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394  Game No. 394  나와라. 이영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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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아스트로가 나무전자를 패승승으로 꺾고 플레이오프에 올라왔다.

힘겨운 싸움이었다.

이제 CT와 결승 진출을 두고 경기를 펼치게 된다.

도합 5경기를 펼치며 바쁜 시간을 보낸 아스트로와 6강 플레이오프와 준 플레이오프가 치러지는 동안 휴식을 취한 CT의 대결.

어느 쪽이 더 유리한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보통 휴식을 취하며 상대 전력을 분석하고 그에 맞는 전략을 준비한 쪽이 낫다고 하지만 계속해서 경기를 치르며 경기력을 끌어올린 팀이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결승에 안착한 적도 꽤 있었으니까.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건 투우록이었다.

이영우와 이승우의 대결.

송병호와 이승우의 만남도 많은 관심을 받았지만 투우록만큼은 아니었다.

결과부터 말하자면 이번 플레이오프는 축제 그 자체였다.

1경기와 2경기 모두 투우록이 탄생한 것이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냐고?

두 팀이 약속이라도 한 것 처럼 이승우와 이영우를 4세트에 배치했다.

진검승부를 해보자는 의미일 것이다.

이승우가 자주 나오는 세트에 이영우가 나왔고 이승우는 피하지 않았다.

그렇게 결승급 대박 매치 업이 플레이오프에 성사되었다.

모두 4세트이기에 어떤 결과가 나와도 이 둘의 대결은 치러진다.

굉장히 중요한 매치다.

반드시 1승을 거둬줘야 하는 선수들 간의 대결.

이승우의 등장으로 이영우의 활약이 전보다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지만 여전히 80% 이상의 승률을 보이며 신의 위엄을 뿜어내고 있다.

80% 후반대의 승률을 지닌 이승우가 그냥 사기인 것뿐이다.

그 어떤 팀의 에이스보다 든든한 선수들.

이들의 패배는 생각할 수도 없다.

팀의 사기까지 생각한다면 2패 이상이라 말해도 과장은 아니다.

다시 한 번 CT가 결승에 올라 S1과 결승에 오를 것인가?

아니면 아스트로라는 새로운 팀이 결승에 오르는 기염을 토할 것인가?

모두들 흥미진진한 얼굴로 결과를 기다렸다.

아스트로의 팬이라서가 아니라 CT와 S1의 결승을 또 다시 보고 싶지 않아 아스트로의 결승행을 바라는 이도 꽤 많았다.

우승 팀이 왔다 갔다 하긴 했지만 지난 3년간 광안리에서 치러진 프로리그 결승에 오른 팀은 CT와 S1으로 똑같았다.

4년 같은 결승전을 보고 싶지 않았다.

이런 대진을 바라는 팬은 CT 팬 뿐일거다.

조금 더 다른 결승을 보고 싶은 팬들의 열망은 어찌보면 당연할 것이다.

아무리 CT와 S1의 경기력이 좋다고 해도 매번 보면 질릴 수 밖에 없다.

아무리 맛있는 음식이라도 세 번 먹으면 질린다고 하지 않았던가?

이미 그 세 번을 다 채웠다.

이제 팬들은 새로운 걸 보고 싶었다.

그게 아스트로가 될 줄은 아무도 몰랐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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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8일.

준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한 나무전자를 비롯해 다른 팀들은 내년을 위한 준비를 한참 하고 있었다. 새로운 피를 수혈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팀도 있었고 휴식을 취하며 기운을 보충하는 팀도 있었다.

아예 휴가를 없애고 연습에만 매진하는 팀도 있었다.

공식전이 남은 팀은 이제 세 팀뿐이다.

그 것도 11월 30일 내에 두 팀으로 줄어든다.

그 첫 대결이 오늘 시작되었다.

1세트에선 윤여준과 김대형이 만났다.

용족간의 대결에서 승자는 김대형이었다.

빌드로 우위를 점한 선수는 없었다.

서로 같은 빌드로 시작했으니까.

하지만 김대형이 노련한 경기운영으로 조금씩 앞서나가더니 용혼-지룡 전투에서 완벽히 승리하며 경기를 가져갔다.

병력을 갖추는 것까지 따라왔지만 전투 센스는 김대형이 조금 더 앞섰다. 운룡이 지룡을 태웠다 내렸다하면서 용혼과 지룡의 공격을 적절히 뺐다.

용혼의 진영도 좋았다. 최대한 넓게 퍼져 토정의 공격이 다 들어가지 않게 했으니까.

윤여준으로선 마지막 전투에 내내 마음에 남아있을 것이다.

그때 조금만 더 잘했더라면 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었으니까.

그래도 상대는 김대형.

이영우 다음으로 좋은 성적을 보여주고 있는 선수였다.

나름 잘싸웠다고 할 수 있었다.

이어진 2세트에선 김승대와 박수천이 만났다.

타임 어태커라는 별명답게 초반 타이밍 러시를 준비해 온 박수천.

중요한 경기일수록 본인의 색을 보여주는 것이 낫다.

하지만 김승대가 이른 시간에 전략을 눈치 채면서 제대로 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김승대는 박수천의 초반 공격을 예상하고 있었다.

코치진과 무수한 회의 끝에 모든 타이밍 러시에 대처하는 방법을 준비했다.

혼자라면 결코 하지 못했을 일.

팀이라 가능한 일이었다.

김승대는 서두르지 않았다.

유리한 상황임에도 공격을 퍼부어 경기를 끝내기보단 이 상황을 유지하면서 본인이 자신있어하는 군락 이후의 체계를 갖추고자 했다.

원래라면 세 번째 금광 확장을 가져가기 위해 힘겨운 싸움을 펼쳐야하는 마수지만 지금은 너무나도 쉽게 세 번째, 네 번째 금광을 가져갔다.

불리한 전황을 역전하기 위해 금와를 날려 본 박수천이지만 김승대는 거기까지 예상하고 있었다.

혈풍으로 날아오는 금와를 완벽하게 격추하는데 성공했다.

내린 병력은 궁병 1기가 전부였다.

아예 못 내린 것보다 못한 정도였다.

박수천의 얼굴과 팬들의 얼굴이 동시에 일그러졌다.

동시에 스쳐지나가는 허무함.

CT 선수들과 코치진들의 얼굴?

두 말 할 필요도 없었다.

내내 경기가 잘 풀리지 않는 박수천.

이런 날이 간혹 있다.

하는 족족 안 좋은 결과를 낳는 날이.

박수천에게  하필 오늘이 그런 날이었다.

-박수천 선수 GG를 선언합니다!

-김승대 선수가 왜 망태할배 장인이라 불리는지 너무나도 잘 보여준 경기라고 생각합니다.

김승대는 망태할배를 잘쓴다.

오늘도 그런 장점이 유감없이 발휘되었다.

소수드랍과 동시에 멀티를 견제하는 난전 유도가 일품이었다.

2세트 승리로 균형을 다시맞춘 김승대.

아스트로 마수 라인의 중심임을 사람들의 머릿속에 각인시켰다.

이승우와 한민규의 등장으로 아스트로는 남부럽지 않은 용족과 환국 라인을 갖췄다.

사실 용족 라인은 이승우 혼자 북 치고 장구 치는 것이긴 하지만 윤여준과 신연호의 성장으로 어느 정도 밸런스를 맞추는데 성공했다.

가장 약점으로 지적당한 건 마수라인이었다.

윤여준, 한민규, 진완석과 함께 신예 라인으로 아스트로의 미래라 평가받았던 임동주가 생각 외로 성장을 못하고 있다. 마마전 저격카드로 종종 활용 되지만 그 이상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는 것이다.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있는 한민규와 윤여준과 비교되는 모습이었다.

김승훈 역시 마찬가지였다.

오히려 김승훈은 임동주보다 성장세가 더 느렸다.

나온 6경기에 전패했다.

마지막으로 모습을 드러낸 건 5라운드.

그 이후로 김승훈은 경기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

이에 대해 여러 분석이 나왔다. 그 중 가장 많은 지지를 얻은 의견은 아스트로 마수에 멘토로 삼을 선수가 없기 때문에 마수 신예들이 성장을 하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이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거로 용족의 이승우와 환국의 박현우를 이야기했다.

이 둘이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각 종족을 이끈 덕에 해당 종족 신예들의 활약이 돋보인다며 말이다.

어느 정도 맞는 말이었다.

이 걸 김승대라 모를 리 없었다.

눈이 있고 귀가 있다.

김승대 역시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이기고 싶었다.

본인이 안 좋은 소리를 듣는 것보다 후배들까지 자신 때문에 안 좋은 소리를 듣는 걸 참을 수 없었다.

적어도 오늘은 안좋은 이야기를 듣지 않을 것 같다.

너무나도 멋있게 1승을 챙겼으니까.

무사히 아스트로의 세 번째 카드인 한민규에게 세트를 넘기는데 성공했다.

상대는 황정호였다.

요즘 한민규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MSL 4강에서 이승우에게 탈락한 후 꺾이기는커녕 오히려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용족전에 대해 어느 정도 깨달은 듯해보였다.

그 성과가 오늘 다시 한 번 나왔다.

이승우를 상대로 연습을 진행해서 그런 것일까?

황정호의 의도를 간파하고 완벽한 대처를 보이는 한민규.

묵직한 한 방을 모으며 시간을 주기보단 속도를 살려 황정호를 연신 뒤흔들었다.

정명혁과 비슷한 스타일을 지니고 있었다.

바쁘게 여기저기 병력을 배치하며 구멍을 틀어막으려 노력하는 황정호지만 그보다 한민규가 훨씬 빨랐다.

-황정호 선수 신전이 4개인데 제대로 돌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트리플을 확보한 것보다 오히려 효율이 떨어지죠.

-제대로 붙어있는 용안이 없습니다.

-한민규 선수 물이 올랐습니다!!

박상철 캐스터의 외침.

그 칭찬을 듣기라고 한 걸까?

한민규의 속도가 점점 빨라졌다.

보는 이조차 정신을 못 차릴 정돈데 상대는 얼마나 정신없을까?

-황정호 선수 GG! GG를 선언합니다!

-2:1! 아스트로가 CT를 앞서나갑니다.

-요즘 아스트로가 예전의 아스트로가 맞나 싶을 정도로 환골탈태를 했습니다.

3라운드 이후 이승우는 꾸준히 이겨줬다.

위너스 리그에서 괜찮은 활약을 펼쳤던 박현우가 5,6라운드에서 부진하는 사이 그 빈틈을 한민규가 잘 메꿔줬다.

한민규가 없었다면 아무리 이승우가 있다하더라도 포스트시즌 진출이 불가능 했을거다.

그리고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지금 아스트로는 모든 선수가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지는 경기도 마찬가지였다.

그냥 지는 법이 없었다.

준비한 전략을 보여준 후 물러났다.

이게 컸다.

이런 활약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르지만 한 번 분위기를 탄 이상 쉽사리 꺼지지는 않을 거다.

-이제 4세트에서 이승우 선수와 이영우 선수가 만나게 됩니다!

-투우록이죠!

-진짜 여기 와 있는 분들 대부분이 이 경기를 기대하고 오셨다고 봐도 무방한, 진짜 엄청난 경기죠!

-많은 것이 걸려 있는 경기입니다.

중계진들의 목소리가 점점 높아졌다.

흥분이 가득 담겨있었다.

당연한 일이었다.

오늘 경기의 키 포인트였으니까.

이영우가 이기면 2:2 동점이 된다.

하지만 이승우가 이기면?

3:1.

최소 에이스 결정전 확정이고 남은 경기에서 한 세트만 잡으면 1경기를 승리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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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았어.

아주 좋다.

2:1이라는 좋은 상황에서 이영우를 만나게 되었다.

앞서 황정호와 김대형, 박수천 카드는 모두 썼기에 이번 경기만 잡아내면 우리가 승리를 거둘 확률이 높아진다.

5세트에 이상하리만큼 포스트시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고강원이 출전하지만 마수는 마수다.

마수가 환국에게 약한 건 변하지 않다.

더군다나 우리 팀에서 나가는 선수는 현우 형.

보통 환국이 아니란 말이지.

이영우과 경기를 펼치는 전장은 폭풍의 언덕이다.

오늘의 승리를 위해 많은 걸 준비했다.

약간 과장 보태서 이영우가 폭풍의 언덕에서 용족과 한 경기는 다 찾아본 것 같다.

그 정도로 이 번 경기에 정성을 쏟았다.

그 노력의 절반만 경기 중에 나와도 승리를 하는데 무리는 없을 거다.

스킬은 [숨바꼭질], [투신], [승부사], [CCTV]를 챙겼다.

[폭주기관차]는 한 동안 안 쓸 생각이다.

[폭주기관차]를 활용하면 보다 많은 전략을 활용할 수 있지만 손목에 가는 부담이 상당하다.

조금 우회하더라도 다른 전략을 구상하는 것이 좋다.

올해 한 해 불타오르고 장렬하게 은퇴할 생각은 1%도 없거든.

자. 이제 모든 준비는 끝났다.

이제 경기를 시작해볼까?

============================ 작품 후기 ============================

모두 좋은 하루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