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425 Game No. 4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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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경기를 펼친 두 명에게 살짝 미안한 말이 될 수도 있겠지만 이 두 명과 달리 이제운은 절대 하고 싶은 대로 하게 두면 안 된다.
나도 하고 싶은 거 다할 테니 너도 하고 싶은 거 다해라?
이건 칼 들고 있는 상대 앞에서 배를 드러내며 눕는거나 마찬가지다.
내가 아무리 마수전에 물이 올라 있다 해도 기본적으로 종족 상성에서 앞서는 게 마수다. 무난하게 가면 내가 이영우를 쉽게 상대할 수 있는 것 처럼 평범하게 경기 양상이 흘러가면 이기기 매우 힘들어질 거다.
종족전을 막론하고 주도권을 잡는게 가장 중요하다.
내가 원할 때 수비하고 내가 원할 때 공격하는 것.
그 시작점이 바로 용아 견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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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아가 정말 안 죽네요!
-이승우의 용아는 체력이 더 많나요?!
-어떻게 하면 마수가 까다로운지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흔들립니다! 흔들려요!
-흔들바위처럼 위태롭네요!
한 쪽 용아의 용력이 조금 빠졌다 싶으면 마견과 1:1로 싸울 수 있는 틈에 들어가 몸을 숨긴다. 그 사이 체력이 쌩쌩한 다른 용아가 활동한다.
1시 앞마당 소굴이 완성되었음에도 일벌레를 붙일 수 없다. 그리고 소굴이 완성되며 생긴 벌레도 일벌레가 아닌 마견을 찍어줘야 한다.
이 자체가 엄청난 손해다.
마수로선 미치고 팔짝 뛸 지경이다.
벌레 관리가 안 되고 있다.
일벌레를 찍어야하는데 언제까지 공격이 들어올지 몰라 마견을 꾸준히 찍어 줘야한다. 거의 부대 단위로 쌓인 마견.
용아를 막아낸다고 해도 웃을 수 없다.
마견으로 할 게 없으니까.
공격?
가봤자 용광포가 있다.
의미없이 전장의 시야를 밝혀주거나 용안의 정찰을 끊는게 전부다.
이런 건 소수의 마견으로 충분히 할 수 있는 일.
이승우가 너무나도 쉽게 해내고 있지만 사실 선 제단은 신의 경지에 달한 멀티테스킹이 없으면 제대로 해낼 수 없다. 나가 있는 용아를 신경쓰다 오히려 손이 꼬여 자신이 해야할 것을 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실제로 그런 경우가 방송에서 종종 나왔고 말이다.
그저 그런 선수들이 실수를 했냐고?
아니다.
육룡이라 불린 최고의 용족의 경기였다.
‘말렸어.’
이제운이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선제단이 부담스러워 일찍 수비 태세를 갖추기도 애매한 것이 앞선 두 경기처럼 전혀 다른 운영을 꺼내들 때도 많다.
-마견으로 일단 걷어내긴 했는데. 아. 피해가 커요.
-걷어내도 걷어 낸 게 아니죠. 일단 일벌레가 제대로 안 눌리고 벌레 관리가 안 되었다는 것만 봐도 이승우 선수가 이득을 본거죠!
초반에 용아로 이득을 본 이승우.
그러는 와중에도 자신이 해야할 것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하나 둘 해나가고 있었다.
여의주탑이 완성될 때 쯤 앞마당 금광을 소환했다.
-할 일 없이 방황하는 마견!
-이승우 선수의 용광포 위치가 약간 애매하거든요? 이걸 확인해준다면 한 번 그슨대로 정면 돌파를 하는 것도 괜찮습니다.
-그런 플레이를 기가 막히게 하는 선수가 또 이제운이죠.
당장 그슨대굴은 보이지 않는다. 대신 본진 소굴이 마굴로 변태하고 있었다.
마굴이 완성되자마자 광풍협곡을 짓는 이제운.
초반 피해에 욱해서 러시를 가는 양상은 아니다. 냉정을 다시 찾은 모습.
그나마 다행인 게 용족의 추가 정찰을 완벽히 막아주고 있다는 점이었다.
-초반에 이승우 선수의 견제가 있긴 했지만 그 이후 특이한 점은 없.....어? 이게 뭐죠?
-글쎄요. 실수인가요? 의도인가요?
-이승우 선수라면 실수보단 무언가 노리는 게 있다고 봐야겠죠.
언뜻 보면 무난한 상황.
하지만 특이한 점이 있었다.
변수를 만든 건 이승우였다.
용무관과 여의주탑이 하나도 돌아가고 있지 않다.
지상 공업과 공중 공업을 모두 해주고 있지 않다는 뜻이었다.
공중제단을 생략한 것도 아니다.
버젓이 올라가는 공중제단.
둘 중 하나를 생략하는 경우는 봤어도 이처럼 둘 다 늦게 찍는 경우는 거의 없다.
-생각이 있겠죠? 이제운 선수에게 자신의 상황을 속임과 동시에 비비로 보고 맞춰가겠다. 뭐 이런 생각인 것 같습니다.
-맞춰가는 운영엔 또 누구보다 능한 이승우 선수죠.
이제운은 일벌레를 보충을 해주며 소굴을 늘려주고 있었다. 초반의 피해를 빠르게 복구하는 모습. 혈풍으로 용족의 상황을 확인한 후 맞춰 경기를 운영하려는 듯 보였다.
이제운도 무리는 하지 않았다.
스타팅 포인트에 6소굴을 펴는 대신 일단 그슨대를 한 타이밍 모으며 혹시 모를 공격에 대비하고 있었다.
-이번엔 황룡성지입니다.
-여전히 용무관은 돌아가지 않고 이제 막 비비의 공 1업을 찍어줬네요.
-아직까지 이승우 선수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항상 무언가, 상상을 뛰어넘는 빌드를 나왔었거든요? 오늘도 그런 준비를 해가지고 온 것인지 궁금합니다.
발업 용아를 활용하거나 비비-흑완 조합으로 상대를 흔드려는 건 일단 아니다.
발업 용아를 한 타이밍 쓰려고 하는 것이면 적어도 지금 타이밍에 3개의 제단이 올라가야하는데 감감 무소식이다. 그렇다고 흑완도 아닌 것이 황룡성지가 완성되자마자 하늘성소가 소환되지 않았다.
아마추어가 했다면 근본없는 빌드라며 손가락질을 받았을지도 모르는 빌드.
하지만 이승우가 꺼내는 것이기에 관중들은 아무 말 없이 경기를 지켜보았다.
-볼수록 고개가 갸웃해지는 빌드입니다. 초반부터 금을 빨리 캤다는 건 분명 어딘가에 쓸 것이기 때문이거든요? 지금까지는 금을 모아두고 있는 모습입니다.
-근데 지금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있지 않습니까?!
-늘어나라는 제단은 늘어나지 않고 용광포만 하나 더 늘어나고 있습니다.
-제단도 늘어나지 않고 하늘성소도 올라가지 않고 있습니다.
이승우의 선택은 용의 신전이었다.
갈수록 어떤 의도를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없어진다.
-황룡성지 테크도 타면서, 용의 신전도 올려주고 여의주탑도 돌려준다? 글쎄요. 이번 경기에서 어떤 실험을 하고 있는 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단 한번도 본 적이 없는 빌드입니다.
-용의 신전이 올라가자마자 하늘성소와 제단이 소환되었다면 흑완 드랍과 함께 비비로 피해를 입히려하는구나라고 생각할텐데 그 것도 아닙니다. 이제 올라갑니다. 이제 하늘성소가 올라가요!
-이승우 선수. 상당히 어려운 운영을 선택했네요.
-이야기인 즉슨 이승우 선수의 생각이 좀 궁금하다?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건가?
환국이 마수를 상대로 쓰는 111빌드라는 것이 있다.
1훈련도감, 1화통도감, 1풍운청을 올리는 것.
이 빌드의 가장 큰 장점은 빠른 테크로 상대방의 닷발귀를 무효화 시킬 수 있다는 것이었다.
단점은 초반 병력이 부족하다는 것.
지금 이승우의 빌드가 딱 그 느낌이었다.
용족판 111빌드.
용족의 테크는 크게 세 갈래로 갈라진다.
공중제단 계열.
용의 신전 계열.
하늘성소 계열.
지금 이승우는 이 모든 테크를 동시에 타고 있었다.
-이승우 선수가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 같네요. 보통 공발업 용아나 흑완, 비비 등으로 마수가 원활하게 군락 테크를 타지 못하도록 피해를 주고 시작하지 않습니까? 지금 이승우 선수는 그 과정을 생략한 겁니다.
-그렇죠. 초반에 선 제단으로 피해주면서 일단 마수를 평소보다 가난하게 만들었거든요? 그랬기에 지금처럼 빌드를 동시에 타고 있음에도 큰 위협이 없는 겁니다!
-새로운 빌드를 보여주나요?!
김택윤의 비수류가 등장하기 전까지 용족은 마수에게 힘든 시기를 보냈다.
암울 그 자체.
희망 따위는 없었다.
다전제에서 마수를 이기는 건 꿈 같은 일이었다.
그러던 때에 김택윤이 마수전 해법을 제시함으로서 마수를 극복하는 경우가 많이 늘어났다.
7:3, 아니 8:2까지 떨어졌던 승률 역시 6:4까지 치고 올라왔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마수들도 비수류를 대처하는 법을 익혔고 역으로 용족을 압박할 수 있는 빌드를 하나 둘 만들어냈다.
몇몇 용족을 제외하고 용족이 마수를 이기는 것이 다시 힘들어지려 할 때 이승우가 나타났다.
그리고 새로운 희망을 제시하려 하고 있었다.
아직은 이승우 밖에 할 수 없는 빌드일지 모르지만 연구가 지속된다면, 최적화가 완성된다면 다른 용족들도 이 빌드를 쓸 수 있을거다.
올인성 빌드가 아닌 새로운 운영형 빌드가 생긴다는 건 용족이 다전제에서 마수를 만날 때 꺼내들 수 있는 카드가 한 장 더 늘어난다는 말과 같았다.
-지룡도 생산하고 비비도 생산하고 비렴도 생산하려는 겁니다. 처음부터 큰 한 방을 구축하는거죠!
-빠른 타이밍에 앞마당 금을 캔 이유가 있었네요. 모든 테크를 한 번에 올리기 위해서였습니다!
-자. 혈풍으로 그걸 확인하는 이제운!
-이제운도 선택해야죠. 확장 빠르게 먹으면서 같이 대규모 싸움을 준비할 것인가? 아니면 용족의 조합이 갖춰지기 전에 돌파를 시도하든가!
모든 테크 건물이 올라간 지금 제단의 수는 2개에 불과하다.
그마저 완성되지 않았다. 이제 막 두 번째 제단을 소환한 단계.
그때 제단에서 흑완이, 용의 신전에서 운룡이 생산되었다.
-보시다시피 이 빌드는 초중반에 병력이 별로 없거든요? 마수가 이거보고 뭐야? 그냥 그슨대로 뚫어야겠다! 라고 충분히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걸 막아줄 유닛이 바로 이 흑완이죠!
-비비와 흑완이 부지런히 활동해야합니다. 그슨대가 앞마당 쪽으로 오지 못하게 여기저기 흔들어야해요!
제단에서 생산 된 흑완이 육로를 통해 1시 방향으로 향했다.
가는 동안 마견과 마주쳤지만 굳이 죽이지 않았다. 흑완이 지나갔다고 광고를 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벽을 타고 올라가는 운룡.
-1시 본진 쪽에 내려 견제를 할 생각이죠?!
-자. 운룡이 나가요.
-6소굴을 노린, 아주 빠른 견제입니다.
그때였다.
-어? 어? 저기 뭐죠? 가는 거 뭐죠?
-마견! 마견! 마견입니다!
-설마 봅니까? 마주 치나요?
2기의 마견이 4시 쪽으로 내려오고 있었다. 1기는 5시 스타팅 포인트로 들어갔고 다른 1기는 3시 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중요한 건 마견이 향하는 경로가 운룡이 날아오는 경로와 같다는 것이었다.
-발견했어요!
-아. 이제운 선수 진짜 꼼꼼하네요. 무언가 이상하다가 싶으니까 마견을 퍼트려 본거죠!
-감이 너무 좋은데요?!
-어디선가 혈풍이 달려들까요?
-달려들겠죠! 봤는데 저걸 그냥 보낼 이제운이 아니죠.
마견과 운룡이 마주치는 순간 희비가 교차했다.
탄식을 내뱉는 용족 팬과 주먹을 불끈 움켜쥐는 마수 팬.
아래쪽에 있던 혈풍이 운룡을 격추시키기 위해 2시 쪽으로 향했다.
-일단 흑완이 탑승해서 1시에 내리긴 했는데 이미 이제운 선수가 속업 군주와 그슨대로 마중을 나와 있어요!
-소굴도 없습니다. 흑완은 꼼짝 없이 갇힌거에요!
-이제운 선수 대단합니다. 이런 부분에 대한 예측을 전부다 한 거죠!
-들킨게 정말 컸습니다. 안 들켰으면 숨어 있다가 나중에 활동할 수도 있었거든요! 그 타이밍에 마견을 보낸 이제운! 과연 이제운이란 말이 절로 나옵니다.
흑완을 내려주고 본진 쪽으로 돌아오는 운룡도 무사하진 못했다. 미리 대기하고 있던 혈풍에 의해 격추되는 운룡.
비비가 지키기 위해 날아왔지만 혈풍이 조금 더 빨랐다.
운룡이 잡히는 순간 이승우의 입이 벌어졌다.
이런 상황은 머릿속에 없었을 거다.
-이거 너무 쉽게 막아냈는데요?
-운룡 1기와 흑완 1기를 썼는데 아무 것도 한 게 없습니다.
-이 견제가 중요했거든요! 왜냐?! 이제운의 그슨대를 여기 저기 분산시킬 수 있었던 견제거든요! 근데 잡혔어요. 너무나 깔끔하게 잡혔어요. 운룡까지 잡혔다는 건 두 번째 견제가 오지 않는다는 거거든요!
-어정쩡해졌어요. 너무 어정쩡해졌습니다!
그슨대가 본진에 묶여 있을 이유가 사라졌다.
수비 태세에서 바로 공격 태세로 전환하는 이제운.
모든 그슨대가 향하는 곳은 이승우의 앞마당이었다.
초반에 당했던 피해에 대한 복수를 돌려줄 기회가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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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합니다. ㅠ
예약 연재를 걸어놨는데 안올라간 줄 몰랐습니다. ㅠ
제가 계약 문제로 서울에 다녀오느라 확인이 조금 늦었습니다.
저번에도 같은 경우가 있었는데 확인안한 제 잘못입니다.
앞으로 확인잘하겠습니다.
결과적으로 무단 휴재가 되었는데 정말 죄송합니다.
425편이 6월 14일 연재분이고
426편이 6월 15일 연재분입니다.
그럼 모두 좋은 하루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