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로열로더 신들의 전쟁-396화 (396/575)

00396  Game No. 396 심리전의 끝.  =========================================================================

트리플 지역에 용안이 서 있는 걸 본 순간 이영우가 본진에 군영을 하나 더 지었다. 띄워서 날리겠다는 것이었다.

동시에.

-어? 뭐죠? 건설하고 있던 화살탑 3개를 취소합니다.

-아. 지금 이승우 선수가 지룡사당을 앞마당, 그러니까 보통 천리안으로 확인하지 않는 곳에 숨겨지었거든요. 본진과 트리플 지역에 천리안 뿌려보고 1제단 트리플 확장인 줄 오해하고 화살탑을 전부 취소했어요!

화살탑을 전부 취소해버린 것이다.

이정훈 감독이 두 눈을 질끈 감았다.

이영우가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한게 아니다.

오히려 신들의 전쟁에 대해 너무나 잘 알고 있기에 내린 판단이다.

이영우처럼 눈치가 빠른 선수가 아니었다면 이승우의 심리전이 통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일단 안전하게 화살탑을 박고 시작 했을테니까.

하지만 이영우는 조금의 손해도 보기 싫어하는 스타일의 선수다.

그리고 본인의 실력에 자부심이 상당하다.

자신의 판단을 100% 신뢰하는 것이다.

이러한 점 때문에 80% 중반대의 고 승률을 보이는 거지만 지금처럼 역 이용당할 수도 있다.

이승우처럼 맞춤 빌드를 완벽하게 준비 해 온다면 말이다.

-이러면 상황 모르죠. 화살탑 다 취소했거든요.

-원래대로라면 들어갈 틈이 없었을 겁니다. 있다 하더라도 운룡이 환국의 본진에 갇혔을 겁니다. 근데 지금은 아니에요! 기회가 왔어요!

운룡이 2용아와 지룡을 태워 출발했다.

-아. 철광 225원 아끼려다가 경기가 터질 수도 있겠는데요!

-속업! 속업도 되었습니다!

-이야. 운룡에 아주 힘을 싣는 빌드! 이영우 선수가 완전 잘못 짚었어요!

-천하의 이영우 선수가 이렇게 속아 넘어가나요!

-이승우 선수의 연기가 정말 환상적이었습니다. 트리플 저역에 용안을 세워놓지 않았더라면 이상하게 생각했을 수도 있는데 천리안을 찍었을 때 딱 용안이 보였어요! 그러면 확장을 생각하지 지룡을 생각하진 않거든요!

-건물을 숨겨놓은 위치가 정말 좋았습니다. 혹시 앞마당에 천리안을 찍어둘 걸 대비해서 금조차 채취하지 않았어요. 금광 하나로 지룡도 뽑고 속업도 했다는 말입니다!

-이런 플레이를 할 수 있는 선수는 지금 이승우 선수 밖에 없죠!

심리전은 용안 하나 뿐이 아니었다.

중계진이 말한 것 처럼 하나의 금광에서만 금을 채취한 것도 이영우를 속이기 위한 플레이 중 하나였다.

보통 하나의 금광에서 지룡도 뽑고 운룡의 속업도 하지 않는다.

혹시 숨겨놓은 건물이 들키더라도 속업만큼은 알리지 않겠다는 의도였다.

결과적으로 대성공이다.

지룡을 생산한 것도, 속업을 한 것도 모두 들키지 않았으니까.

-이영우 선수가 지나치게 완벽하다보니까, 사소한 것까지 하나 하나 다 계산하다보니까 문제가 된거 아니겠습니까!

-속업 운룡이 날아가는데 화살탑이 하나도 없어요!

-병력 자체도 그리 많지 않습니다. 천자총통은 3기까지만 찍고 다 화차 눌러줬거든요?

아뿔싸하는 표정과 함께 뒤늦게 화살탑을 올리는 이영우.

하지만 이미 운룡은 이영우의 앞마당에 도착했다.

-자! 내렸어요! 내렸어요!

-뭉쳐있는 일꾼을 향해 꽝! 꽝꽝!

이영우가 즉각 반응했다. 일꾼을 바로 본진으로 빼줬다.

날아간 토정이 일꾼 2기를 잡아냈다.

-아. 이걸론 부족해요. 아직 부족합니다.

-본진으로 가야죠. 아직 본진엔 싱싱한 사냥감이 많이 남아있거든요!

-천자총통이 별로 없어요. 견제를 위해 화차를 먼저 뽑았기 때문에 천자총통이 얼마 없습니다. 아직 기회는 많아요!

본진은 무방비였다.

본진으로 올라왔던 일꾼들이 다시 앞마당 쪽으로 피난을 떠났다.

이래저래 바쁘게 움직이는 일꾼이었다.

-일 났습니다. 이영우!

-일단 하나!

-아직 총 세 기 잡혔죠.

-아직까진 괜찮습니다.

-한 번 더 할 수 있습니다. 아래쪽으로 내려가서!

병력과 함께 돌아오는 일꾼.

지룡의 용력이 조금 닳긴 했지만 아직 용아가 1기 살아 있어 병력의 공격을 끌 수 있었다.

하지만 이승우는 지룡을 내리지 않았다. 괜히 위험을 감수하지 않겠다는 뜻이었다.

지룡을 다시 운룡에 태워 미련없이 떠나는 이승우.

목적지는 앞마당이었다.

직선으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운룡과 달리 이영우의 기갑병력은 먼 길을 돌아가야한다.

본진을 수비하기 위해 갔던 병력이 다시 돌아오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이제 앞마당입니다. 앞마당! 앞마당!

-자. 용아 먼저 내려서 천자총통에게 대신 맞아주고! 지룡! 지룡!

-내려서 한 방! 이거 제대로 들어가면 끝나는 겁니다!

-제대로 들어갔어요!

-우와!!!! 이거면 본전 뽑은 겁니다!

-본전이 뭡니까?! 그냥 본전에, 이자에, 수익까지 다 뽑아 낸거죠!

-대박입니다. 대박.

토정의 폭사와 함께 다수의 일꾼이 잡혔다.

동시에 터지는 환호.

이승우의 팬들이었다.

-아. 천하의 이영우라도 화살탑 없이 속업 운룡을 따라다니는 건 벅차죠!

-이영우 선수 경기 점점 불리해져가고 있는겁니다!

-이승우 여기서 만족안합니다. 본진으로 한 번 더 향했어요.

-킬 수. 킬 수 한 번 확인해보죠.

아직 용아 한기가 살아있기 때문에 한 번더 공격을 할 수 있다.

용아와 지룡이 내린 순간 옵저버가 지룡을 눌렀다.

킬수는 무려 12킬이었다.

모두 일꾼을 잡은 것이었다.

이 정도면 제대로 활약했다.

이미 한 부대의 일꾼을 잡았기 때문에 이승우도 무리하지 않았다.

그저 일꾼을 앞마당으로 한 번 내 쫓는 것으로 만족했다.

괜히 욕심 내다가 병력에 지룡이 터지면 환국에게 타이밍을 내줄 수 있다.

현재 용족이 지닌 병력은 그리 많지 않다.

제단이 3개지만 모두 돌릴 수 없다.

트리플 신전을 활성화 시키는데 집중했기 때문이다.

지룡이 잡히는 순간 환국이 일꾼을 끌고 일명 빡 러시를 나올 수 있다.

그런 위기를 자초할 필요는 없다.

-13킬!

-이승우 선수 빠져야 할 때를 압니다. 여기 저기 화살탑 지어주고 있는 거보고 화차 한 기 마저 잡아주고 바로 빠져버리네요.

-아. 6시 쪽으로 유유히 날아가는 운룡을 그저 지켜볼 수 밖에 없습니다.

이영우가 입술을 잘근잘근 씹었다.

일꾼이 한부대나 잡힌 상황보다 완벽히 속아 넘어갔다는게 더 괴로웠다.

-아. 저 지룡이라도 잡아줬어야하는데. 아. 이러면 이영우 선수가 할게 없습니다.

-이승우 선수는 그냥 안전하게 트리플 늘리고 물량 확보하면 됩니다.

-아니면 공격적으로 한 번 더 들이밀어볼 수 있죠. 지룡이 살아있으니까요!

6시 쪽으로 빠져나가던 운룡이 완성 된 군영을 발견했다.

그러면 한 번 병력을 뽑아 트리플을 먹기 위해 내려오는 환국의 병력을 잡아먹어줘도 된다.

트리플 지역으로 내려오지 않는다면 굳이 공격 들어갈 필요는 없다.

그냥 이영우의 시야 내에서 알짱거리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트리플을 늦추는 것 자체가 피해였으니까.

그 사이 테크와 제단을 늘릴 때로 늘리면 중반 이후의 물량 싸움에서 크게 앞서나갈 수 있다.

-역시 이승우입니다. 이승우다운 플레이가 나왔어요!

-정찰을 완벽하게 하면 뭐합니까? 이렇게 중간에 확 꼬아 버리는데.

-오히려 정찰에 성공한 것이 마이너스가 됐습니다. 차라리 못 봤더라면! 그랬더라면 화살탑을 취소하지 않았을 텐데요!

결과론적인 이야기지만 이영우가 화살탑을 취소하지 않았더라면 경기는 이영우에게 좋게 흘러갔을거다.

속업운룡과 지룡이 아무 것도 하지 못했을테니까.

그랬으면 환국이 화통도감을 확 늘리고 한 번 타이밍을 잡아도 됐을 거다.

하지만 이승우는 이영우가 화살탑을 짓지 않을 거라 확신했다.

최적화를 좋아하고 본인의 판단으로 조금이라도 이득을 보려 하는 이영우의 특성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이제 이승우 선수는 마음이 편하죠.

-기다리면 됩니다. 이영우 선수가 트리플을 먹으러 나오면 병력으로 한번 바꿔주면 되고 앞마당에서 수비를 취하면 문어발처럼 확장을 뻗어 가면 그만입니다.

-이영우 선수 표정이 많이 어둡습니다.

이미 트리플 지역에 신전이 완성 된 이승우.

제단도 한 개 더 추가해 4개를 보유하게 되었다.

-다시 생각해봐도 이승우 선수의 심리전이 기가 막히네요.

-이승우 선수가 단순 물량이나 전투력이 뛰어난 선수였다면 지금처럼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을 겁니다. 분석당하고 추락했겠죠. 근데 이승우는 다릅니다. 오히려 본인이 상대를 분석하기 위해 더 노력하고 있어요.

-제대로 당했네요. 일단 앞마당이 틀어박혀 있는 건 상황이 안좋다고 판단했는지 트리플 쪽 수비를 위해 나오는 이영우 선수.

-글쎄요. 저게 과연 옳은 선택인지 모르겠습니다.

트리플을 피해없이 확보만 한다면 이영우도 이 상황을 뒤집을 수 있다.

하지만 그걸 이승우가 그냥 지켜볼 리 없었다.

-자. 이승우 선수 병력 아래로 내려옵니다.

-현룡으로 환국이 자리잡고 있는 거 확인했죠.

천자총통의 간격을 띄워 폭사하는 일이 없게 배치했고 군데군데 지뢰를 매설하고 화살탑을 지어 수비에 집중하는 모습이었지만 어딘지 모르게 엉성해보였다.

-이승우 선수 작정했네요. 운룡 1기 더 뽑았습니다. 2기에요! 2기!

-2기라는 건 다른 운룡에는 용아 4기가 타고 있다는 뜻이거든요!

-아. 이거 불안불안해보이는데요. 라인 뚫릴 것 같은데요!

2기의 속업 운룡이 도착하자마자 공격을 들어가는 이승우.

해설자의 말처럼 1기의 운룡엔 4기의 용아가 가득 들어있었다.

용아가 천자총통 옆에 내리며 폭사를 유도했다.

그 틈을 파고드는 용혼들.

일사분란한 모습이 아주 인상적이었다.

순식간에 달려든 용혼이 앞서 돌출 되어 있는 천자총통을 잡아냈다.

왔다갔다 하느라 자원 채취를 원할히 하지 못한터라 평소보다 천자총통의 수가 적었다.

-아. 이거 병력의 수가 압도적으로 차이가 나네요.

-지룡이 없어도 이길 수 있는 규모입니다!

-이승우 선수 지룡 컨트롤하면서 병력도 이렇게 많이 생산한건가요? 정말 이 선수 손이 몇개인가요?!

천자총통이 동시다발적으로 터져나갔다.

동시에 일그러지는 이영우의 표정.

거의 피해 없이 환국의 수비 라인을 걷어낸 용족의 병력이 그대로 앞마당 쪽으로 이동했다.

언덕에 천자총통을 배치하며 어떻게든 막아보려했지만 이미 2기의 운룡을 보유한 용족의 기동성에 무너질 수밖에 없었다.

방금 전 전투에서 크게 활약하지 못했던 지룡이 2기의 천자총통을 잡아냈다.

본진엔 지룡이, 앞마당엔 용혼이 환국의 기지를 쑥대밭으로 만들고 있었다.

-이영우! 이렇게 무너지나요!

-진짜 이승우 선수만 만나면 왜 이렇게 약한 모습을 보이는 겁니까!

탄식과 함께 이영우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용혼만 있다면 일꾼으로 어떻게든 비비기를 시도하며 막아볼텐데 지룡이 있어 그 것도 불가능했다. 접근하는 족족 토정에 의해 폭사할테니까.

-GG가 나와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GG! 이영우 선수 GG!

-이승우 선수 에이스의 역할은 또 다시 해냅니다!

-3:1로 앞서나가는 아스트로!

-이게 웬 일인가요?! CT가 1경기에서 위기에 몰리고 말았습니다!

이영우가 패배하며 스코어가 3:1이 되었다.

이제 한 경기만 내주면 승리는 아스트로의 차지가 된다.

이 경기를 뒤집을 수 있는 건 오직 하나, 에이스 결정전 뿐이었다.

============================ 작품 후기 ============================

모두 좋은 하루 되시길!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