전략을 복기하는지 끊임없이 무언가를 중얼거리는 입을 보며 기특하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나는 저 나이 때 뭐했지?

그저 신들의 전쟁을 즐기는 초등학생이었구나.

수업 끝나고 pc방 쪼르르 달려가서 자원 무한 전장에서 게임하는.

내가 신들의 전쟁 프로게이머가 되고 싶다고 마음 먹은 것이 딱 13살 때의 일이다.

그 나이 때 저 선수는 이미 프로들 사이에서 소문이 돌 정도로 출중한 실력을 지니고 있었다.

나 되게 열심히 산 것 같은데 왜 자꾸 꿀리는 느낌이 드는 거지?

내가 늦은 거 아니지?

쟤가 미치도록 빠른 거 맞지?

궁금하다.

저 어린 선수가 어떤 플레이 스타일을 보여줄지를.

분명 실력은 있을 거다.

그러니까 경기에 나왔겠지.

나도 작년에 직접 경기를 해보진 않았지만 리플레이 파일을 구해 본 적이 한 번 있다.

완벽한 경기력은 아니지만 섬세한 컨트롤과 판을 넓게 보는 시야가 굉장히 훌륭했다.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 같은 느낌?

적어도 초등학생이 펼친 플레이라고 생각하기 힘들었다.

5세트는 정말 중요한 세트다.

그 전까지 경기가 끝나지 않았다면 5세트에서 경기의 향방을 결정지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지금도 딱 그런 상황이다.

정확히 말하면 최악의 상황.

자신이 지면 팀이 그대로 무너진다.

그때 저 어린 선수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지더라도 가능성을 보여줄까?

아니면 중압감에 눌려 자신의 플레이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할까?

그 것도 아니면 멋지게 경기를 잡아내며 자신의 이름을 많은 사람들의 머릿속에 각인시킬 것인가?

아마 이러한 요소까지 고려되어 출전한 것이겠지.

하나 확실한 건 경기에서 승리를 하면 세상을 그대로 뒤집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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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엄청난 선수가 드디어 나왔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기대를 걸고 있거든요. 소문이 무성했는데 드디어 등장을 했습니다.

-이 선수의 실력은 아직 베일에 쌓여있거든요. 하지만 하나 확실한 건 임주혁 감독의 눈에 들었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이렇게 경기에 나왔겠죠.

-굉장히 기대가 됩니다. 지금 이 선수를 바라보는 눈이 도대체 몇 개 입니까? 이 부담감을 뚫고 승리를 거둔다면 S1은 향후 10년 아니 15년 이상 신들의 전쟁을 호령한 또 하나의 영웅을 얻게 되는 겁니다.

온라인에서 많은 경기를 펼치고 높은 승률을 지녔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온라인 경기다.

실제 부스에서 펼치는 경기는 다르다.

부스 밖에서 들리는 소리를 방지하기 위해 울리는 진동.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이 나를 지켜본다는 압박감.

이 환경에선 좋은 경기력은 커녕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경기력을 내보이는 것도 쉬운 것이 아니다.

실제로 팀마다 연습실 본좌를 하나씩 가지고 있지 않은가?

연습실에선 최고의 경기력을 자랑하지만 막상 경기에 출전하면 그 실력의 절반도 채 펼치지 못하는 선수들.

과연 김영민은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스쿨리그도 아니고 정식 프로리그에 저렇게 어린 선수가 앉아 있다는 것이 정말 믿기지 않습니다.

-그렇죠. 지금 당장 스쿨리그에 나가도 최연소입니다. 그런 선수가 지금 프로리그에 나와있습니다.

스쿨리그는 전국 단위 대회로 초,중,고생을 대상으로 펼쳐지는 대회다.

스쿨리그에서 우승을 하게 되면 커리지 매치에서 우승하지 않아도 준 프로 자격증이 주어진다.

현재 김영민보다 나이가 많은 이들도 대부분 스쿨리그에서 활동하고 있었다.

-경기가 시작되는 순간 나이는 중요한게 아닙니다. 전혀 의미가 없습니다. 환국을 주종으로 지닌 프로게이머가 있다고 생각해야합니다. 이 선수가 프로게이머를 특별한 과정으로 딴게 아니거든요. 똑같이 커리지 매치를 겪고 올라왔습니다. 단지 어리다는 이유만으로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건 절대 옳지 못합니다.

최승원 해설다운 말이다.

절대 가볍게 생각해선 안된다.

같은 시험을 거쳐 동등한 자리에 올라왔다.

단지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경험이 적다는 이유로 방심을 하는 건 프로로서 실격이다.

이러한 점은 이미 이재명 감독이 윤여준에게 충분히 강조했다.

정명혁을 상대하는 것처럼 경기를 하라고 말이다.

-자. 양 선수 경기 준비가 모두 완료되었습니다. 그럼 바로 5세트 경기를 시작하겠습니다!

그렇게 양 팀의 운명이 달린 5세트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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