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로열로더 신들의 전쟁-395화 (395/575)

00395  Game No. 395 명경기.  =========================================================================

Game No. 395

-4세트 경기 이제 막 시작했습니다.

-굉장히 중요한 경기입니다. 몇 번을 더 강조해도 전혀 지나치지 않죠.

-자. 일단 서로의 위치는 가로로 나왔습니다.

이승우의 위치는 11시였고 이영우의 위치는 5시였다.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묘한 긴장감이 경기장에 감돌았다.

최고와 최고의 대결.

3년간 프로리그 다승왕을 차지했던 이영우가 2위로 밀려났다.

그 자리를 대신 차지한 건 지금 경기를 펼치는 이승우였다.

마지막 경기에서 맞대결이 없었다면 차라리 기회가 없었다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었겠지만 마지막 경기에서 2패를 당하며 다승왕 자리를 내준 이영우가 할 수 있는 말은 없었다.

나오는 족족 변명이나 핑계로 치부될 거다.

자신의 위치를 빼앗긴 건 프로리그만이 아니다.

이승우의 첫 우승을 차지했을 때 상대가 바로 이영우다.

송병호처럼 개인리그 우승을 한 번 빼앗긴 것이다.

프로리그와 개인리그.

복수해야 할 것이 많다.

오늘이 그 마지막 기회다.

오늘마저 실패하면 완벽한 패배로 사람들의 머릿속에 기억될 거다.

마우스를 움켜쥐는 이영우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눈빛이 다르다.

사나운 맹수의 눈빛.

모니터를 뚫고 상대를 바라보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이 일 정도였다.

오늘 경기도 시작하기 전에 자로 꼼꼼하게 세팅을 마쳤다.

이영우의 트레이드마크.

만약 다른 선수가 이런 행동을 했다면 꼴불견 소리를 100% 들었을 거다.

이승우도 만만치 않다.

이미 무대 적응은 끝났다.

적응을 넘어 즐기고 있는 상태.

패기보다 여유가 느껴졌다.

이제 무대에서 벌벌 떠는 이승우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양 선수의 초반은 생각보다 무난하게 흘러갔다.

-이영우 선수 본인이 가장 자신 있어 하는 도감 더블을 시전합니다.

-이영우 선수도 정말 배짱 두둑하네요. 이승우 선수가 전진 제단 플레이를 정말 선호한다는 걸 알면서도 도감 더블을 하는 건 막을 자신이 있다는 거거든요?

-그렇죠. 최근 이승우 선수를 상대로 위축된 빌드를 선택하는 선수들이 많은데 역시 이영우 선수는 그건 선택을 하지 않네요. 본인의 길을 과감히 갑니다.

-이러니까 이 둘의 대결이 기대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도감 더블을 하며 빠르게 앞마당을 확보한 이영우와 달리 이승우는 먼저 용혼을 생산하는 빌드로 가닥을 잡았다.

제단의 위치로 봐 용아로 압박하려는 생각은 없어 보였다.

빌드 싸움에선 이영우가 이겼다.

아직까지 정찰을 떠나지 않는 이승우.

이영우는 가장 가까운 가로부터 체크한 후 11시 방향으로 일꾼이 올라갔다.

가장 마지막에 이승우의 본진을 발견하게 되겠지만 그건 상관없었다.

지금 빌드가 워낙 좋게 맞물렸기 때문이다.

-사실 이승우 선수가 엄청난 포스를 보여 주며 모든 이의 시선을 빼앗고 있긴 하지만 이영우 선수도 만만치 않거든요? 이승우 선수에게 유독 약한 모습을 보여 주고 있을 뿐이지, 그 밖의 다른 선수들을 상대할 땐 여전히 신의 위엄을 제대로 보여 주고 있습니다.

-그렇죠. 본인도 그 사실을 잘 알 겁니다. 그래서 오늘 미친 듯이 이기고 싶을 겁니다. 어쨌든 이승우를 넘어야 개인리그든 프로리그든 우승할 수 있는 거 아니겠습니까? 벌써 4회 우승이거든요? 2회 우승만 더 하면 최다 우승 기록과 타이가 됩니다.

지금의 기세로 본다면 늦어도 2016년 안에 이승우가 양대 통합 3회 우승, 그러니까 골든 마우스와 골든 배지를 확보할거라 대부분 생각했다.

아예 2016 시즌1까지 제패하며 전무후무한 6회 연속 우승이라는 대업을 달성할거라 믿는 사람도 꽤 많았다.

그 정도로 많은 이들이 이승우의 실력이 연신 엄지를 치켜세우고 있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최단 기간 골든 마우스, 골든 배지 기록을 갈아치우게 된다.

괴물 같은 기록으로 말이다.

그때 이승우의 기록이 오른쪽 아래 나왔다.

순간 우와 하는 탄성이 터졌다.

프로리그 정규리그 67승 6패.

포스트시즌 6승 0패.

사람이 할 수 있을까 싶은 기록이다.

승수도 승수지만 승률이 정말 말도 안 된다.

공개방도 아니고 프로들 간의 경기에서 90%가 넘는 승률을 내다니.

-진짜 봐도 적응이 안 되는 수치네요.

-미친 기록이죠. 진짜. 이런 선수가 어떻게 툭 튀어나왔는지 모르겠습니다.

-3라운드부터 프로리그에 참가한 선수가 다승왕을 차지했습니다. 그것도 역대 다승 3위라는 기록을 세우면서요.

-다음 시즌이 정말 기대되죠.

현재 단일 시즌 역대 다승 1위는 김택윤이 보유한 75승이다.

이승우가 올 시즌의 활약을 다음 시즌에도 보여 준다면 이 기록을 깨는 건 식은 죽 먹기일 것이다.

그 이상의 기록을 내는 것도 충분하다.

마의 80승 벽을 깨 버릴지도 몰랐다.

-이승우 선수 용혼 1기가 나왔을 때 바로 앞마당에 신전을 올릴 준비를 합니다.

-아예 용안 정찰을 생략하고 용혼으로 정찰을 가네요.

이영우가 도감 더블을 한 것도 배짱이지만 이승우의 이러한 플레이도 배짱 플레이였다.

정찰 없이 용혼 한 기에 바로 앞마당이라니.

이영우가 초반 공격적인 운영을 했다면 꼼짝없이 당했을지도 모른다.

-일단 서로 분위기는 나쁘지 않습니다. 굳이 따지자면 이영우 선수가 조금 더 좋긴 하지만 용혼 한 기일 때 바로 앞마당을 가져간 이승우도 그렇게 확장이 늦는 편은 아니거든요.

-이대로면 어떤 승부가 나올지 정말 궁금합니다.

-무난하게 중반 이후로 흘러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서로 먹고 싶은 만큼 충분히 먹을 수 있는 환경이거든요.

정찰운은 이승우에게 따랐다.

힘겹게 모든 스타팅 포인트를 거쳐 온 일꾼과 달리 바로 세로로 내려가 이영우의 진영을 확인해 줬으니까.

앞마당에 위치한 도감과 망루를 보는 것만으로 이영우가 도감 더블을 했다는 걸 알 것이다.

그건 이영우도 마찬가지였다.

이승우 본진 구석에 일꾼을 숨기고 있었다.

어차피 지금 당장 볼 건 없다는 것이었다.

조금 더 숨어 있다가 결정적인 건물이 올라갔을 때 확인해 주려는 심산이었다.

양 선수의 레벨을 생각하면 정찰은 어마어마한 변수로 작용한다.

성공하느냐 실패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뒤바뀔 수 있을 정도다.

-용안 한 기가 나가기에 1제단 트리플을 하는 건가 싶어 깜짝 놀랐는데 정찰을 나가려 했던 용안인가 보네요.

-그렇게 했으면 꼼짝없이 당할 뻔했죠. 일꾼이 본진에 숨어 있는 걸 모르니까요.

정찰을 막은 상태에서 1제단 트리플을 가는 건 어느 정도 성공할 가능성이 있지만 지금처럼 이영우가 확인할 수 있는 상황에서 가는 건 자살행위다.

확인하는 즉시 바로 타이밍을 잡고 올라올 것이다.

아무리 이승우가 날고 기어도 본인의 카드를 훤히 보여 준 상태에서 이기는 건 불가능하다.

-숨어 있던 일꾼 이제 움직이죠.

-먼저 앞마당의 유무를 확인해 주는 이영우. 앞마당에 지어진 솟대를 확인하고 다시 숨습니다.

-진짜 영리하게 플레이하네요. 현재 일꾼이 왔다 갔다 하고 있는 쪽에 이승우 선수의 건물이 없거든요? 즉 이승우 본진이지만 이영우만 이승우의 건물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승우 선수는 일꾼의 움직임을 전혀 모르고요.

-이승우 선수의 용혼이 여기저기 돌아다닙니다.

-일꾼을 찾고 있는 거죠. 분명 정찰을 왔을 텐데 안 보이니까 트리플 지역까지 용혼을 보냅니다.

-그 일꾼이 본진에 있을 거라고 꿈에도 생각하지 못 할 겁니다.

빌드를 상대에게 알려 주지 않는 건 굉장히 중요하다.

아무리 전투를 잘해도 빌드를 알려 주면 이기기 힘들다. 최대한 숨겨 상대가 모든 걸 대비하게 만들어야 한다.

그러려면 첫 정찰로 나온 일꾼을 끊어 줘야 한다.

지금 밖으로 나온 일꾼을 찾기 위해 용혼이 이리저리 돌아다닌 것도 손해였다.

원래대로면 앞마당 망루를 두드려 줘야 할 용혼들이었기 때문이다.

일꾼 한 기를 숨김으로써 앞마당 압박까지 막는 이영우의 움직임이 아주 좋았다.

-이제 저 일꾼은 제단 하나에서 용의 신전 올라간다는 거 확인하면 제 몫 다해 주는 겁니다.

-앞마당 간다는 거 확인하니까 이영우 선수 과감하게 2화통도감부터 가지 않습니까? 당장 지룡이나 흑완이 올 가능성이 없기 때문이죠.

-자. 일꾼이 이번엔 본진으로 향합니다.

본진에 있는 일꾼을 보는 순간 깜짝 놀라는 이승우.

왜 이게 여기 있지 하는 표정이다.

그렇게 찾아 헤맬 땐 없더니.

이승우의 얼굴에 씁쓸한 미소가 내리 앉았다.

지금 이 상태에서 본진을 훤히 보여 준 건 결코 좋은 게 아니었으니까.

-제단 하나에서 용의 신전까지 올린다는 걸 깔끔하게 확인해 줍니다.

-이러면 이영우 선수 걱정이 하나 사라지죠. 천천히 플레이해도 됩니다.

-2화통까지 올리지 않았습니까? 추후에 의방과 천부단 건설해 주고 천리안으로 지룡이나 흑완 테크 혹은 트리플 지역 확인해 주면 바로 2화통 트리플 가며 본인이 원하는 상황 만들 수 있습니다.

-무난하게 흘러가면 빌드의 선택권은 이영우 선수에게 있습니다.

현룡이든 뭐든 유닛을 집어넣어야 상대가 뭘 하는지 파악할 수 있는 용족과 달리 환국은 천리안이라는 술법이 있어 본진을 할 수 있다.

맞춰갈 수 있는 운영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눈치가 빠른 이영우가 천리안까지 쓸 수 있다니.

범에게 날개를 달아 준 격이었다.

두 번째 화통도감을 올린 후 의방과 대장간을 건설해 주는 이영우.

-의방과 대장간을 모두 지어 주네요. 만반의 준비까지 하는 이영우!

-일단 눈으로 용의 신전을 보지 않았습니까? 지룡이 날아올 수도 있거든요.

화통도감을 먼저 늘렸기에 병력의 양이 화통도감 하나에서 의방과 대장간을 건설했을 때보다 많다. 만약 이승우가 지룡을 썼는데 그게 실패로 끝난다면?

타이밍 러시에 큰 위기를 맞게 된다.

3기의 용혼이 망루를 쉬지 않고 두드렸다.

아까 못 다한 공격을 하려는 것 같았지만 이도 그리 오래가지는 못 할 거다.

곧 천자총통이 나오니까.

-이승우 선수 제단 하나에서 바로 지룡 테크 타 줬죠.

-근데 이걸 이영우 선수가 지금 예상하고 있다는 게 문제입니다. 흑완부터 지룡까지 모두 방비할 수 있는 체제를 가고 있어요.

경기의 흐름이 이영우 쪽으로 살짝 가고 있다.

주먹을 움켜쥐며 고개를 주억거리는 이정훈 감독.

‘아직까지는 좋아.’

초반 정찰이 컸다.

지룡으로 이영우를 흔들려는 이승우.

이 의도가 이영우에게 완벽하게 들켰다. 지룡을 안전하게 막고 타이밍을 노리면 한 번에 끝낼 수 있다.

유일한 변수는 상대가 이승우라는 점이었다.

-환국이 너무나도 좋아 보입니다.

-일단 진천형 개발은 끝났고 동시에 2개의 부속건물이 돌아가는 걸 보니 화차의 이동속도와 지뢰 개발이 동시에 들어간 모양입니다.

-화차로 상대를 흔드는 운영을 하겠다는 거죠.

앞마당과 본진에 천부단을 다는 이영우.

첫 번째 천리안이 본진 쪽에 뿌려졌다.

눈에 보이는 건 3개까지 늘어난 제단과 용의 신전이 전부였다.

그 다음 천리안이 뿌려진 곳은 트리플 지형이었다.

그곳에 용안 1기가 있는 걸 확인한 이영우.

이것이 어마어마한 변수로 작용할 줄 아무도 몰랐다.

============================ 작품 후기 ============================

요즘 글 외적인 문제 때문에 머리가 많이 아프네요.

그냥 글만 신경쓰고 싶은데...ㅠㅠ

모두 좋은 하루 되시길.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