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442 Game No. 442 나무전자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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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6일.
슈퍼매치를 치른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한 달이 흘렀다.
그간 많은 일이 있었다.
개인리그는 모두 예선을 마치고 본선을 준비하고 있었으며 프로리그도 1라운드 반환점을 이제 막 돌았다.
현재 1위는 S1이었다.
6전 전승.
슈퍼 매치의 상처를 깨끗이 잊은 것 처럼 보였다.
역시 명문팀 다웠다.
초반 이승우에게 올킬을 당하며 시즌을 시작했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 프로리그에서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임주혁 감독의 신들린 용병술이 이런 결과를 낳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슈퍼 매치 이후 감독이 주운에서 임주혁으로 교체되었다.
팬들이 상상으로만 그리던 일이 실제로 벌어졌다.
S1의 레전드 출신인 임주혁과 최연규가 각각 감독과 수석코치를 맡게 된 것이다.
이름값이 비해 좋지 못한 결과가 나오는 일이 종종 있다. 혹시 이들도 그렇게 되지않을까 걱정하는 이들이 있었지만 경기로 그 것이 기우에 불과하다는 걸 증명해냈다.
이 둘의 시너지 효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가장 큰 변화는 S1의 경기력이었다.
전략적인 수, 그리고 심리전이 많이 늘었다.
단순히 확장을 빠르게 확보하고 많은 물량을 확보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를 쥐고 흔드는 경기가 조금씩 늘어갔다.
상대하는 입장에서 가장 까다로운 경기를 S1이 하기 시작한 것이다.
처음엔 S1 선수들도 적응을 하지 못했지만 1라운드 절반이 지난 지금 어느 정도는 적응 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이런 S1의 모습에 팬들이 쌍수를 들고 환영했다.
아직 1라운드가 채 끝나기도 전인데 이번 시즌 우승은 S1이라며 설레발을 치는 팬들도 있을 정도였다.
영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니었지만 현재 결과가 좋게 나오고 있으니 딴죽을 걸기도 뭐했다.
S1이 꼬꾸라지기를 기도하는 수밖에 없었다.
2위는 아스트로였다.
순위는 한단계 낮지만 S1과 같은 6승을 거뒀다. 같은 6승이지만 순위가 밀린 건 에이스 결정전 없이 깔끔하게 모든 경기를 잡아낸 S1과 달리 아스트로는 에이스 결정전을 두 번이나 치렀기 때문이다.
모두 이승우가 나갔고 결과에서 알 수 있듯 다 승리했다.
그 결과 8승으로 현재 다승 랭킹 1위를 달리고 있었다.
예전처럼 주로 4세트에 나왔고 가끔 다른 세트에 나오는 경우도 있었다.
이승우는 전장을 가리지 않고 활약했다.
마수나 환국에게 많이 유리하다고 하는 전장에 출전하는 걸 전혀 개의치 않았다.
어차피 자기가 잘하면 이긴다는 마인드였다.
그래도 24승 중 16승은 다른 선수들의 몫이었다.
한민규가 4승 2패로 호성적을 보여주고 있었고 나머지 선수들도 5할 이상의 승률을 내주며 든든히 아스트로를 받쳐주고 있었다.
더 이상 작년의 원맨 팀이 아닌 것이다.
아스트로의 눈부신 활약에 다른 팀들은 위기의식을 느꼈다.
이번시즌에도 포스트시즌 한 자리가 줄어들지도 몰랐으니까.
7승의 이영우, 6승의 김택윤, 5승 1패의 이제운이 이승우와 함께 랭킹 선두를 이뤘다.
명불허전.
괜히 최정상급 선수로 분류 되는 게 아니었다.
전승을 하고 있는 두 팀 뒤로 CT, GO, 화성이 3위권 그릅을 이루며 선두권을 바짝 추격하고 있었다.
프로리그 1라운드 가장 큰 이변이라고 할 수 있는 건 나무전자의 몰락이었다.
전 시즌 최종 4위에 올랐던 팀의 현재 순위는 9위.
그 밑으로 있는 팀은 스파키즈와 육군이 전부였다.
승 자체가 1승 밖에 없다.
1승 5패.
나무전자의 이름 뒤에 붙어있기엔 너무나 초라한 성적이다.
심지어 저 1승도 육군을 잡아 챙긴 승리였다.
육군이 아닌 팀을 만나서 5전 5패인 것이다.
이건 엄청난 사건이다.
우승까지 경험한 적 있는 나무전자가 이렇게 낮은 순위에 있었던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아직 시즌이 마무리 된 건 아니지만 15시즌 동안 단 한 번도 9위까지 쳐진 적이 없는 팀이 나무전자다.
현재 성적도 창단 이래 1라운드 최악의 성적이다.
나무전자의 폼이 왜 이렇게 떨어졌을까?
전문가들은 모두 한 목소리를 냈다.
송병호의 부재.
나무전자의 중심이던 송병호가 사라지면서 허영우가 모든 부담을 짊어져야하는 상태가 되었다.
허영우가 고군분투하고 있었지만 아직 그를 받쳐줄만한 선수가 나타나지 않았다.
송병호가 은퇴를 번복하고 다시 돌아와 위기에 빠진 나무전자를 구원해야 한다고 말하는 팬들까지 생길 정도였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나무전자의 다음 상대는 아스트로였다.
현재 최고의 기세를 보이고 있는 아스트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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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승리 이어나가자. 하나, 둘, 셋. 파이팅!”
“파이팅!”
숙소를 나가기 전 의식을 치르듯 투혼을 불어넣었다.
팀 분위기는 좋다.
아쉽게도 양대 본선에 오른 선수가 나와 민규 밖에 나오지 않았지만 그래도 현우 형과 승대가 MSL에 이름을 올렸다.
아쉽게도 연호는 듀얼 토너먼트 최종전에서 탈락했다.
1승만 더 했더라면 32강에 합류할 수 있었을텐데.
그 울분을 프로리그에서 푸는지 나와 민규 다음으로 많은 승을 올리고 있었다.
팀원들의 고른 활약 덕에 현재 우리 팀의 성적은 6승.
전승가도를 달리고 있다.
나 역시 8승으로 전승행진 중이었다.
8경기로 얻은 부여 포인트는 총 1450.
굵직굵직한 선수를 잡아냈던 슈퍼 매치에 비해 확실히 적은 양이다. 그나마 에이스 결정전에서 김윤호를 잡아 350을 따내서 망정이지 그마저 없었다면 진짜 허무했을 것 같다.
오늘 경기를 펼치는 나무전자는 1승 5패로 창단 이래 최악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방심하면 안된다.
전력을 다해 꺾어야한다.
오늘도 나는 4세트에 나선다. 무언가 4세트 전담 선수가 된 것 같은 기분이다.
전장은 심판의 날.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전장이다. 지형도 무난하고 확장도 빠르게 확보할 수 있어 마음 껏 먹고 싸울 수 있으니까.
상대하는 선수도 환국이라서, 이성표라서 더 좋았다.
“준비 다 끝났지?”
“네!”
“자. 그럼 경기장으로 가자!”
마지막으로 혹시 놓고 가는 것이 없나 숙소를 둘러본 후 숙소 밖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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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프로리그 1라운드! 7경기 중계를 맡은 캐스터 박상철입니다. 이렇게 다시 만나 뵙게 되어 정말 반갑네요! 오늘 저와 함께 해설을 맡아 주실 두 해설위원을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왼쪽에 계신 황동주 해설부터 인사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안녕하세요. 황동주입니다. 이렇게 여러분들을 다시 만나 뵙게 되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이번 시즌도 잘 부탁드립니다.
오늘따라 박상철 캐스터의 소개가 거창하다.
다 이유가 있었다.
오늘 새롭게 MBS게임 중계진에 합류한 해설위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자. 오른쪽에 계신 분. 무언가 굉장히 익숙하지만 낯선 풍경이죠? 이제는 선수가 아닌 중계진으로 불리게 된 강명 해설을 뜨거운 박수로 맞아주시기 바랍니다!
강명.
역대 최고의 용족을 꼽을 때 항상 이름이 나오는 선수다.
2회 우승.
2회 준우승.
이승우가 등장하기 전까지 용족 유일의 양대리그 우승자였다.
몽상가라는 별명답게 기상천외한 전략을 선보였으며 과거 개인리그에서 보여줬던 환상 나가는 아직까지 명경기 1위에 뽑히고 있었다.
유니폼 대신 정장을 입고 있는 모습이 아직 어색하다.
은퇴 이후 휴식을 취했던 강명이 중계진으로 복귀할 줄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이렇게 다시 팬 분들과 만나 뵙게 되어서 정말 영광입니다.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어색한 표정으로 준비한 인사말을 말하는 강명.
선수로서 수많은 무대에 올랐던 그지만 해설로는 첫 무대다. 이제 막 데뷔하는 선수와 비슷한 느낌이었다.
-강명 해설은 진짜 합류하자마자 빅 매치에 배치가 되었네요.
-그 정도로 강명 선수를 믿고 있다는 뜻이죠!
-당연하죠! 다른 누구도 아니고 강명 해설 아닙니까? 강명 해설을 안 믿으면 저희가 누굴 믿겠습니까?
신고식일까?
부담을 팍팍 주는 박상철 캐스터와 황동주 해설.
강명은 배신당한 기분에 속이 쓰렸다.
‘분명 대기실에선 자신들만 믿으라고 했는데...’
천사같은 웃음을 지으며 오늘 중계 걱정하지 말라고 했던 모습이 순간 오버랩되었다.
세상에 믿을 사람 없다더니.
역시 조상님들의 말씀 중에 틀린 말 하나 없다.
‘정신! 정신을 차리자.’
선수로서 산전수전에 공중전까지 겪었던 강명 해설 아니던가?
오늘 해설 오기 전 박광춘 해설과 통화 했던 내용이 떠올랐다.
<상철이가 던지는 미끼에 절대 현혹 되지 마.>
-최대한 노력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빠른 시간 내에 안정적인 모습을 되찾은 강명 해설.
역시 우승자 출신다웠다.
생각보다 빠르게 멘탈을 수습한 모습에 입맛을 다시는 박상철 캐스터.
무언가 많이 아쉬워보였다.
베테랑답게 바로 경기로 화제를 전환했다.
-오늘 현재 무적의 포스를 보여주는 아스트로와 위기의 시기를 보내고 있는 나무전자가 격돌합니다! 순위가 참 보고도 믿기 힘들 정도네요. 작년 시즌 딱 이 반대 아니었습니까? 어떻게 상황이 이렇게 되었는지...
한 쪽으로 쏠리지 않고 조화가 잘 되어 있는 아스트로.
반면 그 힘이 나타나지 않고 있는 나무전자.
현재 성적 때문인지 몰라도 팀 분위기도 정 반대였다.
한결 여유로워 보이는 아스트로 벤치와 달리 나무전자의 벤치는 무겁기 그지없었다.
-진짜 송병호라는 선수가 가지고 있던 영향력이 얼마나 큰지 보여주는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송병호 선수쯤 되면 단순한 1승 카드가 아닙니다. 팀의 분위기를 좌우하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 선수가 빠졌으니 나무전자가 흔들리는 건 너무나도 당연한 일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얼마나 빠르게 다시 제 자리를 찾느냐는 거죠. 한 라운드 정도는 흔들릴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게 두 라운드, 세 라운드로 늘어난다? 그러면 진짜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나오게 되는 거거든요.
강명 해설이 자신의 경험을 빗대어 이야기를 풀어갔다.
그도 한 팀을 책임지던 시절이 있었다.
에이스 결정전 최다 연승 기록을 이룬 적도 있었고. 그랬기에 더욱 더 설득력을 지니고 있었다.
-영원한 강팀은 없다는 것이겠죠. 현재 상위권에 있는 팀들도 절대 방심하면 안 됩니다. 바짝 긴장하고 매일 매일 경기에 임해야합니다!
중계진들이 오늘 경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강명 해설도 준비해온 자료를 바탕으로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자료 조사를 열심히 한 흔적이 보였다. 일단 지금까지는 합격점이다. 물론 예측보다 중요한 건 경기 해설이다. 여기서 실수를 하게 되면 좋은 점수를 받기 힘들다.
-1세트에 맞붙는 선수는 박현우 선수와 허영우 선수입니다.
-나무전자 입장에서 힘 잔뜩 주었습니다. 허영우 선수를 1세트에 배치했습니다.
-팀은 위기에 빠져 있지만 허영우만큼은 제 역할을 다 해주고 있거든요.
4승 1패.
현재 허영우의 성적이었다.
받쳐주는 선수가 조금 더 있다면 어떻게든 승리를 거둘 수 있을 것 같은데 그게 잘 되지 않았다.
-자. 양 선수 준비 완료 되었다고 합니다. 그럼 지금 바로 아스트로와 나무전자의 1세트 대결을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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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좋은 하루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