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로열로더 신들의 전쟁-414화 (414/575)

00414  Game No. 414 새로운 역사.  =========================================================================

Game No. 414

-GG! 도재열 선수 GG를 선언합니다! 경기가 이렇게 끝나네요!

-이건 누가 와도 이길 수 없는 상황이었죠.

-이야!! 신연호 선수가 경기를 마무리 지었어요! 이 상황을 예측한 사람이 몇이나 있겠습니까?!

-우승입니다. 우승! 아스트로가 우승을 차지했어요!

4:2.

아스트로가 우승을 하려면 에이스 결정전까지 가야 한다는 예측을 뒤엎고 6세트에서 우승을 확정지었다.

이미 무대는 아스트로 선수단이 장악하고 있었다. 도재열의 GG가 나온 순간 약속이라도 한 듯 무대로 뛰쳐나왔다.

신연호가 부스를 열고 나오자마자 아스트로의 모든 선수와 코칭스태프가 신연호에게 달려갔다.

맹렬한 기세에 흠칫 놀라는 신연호.

“신연호!”

“신연호!”

“최고다. 신연호!”

여전히 관중들을 신연호의 이름을 외쳤다.

-진짜 대단합니다. 신연호 선수. 경기를 마무리 지었어요.

-정말 환상적인 순간입니다! 아스트로가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진짜 이번 시즌 기적이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 준 아스트로입니다.

신연호가 부스에서 나오기 무섭게 아스트로의 모든 팀원이 달려들었다.

헹가래부터 샴페인까지.

할 수 있는 건 모두 다 했다.

하늘로 높이 날아오르는 신연호.

본인도 이 우승이 믿기지 않는 듯했다.

모든 선수들이 정신없이 뒤엉켰다.

맹수처럼 포효했다.

그 중심엔 이재명 감독이 있었다.

원래는 우승팀 인터뷰를 해야 하지만 일단 뒤에서 대기했다.

지금 아스트로의 분위기를 망치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흐뭇한 웃음으로 무대를 바라보는 전현석 캐스터.

그나마 정신을 차리고 있는 이재명 감독과 도 수코가 뒤에 가서 무언가를 들고 나왔다.

우승 기념 티셔츠였다.

사이즈에 맞게 티셔츠를 분배했고 바로 유니폼 위에 티셔츠를 입었다.

이미 샴페인이 묻어 티셔츠가 금세 젖었지만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다.

중요한 건 그런 게 아니었다.

우승을 했고 이 자리에 있다는 사실 자체가 가장 중요한 것이었다.

밑에 있던 아스트로 스탭이 돌돌 말려 있는 무언가를 건넸다.

우승을 자축하는 현수막이었다.

드디어 아스트로의 가슴에 별 하나가 채워지는 순간이었다.

함께 기뻐하는 아스트로 팬들.

가슴이 벅차올라 말을 잇지 못했다.

아스트로의 팬을 하면서 프로리그 우승을 차지할 거라곤 생각하지 못 했을 거다.

이번 시즌 응원할 맛이 난다 싶더니 아예 우승까지 해 버렸다.

이 날을 기억하기 위해 사진을 찍는 이들도 많았다.

승자가 있으면 패자가 있는 법.

망연자실한 표정을 짓는 S1의 팬들이 눈에 보였다.

지금 이 사실을 믿을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머리에 양손을 올리고 있는 팬들도 부지기수였다.

S1 벤치라고 다를 것 없었다.

정규 리그에서 1위를 차지했지만 이제 아무런 의미 없는 기록이 되었다.

실질적으로 기록되는 건 준우승이었으니까.

씁쓸한 얼굴의 주운 감독.

마지막 경기에서 패배한 도재열은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자신이 경기를 이겼다면 결과가 달라졌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북받쳐 오른 것이다.

옆에 있던 최연규 코치가 도재열의 등을 손으로 두드려 주었다.

-정말 감동적인 경기였습니다. 창단 이후 첫 우승의 감격을 누리는 아스트로입니다!

-광안리 땅에 깃발을 꽃아 버리는 아스트로!

-아스트로에 이승우만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도 있다라고 외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박현우, 김승대, 신연호. 저번 시즌까지 아스트로 종족별 주전 선수들이었거든요! 이승우의 등장으로! 한민규라는 신예의 등장으로! 약간 관심이 줄어들었는데 너무나도 멋진 경기력으로 팀에 우승을 안깁니다!

-아. 선수들 표정 보세요. 보는 저희가 다 기쁩니다.

-정말 감격의 우승을 광안리에서 차지하는 아스트로!

-다시 한번 큰 박수로 축하해 주시기 바랍니다! 2015 프로리그 우승~!!! 아스트로입니다!

화려한 폭죽쇼가 하늘을 수놓으며 아스트로의 우승을 축하했다.

모든 것이 환상적이다.

어느 정도 분위기가 정리되자 전현석 캐스터가 정리에 나섰다.

-자. 아스트로 감독, 코치, 선수분들은 무대 중앙으로 와주시기 바라겠습니다.

이재명 감독을 중심으로 오와 열을 맞춰 서 있는 아스트로 팀원들.

그들 앞엔 우승 축하 현수막이 곱게 펴져 있었다.

아스트로가 우승 인터뷰를 하려고 준비하는 동안 S1 팀원들 조용히 옆에 나있는 계단으로 자리를 빠져나왔다.

힘없는 발걸음.

그래도 그들을 향해 위로의 박수를 보내는 S1 팬들이었다.

항상 우승만 할 순 없다.

올해 못했으면 내년에 하면 된다.

-자. 이재명 감독님께 먼저 묻겠습니다. 지금 기분 어떠십니까? 속 시원하게 한번 말씀해 주세요!

개인리그는 우승한 선수부터 찾지만 프로리그는 감독을 먼저 찾는다. 이재명 감독이 마이크를 들었다. 숨기려 해도 입가에 자꾸만 번지는 미소.

포커페이스라는 말이 무색하게 느껴진다.

마이크를 입에 가져다 대기만 했는데도 환호가 터져 나온다.

관객석 중간 중간 아스트로의 우승을 축하하는 플랜카드가 펄럭였다.

벅찬 감동에 환하게 미소 짓는 아스트로 팀원들.

“일단 S1 선수단 분들께 멋진 경기 펼쳐 줘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사실 팀이 창단 된 이래로 프로리그 주인공이 된 적이 단 한 번도 없습니다. 이변 없이 항상 하위권을 맴돌았고 그저 다른 팀의 1승 제물이 되는 것이 일상이었습니다. 저도 모르게 그 사실을 담담히 받아들이고 당연하게 생각하게 되더군요. 그러던 때 이승우 선수가 저희 팀이 왔습니다. 당시 S1은 1위를 달리고 있는 팀이었기에 진작 S1과의 승부를 포기했었습니다. 당시 이승우 선수가 연승 기록을 달리고 있었기에 그 기록을 지키는 것이 더 우선이라고 생각했죠. 그때 이승우 선수가  했던 말이 아직도 기억이 납니다. 자신이 나가서 이기겠다고. 이길 자신이 있으니까 내보내달라고. 그때 깨달았습니다. 정말 중요한 걸 잊고 있었다고. 동시에 가슴속에 사라졌던 열정이 다시 살아났습니다. 만약 그때 S1과의 승부를 포기했더라면 오늘 이 자리에 서지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때 당당히 맞서 승리를 따냈기에 이 자리에 올랐다고 생각합니다.”

이재명 감독의 말에 선수들의 눈가가 촉촉하게 젖어들었다.

그 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과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우리가 S1을 어떻게 이기냐고.

차라리 개인 기록을 달성하는 게 낫다고.

이승우의 그 발언 이후 팀 분위기 자체가 바뀌었다. 약간 쑥스러운지 이승우는 머쓱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 이후로 조금 선수들을 강하게 몰아 붙였는데 잘 따라와 줘서 너무 고맙습니다. 오늘 이겨 준 선수들, 패배한 선수들 상관없이 너무 자랑스럽습니다. 승패가 나뉘었지만 연습실에서, 무대에서 얼마나 노력했는지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노력의 결과를 함께 누릴 수 있어 너무 기쁩니다. 아.  순위가 좋지 않음에도 저를 끝까지 믿어 주신 단장님께도 감사인사를 올리겠습니다.”

그 후로 게임단 관계자들의 이름이 이재명 감독의 입에서 줄줄 나왔다.

지루해 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이재명 감독의 진심이 절절하게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

10년간의 한을 그렇게 토해 내고 있었다.

-언제 우승을 한다! 이런 감이 왔습니까? 결승에 올라온 이상 우승을 한다는 각오로 경기에 임하셨을 것 아닙니까?

“처음 감이 왔던 건 3세트였습니다. 김승대 선수가 김택윤 선수에게 승리를 거두는 순간 우승을 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뒤에서 손가락으로 브이를 그리는 김승대.

확실히 기분이 업된 모습이다.

오늘 승리를 거둔 선수들의 소감도 짧게 들었다.

그렇게 분위기가 무르익을 무렵.

-이제 프로리그 시상식을 거행하도록 하겠습니다!

무대 아래로 내려갔던 S1의 선수단이 시상을 위해 다시 무대로 올랐다.

애써 웃고 있지만 씁쓸함이 느껴지는 얼굴들.

주운 감독이 대표로 트로피를 받고 관중들을 향해 허리를 숙여 인사를 했다.

이제 남은 순서는 하나.

-자! 드디어 결승전의 피날레! 우승팀 시상이 있겠습니다!

조명이 무대의 중앙으로 쏟아졌다.

동시에 나오는 웅장한 음악.

무대 바닥이 갈라지더니 거대한 받침이 위로 솟아오르기 시작했다.

그 받침 위에 프로리그 우승컵이 놓여 있었다.

개인리그 트로피보다 크기도 크고 화려하다.

그 황홀한 자태에 관중들이 넋을 잃었다.

-2015 프로리그 영광의 우승팀은! 아스트로입니다!

전현석 캐스터의 외침이 관중석 끝까지 퍼져나갔다.

그와 동시에 이재명 감독이 우승컵을 양 귀를 잡고 하늘을 향해 번쩍 들어올렸다.

-팟. 파바밧!

아스트로를 상징하는 꽃가루가 터지며 무대를 가득 매웠다.

무대를 안방처럼 뛰어노는 선수단.

우승컵과 함께 사진을 찍으며 우승을 만끽했다.

그렇게 프로리그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

아스트로가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면서 프로리그가 마무리되었다.

올해 마지막 공식전이기도 했던 프로리그 결승전.

지난 2015년을 정리하는 기사와 글들이 하나둘 올라오고 있었다.

그 어느 때보다 이변이 많았던 시즌이 바로 2015년이었다.

개인리그에선 리쌍 라인을 위협할 이승우란 선수가 나타났으며 프로리그에선 아스트로가 돌풍을 일으키며 우승을 차지했다.

둘 중 하나만 일어나도 놀랄 일.

그것이 동시에 일어났다.

포스트 시즌 진출한 것만으로 기적이라고 했다.

경험 부족으로 얼마 지나지 않아 탈락할 거라 했다.

하지만 그런 말을 비웃기라도 하듯 아스트로는 강팀들을 차례로 격파하며 결승에 올랐고 끝내 우승을 차지했다.

정규 리그 우승은 위너스 리그 우승보다 몇 배 더 대단한 일이었다.

단순히 한 사람의 힘에 기대지 않고 팀원 모두가 하나가 되어 이룬 결과.

중간중간 흔들리기도 했지만 끝내 모든 역경과 고난을 이기고 올라왔다.

이보다 값진 것이 또 어디 있을까?

오늘 우승으로 아스트로는 부와 명예를 한 번에 얻게 되었다. 유럽이나 북미로 수출되는 중계권료가 상당하다. 우승팀은 가장 높은 비율로 이 중계권을 배분받게 된다.

<헐...진짜 아스트로가 우승했네 ㅎㄷㄷ>

<지린다. 6세트 전에 끝나면 S1이 우승할 줄 알았는데.>

<그러게. 무슨 아스트로가 S1을 뚜까패냨ㅋㅋ>

<아스트로 개오지네욬ㅋㅋㅋㅋㅅㅂ 위너스 리그, 프로리그 다 우승ㅋㅋㅋㅋㅋㅋ>

<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듣고보니 그러네? 개사깈ㅋㅋㅋ>

<이 라인에 아스트로가 이름을 올릴 줄 몰랐닼ㅋㅋㅋㅋㅋㅋ>

<아스트로 원탑 ㅇㅈ? ㅇㅇㅈ!>

<...S1 팬인데 반박할 수가 없다. ㅅㅂ 내가 아스트로한테 이런 느낌을 받을 줄이야.>

아스트로가 우승을 차지하며 많은 기록이 새로 써졌다.

우선 위너스 리그와 정규 리그 우승을 동시에 달성한 일명 더블을 이룬 세 번째 팀이 되었다.

이 기록을 먼저 보유한 팀은 S1과 CT였다.

초창기부터 이스포츠판을 좌우하던 초 거대팀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것이다. 동시에 택뱅리쌍이 속해있지 않은 팀이 7년 만에 우승을 차지하게 되었다.

이제 사람들의 시선은 연말 시상식으로 향했다.

아직 시간이 꽤 남았지만 이미 결과가 나왔다고 생각했다.

프로리그까지 우승한 이상 이승우와 아스트로를 위협하는 존재는 이제 없었으니까.

============================ 작품 후기 ============================

팀이 하나 되어 우승!

이제 공식전이 모두 마무리 되었습니다!

모두 좋은 하루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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