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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열로더 신들의 전쟁-393화 (393/575)

00393  Game No. 393 준 플레이오프 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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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트 승리를 거두며 기분 좋은 시작을 한 아스트로지만 2세트까지 승리를 거두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모두가 예상했다.

신연호와 허영우의 대결이었기 때문이다.

허영우가 요즘 최고 전성기 때보다 살짝 떨어지는 실력을 보여주고 있긴 하지만 어디까지만 과거 최전성기에 비해서지 절대적인 수치로 비교하면 여전히 탑 클래스였다.

반면 신연호는 의외성을 지니고 있긴 하지만 전반적인 성적은 허영우에 한참 못 미쳤다.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로 나왔다.

신연호가 허영우를 꺽는데 성공한 것이다.

-신연호 선수 이렇게 중요한 경기에서 승리를 챙겨주네요!

-그냥 1승도 아닙니다! 허영우 선수를 상대로 승리를 거둡니다!

-진짜 전략의 승리입니다. 허를 제대로 찔렀어요!

신연호는 기발하다 못해 생소한 전략을 꺼내들었다.

본진 2제단, 전진 2제단 러시.

용혼 러시였다면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지만 신연호가 꺼낸 전략은 하드코어 용아 러시였다.

10년전에나 통했을 법한 러시다.

4개의 제단에서 미친 듯이 용아를 생산해 상대를 찍어 누르는 운영.

전장이 1세트처럼 평지로 구성되어있는 화랑도기에 가능한 전략이었다.

2개의 제단을 눈으로 확인한 허영우지만 전진 제단의 존재를 끝내 발견해내지 못했기에 꼼짝없이 당할 수밖에 없었다.

오히려 본진 2제단을 본게 패착이 되었다.

전진 제단의 존재를 전혀 생각하지 못하게 만들었으니까.

예상보다 많은 용아의 수에 허영우는 크게 당황했다.

용혼으로 컨트롤하며 용아를 잡아내려 했지만 신연호는 굳이 용혼을 쫒지 않았다.

용혼의 공격의 무시하는, 상남자의 포스를 풍기며 용안만 찍어 잡았다.

어차피 자원 못 캐게 하면 이긴다는 마인드였다.

그래! 이게 바로 용족의 매력이다!

100만 용족을 만든 원동력이 아니었던가?!

우직한 플레이는 관중들의 박수를 자아냈다.

운영 경기가 있으면 이렇게 날빌 경기도 있는 법이다.

어느 하나의 경기만 존재하면 재미가 떨어진다.

이렇게 예상하지 못한 전략이 나올 때 사람들의 반응은 커진다.

바로 지금처럼.

“용아! 용아!”

사람들은 연신 용아의 이름을 외쳤다.

지금 주인공은 그 누구도 아닌 용아였다.

응원에 신이 났는지 더욱 더 위풍당당하게 걸음을 옮기는 용아.

그 앞길을 막을 수 있는 건 아무 것도 없었다.

경기 내내 시달림을 당한 허영우는 폭포처럼 쏟아지는 용아에 질려 GG를 선언했다.

-이건 정말 의외인데요.

-나무전자 분위기가 차갑게 가라앉습니다. 송병호 선수야 상대가 이승우 선수니 어느 정도 패배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겠지만 허영우 선수는 아니거든요.

-그렇죠. 무조건 잡는다는 생각으로 내보냈을 겁니다. 앞서 송병호 선수가 이승우를 넘지 못했기에 무조건 잡아줬어야 했고요. 근데 실패했습니다. 오히려 기세를 완벽히 넘겨주고 말았어요.

-이여름 감독 머리가 굉장히 아프겠는데요?

신연호를 무시하는 게 아니다.

나무전자의 엔트리 실패를 말하고 싶은 거다.

2승을 챙겨줘야하는 선수가 2패를 당했다.

이제 남은 4경기 중 1패만 더 당하게 되면 최소 에이스 결정전을 확정짓게 된다.

2패를 당하면?

거기서 경기가 끝이다.

위기는 당장 3세트부터 몰려왔다.

-아스트로에서 다음 경기 출전하는 선수는 박현우 선수거든요.

-준 플레이오프에서 박현우 선수 기세가 정말 무섭거든요?!

-1경기에선 이성표 선수를 잡았고 2경기에선 송병호 선수를 잡았습니다. 에이스란 이름을 제대로 되찾은 모습이거든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이어지는 4세트에선 한민규 선수가 출전합니다. 이재명 감독이 어디까지 그림을 그렸는지 모르지만 만약 이런 상황을 예상했다면 정말 대단하다고 말할수 밖에 없네요.

아스트로의 환국 주전 박현우, 한민규를 연달아 상대해야한다.

이 중 한 세트만 빼앗겨도 에이스 결정전에 간다.

상대하는 입장에서 부담이 갈 수 밖에 없다.

-아스트로의 작전이 탁탁 맞아들어가는 분위기입니다.

-과연 나무전자는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 잠시 쉬는 시간을 가지고 3세트로 돌아오겠습니다.

****

이겼다! 연호가 이겼다!

그 것도 용족의 상징 용아로 허영우에게 항복 선언을 받아냈다.

내가 뭐랬어!

너는 신연호라고 했지?!

오늘 승리는 다 내덕이다!

무조건 나한테 고맙다고 해야 하는거다!

“됐다! 에이스 카드 다 꺾었다!”

“우리 진짜 플레이오프 가는거에요?!”

“뱅허 꺾었는데 무조건 가는거지!”

반쯤 들 떠 있는 팀원들.

구름 위를 걷는 것 처럼 몽롱한 표정이다.

나 역시 반쯤은 비슷한 표정일거다.

2:0이다.

그 것도 보통 2:0이 아니라 송병호, 허영우를 꺾고 만든 2:0이다.

어찌 기쁘지 않겠는가?!

거의 6부, 아니 7부 능선을 넘었다.

이 상황에서 오직 감독님만이 냉정함을 유지했다.

“아직 경기 이긴거 아냐. 내리 네 세트 내주면 그대로 경기 끝날 수 있어. 우리가 송병호, 허영우를 잡았든 민규와 현우가 그렇게 잡힐 수도 있다. 우리도 예상을 뒤엎는 결과가 나왔는데 상대도 그러지 말란 법 없지.”

어찌 보면 찬물을 끼얹는 말일 수도 있지만 곱씹어보면 100번 옳은 말이었다.

“기뻐하는 건 오늘 경기가 끝나고 해도 늦지 않아.”

구구절절 옳은 말씀만 하시는구나.

붕붕 떴던 마음이 다시 차분하게 가라앉았다.

주변을 보니 다른 팀원들도 나랑 같아 보였다.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조용히 장비를 챙겨든 현우 형이 무대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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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세트는 박현우와 차인환의 대결이었다.

객관적인 전력이나 최근 분위기 모두 박현우 쪽으로 기운다.

데이터 반대의 결과가 나왔던 2세트의 기적을 이번엔 나무전자 팬들이 기대했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박현우 선수 정말 빠릅니다. 차인환 선수가 정신을 전혀 못차리고 있어요!

-아. 얼굴 전체가 땀으로 덮여 있는 차인환!

경기는 박현우에게 많이 기울었다.

초반부터 그랬다.

작정을 하고 나왔는지 전진 8도감으로 차인환의 일벌레를 상당수 잡아주며 주도권을 잡았다.

앞마당 소굴을 지키긴 했지만 일벌레를 다수 잃은 차인환.

막아도 막은 게 아니었다.

소극적으로 경기를 펼칠 수 밖에 없는 차인환과 달리 박현우는 바이오닉 병력으로 전장을 휘어잡았다.

일명 노점단속이라 불리는 3금광 견제를 당하기를 수차례.

결국 박현우의 한 방 병력을 막아내지 못했다.

제대로 금을 확보하지 못한 마수였기에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었다.

기본적으로 마수는 환국을 상대 할 때 많은 양의 금이 필요하다.

철광이 아무리 많아도 소용없다.

실질적인 힘은 금을 많이 소모하는 유닛에게서 나온다.

-3:0입니다. 3:0!!!

-나무전자 큰일 났는데요! 궁지에 몰렸는데요!

-이제 한 세트만 내주면 나무전자의 포스트시즌은 여기서 멈춥니다.

최소 에이스 결정 확정.

이것만으로 아스트로는 어느 정도 마음을 놓을 수 있다.

-어제 4:0으로 무너졌는데 오늘도 3:0! 진짜 아스트로의 저력 무섭네요.

-더군다나 4세트 출전은 한민규 선수입니다. 상대 역시 어제 이겼던 박철호 선수를 다시 만났고요!

-나무전자쪽으로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는 듯합니다.

한민규와 박철호의 4세트.

아직 경기가 시작도 안했는데 나무전자를 응원하는 팬들의 얼굴이 어둡다.

실력을 떠나 경기 스타일이 상극에 가깝기 때문이었다.

공격적인 스타일을 지닌 박철호.

반면 한민규는 단단한 수비를 바탕으로 경기를 운영한다.

올인이나 날빌에 강한 스타일을 지니고 있었다.

-나무전자의 운명을 어깨에 짊어진 박철호. 과연 그 무게를 견딜 수 있을지.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4세트 경기를 시작하겠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4세트.

박철호는 모두의 예상대로 공격적인 운영을 들고 나왔다.

뻔 하지만 이것도 정답이다.

중요한 경기에서 본인의 스타일을 버리고 새로운 걸 시도하는 것보다 지금처럼 가장 자신있어하는 걸 하는 것이 더 나을수도 있다.

초반부터 거세게 한민규를 몰아붙이는 박철호.

확실히 공격력 하나만큼은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였다.

단단한 한민규의 벽이 조금씩 흔들렸다.

하지만 무너지는 일은 없었다.

균열이 생긴 곳을 메꾸는 속도가 워낙 빨랐기 때문이다.

반면 박철호의 속도는 점점 느려졌다.

힘에 부쳐보였다.

굵은 땀을 쉴 새 없이 흘리며 어떻게든 경기를 끝내려했지만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점점 일그러지는 박철호의 얼굴.

박철호의 공격이 끝나기 무섭게 한민규가 역공에 나섰다.

많은 자원을 바탕으로 밀어붙이는 공격.

그 속도는 조금 느렸지만 파괴력만큼은 엄청났다.

순식간에 밀려버린 박철호의 확장.

패색이 짙어졌다.

-아. 이제는 힘듭니다. 너무 힘들어요.

-한민규 선수 팀의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짓기 일보직전입니다.

-GG! 박철호 선수 GG를 선언합니다.

-정말 환상적이네요. 최고의 순간의 주인공이 됩니다!

마지막 전투를 끝으로 박철호가 GG를 선언했다.

박철호는 최선을 다했다.

다만 결과가 따르지 않았을 뿐이다.

이 사실을 나무전자의 모두가 알았다.

오히려 어린 선수에게 너무나 무거운 짐을 지게 한 것이 미안했다.

“고생했다.”

“고생은요. 조금 아쉽긴 하네요. 마지막을 우승으로 장식했으면 진짜 제대로 그림 만들어지는건데.”

이여름 감독과 송병호의 대화.

너무나도 작은 목소리라 그 둘을 제외하곤 아무도 듣지 못했다.

살짝 쓴 웃음을 짓는 송병호.

아쉬움과 더불어 홀가분함이 묻어나왔다.

이제 정말 끝이다.

‘패배한 게 마지막 공식전이 될 줄이야.’

이 건 좀 아쉬운 부분이다.

이겼으면 기분 좋았을 텐데.

프로게이머로 활동했던 10년 세월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갔다.

좋았던 일도 있었고 힘들었던 일도 있었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니 모두 소중한 추억이었다.

‘프로게이머를 한 건 내 인생 최고의 선택이었어.’

송병호는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어깨를 축 늘어뜨리고 터벅터벅 걸어오는 박철호를 향해 송병호가 다가갔다.

그리고 박철호를 꼭 안아주었다.

감정이 폭발하는지 잘게 떨리는 박철호의 몸.

그는 지금 울고 있었다.

어떤 기분인지 송병호는 너무나도 잘 안다.

자신의 10년 전과 꼭 닮아있었으니까.

“이 번이 끝이 아니야. 내년에도, 그 다음에도 기회는 있어.”

그때 누군가 송병호에게 해줬던 말이다.

그 말은 이제 후배에게 해줄 때가 되었다는 사실에 송병호는 묘한 감정을 느꼈다.

“그래도....제가 이겼으면. 제가 이겼으면 다음 세트로 이어 갈 수 있었을텐데. 조금 만 더 잘했다면. 조금만 더.”

박철호의 목소리에 물기가 배어나왔다.

그 순간.

“에이. 무슨 소리야? 그렇게 따지면 한도 끝도 없지. 안 그래?”

“동감. 네가 그렇게 말하면 앞서 출전한 우리가 뭐가 되냐? 오히려 이겼어야하는 건 우리지.”

나무전자의 다른 선수들도 박철호 곁으로 다가왔다.

“맞어. 특히 1세트에서 병호 형이 진게 가장 크지. 기를 살려줘야 하는데 기를 죽였잖아. 내가 2세트에서 진 것도 그 때문이지.”

너스레를 떤 이는 허영우였다.

약간 뼈가 담겨 있긴 했지만 농담에 더 가까웠다.

이미 오늘의 패배는 잊은 듯 했다.

분석은 숙소로 돌아가서 할 일이다. 벌써부터 시무룩하게 있을 필요는 없다.

팀원들의 위로에 금세 밝아지는 박철호.

그 모습을 보는 송병호가 흐뭇하게 웃었다.

‘나처럼 프로게이머를 선택한 것이 너희들에게도 최고의 선택이였으면 좋겠다.’

하고 싶은 것이 많다.

그 중 가장 하고 싶은 건 눈앞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이었다.

============================ 작품 후기 ============================

오늘은 여기까지!

그럼 모두 좋은 하루 되시길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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