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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열로더 신들의 전쟁-422화 (422/575)

00422  Game No. 422 콩생콩사.  =========================================================================

Game No. 422

-3인용 전장이라는 특성을 정말 잘 이용한 거죠. 어차피 어느 위치가 나오나 러시거리가 비슷하거든요.

-이거 단순히 압박용으로 쓰는 99제단이 아니거든요! 가로면 분명 용안까지 몰고 가서 아예 경기를 끝내려 할 겁니다!

-이승우 선수의 트레이드마크죠!

그래도 용무관보다 제단을 먼저 지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는지 앞마당 소굴보다 마견숲을 먼저 짓는 임형규.

추후 3기의 벌레가 모였을 때 일벌레를 찍지 않고 6마견을 바로 찍어낼 거다.

만약 용족이 평범하게 용무관을 소환했다면 손해다.

하지만 이승우를 상대로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확실하게 방비를 하는 것이 좋다.

괜히 마견 아꼈다가 그대로 골로 가는 수가 있었으니까.

임형규도 그 희생자 중 한 명이었다.

-정찰운도 따라 주네요. 원 서치에 임형규의 본진을 발견하는 이승우!

-자. 침착하게 본진을 살피고 있어요.

첫 용안이 바로 마수 본진으로 들어간 이승우와 달리 임형규의 군주는 엉뚱한 위치로 날아가고 있었다.

이승우의 전략을 발견하려면 일벌레 서치를 나가 줘야 하는 상황.

그나마 다행인 건 마견숲이 나올 때를 기다려 벌레를 쓰지 않고 3기를 모아 뒀다는 것이었다.

일제히 알로 변하는 벌레들.

생산된 용아가 잠시 길을 멈췄다.

2마견, 2일벌레라면 내려오던 길을 마저 올 것이고 6마견이 나오면 추가 2용아가 올 때까지 기다릴 것이다.

-자. 임형규 선수도 용아에 대해서 어느 정도 생각하고 있어요. 일단 6마견을 찍었죠!

-아주 좋은 선택입니다. 이승우 선수의 용아도 일단 가다가 멈췄죠.

-그렇죠. 굳이 1기일 때 가서 싸워 줄 필요가 없죠! 곧 있으면 3기가 되거든요!

일종의 심리전.

99제단인 걸 모르고 추가 생산된 벌레를 일벌레를 찍어 준다면 이승우의 수가 성공한 것이다.

과연 임형규의 선택은?!

-아. 임형규 선수! 일단 벌레를 모으고 있습니다. 동시에 일벌레 정찰을 보내죠!

-아주 좋네요. 아주 좋아요! 임형규 선수가 이승우 선수를 잡아낸 적이 없지만 그동안 정말 많은 경기를 펼쳤거든요? 이승우 선수를 상대하는 방법을 가장 잘 알고 있어요!

-실제로 가장 최근 경기, 그러니까 프로리그 결승전에서 박빙의 대결을 펼치며 아슬아슬한 승부를 보여 줬거든요!

-잠시 멈춰 있는 용아를 확인하는 임형규!

-벌레가 동시에 알로 변태합니다.

-아마 저건 마견이겠죠!

임형규의 센스 있는 플레이에 함성이 터졌다.

2군부터 지금까지 이승우와 가장 많은 경기를 펼친 선수는 임형규다.

이승우가 임형규에 대해 잘 알고 있듯 임형규도 이승우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것이다.

-자. 추가 용아와 함께 용안까지 내려 보냅니다!

-일단 가야 합니다. 애매하게 물러나면 앞마당과 본진에 역으로 마견이 난입하며 난전에 걸릴 수 있거든요? 전장을 마수의 본진 쪽으로 바꿔야 합니다!

역시 전투 좋아하는 선수들 아니랄까 봐 초반부터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다. 마견과 용아의 컨트롤 싸움.

이승우가 용안을 끌고 나온 것처럼 임형규 역시 일벌레를 이끌고 나와 대처했다.

서로간의 컨트롤이 너무 좋다.

맞고 있는 일벌레와 용안을 뒤로 빼 주며 체력에 여유가 있는 다른 유닛을 앞으로 들이민다.

이승우는 거기서 한발 더 나아가 가시촉수가 앞마당에 지어지지 못하도록 유닛으로 방해하고 있었다.

그냥 싸우는 것처럼 보이지만 소굴을 끼고 있어 다수의 마견이 용아를 감쌀 수 없는 포지션을 선점한 것이다.

-진짜 기가 막히네요. 사실 임형규 선수도 빨리 눈치채서 피해를 하나도 못 입힐 수도 있었거든요! 근데 이걸 이렇게 만들어 버리네요.

-침착합니다. 그리고 완벽합니다. 이러면서 앞마당에 신전을 올리고 있어요!

초반에 가난했던 건 사실이다.

용안 생산을 쉬고 빠르게 2개의 제단을 소환했으니까.

그 후에 용안을 전투에 동원했기에 실제 인구수보다 일하는 용안의 숫자는 더욱더 적다.

압박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면 마견의 역공에 흔들릴 수 있는 상황.

하지만 이승우는 막힐 때까지 전부 생각해 왔는지 마견과 대치 구도를 만들어내며 그 후의 것들을 차근차근 해 나가고 있었다.

이게 이승우의 무서운 점이다.

99제단을 해도 물 흐르듯 자연스레 운영으로 넘어갈 수 있는 경기력을 지녔다는 것.

마견이 호시탐탐 용안을 노리고 있지만 어림없다는 듯 용안을 뒤로 빼는 이승우. 오히려 마견 한 기가 빨려 들어가 용아에게 잡혔다.

명불허전.

용아 컨트롤은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이승우다웠다.

긴장감 넘치는 상황에 관중들이 완벽히 몰입했다.

마치 4D 영화를 보는 것처럼 병력이 잡힐 때 자신이 맞은 것처럼 얼굴을 찌푸리며 탄성을 토해 내는 이도 있었다.

-임형규 선수도 급하게 마음먹을 필요 없습니다. 눈앞에 용아와 용안의 숫자가 많다는 건 그 만큼 용족도 가난하다는 뜻이거든요?! 무리해서 밀어낼 생각하지 말고 확신이 섰을 때 용아를 잡아내야 합니다.

-어?! 어?! 달려들면 안 되죠?!

-살짝 간을 봤다가 뒤로 흠칫 물러나는 마견! 깜짝 놀란 듯 보입니다.

-이승우 선수도 중반을 준비하죠.

-딱 적절하게 압박하고 물러나네요. 마견의 수가 많거든요. 저거 용아로 다 잡으려고 하다가 오히려 본인이 잡아먹힐 수 있거든요. 그래서 중반을 준비하는 겁니다!

-용족도 가난하지만 마수는 더 가난합니다. 일벌레로 변태했어야 할 벌레들이 전부 마견으로 변태했거든요! 세 번째 확장 역시 평소보다 조금 늦어집니다. 이것도 피해입니다. 피해!

용아와 마견의 전투는 이제 없었다.

서로 간만 볼 뿐이었다.

그저 대치를 이루고 있는 용아와 마견.

어느 한쪽이 섣불리 달려들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그렇게 경기는 중반을 향해 치닫고 있었다.

****

여의치 않다.

스킬을 사용했더라면 아까 공격에서 더 큰 이득을 볼 수 있었을 거다.

아예 경기를 끝냈을지도 모른다.

아무래도 [투신]이 없다보니 무리한 전투를 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나중에 조금씩 훈련이 되면 이것도 가능해지겠지.

그렇다고 상황이 아예 나쁜 건 아니다.

용안이 일을 못할 만큼 일벌레도 일을 못했다.

테크도, 확장도 모두 늦추는 데 성공했다.

그저 용아로 끝내는 것이 불가능해진 것뿐이다.

이제 슬슬 용안을 본진으로 돌려보낼 때이다. 더 있다간 전부 잡혀 버리거든.

이제 용아의 미션은 하나.

철광 뒤로 잘 숨어들어가 마수의 신경을 계속 거슬리게 만드는 것이다.

철광 뒤는 마견이 둘러쌀 수 없는 장소.

보다 많은 마견을 잡을 수 있고 철광을 채취하는 일벌레를 한동안 또 빼게 만든다.

그러면 계속 주도권을 쥐고 흔들 수 있다.

주도권을 잡는 건 중요하다.

특히 마수전에선 더욱더.

쉽게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환국전과 달리 마수전은 주도권을 잡는 것이 여간 쉬운 게 아니다.

3인용 전장의 특성상, 그리고 초반 압박에 마견을 많이 찍었기에 이제 와서 타 스타팅 앞마당에 소굴을 펴고 방어 전선을 구축하는 전략을 할 수 없다.

그랬다간 공발업 용아에 앞마당이나 스타팅 쪽이 밀려 버릴 거다.

결국 마굴 단계에서 오랜 기간 머물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

그 말은 용혼과 비렴이 큰 힘을 낼 수 있다는 말과 같았다.

일단 경기는 내가 원하는, 중앙 힘 싸움의 형태가 만들어졌다.

난전에 휘둘리지 않고 중심을 지키는 것.

어차피 마수가 세 번째 확장을 확보하는 건 쉽지 않다. 그걸 견제해 주면서 모든 방위를 수비하는 것.

앞으로 내가 해야 할 것이었다.

****

-경기가 일찍 끝나지 않을까 싶었는데 중반으로 자연스레 연결되는 분위기입니다.

-임형규 선수의 대처도 좋았고 상대가 눈치챘다는 걸 빠르게 알아차린 이승우 선수의 판단도 너무 좋았죠.

주도권을 용족에게 빼앗겼지만 임형규도 그렇게 나쁜 상황은 아니다. 어쨌든 임형규가 자신 있어 하는 운영은 타 스타팅을 확보한 후 군락 유닛을 활용한 전투보다 센터를 힘으로 찍어 누르는 운영이었다.

그에 이승우도 발맞춘 운영을 해 주고 있었다.

-마수가 몸을 웅크리는 것이 아니다 싶으니까 이승우 선수가 수비태세로 돌아섰죠.

-좋습니다. 전판과 다른 운영을 자유자재로 구사하고 있어요!

상대 운영에 따라 카멜레온처럼 운영을 바꾸는 것.

결코 쉬운 것이 아니다.

사람마다 선호하는 음식과 색이 있듯 선수들도 좋아하는 빌드와 유닛이 있다. 그리고 대부분의 선수들이 좋아하는 빌드와 유닛을 주로 쓰며 컨트롤로 뛰어나다.

이승우는 좋은 의미도 색이 없다.

투명한 유리컵처럼 어떤 색을 쏟아 부어도 그 색으로 완벽하게 변신한다.

전판에선 공격일변도의 운영을 보여 줬다면 지금은 수비형 용족의 진수를 보여 주고 있었다.

마수가 싸움을 꺼려할 때 싸우고 마수가 싸워하고 싶어 할 땐 싸워 주지 않고 병력을 빙빙 돌린다.

어떻게 하면 마수가 곤란해지는지 너무 잘 알고 있었다.

-임형규 선수의 몸이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병력을 미친 듯이 뽑았는데! 그걸 싸워줘야 하는데 이승우 선수가 싸워 주지 않고 있어요!

-확장에 용광포를 아끼지 않고 건설하고 있습니다. 비렴도 평소보다 많은 수를 배치하고 있고요. 상대의 상황을 직접 눈으로 보고 있다는 듯 완벽하게 대처하네요. 이러면 테크가 느린 임형규 선수가 할 게 없죠.

-절대 난전에 흔들리지 않겠다는 거죠. 업이 잘되어 있긴 하지만 어쨌든 마굴 단계의 유닛이거든요? 용광포와 비렴이 함께 있다면 큰 힘을 낼 수 있는 조합이란 말입니다.

당장 병력의 수는 마수가 더 많다.

넓은 중원에서 전투를 펼친다면 회전력으로 몰아붙일 수 있을 정도.

하지만 용족의 수비라인을 뚫을 정도는 아니었다.

-군락이 점점 늦어지는데요.

-이러면 1세트처럼 이승우 선수의 전투력이 빛을 발할 수 있겠는데요?!

현재 상황이 누가 좋은지 확장의 숫자만 봐도 알 수 있었다.

마수와 용족의 확장 개수가 앞마당을 포함해 각각 3개로 똑같다.

군락에서 같은 자원을 먹는 것과 마굴 단계에서 같은 자원을 먹는 건 차원이 다르다. 지금은 용족이 너무나 좋은 상황이었다.

-용무관을 3개나 지어 준 건 진짜 환상적인 판단이네요.

-어차피 전투가 당장 벌어지지 않는다는 걸 알고 지상 병력 개발을 충실히 돌려주고 있죠.

-이거 용력 3업 된 병력까지 나오는 거 아닌가요?!

제대로 부르주아다.

중반 이후의 힘 싸움을 했다면 결코 선택할 수 없는 3용무관.

어차피 지금 병력이 소모될 일이 없기에 자원을 업그레이드에 투자하는 건 정말 좋은 선택이었다.

자원을 남김없이 썼던 전 경기와 달리 이번엔 자원이 조금씩 쌓인다.

이승우의 생산력이 떨어져서가 아니다.

이미 인구수 200이 전부 차 버렸기 때문이다.

이제 마수가 군락을 갈 때쯤 한 번 전투를 펼친다.

무식하게 들이받는 게 아니라 철저하게 이득을 보며 교환해 줄 것이다.

그렇게 효율적으로 줄어든 인구수는 지룡이나 풍백 같은 고급 유닛으로 대체 된다. 위기 없이 군락 체제와 전투할 수 있는 구도가 자연스레 만들어지게 되는 것이다.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이승우의 계획 하에 경기가 진행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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