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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열로더 신들의 전쟁-406화 (406/575)

00406  Game No. 406 또 만났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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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트 출전이다.

불만은 없다. 첫 경기에 나갈 때 느끼는 중압감이 무거운지 잘 알고 있거든.

그래서 내가 나섰다.

자랑같이 들릴 수도 있겠지만 우리 팀에서 개인리그 우승을 경험한 선수도, 아니 결승전 자체에 진출해본 선수가 나 밖에 없다.

4번 올라 4번 다 우승한 내가 나가는게 적격 아니겠어?

이건 확실히 자랑이네.

어쨌든 이런 상황에서 나름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다는 말이지.

다만 상대가 조금 걸린다.

또 형규다.

참 얄궂은 운명이다.

뭐 이렇게 자주 만나는지 원.

같이 1군이 되서 프로리그 우승을 이끄는 꿈을 꾸었는데 이젠 이룰 수 없는 꿈이 되었다.

둘 중 하나의 꿈은 꺾인다.

어쩔 수 없다.

미안하지만 오늘 이기는 건 우리다.

그러려면 1세트를 반드시 이겨야한다.

내가 지면 팀이 무너진다는 각오로 경기에 임해야한다.

스킬 구성도 중요하다.

많은 스킬을 가지고 있지만 실제로 경기에서 사용할 수 있는 스킬은 딱 4개뿐이다.

결승전에 사용할 스킬.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

[투신]은 반드시 챙겨야한다.

가장 큰 도움이 되는 스킬이었으니까.

그 다음은 [폭주기관차]였다.

챙길까 말까 많이 고민했다.

결론은 전자였다.

그래. 어차피 한 경기 더 이렇게 하는 건데 큰 문제 있겠어?

에이스 결정전까지 승부가 이어지지 않는다면 이번 경기가 올해 마지막 공식전이다.

가진 모든 걸 쏟아 붓고 싶어지는 건 당연하다.

나중에 후회를 남기고 싶지 않으니까.

그리고 챙긴다고 무조건 사용하는 상황이 나오는 건 아니잖아? 상황 봐서 사용 안하면 되는 거지 뭐.

세 번째 스킬은 [승부사]가 차지했다.

[폭주기관차]와 달리 몸에 부담을 주지 않는 스킬.

후폭풍이 조금 거세긴 하지만 발동되었을 때 이보다 굉장한 위력을 발휘하는 스킬은 없다.

제한 시간이 지나면 전반적인 능력치가 떨어지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지만 상관없다.

그 전에 끝내면 되니까!

나머지 한 칸은 패시브 스킬인 [CCTV]의 몫이었다.

용족전이나 환국전에선 [숨바꼭질]이 더 큰 위력을 발휘하지만 난전에 휘둘릴 가능성이 높은 마수전에선 [CCTV]가 훨씬 낫다.

동시에 두 가지 화면을 보고 판단을 내린다는 건 어마어마한 이점이었다.

이제 모든 준비는 끝났다.

오늘도 팀에 승리를 안길 수 있도록 경기를 펼치는 것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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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 조심해. 군락 전에 당하면 답도 없어. 최대한 마굴 단계에서 피해 안 본다는 마인드로 경기 진행하고 본격적인 운영은 군락 이후를 노려.”

“네. 감독님.”

용족을 상대로 마수는 자신감을 가졌다.

예외가 있다면 김택윤을 상대했을 때쯤이리라.

이번에 예외가 하나 더 추가 되었다.

이승우.

대진표를 받아든 S1의 주운 감독은 골머리를 앓았다.

분명 전장 자체는 마수가 괜찮다.

하지만 상대가 이승우라면?

더군다나 프로리그 결승전이다. 어떤 기상천외한 전략을 들고나왔을지 감도 잡히지 않는다.

하나 확실한 건 군락까지 무난하게 간다면 승산이 있다는 것이었다.

“어차피 용족이야. 군락으로 가면 크게 유리해져.”

망태할배가 나오면 용아와 용혼은 바보가 된다.

마수의 군락체제를 상대하려면 다수의 풍백과 지룡을 확보해야하는데 그게 만만치가 않다.

금이 많이 필요하니까.

반면 마수는 마견과 그슨대, 그리고 소수 가시귀를 섞어줘도 충분히 상대할 수 있다.

전장에 많이 배치되어 있는 철광을 활용하기 좋은 조합이다.

거기까지만 상황을 끌고 갈 수 있다면 해볼 만하다.

“그럼 다녀 오겠습니다.”

무대로 향하는 임형규의 표정이 사뭇 진지하다.

전쟁에 나서는 군인의 눈빛.

비장감마저 감돈다.

‘반드시 이겨야해.’

언제까지 질순 없다.

이승우에게 모든 영광을 양보할 수 없다.

빼앗아와야한다.

적어도 이번만큼은.

‘승우 형이 아무리 잘해도 용족의 유닛을 활용해서 경기를 펼칠 수밖에 없어. 약점을 공략해야해.’

마수에게 강한 위력을 선보이는 천자총통이나 해모수 같은 유닛은 이승우가 갖출 수 없다.

그렇다면 분명 약점은 존재한다.

그걸 집요하게 파고들 수 있느냐가 이번 경기의 관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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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1세트 경기가 시작도 하지 않았는데 무대가 후끈 달아오르는 것 같습니다.

-아무리 오늘 날씨가 예년에 비해 좋다고 해도 겨울이거든요! 근데 여름처럼 느껴질 정도로 엄청난 열기가 사방에서 느껴집니다!

김정식 해설은 과장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실제로 땀을 흘리고 있었다. 수만 명의 사람들이 뿜어내는 열정에 더위를 느끼는 것이다.

-이번 세트 상당히 중요한 경기 아닙니까?

-중요하죠. 정말 중요합니다. 개인리그에서도 항상 1세트의 중요성은 언급하지 않았습니까? 프로리그도 마찬가지입니다. 1세트에서 승리를 해주면 2세트에 나서는 선수가 준비한 경기 운영을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거든요. 그리고 더 나아가 과감한 전략을 사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립니다. 상대 입장에선 준비해야하는 경우의 수가 더 늘어나게 되는 거죠!

-그렇습니다. 거기에 더해 심리적으로 앞설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죠.

-해설 두 분 모두 1세트의 중요성을 강조하셨습니다. 양 팀에서도 1세트를 정말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팀의 기둥들을 딱! 내세웠거든요.

자존심도 걸려있다.

양 팀의 에이스로 불리는 선수가 이번 경기에 출전했다.

반드시 승리를 거둬야하는 경기.

특히 아스트로는 더했다.

이승우가 임형규에게 잡힌다면?

S1이 7할 이상 승리가 넘어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정도로 이승우는 아스트로의 중심 선수였다.

-치열한 심리전과 전략 싸움이 1세트에서 나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양 선수 분위기는 나쁘지 않습니다.

-오히려 좋은 편에 속하죠. 이승우 선수는 올해 마수에게 딱 3번 졌습니다. 그 밖엔 모든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며 최고의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임형규 선수도 전체적인 용족전 전적을 보면 굉장히 준수합니다. 7할에 가까운 성적을 내고 있거든요.

임형규의 용족전에서 이승우를 걷어내면 그 결과는 매우 놀라워진다.

승률이 10% 가까이 오른다.

이는 마수 선수 중 올해 용족전 최고 승률이다.

임형규에겐 억울한 일이다.

결승에서 이승우를 두 번이나 만나는 바람에 승률이 깎였으니까.

그리고 두 번의 준우승을 했으니까.

-자. 양 선수 경기 준비가 모두 끝났다고 합니다. 많이 기다리셨습니다. 더 이상 지체하지 않고 바로 1세트 전장! 화랑도로 들어가~~~~~~보겠습니다!

전현석 캐스터 특유의 외침과 함께 1세트가 시작되었다.

해일처럼 커다란 함성소리가 광안리를 덮었다. 어찌나 소리가 큰지 지진이 일어난 것 처럼 땅이 울렸다.

그 안엔 오늘 경기에 대한 기대감이 잔뜩 어려 있었다.

긴장어린 얼굴로 경기를 바라보는 양 팀의 벤치.

두 손을 꼭 모으고 기도를 하는 코치도 있었다.

-드디어 결승전 1세트가 시작되었습니다. 먼저 보이는 11시, 임형규의 붉은색 마수입니다.

-맨날 지지 않았습니까? 이번엔 잡아야죠. 천적이라는 말 없애야죠!

현재 임형규의 별명은 투귀였지만 그만큼 많이 불리는 것이 있었다.

어.준.임.

눈치 빠른 사람들은 알겠지만 어차피 준우승은 임형규의 줄임말이다. 듣기에 따라 칭찬일 수도 있고 욕일수도 있다.

일단 결승에 간다는 소리긴 한데 뒷말이 조금 애매하다.

결승 가서 지라는 거니까.

전략과 분위기, 경험 등을 토대로 진지하게 프로리그 우승팀을 예측한 이도 많지만 단순히 임형규가 있기 때문에 S1이 준우승을 할 거라는 글도 심심치 않게 올라왔다.

묘한 건 그 글의 추천수가 꽤 높았다는 것이다.

아무런 근거도 없는 말이었지만 ‘콩은 과학이다.’라고 굳게 믿고 있는 이들이 뭉쳤다.

이번에 임형규가 프로리그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면 더블 콩이이 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 글 말미엔 이번 시즌 OSL 준우승을 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고 적혀있었다.

이들이 아쉬워한 건 임형규가 OSL 결승에 오르지 못해서가 아니다.

트리플 콩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과연 이들은 임형규의 팬일까?

아니면 안티 팬일까?

그건 임형규가 받아들이기 나름일 것이다.

-이에 맞서는 이승우 선수의 본진은 5시에 위치해있습니다.

-가장 먼 거리가 나왔네요.

일단 거리는 대각선이다.

전략적인 수를 던지는 선수가 이득을 보기 쉽지 않은 전장.

먼저 변수를 둔 건 이승우였다.

-이승우 선수 큰 입구 쪽에 용무관이 아닌 제단을 먼저 소환합니다.

-용안을 잠깐 쉬었거든요? 2제단까지 올라갈 수 있습니다.

마수전에서 2제단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선수는 단연 이승우였다. 이번 경기에도 그럴 가능성이 충분히 있었다.

하지만.

-제단을 하나만 소환하네요. 큰 입구쪽 철광을 캐서 본진으로 돌아가는 용안.

-솟대를 소환하면서 가로로 정찰을 나갔는데 7시에 없었거든요. 세로나 대각의 거리에서 99제단을 하는 건 무리라고 생각해서 1제단으로 전략을 고친 것 같습니다.

전략은 이처럼 유연하게 변해야한다.

준비해왔다고 무조건 하는게 아니다.

자신이 원하는 위치에 상대가 있고, 상대가 예상대로 움직여준다면 정말 좋겠지만 그럴 확률은 적다.

상황에 따라 다른 식의 운영을 준비해 와야 한다.

지금이 그런 경우다.

임형규의 진영이 7시였다면 이승우느 과감하게 2제단을 올렸을거다.

큰 입구가 중앙 쪽으로 돌출되어 있는 전장의 특성 상 가로 지역의 러시 거리는 상당히 가까운 편이다.

그걸 노린 전략을 한 번 준비해봤는데 일단 대각선에 위치해 있어 무위로 돌아갔다.

-일단 선제단에서 나온 용아로 큰 피해를 주긴 힘들어 보입니다. 임형규 선수 초반 공격을 예상하고 군주를 생산해준 이후에 바로 마견숲부터 지어주고 있거든요?

-조금 가난하지만 초반을 안정적으로 버텨내겠다는 겁니다. 공짜로 먹을 수 있는 철광 확장이 있어 다른 전장에 비해 마수의 물량이 훨씬 빠르게 쏟아지거든요. 소굴보다 마견숲을 먼저 짓는 거 정도야 금방 커버할 수 있다 이겁니다.

이승우의 용안과 임형규의 일벌레가 엇갈렸다.

용안은 일벌레의 뒤를 쫓지 않았다. 소굴 짓는 걸 방해하기보다 빌드를 먼저 보겠다는 것이었다.

본진을 빠져나간 일벌레가 큰 입구 쪽, 그러니까 철광 확장이 있는 곳에 두 번째 소굴을 펼쳤다.

바로 앞마당에 소굴을 펼쳐도 되지만 그럴 경우 초반 압박에 상당히 취약하다.

큰 입구를 먼저 확보한 후 세 번째 소굴을 앞마당에 지어도 늦지 않다.

일종의 3소굴 강제 전장이지만 큰 입구 쪽에 철광 확장이 있어 마수에게 그리 나쁜 전장은 아니었다.

오히려 마수가 좋은 성적을 냈다.

가장 많이 치러진 경기가 마마전일 정도였다.

-임형규 선수. 벌레를 모았다가 알로 변태했거든요? 2마견만 찍고 나머지 일벌레 찍었으면 낭패 볼 수 있거든요?

-그렇죠. 과연 어떤 선택을 했을지.

먼저 생산 된 2마견.

그 뒤에 생산되는 유닛이 일벌레라면 초반 용아 찌르기에 피해입을 수 있습니다.

S1의 팬들이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화면을 바라보았다.

이미 생산 된 용아가 전장을 가로 질러 11시로 올라오고 있었다.

용안도 소굴 근처를 맴돌며 추가 유닛이 무엇인지 확인해려주는 움직임을 보였다. 일벌레가 나온다면 주저없이 용아로 찌르고 들어올거다.

-일벌레가 아닌 마견이네요.

-용안이 뻔히 보고 있는데 일벌레를 찍기는 부담스러웠던거죠.

6마견을 확인한 순간 용아의 움직임이 우뚝 멈추었다. 한기로 와봤자 아무런 피해를 줄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일단 숨겨 초반 공격은 없다는 식의 심리전을 펼치는 것.

아주 좋은 판단이었다.

6마견을 상대로 용아 한 기는 그리 위력적이지 않다.

아무 것도 하지 못하고 잡힐 확률이 높다.

가느니만 못한 상황.

용아가 올라오지 않으면 마수는 안심하고 일벌레를 찍게 된다.

그때를 노려야했다.

마견은 그대로 6기가 유지되고 용아가 2기가 되는 그때를.

============================ 작품 후기 ============================

치열한 심리전!

과연 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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