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433 Game No. 433 2015 이 스포츠 대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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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이 스포츠 대상이 화려한 막을 올렸다.
온게임TV를 대표하는 캐스터인 전현석 캐스터와 MBS게임을 대표하는 캐스터, 김현민 캐스터, 그리고 여성 아나운서의 진행으로 시작 된 2015 이 스포츠 대상.
3시간 동안 진행 된 시상 끝에 이제 남은 상은 단 두 개 뿐 이다.
올해의 감독.
올해의 선수.
방금 전 올해의 팀 시상이 끝났다.
올해의 팀은 모두의 예상대로 아스트로가 수상했다. 무대에 올라 기쁨을 표현하는 아스트로 선수단. 선수나 감독 뿐만 아니라 코치들도 함께 받은 상이라 더욱 더 뜻 깊은 상이었다.
거대한 플랜카드가 무대를 수놓았다.
이재명 감독은 차분하게 수상소감을 발표했다. 수상소감은 짧았다. 다른 사람들이 수상소감을 조금이라도 길게 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었다. 뒤이어 코치진과 선수들 역시 짧게나마 본인의 이야기를 했다.
도민우 수석코치는 수상소감을 말하면서 눈물을 글썽거렸다.
하위 팀.
그 것도 놀림거리 밖에 되지 않는, 희망이 없는 팀의 수석코치로 지낸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선수나 감독처럼 화려한 무대에 오르지 못하고 항상 묵묵히 뒤에서 자신의 일을 하는 코치진들을 향해 박수가 쏟아졌다.
이 박수는 아스트로의 코치진 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팀들의 코치진을 향한 박수였다.
그간 고생했던 것이 떠오르는지 소상수감 중간 중간 울컥한 모습을 보여줬다.
오랜 세월 그와 함께 했던 박현우, 김승대, 신연호가 뒤에서 눈시울을 함께 붉혔다. 이들도 많은 고생을 했다.
이적을 하지 않고 아스트로에 꿋꿋이 남아있는 박현우를 향해 미련하다는 이야기가 쏟아졌었다. 아스트로에 약점을 잡힌 것 아니냐는 웃지 못 할 농담까지 있었다.
박현우 정도라면 다른 팀으로 가도 얼마든지 주전을 차지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다른 팀에 간다면 프로리그 성적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 것이고 자연스레 개인리그에 더 집중할 수 있었을 거다. 그랬다면 지금보다 좋은 커리어를 지녔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박현우는 묵묵히 자신의 팀을 위해 헌신했다.
그 결과가 오늘에서야 열매를 맺었다.
그들의 진정성 있는 모습이 사람들에게 깊은 감동을 주었다.
“모두 사랑합니다!”
도민우 수석코치의 마지막 외침과 함께 다시 한 번 박수가 쏟아졌다.
다시 돌이켜봐도 아스트로의 우승은 기적과도 같은 일이다.
그 밖의 시상도 대부분 커뮤니티에 올라온 예상 글과 일치했다.
용족 신인상, 인기상, 올해의 용족, 다승왕, 승률왕, 베스트경기, 최우수 전략상, 베스트 세레모니까지.
무려 여덟 부문을 이승우가 석권하며 최다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처음엔 감격한 표정으로 나와 수상소감을 이야기하던 이승우.
무대에 나오는 횟수가 늘어날수록 수상소감이 점점 짧아졌다. 약간 난감한 기색까지 비추었다. 할 이야기도 거의 바닥이 난 것 처럼 보였다.
그나마 진행을 맡은 두 캐스터의 질문으로 수상소감을 간신히 이어나갔다.
베스트 경기로 꼽힌 건 이영우와의 경기였다.
일명 출산 제단이라는 별명을 낳았던, 제단이 파괴되는 순간 용아가 생산 되었던 경기.
이승우란 이름을 사람들의 머릿속에 각인시킨 경기였다.
지금 이 순간에도 VOD 구매수는 계속해서 오르고 있었다.
최우수 전략상에 뽑힌 경기는 본진 천왕랑이었다.
예전 빌드 개념이 없었을 때면 모를까 모든 분야가 최적화 된 지금 이런 전략을 꺼내들어 승리를 해냈다는 것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 것도 역대 용족전 승률이 두 번째로 높은 정명혁을 상대로 말이다.
이승우가 워낙 전략적인 경기를 즐겨 해서 어떤 경기를 후보로 뽑아야하는지 어려웠다는 이야기까지 있었다.
본인의 트라우마를 극복했다는 걸 만천하에 보여준 승드셋 세레모니로 베스트 세레모니상을 받았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는 표정의 이승우.
아무래도 경기 밖 세레모니를 즐겨하는 선수가 아니라서 그런 듯싶었다.
만약 경기 내 세레모니상이 추가 된다면 누가 뭐래도 이승우가 우선 순위다. 그 어떤 선수보다 다양한 세레모니를 경기 안에서 펼쳤으니까.
저러다 이승우 칼 맞는 거 아니냐는 농담마저 있을 정도다.
임형규도 올해의 마수상과 마수 신인상을 받으며 개인리그와 프로리그 준우승의 씁쓸함을 어느 정도 달랠 수 있었다. 개인리그 우승을 차지했던 임동원과의 치열한 접전 끝에 차지한 상이기에 더욱 더 의미 있었다.
올 해 이승우의 가려져 2인자로 시즌을 보냈지만 그래도 마수 최초로 데뷔한 해 올해의 마수상을 받는 쾌거를 달성했다. 이는 현재 최고의 마수라 불리는 이제운도 하지 못했던 것이다.
개인리그 2회 준우승.
프로리그 준우승.
결코 낮지 않은 커리어다.
작년 올해의 마수를 수상했던 이제운은 이번 시즌 무관으로 대상을 씁쓸하게 마무리 지었다.
인기상을 받긴 했지만 이건 성적이 아닌 팬 투표로 주어지는 상이었기에 정식 상이라고 하기 조금 민망했다.
인기상은 총 5명에게 주어지는 상으로 오직 팬 투표로 결정되는 상이다. 다른 조건은 없다. 올스타전 처럼 오직 투표로만 결정된다.
올 한해 팬들의 사랑을 많이 받은 선수들을 뽑는 상인 것이다.
이승우, 이제운, 이영우, 김택윤, 송병호가 인기상을 받았다.
택뱅리쌍에 이승우까지.
이 역시 예상과 일치했다.
올해의 환국엔 이영우가 뽑혔다.
1회 우승.
1회 준우승.
작년 이영우에 비하면 초라한 성적이지만 이보다 나은 성적을 지닌 환국 선수가 없었다. 사실 한 해에 우승 한 번만 차지해도 엄청난 것이다. 그 개념을 이영우, 이제운, 이승우가 바꿔버렸다.
상을 받는 이영우의 표정이 왠지 모르게 씁쓸해보였다.
어느 정도 이해는 갔다.
올해 초, 그러니까 2015 OSL 시즌 1을 우승할 때만 해도 2015년 역시 이영우의 해가 될 줄 알았다. 하지만 그렇게 되지 못했다. 슬럼프를 겪은 것도, 기량이 떨어진 것도 아니다.
그저 그보다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 선수가 나타났을 뿐이다.
새로운 시즌까지 그렇게 되지 않겠다는 각오가 이영우의 두 눈에서 줄기줄기 흘러나왔다.
신인 환국상은 한민규가 받았다.
압도적인 선수가 없어 가장 치열한 부문 중 하나였다. 박철호가 아쉬움에 고개를 떨궜다. 본인이 포스트 시즌에서 잘했다면 신인 환국상이 판도가 달라졌을지도 몰랐기 때문이었다.
무대 위에 오른 한민규가 두 눈에서 뜨거운 눈물을 쏟아냈다.
그간의 일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는 듯싶었다.
다음 시즌에 더욱 더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는 말로 수상소감을 마쳤다.
기량발전상은 임동원의 품으로 돌아갔다.
올해 데뷔한 이승우나 임형규는 이 상을 받을 수 없었다. 비교할 수 있는 성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작년에 비해 올해 특출한 성적을 낸 선수 중 으뜸은 임동원이었다.
올 시즌 초 우승을 차지하며 한 때 이제운을 위협했을 정도였으니까.
그 기세가 끝까지 이어지지 못한 건 조금 아쉬웠지만 클래스가 있는 선수이니 언제든 치고 올라올 수 있을 것이다.
이승우가 이영우, 이제운과 함께 삼대장으로 불리며 서열을 재정비 한 것 처럼 마수 안에서도 새로운 움직임이 있었다.
올해 이름값에 비해 아쉬운 성적을 내긴 했지만 여전히 최고의 마수는 이제운이었다. 5회 우승은 커녕 양대 우승을 한 마수조차 현역에 없었으니까.
원래 그 밑에 임동원과 삼김 마수가 자리 잡았는데 여기에 임형규가 추가되었다. 임동원과 함께 쌍림으로 불리며 명실상부, 최정상급 마수로 자리 잡은 것이다.
쌍림의 위치는 이제운과 삼김 마수 사이로 정해졌다.
삼김 마수 팬들의 항의가 만만치 않았다. 특히 우승을 차지한 바 있는 김윤호와 김재만의 팬들의 반응이 격렬했다.
임동원이야 우승도 차지했고 기복 없이 몇 년간 활약하고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인정할 수 있지만 우승 기록이 없는 임형규가 김윤호와 김재만의 위에 있는 건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더군다나 김재만은 최전성기 기량을 지니고 있던 이영우를 역 스윕으로 잡아낸 바 있다. 보통 우승과 그 질이 다르다고 할 수 있었다.
임동원과 임형규를 너무 억지로 묶어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어내려고 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뒤따랐다.
역대 최고 성적이 준우승인 김연훈의 팬들은 아무 말이 없었다. 아니 할 수 없었다. 괜히 껴들었다가 본전도 못 찾을게 뻔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김재만, 김윤호의 팬들이 임형규를 무시하는 건 아니었다. 김재만, 김윤호와 같은 급 이라는 게 팬들의 주장이었다.
우승을 차지하지는 못했지만 이번 시즌 프로리그와 개인리그에서 보여준 활약은 올해 최고의 마수라고 봐도 무방하다. 결승전 상대가 이승우가 아니라면 우승자는 임형규가 되었을 정도로 뛰어난 경기력을 보여줬다. 김재만이 꺾은 이영우를 실제로 4강에서 3:1로 꺾지 않았던가?
뿐만 아니라 정명혁도 이기고 결승에 진출했었다.
프로리그 역시 마수 다승 3위를 차지했다. 2라운드부터 출전해 쌓은 기록. 1라운드부터 출전했더라면 마수 다승 1위를 충분히 노려볼만했다.
이승우와 달리 여전히 논란이 있는 임형규의 위치.
우여곡절 끝에 이제운-쌍림-삼김 체제가 완성되었지만 여전히 불만은 목소리가 많다.
이를 잠재울 수 있는 건 단 하나.
경기력과 커리어 뿐이다.
우정상은 송병호가 받았다.
인기상이 팬들이 만들어준 상이라면 우정상은 선수들의 투표로 수상이 결정된다.
올스타전이 끝난 다음 날.
이 스포츠를 발칵 뒤집어 놓을 기사가 메인을 장식했다.
송병호의 은퇴.
모두 깜짝 놀랐다.
하락세를 그리고 있다면 모를까 불과 몇 달 전 개인리그 결승전에 진출한 선수가 은퇴라니.
적어도 개인리그 4강과 프로리그 40승 이상을 해줄 수 있는 경기력을 지니고 있는 선수의 은퇴에 많은 이들이 안타까워했다.
하지만 송병호는 의견을 굽히지 않았다.
물론 현재 경기력은 나쁘지 않다. 개인리그 다전제나 프로리그 다승 랭킹에 이름을 올릴 수 있을 정도는 된다. 하지만 그 건 내 목표가 아니다. 예전부터 현재 경기력에 상관없이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 없다고 느낄 때 은퇴를 하려고 했다. 그 때가 지금이다.
그 과감한 결정에 모든 선수들이 존경을 내비쳤다. 팬 역시 비슷한 반응이었다.
이 결정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물론 모두가 그런 건 아니었다.
몇몇 팬들은 너무 성급한 결정이라며 송병호를 비판하기도 했다. 선수라면 해볼 수 있을 때까지 해봐야지 본인이 지레 짐작하고 포기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는 것이었다.
이 의견도 어느 정도 일리가 있는 의견이었다.
실제로 많은 올드 게이머들이 기량이 하략한 후에도 바로 은퇴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든 기량을 회복하기 위해, 팬들에게 좋은 경기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 했으니까.
그렇다고 송병호가 틀렸다는 건 아니다.
그저 개인차일 뿐이다.
프로게이머가 게임에 흥미를 잃었다.
그건 충분히 은퇴 사유가 될 수 있었다.
그간 솔직하고 소신 있는 발언으로 찬사와 비판을 받았던 송병호.
은퇴하는 순간까지 그는 뜨거운 감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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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간이란 시간이 어떻게 흘렀는지 모르겠다.
초청공연에 콘서트에 온 것 처럼 신명나게 박수치고, 올 해 명장면& 명 경기에 내 경기가 나올 때 쑥스러워하고. 그래도 내 경기가 많이 나와 내심 뿌듯했다. 정말 2015년을 잘보냈구나라는 생각도 들고.
여기에 더해 시상을 위해 정말 정신없이 무대 위로 올라갔다 내려왔다. 한 번은 내려오다가 넘어질 뻔 했다.
나름 수상소감을 준비해왔는데 한 3개쯤 받았을 때 다 써버렸다.
8번이나 무대에 올라갈 줄 몰랐거든.
태어나서 이렇게 많은 상을 받아본 적은 처음이다.
기껏해야 개근상이 전부.
그마저 고등학교 땐 제대로 받지 못했다. 내 인생에 상복은 없을 줄 알았는데.
확실히 우리 테이블 분위기가 가장 좋다.
나와 민규가 개인상을 수상했고 팀 전체가 올해의 팀까지 수상했다.
이보다 더 좋은 것이 뭐가 있을까?
모두가 무대에 오르다니. 팀원들의 표정에도 감격이 흘러넘쳤다.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적어도 지금 이 순간만큼은 그 누구도 부럽지 않았다.
세상의 주인공이 된 느낌.
역시 언제 겪어도 기분이 좋다.
“감독님이 상 받으시겠죠?”
“당연한 거 아니냐? 개인리그 우승자 배출. 위너스 리그 우승, 프로리그 우승. 우리 감독님보다 더 나은 성적을 낸 팀이 어딨냐?”
올해의 팀까지 수상한 이상 더 이상 거칠 것이 없었다.
우리 모두 한 마음 한 뜻으로 감독님의 수상을 바라고 있었다.
개인리그 우승자 배출, 위너스리그 우승, 정규리그 우승을 각기 다른 세 감독님이 나눠가졌다면 어느 정도 경쟁이 되겠지만 이 모든 걸 한 감독님이 이뤘다면?
솔직히 조작이 없는 한 감독님이 수상하는 건 당연한 것이라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