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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열로더 신들의 전쟁-444화 (444/575)

00444  Game No. 444 힝. 속았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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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배 째는 거 아냐?

아무리 심판의 날이 트리플 지역을 가져가기 수월하다하지만 나를 상대로 이렇게까지 빠르게 확장을 먹는다는 건 ‘나 좀 공격해주쇼.’하고 드러눕는거나 마찬가지다.

상대가 공격을 원하니 해주는게 인지상정!

당연한 도리겠지.

확장을 확인한 순간 바로 운룡의 속업을 눌렀다.

애초부터 속업을 생각했다면 보다 빠른 타이밍에 공격을 들어갈 수 있었겠지만 이성표의 운영을 보고 중간에 빌드를 바꾼거라 정상적인 타이밍을 맞추긴 힘들었다.

아마 이성표도 그걸 알고 있기에 이처럼 과감하게 확장을 선택한 것이겠지.

12시 확장 쪽으로 한 번 공격이 들어올 수 있지만 정상 타이밍이 아닌, 아주 늦춰진 타이밍이기에 그 사이 수비 라인을 갖출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을거다.

판단 자체는 좋다.

상대 용족의 허를 찌르는 수.

다른 용족이었다면 통했을지도 모르지만 하필 그 대상이 나네?

그 생각이 틀렸다는 걸 보여주지.

아주 확실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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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여름 감독이 초조한 얼굴로 경기를 바라보았다.

나무전자 감독이 된 이래 최악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성적에 대해 전적으로 믿고 맡겼던 프런트에서도 점점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그만큼 상황이 좋지 않다는 뜻이었다.

‘오늘까지 진다면 벌써 6패.’

남은 4경기에서 전부 이겨도 승률이 5할이 되지 못한다.

나무전자가 한 라운드에서 승률 5할 밑으로 떨어진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지금까지 분위기는 안 좋게 흐르고 있다.

이승우와 경기를 하지도 않았는데 2:1.

3:1까지 될 가능성이 높다.

‘성표를 믿는 수 밖에.’

이성표가 오늘 4세트 출전을 자처했다.

그 의미는 확실했다.

이승우를 상대로 경기를 해보겠다는 뜻.

용족전에서 큰 약점을 지니고 있는 이성표가 이승우를 상대하겠다고 나선 건 굉장히 놀라운 일이었다. 단 둘이 있을 때 다른 세트에 나가는 것이 어떻겠냐고 물었지만 이성표의 의지는 확고했다.

팀 분위기를 바꾸려면 고참인 자신이 이런 모습을 보여주는 것밖에 없다고 했다.

표정과 말투에서 팀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느껴졌다.

오늘 한 경기를 위해 얼마나 많은 연습을 했는지 모른다.

마치 개인리그 4강을 준비하는 것 처럼 전략과 심리전을 준비했다.

팀을 위해 이렇게 노력하는 모습이 너무나 고마웠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통하는 분위기.

용족전에 약점을 지녔기에 수비적, 안정적으로 나올거라는 예상을 깨고 과감하게 확장을 가져갔다.

이승우도 공격으로 주도권을 잡으려하는 움직임을 보였지만 극단적으로 공격하는 모습은 자제하고 있다.

여기까지는 예상대로 경기가 진행되었다.

변수가 있다면.

‘이승우가 성표의 수를 파악했을 때의 움직임이겠지.’

예상 범위 내에서 움직여 줄 것인가?

아니면 그 범위를 벗어나는 플레이를 보여줄 것인가?

그 여부에 따라 승패가 갈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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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 선수 보통이 아닙니다. 아예 한 번에 뚫겠다는 겁니다!

-운룡 모아주고 있어요. 진짜 이승우 선수 대단하네요.

-이승우 선수도 빠르게 확장했고 자원도 잘 먹고 있습니다. 그럼 굳이 공격 안들어가고 무난하게 운영해도 나쁘지 않거든요?

환국이 한 타이밍 빠르게 확장을 가져간 걸 확인했을 때 용족의 대처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함께 확장을 늘리는 것이 첫 번째다.

단순히 확장 개수를 맞춰주는 걸 넘어 네 번째 신전을 반 타이밍 이상 빠르게 가져가준다.

두 번째 방법은 한 번 공격을 들어 가는 거다. 현재 지룡 테크를 탔기에 속업과 추가 운롱을 찍을 순 있다.

사실 두 번째 방법보다 첫 번째 방법을 더 추천한다.

다른 전장도 아니고 심판의 날이기 때문이다.

심판의 날은 수비가 용이해 환국이 트리플을 가져가기 쉬운 전장이다.

병력이 돌출되어 있어야 확장을 가져갈 수 있는 게 아니라 환국의 수비 범위 내에 두 번째 확장 기지가 존재하기에 아주 안전하게 확장을 가져갈 수 있다.

환국도 그걸 알기에 지금처럼 과감한 확장을 했을 거다.

수비라인을 충분히 갖출 수 있다는 생각에서.

근데 거길 들어간다고?

아무리 속업 운룡과 지룡이 있다 해도 주 병력은 용혼이다.

발업이 된 용아도 없다.

상대가 이승우기에 이성표도 수비라인을 갖출거다.

들어가는 것이 지옥인 수준까지 말이다.

운룡에 탄 용아가 전부 잡혀버리면 용혼은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만약 그 러시가 막히면 경기는 환국에게 크게 기울어버린다.

최소 7:3.

8:2까지 기울 수도 있다.

곧 물량을 폭발시킬 수 있는 환국과 달리 용족은 테크와 확장 모든 걸 포기하고 들어온 러시니까.

-운룡의 수가 계속해서 늘어나는데요? 벌써 3기째 나오고 있습니다.

-혹시 모를 정찰에 운룡을 숨겨주는 이승우. 이거 엄청난 걸 준비하는 모양인데요?

-어차피 평상시 들어가는 타이밍과 어긋나지 않았습니까? 그럴거면 제대로 된 한 방을 만들겠다는 겁니다. 화통도감이 늘어나기 직전, 그러니까 환국이 물량을 확보하기 전까지 최대한 많은 수의 운룡을 확보한 후 한 방에 돌파하겠다는거죠.

강명 해설의 분석이 가장 정확했다.

곧 늘어날 화통도감은 12시 확장을 계속해서 돌린다는 가정 하에 추가 건설되는 생산시설이다. 그 화통도감이 늘어나기 직전에 피해를 입는다면?

화통도감은 원활하게 돌아가지 않는다.

자원을 그대로 날리게 되는 것이다.

이승우는 거기까지 계산하고 있었다.

그 걸 알지 못하는 팬들은 점점 수비라인이 만들어지는데 왜 들어가지 않는가 싶어 발을 동동 굴렀다.

이승우의 수까지 알기엔 팬들의 견식이 부족했다.

-4기 입니다! 4기! 이렇게 많은 수의 운룡이 경기 중에 나왔습니다!

-환영 아닙니다. 진짜 운룡입니다! 지룡 2기 까지 있어서 온전히 떨어지는 순간 어마어마한 파괴력을 발휘합니다.

한 부대 반의 용혼.

그리고 4기의 운룡이 나눠 탄 용아와 지룡 2기.

추가 테크와 확장을 포기한 상태라 확실히 병력이 많았다.

-일단 이성표 선수도 이상하다는 걸 눈치 챘죠. 천리안을 뿌렸는데 테크가 올라가지 않는다? 그리고 확장도 없다? 이건 무조건 뚫기다!

-자. 수비라인 추가하죠. 화살탑 꼼꼼히 지어주고 있습니다.

이성표도 바보가 아닌 이상 이승우가 공격을 계획하고 있다는 걸 눈치 챌 수밖에 없었다. 앞마당과 본진, 12시 확장에 수비라인에 힘을 더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 공격만 막는다면 이긴다는 마인드였다.

-이승우도 알겁니다. 상대가 눈치 챘다는 걸. 그럼에도 빠르게 공격을 들어가지 않고 차분히 있는 이유는 어차피 상대가 눈치 챈 거 완성 된 조합을 들고 가겠다 이겁니다.

-그렇죠. 괜히 상대가 알고 있다는 생각에 부랴부랴 공격을 들어가는 것보다 자신 있는 타이밍에 들어가는 것이 더 나을 때가 있습니다. 지금이 바로 그런 때거든요!

-자. 이승우 선수 움직입니다!

드디어 이승우가 움직였다.

6시에 용안을 보내 추가확장까지 하며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적어도 이번 공격에서 지룡은 잃지 않겠다는 뜻이었다.

12시로 진군하는 용족의 병력.

확실히 환국보다 그 수가 많다.

-일단 화살탑이 많거든요. 평소보다 2배, 아니 3배 이상이 건설되어 있습니다.

-저 틈을 비집고 들어가는 게 관건입니다. 그리고 적어도 1기에서 2기 이상의 운룡을 살려둬야 해요. 지룡을 컨트롤 해줘야하거든요!

-과연 이승우 선수가 이번에도 기적과 같은 컨트롤로 12시를 파괴할 수 있을지!

그때였다.

-어? 뭐죠? 방향을 급속도로 꺾는 병력!

-아? 공격 목표가 12시가 아니었던 모양입니다!

-지금 방향은 본진입니다. 본진을 타격할 생각을 하고 있어요. 아. 이승우 선수! 진짜. 감탄 밖에 안나오네요! 무슨 무지막지한 생각을 머릿속에 가지고 있는 겁니까!!

중계진이 탄성을 내질렀다.

애초에 이승우의 공격 목표는 12시가 아니었다.

앞마당도 아니었다.

바로 본진이었다.

모두의 예상을 벗어나는 이승우의 선택.

나무전자의 이여름 감독이 입을 멍하니 벌렸다. 흔들리는 동공이 지금 얼마나 당황한지 말해주고 있었다.

현재 환국의 병력을 반으로 갈라져 있을 수밖에 없다.

12시를 지키는 병력과 앞마당과 본진을 잇는 길을 지키는 병력.

-아. 12시 확장은 일단 언덕을 돌파해야하고 지형이 굉장히 협소합니다. 용혼이 제대로 된 힘을 발휘하기 힘들다는 거죠!

-언제든 빠르게 충원 병력이 올 수 있는 거죠!

-이승우 선수가 왜 4기까지 운룡을 뽑나 했더니 다 이유가 있었네요. 일단 용혼은 대기하고 4기의 운룡이 본진으로 파고 들어 병력을 유인한 후 다시 앞마당 라인 쪽으로 운룡을 보내 일점돌파를 하겠다 이겁니다!

12시와 달리 앞마당 쪽은 평지다.

모든 용혼이 전투에 동원될 수 있다는 뜻이다.

허를 찌르는 전술.

보는 이도 알아차리지 못했는데 직접 경기를 하는 이성표가 눈치챘을 리 없다.

그저 12시 쪽 수비라인을 더욱 더 탄탄히 하는데 집중할 뿐이었다.

어찌 보면 당연한 거였다.

본진을 타격하는 경우는 없었으니까.

말도 안 되는, 신의 경지에 이른 운룡 컨트롤이 없다면 본진 장악은 불가능하다.

이성표가 간과한 점이 바로 이 것이었다.

이승우가 바로 그 경지에 올라있었다는 것을.

그때 하나의 점이 빠르게 북진하고 있었다.

운룡이었다.

아마 용아 4기나 용혼 2기를 태운 운룡일 것이다.

이미 전진해있는 운룡까지 포함해서 도함 5기.

입이 떡 벌어지는 수의 운룡이 지금 운용되고 있었다.

-이건 이승우 선수니까 할 수 있는 전술입니다. 운룡 컨트롤, 생산, 용혼 컨트롤! 이 모든 걸 동시에 할 자신이 있으니까 꺼내든 수입니다!

셋 중 어느 하나라도 박자가 엇나가면 전략은 틀어진다.

운룡이 제때 합류하지 못하면 용혼이 전멸하고 용혼이 전투에 제대로 가담하지 않으면 본진으로 날아간 운룡은 고립된다.

마지막으로 추가 병력이 합류하지 않으면 기세를 유지할 수 없다.

지금과 같은 러시가 강력하다는 걸 알고 있음에도 선수들이 선뜻 택하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이 것이다.

위험부담이 너무 크다는 것.

하지만 이승우는 과감했다.

이성표의 본진으로 운룡을 날리는 이승우의 표정은 확신으로 가득차 있었다.

본진에도 화살탑이 지어져 있었지만 12시처럼 많지는 않았다.

1기도 아닌, 무려 5기의 운룡이였기에 체력이 붉게 물든 운룡은 있었어도 터지는 용혼은 없었다. 화살탑으로 일점사를 했다면 1기 정도는 잡아낼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12시 라인에 용혼이 빼꼼 모습을 드러냄으로써 이성표의 시야를 돌려버렸다.

모든 것이 계산 된 움직임이었다.

-이건 거의 핵입니다! 핵!

-아. 이승우 선수 노련합니다. 일꾼을 보지도 않아요. 창고 위주로 파괴하고 있어요!

본진에 떨어진 병력이 집요하게 창고를 파괴했다.

지룡이 있어 한결 수월했다.

조금 더 경기를 길게 바라본다면 창고보다 일꾼을 잡는 것이 낫지만 이승우는 그럴 생각이 없었다. 창고를 파괴하면, 인구수 제한을 붉게 만들어버리면 더 이상 병력 충원이 되지 않는다. 일꾼으로 많은 자원을 확보해도 창고가 없어 병력을 뽑을 수 없다는 뜻이었다.

수비를 위해 올라오는 병력.

운룡이 5기나 되었기에 상당수의 병력이 뒤로 빠질 수 밖에 없었다.

-이승우 선수 최대한 운룡 많이 살려 가야합니다. 여기서 다 죽어버리면 본인이 원하는 대로 경기가 진행되지 않아요!

-지룡! 지룡도 중요합니다. 2기 다 살려야 해요. 토정!!

현란한 컨트롤이 이승우의 손에서 뿜어져 나왔다.

운룡에 지룡을 태웠다 내렸다하면서 접근하는 환국의 병력과 싸웠다. 앞에 용아가 길을 막고 있었기에 섣불리 환국의 병력이 접근할 수 없었다.

그렇게 본진 쪽에서 시간을 제대로 끌어주고 있을 때.

-병력 태웁니다! 태워요!

-이제 용혼과 함께 돌파를 하겠다는거죠.

-본진에서 제대로 어그로를 끌어줬기에 많은 수의 환국 병력이 본진에 발이 묶여 있습니다!

-최단거리로 이동하는 운룡! 행선지는 앞마당과 12시 확장 사이입니다! 이번엔 운룡 단독이 아닙니다. 용혼도 함께 움직입니다!

먼 거리를 돌아온 환국의 병력이 허무해지는 순간이다.

닭 쫓던 개의 심정이 이러할까?

운룡을 타고 떠나는 용족의 병력을 바라만 볼 수밖에 없는 환국의 병력들.

부랴부랴 뒤따라 붙지만 뛰는 놈이 나는 놈을 잡을 순 없다.

본진을 쑥대밭으로 만들던 용족의 병력이 어느새 용혼과 합류해 환국의 수비 라인을 뚫어내고 있었다.

난리가 났다.

운룡에서 내린 용아와 전면에서 달려드는 용혼 사이를 방황하는 천자총통의 포신.

-아. 이승우 선수 성이 홍 씨인가요? 홍길동인가요?! 동에 번쩍 서에 번쩍! 병력의 움직임이 환상적입니다.

-속업 운룡이 어찌나 부지런히 움직이는지 나가의 소환을 보는 것 같습니다! 방금 전까지 본진에 있던 병력이 어느새 이리로 이동 했나요!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이성표!

-당했습니다. 완벽히 당했습니다. 손이 꼬여버렸어요.

12시에서 수비를 하고 있는 병력까지 돌아왔지만 한 곳에 힘을 제대로 집중하고 있는 이승우의 병력을 막아낼 리 없었다.

눈 깜짝할 새에 수비 라인이 뚫렸고 용족의 병력이 바로 환국의 본진 쪽으로 난입했다. 창고 파괴로 순간 병력 생산이 중단되었던 환국.

용족의 병력이 본진으로 들어오는 걸 넋 놓고 바라볼 수밖에 없다.

어마어마한 전투에 경기장이 후끈 달아올랐다.

입으로만, 아니 입으로도 할 수 없는 컨트롤이 이승우의 손에서 펼쳐졌다.

-이걸 이렇게 뚫어내네요. 이걸 이렇게 뚫어냅니다!

-왜 그렇게 운룡을 많이 생산하나 했더니 이런 플레이를 하려고 그랬던 겁니다!

-아. 이성표 선수 허망한 표정을 짓고 있습니다.

-이젠 안 되죠. 12시에 있는 병력을 전부 끌고 와도 막을 수 없습니다.

-자신의 본진에 올라가지 못하고 언덕 아래서 수비를 해야 하는, 정말 아이러니한 장면이 연출되고 있습니다.

-끝났습니다. 이건 끝났어요. 누가 와도 이길 수 없습니다.

이러는 와중에도 이승우는 자신이 해야 할 것을 해주고 있었다.

병력을 생산하고 테크를 올리고.

소름 그 자체였다.

-GG! 이성표 선수 GG를 선언합니다!

-이승우 선수 정말 깔끔합니다. 이번 시즌에서만 벌써 프로리그 9연승을 달성하며 계속해서 다승 1위를 유지합니다!

모두의 예상대로 이승우가 승리했다.

3:1.

이제 이기려면 에이스 결정전을 가야한다.

그렇게 되면 이승우가 다시 한 번 더 나오겠지.

절망이 나무전자를 덮쳤다.

============================ 작품 후기 ============================

저런 플레이가 진짜 나오면.....ㅎㄷㄷ

그럼 모두 좋은 하루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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