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443 Game No. 443 빨리 끝내고 갑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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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전자와 아스트로의 대결.
이미 많은 팬들은 아스트로의 승리를 예상하고 있었다.
한 명의 선수가 경기의 승패를 좌우할 수 있는 위너스리그가 아닌 정규 라운드임에도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는 건 그만큼 나무전자의 상황이 좋지 못하다는 걸 뜻했다.
나무전자 팬들의 간절한 기도 속이 시작 된 1세트 경기.
먼저 주도권을 잡은 건 박현우였다.
초반 과감한 찌르기를 통해 허영우를 위축시키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그 것도 잠시.
이내 허영우의 반격에 크게 휘청거리기 시작했다.
팀을 살려야한다는 절박함이 낸 힘일까?
과거 허느님이라 불렸던 천지천벌로 박현우의 병력을 깡그리 잡아내는데 성공했다.
어마어마한 전투력.
-허영우 선수 승기를 잡았습니다!
-고삐를 늦춰선 안 됩니다. 몰아 붙어야 해요!
박현우가 라인을 유지하려 애썼지만 그마저 실패했다.
성난 파도처럼 몰려드는 용족의 방력들.
수비를 위해 매설해놓은 지뢰를 달고 들어오는 용아는 공포 그 자체였다.
병력 수가 부족한 탓에 그 것을 막을 수 없었다.
용족을 잡기 위한 지뢰가 오히려 환국의 유닛에게 더 큰 피해를 주었다.
-무너졌습니다! 무너졌어요!
-이건 막을 수가 없죠. 이야. 허영우 선수 진짜 투혼을 불사릅니다!
허영우가 팀에게 말하고 있었다.
포기하지 말라고.
이길 수 있다고.
내가 보여주겠다고.
-GG!! 박현우 선수 GG를 선언합니다!
-허영우 선수의 전투력이 너무나도 좋았습니다!
-송병호 선수가 은퇴한 자리를 완벽히 채우는 모습! 이런 에이스가 있기에 팀원들만 살아남다면 나무전자는 언제든 상위권으로 올라갈 수 있는 겁니다.
허영우의 승리로 경기장이 후끈 달아올랐다.
하지만 그 분위기는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이어진 2세트.
아스트로에서 출전한 선수는 임동주였다.
저번 시즌 주전으로 활동했던 아스트로 마수는 김승대 밖에 없다.
김승대를 제외하고 10경기 이상 출전한 마수 선수가 아예 없다.
저번 시즌 두각을 드러낸 선수들이 용족과 환국이었기 때문이었다.
원래 용족 주전으로 있던 신연호와 새롭게 합류한 이승우. 그리고 발군의 성장을 보인 윤여준.
환국 역시 에이스 박현우를 필두로 한민규, 진완석인 호성적을 보이고 있다.
이렇게만 해도 벌써 여섯이다. 김승대를 제외한 다른 선수가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다는 뜻이었다.
그렇기에 많은 이들은 이번 시즌 아스트로가 약점으로 지적되는 마수 라인을 영입으로 보강할 것이라 생각했다.
이재명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마수 라인을 보강하려는 의도를 내비쳤지만 그 방법이 영입은 아니었다.
팀 내 선수들을 성장시키는 것.
모험이다.
이제 6월까지 마수 선수를 영입할 수 없다.
지금 선택이 실패해도 프로리그 절반이 돌기 전까진 만회할 수 없다는 소리다.
방출, 혹은 단 한 번도 프로리그에 나서지 않았던 선수라면 이적기간이 아니어도 데려올 수 있지만 큰 의미는 없다.
지금 있는 선수들을 성장시키는게 오히려 더 나을 수 있다.
물론 이승우라는 기적이 있긴 했지만 그런 일이 자주 일어났다면 기적이라는 말이 붙여질 리 없다.
이재명 감독의 눈에 첫 번째로 든 선수가 바로 임동주였다.
저번 시즌 마수전에서 재능을 보였던 임동주.
모든 종족전을 잘하는 것도 좋지만 한 종족전에 대해 감각을 지닌 것도 훌륭한 것이었다.
2세트 전장은 천공의 눈.
마수전장으로 유명한 곳이다.
예상대로 나무전자에선 태풍 정성한이 출전했다.
엔트리 싸움에선 이재명 감독이 이긴 것이다.
임동주는 감독의 기대에 부응이라도 하 듯 승리를 따냈다.
마견과 닷발귀의 움직임이 기가 막혔다. 태풍이라는 별명을 지닌 정성한이 제대로 된 공격을 못갈 정도로.
시종일관 주도권을 잡고 흔들던 임동주가 이번 프로리그 첫 승을 신고했다.
기세를 이어 3세트엔 한민규가 출전했다.
전 시즌과 사람들의 기대치가 다르다.
경기력도 좋았다.
프로리그 4승 2패.
16강 결정전을 2:0으로 승리.
저번 시즌에 이어 이번 시즌에도 양대리거가 되었다.
나무전자에선 박철호가 나왔다.
이들에게도 나름 스토리가 있다.
한민규가 두각을 드러내기 전까지만 해도 올해의 신인 환국상은 박철호가 유력했다.
광견이라는, 자신만의 색깔 있는 플레이로 주목 받았지만 한민규가 MSL 4강까지 가면서 점점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거기에 더해 프로리그에서 막판 활약을 보이며 팀이 우승하는데 일조했다.
시즌이 끝난 순간 둘의 위치는 아예 뒤바뀌어버린 것이다.
서로의 자존심이 걸린 대결.
승자는 한민규였다.
특유의 공격적인 플레이로 한민규를 몰아붙인 박철호.
하지만 한민규는 그걸 예상했다는 듯 완벽한 라인을 형성하며 수비를 하는데 성공했다.
얼핏 밀리는 것처럼 보였지만 사실은 전혀 아니었다.
이미 배를 불릴 만큼 불린 상태였기에 이 정도 피해는 아무 것도 아니었다.
오히려 박철호가 위기 상황을 맞이했다.
빠르게 라인을 정비한 한민규가 병력을 이끌고 역공을 나왔으니까.
이미 천리안으로 약한 부분을 완벽히 파악한 한민규.
병력 움직임에 망설임이 없었다.
순식간에 턱밑까지 치고 들어온 병력.
박철호 입장에선 ‘어? 어?’하는 사이에 중요한 지점을 빼앗기고 말았다.
한민규는 시간을 끌지 않았다.
-금와! 금와까지 떴어요!
-이건 또 언제 모은겁니까?!
지상과 공중 두 군데 동시에 병력을 진군시키며 깔끔하게 박철호의 수비라인을 무너뜨리고 앞마당을 장악하는데 성공했다.
앞마당이 날아간 이상 박철호가 버틸 도리가 없었다.
-드디어 운명의 4세트가 되었습니다.
-아스트로와 4세트를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선수가 누구입니까? 바로 이승우 선수 아닙니까?
-아. 나무전자 입장에서 진자 큰일났네요. 적어도 2:1로 앞서는 상황에서 4세트를 맞이하고 싶었을텐데요
허영우가 뛰어난 경기력으로 먼저 승리를 따냈지만 눈 깜짝하는 사이 2:1로 역전당한 나무전자에게 앞으로 더 큰 시련이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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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ㄷㄷ 이제 저승4자 출동>
<이성표 씨는 더 이상 저희와 함께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게 무슨 소리냐고요? 오늘 경기 끝났다는 소리입니다.>
<ㅋㅋㅋㅋ개웃기넼ㅋㅋㅋㅋㅋ>
<이성표 눈빛 흔들리는거봐랔ㅋㅋㅋ 존나 불안해보임ㅋㅋㅋ>
<지린 듯 ㅋㅋㅋ ㄹㅇ 지린 듯 ㅋㅋㅋ >
<ㅋㅋㅋㅋㅋㅋ이승우랑 경기하는데 안지리는 사람이어딨냨ㅋㅋ>
이승우에게 새로운 별명이 생겼다.
저승4자.
항상 4세트에 나와 승리를 거둬서 생긴 별명이었다.
상대 팀에겐 공포 그 자체였다.
정확히 허리 지점.
가장 중요한 시점에 이승우가 나온다.
간혹 다른 세트에 나오기도 하지만 거의 90%는 4세트다.
역 저격 카드를 쓰자니 아예 경기가 끝나거나 분위기를 상대에게 넘겨줄 수 있기에 그마저 망설여진다. 그렇다고 다른 세트에 내보내면 1승을 해줄 수 있는 에이스를 내보낼 수도 없다.
말 그대로 진퇴양난.
아스트로를 상대하는 팀의 감독들의 머리가 아플 수밖에 없었다.
오늘 나무전자만 해도 그렇다.
이승우를 이기면 좋지만 그러지 못할 확률이 더 높다.
그렇게 되면 스코어는 3:1.
남은 2세트에서 한 세트만 아스트로가 따내면 되는거다.
사실 둘 다 따내지 못한다하더라도 상관없다.
에이스 결정전에 이승우가 또 다시 출전하면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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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다.
딱 좋다.
1세트에서 현우 형이 패배한 건 조금 아쉽지만 그래도 괜찮다.
이기는 것이 가장 좋은 것이긴 하지만 일단 경기력이 유지 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졸전 끝에 이기는 것보다 패하더라도 좋은 경기력을 유지하는 것이 낫다.
특히 지금처럼 다른 선수들이 그 패배를 만회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더욱 더.
오늘은 패배했지만 현우 형이라면 언제든 승리를 거둘 수 있을거라 본다.
“깔끔하게 이기고 와라. 내가 5세트에서 경기 마무리 지을거니까.”
턱을 치켜들고 말하는 연호.
몸에 힘이 잔뜩 들어가 있다.
그럴만 하다.
요즘 프로리그 성적이 좋으니까.
3승 0패.
세 번 나와 모두 이겼다. 경기 중에 잘 발휘되지 않던 전략적인 면모가 요즘 제대로 나오고 있었다. 피지컬에선 상대에게 밀릴지 몰라도 심리전만큼은 정상급 선수에 전혀 밀리지 않는다.
“그래. 이길테니까 꼭 마무리 지어라.”
연호가 출전하는 세트는 5세트.
바로 내 다음 세트다.
상대는 최진철이다.
용족에게 상성상 강한 마수이긴 하지만 경험이 부족한 신예.
승률 자체가 30% 정도 밖에 안된다.
연호가 긴장만 하지 않는다면, 심리전에 말려들지만 않는다면 무난히 이길 수 있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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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중요한 4세트! 많은 이의 예상대로 이승우 선수가 승리를 거두며 3:1로 훌쩍 달아날 것이냐? 아니면 백전노장 이성표 선수가 팀을 위기에서 구원해낼 것이냐?
-이성표 선수도 진짜 오랜 시간 팀을 위해 활약했죠. 나무전자가 최고로 군림하던 시절, 주전 선수였습니다. 그때 함께 활동했던 송병호 선수가 이제 없거든요. 그럼 그 역할을 본인이 대신 해줘야하는 겁니다.
송병호의 은퇴로 나무전자 선수들의 이름값이 확 줄었다.
허영우가 자리를 지키고 있을 뿐 나머지 선수들은 무게감이 떨어진다.
그래서 이성표가 살아나야 한다.
용족전에 약하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산전수전 다 겪은 노장 아니던가?
그런 그가 오늘 승리를 거둬준다면 경기의 흐름을 나무전자쪽으로 바꿀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윽고 시작 된 경기.
-자. 일단 가장 먼 대각선 거리가 나왔습니다.
-이러면 일단 용족의 마음이 편하죠. 환국이 초반에 강하게 찌르게 나오기 힘든 위치니까요.
11시에 위치한 이성표.
그리고 그 반대편인 5시에 이승우가 있었다.
초반 빌드는 무난했다.
이승우가 3용혼 더블을 하며 안정적으로 확장을 가져가는 모습을 보였고 이성표 역시 화통 더블을 하며 앞마당을 확보하려 하고 있었다. 다른 용족이었다면 과감하게 도감 더블을 했을지도 모르지만 상대가 초반 용아 찌르기를 즐겨 하는 이승우라 그렇게 하기엔 조금 부담스러웠다.
둘 다 앞마당 확장을 가져가는 빌드를 택했지만 조금 더 괜찮은 건 이승우라고 할 수 있었다.
앞마당 확장을 가져 간 후 이승우의 선택은 지룡이었다.
지룡으로 상대방에게 피해를 준 후 중반으로 넘어갈 생각으로 보였다. 이성표도 어느 정도 그런 점을 눈치채고 있었다.
빠르게 화살탑을 건설하며 대비하는 모습.
-이승우 선수도 무리하면 안됩니다.
-그렇죠. 운룡의 속업이 되어있으면 모를까 그렇지 않은 지금 괜히 안으로 깊숙하게 들어갔다가 빠져나오지 못하게 되면 전략 수정이 불가피합니다.
첫 지룡이 얼마나 살아있느냐에 따라 성패가 결정된다.
허무하게 첫 지룡이 잡혀버리면 그건 곧 환국에게 기회를 주는 꼴이 된다.
확장 혹은 공격.
환국이 놓을 수 있는 수는 다양하다.
용족은 전전긍긍 모든 걸 다 준비해야한다.
화살탑이 건설되어 있는 근처에 슬쩍 몸을 들이밀었다 바로 뒤로 빠지는 운룡.
-이성표 선수 오늘은 정말 차분하게 경기 운영합니다.
-아직까지는 좋습니다. 이승우의 지룡 견제를 한 번 잘 막아낸 셈이거든요.
-좋습니다. 지금까지는 분위기 좋아요.
이성표의 다음 선택은 12시 확장이었다.
심판의 날은 트리플 지역이 수비하기 용이한 구조로 되어 있다.
상대 지룡을 한 번 막아냈기에 바로 확장을 가져가며 세를 불릴 준비를 하는거다.
조금 더 먼 미래를 바라보고 있는 이성표.
하지만 그건 이성표 혼자만의 계획이었다.
-아. 이승우 선수 확장할 생각 없어요. 운룡 하나 더 생산했습니다!
-뚫겠다는거죠! 어딜 감히 확장을 먹냐 이겁니다!
원래대로라면 6시 확장 공사를 하는데 쓰였여 할 철광이 2개의 제단과 운룡에 투자되었다. 아마 운룡의 속업도 눌러줬을거다.
이성표와 달리 이승우는 경기를 길게 가져갈 생각이 전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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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좋은 하루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