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로열로더 신들의 전쟁-402화 (402/575)

00402  Game No. 402 이건 이자야.  =========================================================================

****

하늘성소를 소환한 순간 감이 왔다.

이 경기는 내가 잡았다고.

이렇게 빠른 타이밍에 하늘성소가 올라갈거라고 이영우는 저대 예상하지 못할거다.

아끼고 아껴둔 필살기였는데 여기서 꺼내들게 될 줄은 몰랐다.

두 번은 통하지 않겠지만 한 번은 무조건 통할 전략.

상상을 초월하는 속도로 흑완이 확보된다.

어느 정도 운도 따랐다.

원 서치를 당했다면 용혼 한 기를 찍을 수밖에 없다. 그만큼 테크가 올라가는 속도가 느려지겠지.

동시에 일꾼을 쫓아낸 후에야 건물을 올릴 수 있었겠지.

적어도 이번엔 행운의 여신이 나를 향해 활짝 웃어주었다.

나는 원 서치!

이영우는 막 서치!

감사합니다. 여신님!

이대로라면 무조건 통한다.

이영우가 전진 제단을 발견해도 마찬가지다. 애초에 거기까지 계산에 둔 전략이다. 꽤 오랫동안 준비한 전략이거든.

흑완을 생각하긴 쉽지 않을거다.

오히려 용혼 올인 쪽으로 생각하겠지.

이러면 앞마당이나 언덕 아래 쪽에 망루를 건설할 가능성이 높다.

대장간이나 의방은 아예 생각도 못 하는거지.

그러면 어떻게 되냐고?

별 거 있나.

흑완의 쇼타임이 시작 되는거지.

****

지금까지는 이승우의 수가 통하는 분위기다.

흑완을 볼 수 있는 화살탑이나 천부단이 건설 된 기미가 아직 보이지 않았으니까.

당연한거다.

이렇게 빨리 흑완이 나올 거라 생각하지 못할테니까.

4분 5초.

하늘성소가 완성 된 시간이었다.

정확히 측정해보지 않았지만 여태 이보다 빠르게 하늘성소가 지어진 건물은 없었을거다.

아직 상황을 모르기에 태평한 얼굴의 이영우.

반면 초조한 표정으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입술을 잘근잘근 씹고 있는 이정훈 감독.

아직 모르는 자와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자의 차이는 극명했다.

‘이런 빌드를 꺼내들 줄이야.’

이정훈 감독은 등 뒤로 소름이 쫙 서는 걸 느꼈다.

에이스 결정전에 승부수를 던질 거라고 예상했다.

이번 경기를 잡으면 팀이 결승에 오르니까.

그래서 전진 건물류를 조심하라고 미리 이영우에게 일러둔 것이었는데 이승우는 그보다 한 발짝 더 앞선 전략을 선보였다.

전진 건물?

그건 속임수다.

굳이 전진 건물이 아니어도 지금과 같은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

본진에서 걸어오나 전진 제단에서 걸어오나 흑완이 환국의 본진에 도착하는 시간은 크게 차이 안 난다.

그럼에도 전진 제단을 한 이유는 시선을 돌리기 위해서다.

본진에서 전진 제단 쪽으로.

철저히 계산 된 플레이.

용족이 환국을 상대로 상성이 앞서는 걸 이용한 플레이다.

같은 실력이면 환국이 용족을 이기기 힘들다.

이건 정설이다.

이영우와 정명혁이 모든 용족에게 앞설 수 있던 이유는 현존하는 용족 선수보다 한수에서 반수 정도 앞서기 때문이었다.

근데 이들과 동급, 아니 그 이상일 지도 모르는 용족 선수가 등장했다.

원래 상성대로 승패가 나오는 건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었다.

-이영우 선수 전진 제단 발견했습니다!

-모든 궁병 그리로 이동합니다!

-아. 이걸 파괴하면 정말 좋겠지만 그러기엔 힘들어 보이거든요?

-그렇죠. 이미 흑완이 찍혔거든요!

경기장이 술렁였다.

CT 벤치 분위기는 초상집 그 자체였다.

-아. 나왔어요! 나왔습니다!

-깜짝 놀라는 이영우!!!

-환국은 이제 천자총통 하나 찍혔습니다. 아직 화차도! 지뢰개발도 되지 않았는데! 벌써 흑완이 나왔습니다. 세상에. 이게 말이 되는 상황입니까?

-극단적으로 빠를 수 밖에 없는게 이승우 선수 병력 용아 한 기 밖에 안 찍었습니다. 용혼을 아예 생략한 초초초초 패스트 흑완을 들고 나온 거에요!

-진짜 강심장입니다. 이 전장에서 이승우 선수가 센터 2도감에 당할 뻔 한 적이 있지 않습니까? 역 언덕을 이용해서 전진 도감류가 잘 나오는 전장임을 알고 있음에도 이런 과감한 전략을 선택 한거에요!

환국 입장에서 큰일 났다.

용혼 러시를 생각해 앞마당에 망루를 짓고 있는 이영우.

제대로 헛다리를 짚은거다.

그 사이를 유유히 지나가는 흑완.

꾸물거리는 흑완을 보는 순간 이영우의 얼굴이 꿈틀거렸다.

-지뢰! 지뢰로 어떻게든 막아내야합니다.

-용족도 최대한 빠르게 흑완을 생산한거라 지뢰를 제거해 줄 수 없는 병력이 없거든요?

-솔직히 지금 상황은 용족에게 너무 좋습니다. 8:2? 아니 9:1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하지만 아직 경기를 더 지켜봐야한다고 말하는 이유는 오직 하나. 환국이 이영우 선수기 때문입니다. 일단 지뢰를! 지뢰를 입구 쪽에 매설해서 흑완이 본진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막아야합니다. 궁병 다 죽어도 돼요! 길 막고! 지뢰 매설만 제대로 된다면....아!!

그 사실을 이승우도 알고 있었다.

언덕 중앙에 박히는 지뢰를 역 이용해 오히려 궁병과 천자총통을 잡아내는 이승우.

그 과정에서 흑완 한 기가 잡혔지만 상관없었다.

두 번째 흑완이 이미 도착을 했으니까.

이영우가 부지런히 지뢰를 매설했다.

어느 쪽으로 올 줄 모르니 좌우에 꼼꼼하게 지뢰를 배치했다.

이영우도 놀고 있는게 아니었다.

지뢰를 매설함과 동시에 대장간을 올리고 있었다. 조금만 더 시간을 끈다면 어찌 될지 모른다.

하지만.

-이승우 선수 지뢰 제거반으로 용아를 데려왔어요!

-본진에서 일꾼의 정찰을 막아주었던 그 용아죠!

-큰 일을 해줄 용아입니다.

용아로 인해 더 이상 시간을 끌 수도 없게 되었다.

용아가 지뢰 2개와 함께 장렬히 산화했다.

흑완의 길을 열어준, 아주 의미 있는 죽음이었다. 용아의 희생으로 열린 길로 흑완이 이동했다.

이제 흑완을 제거할 수단은 전혀 없었다.

-평범하게 하지 않네요. 4세트에서 많이 화가 났나 봅니다.

-아. 흑완이 여기서 멈추지 않을겁니다. 계속 찍혀서 올겁니다.

-그냥 흑완만 계속 보내도 됩니다! 이영우 선수 화통 도감 하나 밖에 없거든요? 화차 생산하기도 바쁠 겁니다!

아래쪽 지뢰가 매설 된 곳으로 화차가 흑완을 유인하려 했지만 쉽게 넘어가지 않는 이승우. 화통도감 주변을 맴돌며 추가로 생산 될 화차를 기다렸다.

다행히 한 대만 맞고 뒤로 빠져나가긴 했지만 지뢰를 매설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

그 뒤로 흑완이 따라붙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지뢰를 매설하려면 그 자리에 잠시 멈춰야한다.

그 사이 따라 붙은 흑완에 의해 화차가 터질 가능성이 농후했다. 화차 뿐만 아니라 매설되고 있는 지뢰까지 함께 터질 수 있다.

이미 매설되었다면 모르면 모를까 눈에 훤히 보이는 지뢰에 당할 이승우가 아니었다.

-이영우 선수 어렵습니다. 어떻게든 시간 끌어서 막아내야하는데 이승우 선수가 시간을 주지 않고 있어요.

-화차가 쌓이든, 궁병이 쌓이든 무언가 쌓여야 어떻게 수가 나올텐데 이승우 선수 진짜 타이트하게 몰아붙이네요. 이러면 화살탑이 건설되어도 큰 의미가 없죠.

-맞습니다. 그냥 때리든 말든 화살탑 부셔버리면 끝입니다.

흑완의 공격력은 40.

2~3기의 흑완이 화살탑을 일점사하면 눈 깜짝할 새에 깨진다.

일꾼이 화살탑을 둘러 싸 화살탑을 깨는 것이 여의치 않으면 일꾼을 줄여줘도 된다. 그 자체로도 심대한 타격이다.

-이영우 선수 금세 땀으로 얼굴이 젖었습니다.

-지금 상황이 굉장히 힘들다는 걸 본인이 가장 잘 알겁니다. 뒤가 있다면 흑완을 보는 순간 GG를 쳤을 정도로 빌드가 엇갈렸어요.

이영우가 GG를 치지 못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이번 경기에서 패배하면 팀이 그대로 탈락하기 때문이다.

-진짜 이영우 선수의 심리는 너무나도 잘 파고든 전략입니다.

-괴롭죠. 괴롭습니다.

-지금 굉장히 정신 없을거에요. 여기 저기 공격을 받고 있다는 신호가 뜰 거거든요!

지금 상황에서 가장 좋은 건 화차 한 기를 밖으로 돌려 이승우의 본진에 난입시키는거다. 어차피 이승우도 용혼 일절 없이 흑완을 주구장창 생산헤 몰아붙이려 하고 있다.

집중만 잘해준다면 화차로 큰 피해를 줄 수 있는 것이다.

이영우도 시도를 해봤지만 금세 막혔다.

거기까지 이미 예상하고 있던 이승우가 이영우의 언덕에 흑완 한 기를 세워뒀기 때문이다.

보이지 않는 벽에 막혀 언덕을 빙빙 돌던 화차가 흑완에 터졌다.

이렇게 죽을 화차가 아니었다.

-그래도 이영우 선수 대장간 완성되었거든요? 동시 다발적으로 화살탑 지어야 합니다.

이승우가 화살탑을 짓는 걸 방해하러 올거다.

전부다 지키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몇 개는 내주더라도 한 두개는 반드시 완성시켜야했다.

일단 보여야 싸우든 말든 할 것 아닌가?

화살탑이 지어지는 위치가 군영 주변이라 지뢰를 매설하기 껄끄러웠다. 흑완이 지뢰를 안고 일꾼이 있는 쪽으로 가면 대참사가 발생할거다.

그나마 심시티를 잘해놔 안쪽의 화살탑을 지으려면 빙 돌아온다는 것이 이영우에게 다행이라면 다행인 점이었다.

그래도 흑완의 활개를 치는 건 막을 수 없었다.

보이지 않는 학살자에 동료가 죽어나가는 걸 그저 지켜볼 수 밖에 없는 일꾼들.

그저 다음 희생자가 본인이 되지 않길 빌며 두려움에 떠는 것이 지금 할 수 있는 전부였다.

-아. 화살탑이 완성시키는 건 무리가 없을 것 같은데 병력이 없어요. 화차가 나오는 족족 잡히고 있습니다. 일꾼으로 흑완을 잡으려는 건 계란으로 바위치는 것과 똑같거든요!

-그 사이 흑완이 3기까지 늘었습니다. 지뢰에 흑완이 잡히긴 하지만 늘어나는 속도가 훨씬 빠릅니다!

-화차는 한 기 밖에 없습니다. 이건 보여도 이길 수 없는 싸움이에요!

그 순간 이승우의 본진 쪽에서 내려오는 유닛 하나.

무엇인지 보지 않았지만 모두 알 것 같았다.

그 유닛은 바로.

-옵니다. 이제야 오네요.

-그렇죠. 와야죠. 왜 안오나 했습니다. 그냥 당하고 있을 이승우가 절대 아니죠!

-세상에서 가장 마음 급한 용안이 전장을 가로 질러 달려오고 있습니다!

용안이었다.

4세트의 복수를 하기 위해 달려오는 용안.

신전을 지을 생각에 그 어떤 용안보다 빠르게 달려오고 있었다.

세상에서 가장 신나보이는 용안이다.

관중석에서 절로 박수가 터졌다.

발바닥에 땀이 나도록 뛴 덕일까?

어느새 이영우의 앞마당에 도착한 용안이었다.

-이승우 선수 흑완 살짝 뒤로 뺍니다.

-나가지 말라는 거죠! 신전이 지어지는 거 보고 나가라는 겁니다!

-최승원 해설의 말처럼 복수하기 전에 나갈까봐 흑완을 살짝 무르는 겁니다.

-아주 의욕에 넘쳐흐르는 이승우! 복수는 이렇게 하는거라고 외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때 이승우의 얼굴이 클로즈업되었다.

싱글벙글.

아주 표정이 좋다.

우승을 했을 때보다 더 좋아보인다.

-웃고 있습니다! 마패를 할 생각에 웃고 있어요!

-안심된거죠. 나갈까봐 조마조마했는데 이제 용안이 도착했으니 그럴 일이 없지 않습니까!

-과거 이영우 선수가 팀이 지고 있는데 웃고 있지 않았습니까? 이승우는 상대를 안드로메다로 보낼 생각만 하면 웃음이 나는 것 같습니다!

흑완을 밀어내는 것만으로 정신이 없는 이영우였기에 본진으로 들어오는 용안을 발견하지 못했다. 이미 경기는 끝났다.

흑완에 의해 천자총통이 장악되었다.

추가 병력을 생산하려면 천자총통을 띄워 뒤로 옮겨야한다.

-이승우 선수. 입가에 미소가 가득 번졌습니다!

-생각만해도 기분 좋아지죠.

-지금 이승우 선수 자원 상황이 어떻게 되죠?

중계진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중앙 화면이 이승우의 개인 화면으로 전환되었다.

현재 보유한 철광은 300.

차곡차곡 올라가는 철광에 관중들이 카운트 다운을 시작했다. 마치 새해를 기다리는 사람처럼.

“5!”

철광 324.

“4!”

철광 348.

“3!”

관중들의 목소리가 점점 커졌다.

산타크로스의 선물을 기다리는 아이마냥 해맑은 웃음이 가득 번졌다. 물론 CT의 팬들은 똥씹은 표정으로 화면을 바라보고 있었다.

“2! 1!”

1을 외치는 순간 400을 넘기는 철광.

그리고.

-신전! 신전이 소환되었습니다!

-아. 여긴 용족 팬들의 축제 현장입니다!

이영우의 군영 옆에 신전이 소환되었다.

동시에 경기장과 신들의 전쟁 커뮤니티가 폭발했다.

============================ 작품 후기 ============================

복수는 최대한 빠르게!

오늘은 여기까지 올립니다.

내일 연재가 사정 상 쉴수도 있습니다.

최대한 그런 일이 없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럼 모두 좋은 하루 되시길.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