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407 Game No. 407 눈치싸움. =========================================================================
Game No. 407
-임형규 선수도 심리전 진짜 엄청나네요. 용안이 보고 있으니까 일부러 벌레 알로 변태 안 시키죠. 어떤 유닛 뽑을지 당장 안 보여 주겠다는 겁니다.
-동시에 한 기의 마견은 7시 쪽으로 향합니다.
-올라오고 있는 용아를 발견하는 마견!
-상당히 뻘쭘하겠는데요?
-오늘 임형규 선수 컨디션이 매우 좋아 보입니다.
용아가 지금 타이밍에 전장 중앙에 있다?
용무관을 먼저 소환했으면 절대 나올 수 없는 타이밍이었다.
놀고 있던 벌레들이 동시에 알로 변태했다.
아마 마견일 것이다.
자원이 있어도 벌레가 부족해 용아에게 당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다른 종족과 달리 마수는 벌레가 있어야만 유닛을 생산할 수 있다. 동시에 3기까지 생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간혹 이러한 점이 단점으로 작용할 때가 있다.
임형규도 그러한 공격에 몇 번 피해를 당했었고.
오늘은 그러지 않겠다는 각오가 경기 내내 넘쳐흘렀다.
이승우가 노린 것도 그 상황이었다.
모아 뛰려고 용아를 전장 중앙에 숨겨 놓고 있었는데 임형규가 마견을 보내 모든 걸 파악했다.
이러면 마수는 마견의 수를 더 찍어 줘 용아가 압박을 오지 못하게 만들면 된다.
-다시 보니까 이승우 선수가 제단이 9제단이 아니라 7.5에서 8제단이었거든요? 대각선으로 먼 거리긴 하지만 임형규 선수가 선 마견숲을 하지 않았더라면 피해 받을 수도 있었죠.
-초반은 무난하게 지나갈 듯하네요.
마견을 조금 찍긴 했지만 중간중간 일벌레도 함께 생산해 줬기에 큰 피해는 아니었다.
S1 벤치에서 한숨 돌릴 수 있는 상황.
이승우도 무리는 하지 않았다.
중간까지 나갔던 용아를 본진 쪽으로 회군시켰다.
이미 용안으로 모든 상황을 파악했다.
용아로 피해를 주기 힘들다.
괜히 어정쩡하게 나가 있다가 마견에게 잡혀 먹히면 오히려 손해다.
-용무관 심시티와 용아 세우기로 입구를 막아주는 이승우. 동시에 앞마당 확장을 가져갑니다.
-건물 순서가 조금 바뀌긴 했지만 일반적인 경기 양상으로 흘러가겠네요.
-용무관을 확인한 임형규 선수도 앞마당에 확장을 펴 주면 3소굴을 확보합니다.
무난하다.
마수가 초반 고비를 넘겼다.
역으로 압박의 기회를 잡은 상황.
임형규는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생산된 마견 전부 다 내려갑니다.
-어차피 당장 용광포가 소환되지는 않거든요. 제단 툭툭 건들면서 이승우 선수의 신경 건드려 주겠다, 이겁니다.
-임형규 선수 분위기가 상당히 괜찮은데요?
-뭐 제단이 깨지진 않겠지만 상대의 정신은 사납게 만들기엔 충분하죠.
용아가 마견을 때리러 나오면 뒤로 물러나고.
다시 입구를 막으면 건물을 때리고.
발업이 되지 않은 마견이지만 용아를 따돌리기엔 충분했다.
-용아 4기까지 나온 이승우 선수가 과감하게 앞으로 치고 나옵니다.
-마견의 수가 조금 있긴 하지만 발업이 안 된 상태라 용아를 무시하고 본진으로 난입하는 건 불가능하거든요. 그걸 잘 알고 있는 이승우 선수의 반격! 아주 좋습니다.
이승우의 용아 컨트롤이 빛났다.
맞고 있는 용아를 뒤로 빼줌과 동시에 딸려 들어오는 마견을 다른 용아로 잡아 주었다.
2기의 마견을 잃고 뒤로 빠지는 임형규.
용아를 순식간에 감싸 한 기라도 잡아내려 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그래도 나쁜 상황은 아니었다.
-이승우 선수도 센스가 좋네요. 본진 금광 안 캐는 걸 확인하고 용아가 전진한 거거든요. 뒤에 용광포가 완성돼서 발업 안 된 마견으로 무시하고 들어가기엔 상당히 부담스럽죠.
-양 선수 모두 무난합니다. 화랑도에서 자주 나오는 용마전 양상대로 경기가 흘러갈 것 같습니다.
요즘 마수들이 용족을 상대로 즐겨 하는 운영은 타 스타팅 앞마당을 확보하고 수비를 하며 군락을 가는 체제다.
화랑도에선 이런 플레이를 크게 선호되지 않는다.
타 스타팅을 확보하려면 큰 입구를 틀어막아야 하는데 그곳은 철광만 있는 확장 지역이기 때문이다.
바로 앞마당을 가져가 버리면 3금광까지는 안정적이지만 4금광을 먹기 힘들다.
금을 많이 확보하고 테크를 빨리 올리기 위해 쓰는 전략인데 화랑도에선 그 의미를 잃게 된다.
그보다 많은 철광을 활용해서 그슨대 위주로 플레이를 하는 것.
과거 용마전에서 많이 나왔던 전략이 화랑도에선 정석처럼 사용되었다.
이러한 전장을 만든 이유는 간단하다.
경기의 다양성.
아무리 좋은 음식도 세 번 먹으면 질린다.
신들의 전쟁도 마찬가지다.
틀에 박힌 듯 똑같은 전략만 주구장창 나오면 흥미가 떨어진다.
보다 많은 전략적은 플레이와 경기 양상을 보기 위해 다양한 컨셉을 지닌 전장들이 프로리그에서 많이 사용된다.
화랑도도 그중 하나였다.
용아로 마견을 쫓아내며 공중제단을 소환하는 이승우.
앞마당 금을 캐는 타이밍도 빠르다.
이는 비비와 함께 지룡도 함께 확보하기 위해서다.
이 전장은 다른 전장보다 그슨대의 물량이 많이 쏟아진다.
큰 입구 철광 확장의 존재 때문이다.
화랑도가 처음 쓰였을 때 마수들이 그슨대를 폭발적으로 생산해 한 번의 입구 뚫기로 경기를 끝낸 적이 자주 나왔다.
다수의 용광포를 소환하면 막을 수 있지만 임시방편에 불과하다.
용광포가 많다는 건 그만큼 테크가 느리고 제단의 수가 적다는 뜻.
용족의 공격권이 없다는 말이다.
그사이 마수는 다른 곳의 확장을 확보하고 더 많은 물량을 뿜어댈 거다.
그슨대의 천적 중 하나인 비렴을 빨리 확보하는 것도 무리가 있다.
고테크 유닛이기에 확보되는 속도가 느리다.
천벌도 따로 개발해 줘야 한다.
거기서 끝이 아니다.
술력도 모아야 한다.
여기까지 잘해도 천벌 한 번 잘못 떨어뜨리기도 하는 날엔 앞서 나온 경우처럼 입구가 뚫리고 허망하게 경기를 내줄 수 있다.
그럼 어떤 유닛이 좋을까?
이미 답은 나왔다.
바로 지룡이었다.
지룡은 비렴에 비해 빠르게 확보된다.
공격을 하는데 따로 개발이 필요하지 않다.
당연히 술력도 필요 없다.
토정 생산에 철이 들긴 하지만 철광이 풍부한 전장이라 부담스럽지 않다.
그리고 역으로 공격을 갈 타이밍을 잡을 수 있다.
아예 운룡의 속업까지 해 줘 지룡으로 견제를 떠나는 것이다. 김택윤처럼 멀티태스킹이 뛰어난 선수라면 마수가 정신을 못 차리고 흔들린다.
자연스레 그슨대는 공격에 나서지 못하고 본인의 구역에 발이 묶이게 된다.
지룡을 태우고 다니는 운룡이 공중에서 격추만 되지 않는다면 초반 빼앗겼던 주도권을 다시 되찾는 것이다.
평소와 다른 유닛 조합을 선택하는 건 마수뿐만이 아니었다.
용족 역시 다른 조합과 경기 운영을 해야 했다.
-이승우 선수 용안 진짜 오래 살아남네요. 마굴이 올라간 것, 그리고 광풍협곡이 바로 올라가는 것, 마지막으로 일벌레를 꾸준히 찍어 주고 있다는 것까지 전부 다 확인해 줬습니다. 이러면 용족 마음이 편하죠.
-그랬기에 큰 입구 쪽에 용광포 하나만 짓고 테크를 싹 다 올렸죠.
지금까지 용안이 살아남았으면 정말 오래 살아남은 거다.
비비가 나오기 직전까지 마수의 정보를 확인해 줬으니까.
-이제부터는 진짜 눈치 싸움입니다.
-비비가 날아가게 된다면 이제 임형규 선수의 이후 체제까지 확인할 수도 있게 되겠죠.
철광 지역에 신전과 용의 신전을 동시에 소환하는 이승우.
동시에 생산된 비비가 군주 사냥에 나섰다.
용안이 정찰을 잘해 준 덕에 바로 본진으로 날아갈 필요가 없어졌다.
-용의 신전이 빠르죠?
-앞마당 금광을 빨리 캐는 모습을 보였죠. 역시 지룡으로 상대를 흔들 생각을 가지고 있는 듯합니다.
-화랑도 두 번째 확장 지역을 확보하기가 굉장히 쉽게 때문에 안전하게 확보하면서 상대에게 타격을 입힐 수 있는 체제를 동시에 준비하고 있습니다.
비비의 공업을 돌려주는 이승우.
아직 용무관은 돌아가지 않았다. 지상 병력을 쓰는 건 그 후였으니까.
지금은 지룡과 비비에 모든 금을 투자했다.
총 3기의 군주를 잡아낸 비비.
군주가 3기나 잡혔음에도 임형규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일벌레를 확장마다 가득 붙여 놓은 임형규에게 이건 피해도 아니었다.
-임형규 선수도 소굴을 늘리면서 그슨대를 양산할 준비를 합니다.
-그슨대 진짜 쏟아지거든요. 화랑도에선. 본진 쪽에 철광 확장이 있다는 게 용족에게도 큰 도움이 되긴 하지만 이렇게 소굴 늘리고 일벌레 꽉꽉 채워 넣은 마수라면 그슨대가 폭발적으로 갑자기 확 늘어납니다. 이 타이밍이 용족에게는 가장 큰 약점입니다. 지룡만으로 방어를 하기에 살짝 벅차고 아직 비비의 수가 적고 운룡의 속업이 되지 않아 견제를 떠나기도 힘들거든요. 용족도 슬슬 제단 늘리면서 지상 병력도 조금씩 확충해야 합니다.
이제 용무관이 돌아갔다.
공업을 해 주겠지.
그때 6기의 혈풍이 2기씩 짝을 이뤄 이승우의 본진 주변을 서성였다.
-이거 운룡 노리러 온 겁니다. 운룡 한 번 잡아내면 타이밍 크게 늦출 수 있거든요.
-자. 아직 비비 공업도 되지 않아서 혈풍이 조금 부담스럽습니다. 일단 피해 다녀야 합니다.
-운룡을 잡아도 좋지만 비비를 떨어뜨려도 마수에게 좋거든요!
-시간 차입니다. 이거 시간 차예요.
비비로 쫓아내기엔 부담스럽다.
사방으로 퍼져 있는 혈풍을 모두 커버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몇 기의 혈풍이 있는지 정확히 모르기에 더욱더 그랬다.
괜히 달려들었다가 눈에 보이는 것보다 훨씬 많은 혈풍에 비비가 전부 격추되어 버리면 속업 운룡이 나와도 견제를 떠날 수 없다.
-용의 신전에서 지룡이 먼저 나옵니다.
-임형규 선수 살짝 허무하겠는데요? 지룡을 지상 유닛이라 혈풍으로 잡아낼 수가 없거든요.
-팽팽했던 긴장감이 살짝 풀어지는 느낌이네요.
결과적으로 운룡 격추 작전은 실패로 돌아갔다.
용광포가 몇 개 더 있었다면 운룡을 먼저 확보할 수도 있겠지만 딱 2개밖에 없어 지룡을 먼저 확보해 준 듯 보였다.
지룡 이후 바로 운룡이 나오겠지만 그땐 비비가 충분히 쌓인다.
6기의 혈풍으로는 어림도 없다.
혈풍을 모두 뒤로 빼는 임형규.
어차피 잡는 걸 불가능하니 수비에 동원할 생각이다.
-12시 쪽에도 소굴을 펴네요.
-당장 그슨대로 몰아치기보다 일벌레를 먼저 채워 넣었네요.
-아주 좋죠. 당장 병력이 없어 이게 뭐야 싶겠지만 곧 있으면 미친 듯이 쏟아질 겁니다. 전장에 굵은 선을 남길 수 있을 정도로 말이죠.
-현재까진 진짜 배를 잘 불렸습니다.
-너무 불러서 터질 지경입니다!
그때 이승우가 칼을 빼들었다.
-이승우 선수 운룡 나오자마자 바로 지룡과 용아 2기 태워서 견제 떠나는데요.
-바로 속업을 눌러 주었다면 될 때가 되었죠.
-이게 양날의 검입니다. 견제가 통하면 좋지만 반대로 허무하게 막힐 경우 입구 쪽에 큰 압박을 받을 수 있습니다. 지룡이라도 잡히는 날엔 큰 입구 밖을 경기 끝날 때까지 구경도 못할 수 있어요.
-일단 통하기 쉽지 않아 보입니다. 시야 확보가 너무 잘 되어 있어요. 비비나 운룡이 날아올 만한 경로에 마견이 빼곡히 자리 잡고 있거든요!
경기 유불리를 판단하는 요소 중 하나가 마수가 얼마나 시야 확보를 잘하고 있는가이다. 지금 임형규는 시야 확보를 완벽하게 해 주고 있었다. 용족이 어디로 나와도 알아차릴 수 있게끔 말이다.
-들켰습니다. 혈풍이랑 딱 마주쳤어요!
-경보가 울린 임형규! 모든 벌레가 알로 바뀝니다!
-이거 그슨대입니다. 전부 그슨대예요.
-오고 있다는 거 알아요! 오고 있다는 거 알고 있거든요!
임형규의 대처도 빨랐다.
12시에 있는 일벌레를 전부 본진 쪽으로 뺐다.
수비 범위를 좁히겠다는 것이었다.
아주 좋은 판단.
그때 동쪽에서 혈풍과 마주친 비비와 운룡이 서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목표는 앞마당 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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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좋은 하루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