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로열로더 신들의 전쟁-447화 (447/575)

00447  Game No. 447 좋다. 좋아.  =========================================================================

-화들짝 놀라는 임형규!

-상대의 3용아를 보는 순간 이게 뭐지 싶을 겁니다.

앞마당 쪽에 빨간 불이 들어오는 걸 확인한 임형규.

용안이 견제를 하는 것이겠지 싶어 화면을 전환한 순간 눈이 튀어 나올 정도로 놀라고 말았다.

용안 1기의 견제 따위가 아니었다.

용안 2기에 용아 3기.

‘도대체 이게 어디서 튀어 나온 거지?’

임형규가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절대 있어선 안되는 유닛이 화면에 보이고 있었다.

환상 따윈 아니었다. 용아가 때리는 족족 소굴의 체력이 쭉쭉 떨어지고 있었으니까.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고양이 한 마리가 잔뜩 헝클어 놓은 실 뭉치처럼.

어디서 생산 된 건지는 당장 중요한게 아니었다.

일단 이걸 막아내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었다.

전보다 바삐 움직이는 임형규의 손.

-바로 5시 앞마당에 펼쳤던 소굴을 취소하는 임형규! 근데 이걸로 다가 아닙니다. 본인의 앞마당이 깨지게 생겼어요.

-문제는 아직까지 이승우 선수의 본진을 모른다는 겁니다.

어차피 앞마당은 지킬 수 없다.

지킬 수 있다면 지키는 게 최고지만 불가능하다면 헛된 곳에 힘을 쓸 필요 없다.

지금 타이밍에 3기의 용아가 모였다는 건 극단적으로 가난한 빌드를 선택했다는 뜻.

마견이 때리든 말든 강제 어택을 한다면 소굴을 파괴 된다.

소굴도 지키지 못하고 마견도 발이 붙잡히고.

최악이다.

아마 이승우가 바라는 것이 이거겠지.

상황을 역전하려면 차라리 용족 본진에 마견을 난입시켜야한다. 그래서 용안을 잡아주고 자원을 채취하지 못하도록 만들어야한다.

제단에서 계속 용아가 생산되지 못하도록.

하지만 김태영 해설이 짚어준 것처럼 임형규가 아직 이승우의 본진을 모른다는 것이 문제였다.

본진 뿐만이 아니다.

제단의 위치도 전혀 알지 못한다.

5시가 아닌 가장 먼 11시 쪽으로 달리는 마견들.

바로 5시 쪽으로 달렸다면 마견이 본진에 난입했을 수도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11시를 들렸다 가면 그건 불가능하다. 마견이 수비를 하지 않고 빠져나가는 걸 눈으로 확인했다. 전진 제단에서 생산 된 다음 용아가 향할 곳은 마수 진영이 아닌 자신의 진영이었다.

언덕에 2기의 용아가 자리 잡게 되면 지금 마견으로 뚫는 건 요원해진다.

여러모로 운이 따르지 않는 임형규였다.

-마견이 뛰긴 뛰는데 어디있는지 알아야 뛰죠!!

-11시로 뜁니까? 11시로?!?!!

-아까 용안이 내려온 지역이 세로 쪽이었거든요! 그 쪽이 어딥니까? 바로 11시 스타팅이 있는 곳 아닙니까? 당연히 세로인가보다 생각하고 있는겁니다!

-5시는 꿈에도 모르고 있습니다. 전혀 생각도 못하고 있어요.

-5시를 염두에 두었다면 아마 그 곳에 소굴을 펼치는 일은 없었겠죠. 임형규 선수의 머릿속에 5시는 당연히 아무 것도 없는 곳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 사이 앞마당 소굴이 파괴되었다.

당연히 용아는 쌩쌩하다. 공격 따위 받지 않았으니까.

위풍당당하게 본진 쪽으로 올라가는 용아들.

시퍼렇게 두 눈을 빛내는 것이 일당백의 기운을 지니고 있다.

-난리 났습니다. 이거 완전히 속았어요.

-적진 발견도 못하고 경기가 끝나면 이게 무슨 치욕입니까?!

-그렇죠. 지금 마견숲도 위험합니다. 가시촉수를 짓긴 했는데 일벌레를 지키기 위해서 지은 거라 저 밑까지 촉수가 닿지 않습니다!

소굴과 금광 채취소 사이에 가시 촉수가 하나 지어져 있긴 하지만 아래쪽에 지어진 마견숲까지 사정거리가 닿지 않는다.

바깥쪽에서 용아가 마견숲을 때리기 시작했다.

소굴보다 체력이 훨씬 낮은 마견숲의 체력바가 금세 노랗게 변했다.

이젠 하다못해 심시티까지 말썽이다.

마견숲이 파괴되면 더 이상 마견이 나오지 않는다.

수비 건물은 가시촉수도 지을 수 없다.

-어떻게든 지켜야합니다. 최소한 마견숲을 지켜야 그 다음 수가 생기든 말든 하는 거거든요!

-근데 힘들어요. 이승우 선수도 용아 컨트롤에서 최고라 불리는 선수 아닙니까?!?!

마견이 달려들자 살짝 뒤로 빠지는 용아들.

급하게 마음먹을 필요 없다.

어차피 마수의 소굴은 하나다.

2제단에서 꾸준히 용아를 생산해준다면 충분히 상대할 수 있다.

그 사이 11시에 도착한 마견들.

기대했던 용족의 건물을 보이지 않는다.

제대로 허탕 쳤다.

11시 본진을 빠져나와 다시 한 번 마견이 달리는 곳은.

-아. 1시로 뜁니다. 1시로 뛰고 있어요.

-바로 5시로 달렸다면 들어갈 수 있었을텐데 이제는 무리에요. 용아 2기가 입구에 홀드하고 있어요!

임형규로서 최악의 상황이다.

첫 군주가 5시로 향했지만 용안이 그보다 빠르게 나오는 바람에 5시 쪽에서 용족의 흔적은 조금도 발견하지 못했다.

그랬기에 은연 중 5시는 용족의 기지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그 생각이 발목을 잡았다.

7시 입구에 용아를 홀드 시켜놓으며 추가 마견이 빠져나가지 못하게 막는 이승우.

움직임이 아주 좋다.

지금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아. 이제야 전진 제단을 발견하는 임형규!

-아. 너무 늦게 봤어요. 너무나도 늦게 봤습니다! 탄식을 내뱉는 임형규. 뭐 이런 수가 다 있나 싶을 겁니다. 동시에 왜 하필 나야? 라고 외치고 싶을 겁니다.

어째 많이 본 그림으로 경기가 흘러가고 있다.

조금씩 상황이 다르긴 하지만 매번 이승우의 용아를 극복하지 못하고 무너지는 모습.

임형규에게 트라우마로 남을지도 몰랐다.

전진 제단을 발견했지만 일단 5시 쪽으로 향하는 마견들.

아주 희박한 확률로 본진 입구에 용아가 없는 상황을 기대하는 것 같았다.

그 기대는 바로 박살났다.

-막혔어요. 막혔습니다. 이러면 제단 깨야죠.

-근데 사실 지금 제단이 깨져도 이승우 선수는 아무런 부담이 없습니다. 거의 한 부대에 가까운 용아가 저기서 쏟아져 나왔습니다. 저 전진제단은 할 만큼 한거에요!

이미 용아가 5시 본진을 든든히 지키고 있었으니까.

시간 싸움에서 아무 것도 해보지 못하고 졌다.

그 사이 전진 제단에서 생산 된 용아가 합류한 이승우가 다시 마수의 본진으로 올라갔다. 목표는 명확했다.

마견숲.

마견이 반으로 갈라져 있는 탓에 지금 용아를 견제할 수단이 임형규에겐 없다. 반면 이승우의 힘은 하나로 집중되어 있다.

-마견이 없어요. 마견이 용아보다 숫자가 적습니다. 그러면 용아가 마견을 전혀 무서워 할 필요가 없죠!

-마견수~~~~~~~~웁!!!!!!!

-깨지나요? 깨지네요!

결국 파괴되는 마견숲.

이러면 마수가 생산할 수 있는 유닛은 일벌레와 군주뿐이다. 이 둘로 용아를 상대할 순 없다.

5시 본진 난입에 실패한 마견이 전진 제단으로 향했다. 2분 전에 전진 제단을 무용지물로 만들었다면 지금 제단을 파괴한다고 상황은 좋아지지 않는다. 이미 용아는 나올만큼 나왔다.

당장 할 수 있는 것이 없어 하는 판단이었다.

-임형규 선수의 얼굴이 급격히 어두워지네요.

-부랴부랴 마견숲을 재건하고 본진에 소굴 하나를 늘리면서 어떻게든 살아나려고 하고 있지만 이승우가 전혀 시간을 줄 생각이 없습니다.

그때 관중석이 술렁였다.

-어엇!!!

-용광포 러시~~~~~~~이이!!

-용광포! 용광포! 이거 용광포입니다. 이야. 진짜 별걸 다 당하네요. 임형규 선수가 지금 전 전장을 다 더듬고 오는 바람에 상대방의 실체를 보지 못했습니다. 부랴부랴 촉수를 아래 쪽이 지어주고 있는데. 아. 아직 마견숲도 완성되지 않았어요. 가시 촉수가 나올 수 없다는 말임과 동시에 용광포과 소환되는 걸 그냥 지켜볼 수 밖에 없다는 겁니다!

마수전에서 나오는 용광포 러시는 보통 상대 앞마당 쪽이 시도 된다. 지금처럼 대놓고 본진에다 소환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마견을 돌려 어떻게든 용광포가 소환되는 걸 막아보려 했지만 그 주변을 지키는 용아의 수가 너무 많다.

-일단 이승우 선수도 전진 제단 파괴되면서 추가 병력 끊겼거든요? 용광포가 소환되기 전에 최대한 마견 모아서 어떻게든 용아 다 잡아내고, 용광포 다 파괴해야합니다.

-자. 달려듭니다! 달려 들어요!

이 경기에서 마지막이 될 전투가 벌어졌다.

승자는 이승우였다.

소환하던 4개의 용광포 중 3개가 파괴되었지만 하나가 완성되었다. 마견도 집요하게 용광포를 노리느라 용아의 수를 제대로 줄어주지 못했다.

용광포 하나.

용아 5기.

지금 마수가 밀어내기엔 너무나도 강력한 라인이었다.

마지막으로 생산 된 마견이 힘을 내보았지만 용아 1기조차 잡아내지 못했다.

결국.

-GG! 임형규 선수 GG를 선언합니다!

-이승우 선수 진짜 상상을 초월하는 경기를 보여주었습니다. 다음엔 운영을 할까? 지금처럼 승부를 볼까? 머리 터지게 고민해봐라라며 숙제를 던져준 것 같습니다.

-아무리 덤벼도 안된다는 걸 보여준거죠. 이것도 막지 못하면서 무슨 나랑 경기를 하겠다는거야? 시시해서 못해주겠네. 요즘 임형규 선수의 분위기가 어떻습니까? 정말 잘나가지 않습니까? 근데 이승우 앞에선 아무런 힘을 쓰지 못하네요. 그냥 스무스하게 당해버렸습니다.

-임형규 선수 약이 바짝 오르겠는데요? 남의 집 앞마당에 소굴 폈죠. 용광포 러시 당했죠. 오늘 잠이 제대로 안 올 것 같습니다!

그렇게 2016 OSL 시즌1 개막전은 전 시즌 우승자인 이승우가 다시 한 번 승리를 거두며 끝이 났다.

****

<ㅎㄷㄷㄷ 이승우 미쳤네>

<와. 임형규 오늘 잠 못자겠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경기 시간봐랔ㅋㅋㅋ>

<용아에만 패배당하니까 조금 그러셨죠? 그래서 이번엔 용광포 러시까지 준비해봤습니다. 1+1. 절대 사양하지 마세요.>

<ㅋㅋㅋㅋㅋ이제 임형규는 뭘 해도 안된닼ㅋㅋㅋ 패배 마패 보여주려고 16강에서 붙자고 한 거?ㅋㅋㅋ>

이승우의 승리.

그 것도 완벽한 승리다.

임형규의 도전장이 무색해지는 순간이다.

경기가 펼쳐지는 동안 임형규는 아무 것도 하지 못했다.

매달린 인형처럼 이리저리 흔들렸을 뿐이다.

그나마 한 것이 있다면 역대 최초 패배 마패 정도?

흑역사다.

명백한 흑역사다.

상대 본진도 파악하지 못했다니.

반면 이승우는 준비해 온 걸 완벽하게 해냈다.

상대가 무엇을 할 줄 알고 있었다는 듯 말이다.

하나부터 열까지 전부 이승우에게 압도당했다.

도전하는 끈기는 좋았지만 결국 이승우에게 안 된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증명한 꼴 밖에 되지 않았다.

****

“이승우! 이승우!”

“최고다!”

“쩐다. 쩔어!”

부스를 열고 나오는 순간 들리는 환호성.

이 맛에 프로게이머 한다니까?

원 없이 하고 싶은 플레이를 했다.

나도 만족했고 팬들도 만족한 경기를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이런 경기를 하고 싶다.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경기를 말이다.

즐기는 것을 넘어 승리까지 가져왔다.

이보다 좋은 게 어디 있을까?

형규 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로 충분한 경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승우는 현실에 안주하지 않는다.

끊임없이 새로운 걸 찾아 헤맨다.

그러니까 알아서 준비해라. 가만히 있다간 당하고 말테니까.

크. 내가 생각해도 멋지네. 이건.

역시 선수는 말이 아닌 경기로 모든 걸 보여줘야 한다.

바로 지금처럼.

“수고했다.”

기다리고 계셨던 도 수코님과 진한 포옹을 했다.

이제 남은 건 하나.

남은 경기를 편안하게 관람하는 것뿐이었다.

****

2016 OSL 시즌1 16강 1회차 경기가 끝이 났다.

전체적으로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결과가 나왔다.

모두의 기대를 모았던 이승우와 임형규의 개막전.

최고의 용마전을 볼 수 있을거라 기대했지만 7분만에 이승우가 승리를 가져갔다.

전진 2제단에 이은 용광포 러시.

임형규는 아쉬운 모습을 보여주며 패배하고 말았다.

2경기에선 이영우가 괴물 같은 물량으로 김우현을 찍어 누르며 가볍게 승리를 따냈다. 초반 견제로 이득을 거둔 덕인지 용족보다 먼저 200을 채우는 놀라운 생산력을 보여주었다.

이어진 3경기에선 정명혁이 임동원과 40분간 혈전 끝에 승리를 따냈다.

이번엔 특이하게 레이트 메카닉이 아닌 해모수를 활용하는 빌드로 마수를 상대했다.

과거 바이오닉 운영에 약점을 보였던 정명혁과 다른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었다.

마지막 4경기 역시 치열한 접전이 치러졌다.

이제운과 김재만의 대결.

신의 경기에 달한 닷발귀 전투에 박수가 터졌다.

승자는 이제운이었다.

전투도 전투지만 움직임이 예술이었다.

그렇게 2시간에 걸친 경기가 막을 내렸다.

각 조별로 탑 시드를 받은 선수들이 모두 승리를 거뒀다.

이제 사람들의 관심은 금요일에 있을 2회차 경기로 이동되었다.

============================ 작품 후기 ============================

모두 좋은 하루 되시길!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