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403 Game No. 403 각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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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흐. 됐다!
4세트 복수 성공!
되로 받고 말로 줬다.
이자에 인심까지 두둑하게 챙겼으니 이 정도면 만족한다.
그러기에 누가 먼저 마패하래?
앞마당에 했으니 난 본진에 해준다.
이 정도 서비스는 되어야 진정한 마패지.
이럴 줄 알았으면 [안드로메다]나 [승우네 관광버스]라도 좀 챙길 걸 그랬나?
이 건 조금 아쉽네.
어차피 또 쓸 수 없는 전략인데 말이지.
솔직히 운이 좋았다.
이영우의 일꾼이 정말 늦은 타이밍에 도착했다.
천운이지. 천운.
처음 나온 전략이라 용아 한 기가 입구를 막고 있어도 이영우가 제대로 된 대처를 하지 못했지만 앞으로는 다를 거다.
최소한 궁병으로 찌르는 모션을 취하겠지.
그러면 경기 터지는 거다.
내 속도 함께 터지고.
지금 경기도 마찬가지다.
만약 이영우가 궁병과 일꾼을 긁어모아 찌르기를 시도했다면 흑완이고 나발이고 세상에 태어나지도 못했을거다.
이번 경기에서 흑완을 제외하고 생산 된 전투 유닛은 용아 한 기가 전부다.
환국전에서 용혼이 전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것도 꽤 의미 있는 기록 아닌가?
용아만으로 경기를 끝낸 것도 아니고 용아에서 흑완으로 테크가 확 넘어갔으니.
용아로 길을 열고 흑완이 안으로 들어간 순간 엉덩이가 들썩였다.
그 자리에 벌떡 일어나 소리치고 싶었다.
온 몸의 피가 빨리 돌았다.
결승!
결승이라니!
갑자기 컴퓨터 전원이 꺼지지 않는 한 결승 진출은 바뀌지 않는다.
생각만해도 끔찍하다.
그런 일이 발생하면 멘탈이 그대로 터질 것 같네.
4세트에서 패배해 마음이 무거웠는데 정말 다행이다.
에이스 결정전에서 경기를 끝낼 수 있게 되서.
신전이 지어지는 순간.
-이영우 : GG
이영우가 GG를 선언했다.
“됐다!”
개인리그 우승때보다 더 큰 기쁨이 몰려들었다.
너무 기분이 좋아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다.
일단 할 수 있는 건.
“감독님!”
부스문을 열고 팀원들을 향해 뛰어가는 것이었다.
“잘했다!”
“대박!!!”
“이길 줄 알았어!”
“이번 경기 최고였다!”
팀원들의 환한 미소가 보인다.
그리고.
“으억!”
난 또 한 번 하늘을 날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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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영우의 입에서 탄식이 터졌다.
경기가 터졌다.
흑완이 보여도 잡을 수 있는 병력이 없다.
거기에 더해 본진에 신전까지 소환되고 있었다. 입술이 바르르 떨렸다.
절대 나오지 말았어야 할 상황.
‘실수했다.’
누구의 잘못으로 돌릴 수 없다.
전진 건물에만 너무 신경 써 상대의 본진을 소홀히 생각했다.
용아 한 기만 외롭게 언덕 입구를 지키고 있었을 때 의심을 했어야했다.
적어도 궁병을 전진시켜 상대를 흔들었어야했다.
결과적으로 판을 흔들 변수를 내지 못했고 패배했다.
그 것이 상대와 자신의 차이였다.
이제 와서 후회해봤자 소용없다.
이미 경기는 끝났으니까.
“고생했다.”
“우리가 앞에서 잘했어야했는데. 미안하다.”
경기가 끝난 후 고개를 떨어뜨리는 이영우를 향해 위로의 말을 던지는 팀원들.
그럼에도 이영우의 얼굴은 쉬이 펴지지 않았다.
팀원들이 승리를 거둬주지 못해 화가 난게 아니다.
에이스 결정전에서 승부를 마무리 짓지 못한 스스로에게 화가 난 것이다.
조금 만 더 신중했다면 다른 결과가 나왔을 수 있었을텐데.
첫 정찰을 가로가 아닌 세로로 보냈다면 결과가 달라졌을 수도 있었을텐데.
이영우의 머릿속에 온갖 생각이 떠다녔다.
후회가 소용없다는 걸 알지만 안 할 수가 없었다.
이건 개인리그가 아닌 프로리그였으니까.
한 사람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더 이상 리그를 진행할 수 없게 되었으니까.
그런 이영우를 이정훈 감독이 아무말 없이 안아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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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기적이네요. 기적이 또 한 번 나타나네요!
-아스트로가 프로리그 결승 진출을 하다니! 이건 진짜 기적이라는 말 밖에 나오지 않습니다.
-눈으로 보고도 믿기지 않네요.
아스트로가 정말 결승에 진출했다.
그 것도 CT를 2:0으로 꺾고.
분명 위기는 있었다.
4세트에서 이승우가 이영우에게 잡혔을 때만 하더라도 3경기까지 갈거라 예상했던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그 정도로 이승우의 패배는 컸다.
하지만 꾸역꾸역 3:3 승부를 만들더니 에이스 결정전에서 이승우가 이영우에게 복수를 하며 결승행 티켓을 손에 쥐었다.
6강 플레이오프부터 플레이오프까지.
이승우의 활약도 컸지만 다른 선수의 활약도 컸다.
이승우만 빛났다면 지금처럼 결승전에 올라가는 일은 없었을거다.
모두 중요한 골목에서 제 몫을 해줬다.
GO, 나무전자, CT.
다시 한 번 봐도 어마어마한 대진이다.
그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결승행.
통신사 더비가 아닌 다른 매치가 4년 만에 이뤄졌다.
이미 커뮤니티는 난리가 났다.
새로고침을 누르는 순간 페이지가 바뀔 정도로 많은 양의 글이 올라오고 있었다.
최근 3년 간 이보다 많은 글이 올라온 일은 없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왘ㅋㅋㅅㅂㅋㅋㅋ 내가 지금 보고 있는게 맞는거?>
<ㅋㅋㅋㅋ통신사 더비가 깨지길 바랬는데 그 팀이 아스트로가 될줄은 몰랐땈ㅋㅋㅋ>
<ㅇㅈ ㅋㅋㅋ 다른 팀이 못한거냐? 아스트로가 잘한거냐?>
<미친놈 당연히 아스트로가 개잘한거지. 존나 경기력 못봄? 다들 개 쩔들만.>
<미쳤다. 미쳤어. 와. 아스트로 7년 팬인데 결승전가게 될 줄 꿈에도 몰랐다.>
<위에 놈 보살이냐? 아스트로 7년 팬 하게? 차라리 육군 팬을 하지.>
<코스프레 하는거 아님? 사람인 이상 아스트로를 7년 팬질할리가...>
<ㅇㅇㅇㅇ아스트로 7년 팬이면 지금 이 세상 사람 아님. 최소 2~3년전에 쓰러졌음.>
무언가 슬픈 댓글이었지만 그 정도로 아스트로가 보여준 성적은 별 볼일 없었다.
꼴찌를 하지 않으면 다행일 정도였으니까.
이제 한 걸음 남았다.
아스트로가 다음주에 있을 결승전에서 S1을 잡고 우승을 한다면?
이스포츠 역사 가장 충격적인 일로 자리 잡을 것이다.
결승 진출을 확정지은 아스트로와 인터뷰가 바로 이어졌다.
오늘 경기에 승리를 거둔 선수들과 이재명 감독이 인터뷰석에 나란히 앉아있었다.
CT의 벤치는 휑하게 비어있었다.
경기가 끝난 직후 그들은 경기장을 쓸쓸히 빠져나갔다.
패자의 퇴장에 관심을 두는 이는 얼마 없었다. 오직 팬만이 안타까워할 뿐이었다.
아직 승리의 여운이 가시지 않았는지 양 볼이 붉게 물들어있는 아스트로의 선수들.
여전히 결승진출이 믿기지 않는 듯 했다.
허벅지를 살짝 꼬집어보는 선수도 있었다. 느껴지는 고통에 얼굴을 찡그리는 대신 환하게 웃었다.
-다시 한 번 축하의 말씀 전하겠습니다. 결승 진출 정말 축하드립니다!
캐스터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터지는 함성과 박수.
어찌나 큰지 인터뷰를 더 이어가기 힘들 정도였다. 현장 스텝이 나서 관중들을 진정시킨 후에야 인터뷰를 이어갈 수 있었다.
-정말 열기가 뜨겁습니다. 일단 감독님에게 먼저 여쭙고 싶습니다. 오늘 승리 예상하셨나요?
이재명 감독이 마이크를 들었다.
“네. 예상했습니다.”
자신감 넘치는 대답에 술렁이는 관중석.
-오. 확신에 차 있는 대답인데요?
-그렇죠. 실제로 결과가 그렇지 않습니까? 2:0. 아주 깔끔한 승리죠.
-4세트에서 이승우 선수가 패배했을 때 어떤 생각을 하셨습니까?
“별다른 생각이 없었습니다. 2:2가 되었구나. 그게 전부였습니다.”
약간 의외의 대답이었다.
살짝 고개를 갸웃거리는 중계진.
-팀의 에이스인 이승우 선수가 패배해서 불안한 건 없었나요? 남은 두 경기를 내리 패배해 패배할 수도 있었으니까요.
-아니면 혹시 두 세트 중 한 세트만 잡으면 에이스 결정전, 그러니까 다시 이승우 선수가 나오니 괜찮다고 생각하신건가요?
이렇게 생각하는 게 당연했다.
팀 전력 5할 이상으로 평가받는 이승우가 패배했다.
에이스 결정전에 나가도 확실히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
그럼에도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니.
“아닙니다. 물론 이승우 선수가 큰 힘이 되고 있긴 하지만 저희 팀에 이승우 한 명만 있는 게 아닙니다. 다른 선수들도 있죠. 그 선수들을 믿었습니다. 실제로 멋지게 승리를 가져다줬고요. 포스트 시즌 내내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단 한 번도 흔들린 적이 없습니다.”
한 때 흔들린 적도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아니다.
본인의 기록과 상관없이 S1전에 나가고 싶어하는 이승우를 보면서 반성했다.
그 열정적인 눈빛을 보며 반성했다.
동시에 깨달았다.
중요하지 않은 경기는 없다고.
패배해도 되는 경기는 없다고.
그 전까지 강팀과의 대결에서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 지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어느새 패배주의에 물든 것이다.
그 사실을 깨닫는 순간 화들짝 놀랐다.
그리고 원래의 열정을 되찾았다. 원래의 목표를 다시 바라보게 되었다.
그 후 단 한 경기로 열과 성을 다하지 않은 경기가 없다.
최선을 다했다.
매 경기를 결승전처럼 임했다.
그렇게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다보니 진짜 결승전이 눈 앞에 다가왔다.
깨달음이 없었다면 얻지 못했을 성과였다.
이재명 감독은 본인의 생각을 덧붙이며 이야기를 마쳤다.
이재명 감독의 대답이 끝나마자마 관중석에서 감탄이 흘러나왔다.
모두 숨을 죽이고 경청할 수밖에 없는 이야기.
동시에
승자에게만 보이는 여유가 자연스레 흘러나왔다.
결승 진출을 자주 해내는 팀처럼.
그렇게 인터뷰가 10분 더 이어졌다.
승리를 거둔 선수들도 한 마디씩 했다.
이승우의 차례가 온 순간 다시 한 번 박수가 쏟아졌다.
그 어느 때보다 큰 소리가 경기장에 울려 퍼졌다.
오늘 승리의 일등 공신이다.
4세트에서 비록 패배하긴 했지만 획기적인 전략으로 에이스 결정전에서 승리를 따냈다.
8승 1패.
이승우가 이번 포스트 시즌에서 거둔 성적이다.
물론 다른 선수들도 큰 활약을 해줬지만 이승우의 존재로 인해 보다 쉽게 결승에 오를 수 있던 건 사실이다.
오늘 MVP도 이승우가 받았다.
어느새 인터뷰는 끝을 향해 가고 있었다.
-자. 이제 마지막으로 결승에 올라 있는 S1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올 것이 왔다.
도발의 시간.
이재명 감독이 마이크를 고쳐 잡았다.
“정규리그 1등을 하고 결승에 안착하는 것이 가장 좋은 것이 라고 생각했습니다. 6강 플레이오프에서 결승까지 간다는 보장도 없고 설사 간다하더라도 그 사이 무수한 경기를 치르며 체력과 전략이 많이 소모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직접 그 과정을 거친 지금 그 생각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포스트 시즌은 저희를 더 단단하게, 그리고 강하게 만들었습니다. 오히려 결승에 직행해서 연습실에서만 경기를 펼치는 것이 독이 아닐까라는 생각마저 들더군요. 연습 많이 하시길 바랍니다. 4:0으로 당하지 않으려면 말이죠.”
꽤나 강한 도발.
기대 이상이었다.
경기장이 후끈 달아올랐다.
커뮤니티도 마찬가지였다.
-결승진출을 다시 한 번 축하드리며 인터뷰를 마무리 하도록 하겠습니다.
-아주 힘이 느껴지는 인터뷰였습니다.
-결승 진짜 볼만 하겠는데요?
-내일 발표 될 엔트리가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신경전이 장난 아닙니다. 자존심을 건 최상의 엔트리가 나오겠죠.
결승전 엔트리는 내일 바로 발표된다.
결승전 대진이 완성되지 않았기에 S1은 아직 엔트리를 결정하지 못했다.
그건 아스트로도 마찬가지다.
양 팀은 오늘 거의 머리를 맞대고 밤을 새우며 엔트리를 짤 것이다.
과연 어떤 선수가 결승에서 맞붙게 될 것인가?
대진에 따라, 상대하는 종족에 따라 얼마든지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이재명 감독의 자신감 넘치는 발언처럼 정말 4:0으로 아스트로가 S1을 꺾는 기적이 나올 것인지, 아니면 미리 올라가서 기다리고 있던 S1이 가볍게 아스트로를 누를 것인지.
많은 이들의 예상이 커뮤니티를 벌써부터 가득 매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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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결승! 진출!
모두 좋은 하루 되시길!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