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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열로더 신들의 전쟁-386화 (386/575)

00386  Game No. 386 난 행복합니다.  =========================================================================

-아. 용혼 왔어요. 오고 있어요.

-정말 좋습니다. 이거까지 오면 압박 더 받거든요!

-아직 2용아가 그대로 살아 있거든요? 이러면 용혼과 함께 다시 한 번 들어가도 되죠.

용아만 살아있는 것이 아니라 용안도 그대로 살아있었다.

여전히 공격 주도권은 이승우가 손에 쥐고 있다.

-이러면 역 언덕을 오히려 용족이 잡아버리는 상황이 나오게 되죠!

-첫 번째 생산되어 있던 용아가 아직까지 살아있습니다.

지금 상황에서 용아 2기와 1기는 천지차이다. 용아가 1기 밖에 없었다면 아무리 이승우라도 지금처럼 과감하게 들어가지 못 을거다.

-이야. 진짜 빠르네요. 속도감이 장난 아닙니다.

-이제 망루 올라가요. 진작 올라갔어야 할 망루가 이제 올라갑니다.

-그 정도로 정신이 없었다는 거죠.

중계진이 감탄을 터뜨렸다.

경기가 시작한지 4분밖에 지나지 않았음에도 경기가 한쪽으로 많이 기울었다. 한 쪽이 올인을 한 것도 아니었다. 찌르기 한 번에 억하고 단발마와 함께 무너지기 일보직전까지 몰렸다.

현재 이성표가 보유하고 있는 병력은 궁병 4기와 화차 1기가 전부다. 모두 성한 병력이라면 어떻게든 해보겠지만 이미 체력이 많이 빠져있는 상태.

툭 치면 죽는 궁병만 2기다.

언덕 위를 사수하기 위해 일꾼 4기를 추가로 더 이끌고 왔지만 상황은 여전히 어려워보였다.

-앞마당 포기하고 내려가야 합니다.

-원해서 내려 가는게 아니라 쫓겨서 내려가는 겁니다. 이게 지금 이성표 선수의 상황입니다.

-아. 그 와중에 궁병 1기 죽었어요.

-아까 용아로 빈사 상태를 만들어놓은 궁병을 정확히 찾은 거죠.

용아만 있으면 화차가 있기 때문에 충분히 상대가 가능하지만 뒤에서 딜을 꾸준히 넣어주는 용혼은 화차로 잡아내기 힘든 유닛이었다. 일꾼으로 퇴로를 완벽히 막은 후 궁병과 일꾼의 일점사로 잡아내야하는데 이게 쉬운 것이 아니었다.

결국 언덕 위를 지키기 못하고 아래로 내려가는 환국의 병력들.

그걸 그냥 두고 볼 이승우가 아니었다.

용아와 용안이 기가 막히게 안 쪽으로 파고들어 궁병 3기를 순식간에 끊어줬다. 이성표로선 손 쓸 수 없는 상황이었다. 용아로 궁병이 이동할 길을 막으면서 잡아낸 것이었으니까. 눈 깜짝할 새에 궁병이 모두 잡혔다.

용아 1기가 잡히긴 했지만 상관없었다. 이제 남은 건 일꾼과 화차뿐이었으니까. 이 정도 유닛은 지금 남은 유닛으로 충분히 상대할 수 있다.

-용아 1기 죽인거로 만족할 수 없습니다. 궁병이 다 죽었는데요!

-진짜 이승우 선수 소름 돋는 게 뭔지 아십니까? 본진 정찰 또 올 거 대비해서 솟대 하나 다른 지역에 몰래 숨겨지었습니다. 지금 공격이 설사 막히더라도 이성표 선수는 안심 못 한다는거죠.

이승우는 단순히 지금 상황만 보고 있지 않았다. 적어도 몇 수 앞까지 바라보고 있었다. 이 것이 그의 현재 클래스였다.

설사 이번 공격이 막힌다고 하더라도 본진에 솟대가 하나 부족한걸보면 환국은 전전긍긍할 수밖에 없다. 군영을 짓기도 전에 대장간을 먼저 지어야한다는 말이었다. 그 사이 용족이 1제단을 유지 한 채 트리플 신전까지 늘려버리면 환국이 경기를 잡기 불가능한 정도까지 벌어진다.

-이런 플레이를 보면 이승우 선수 성적이 좋게 나올 수밖에 없네요.

-정말 섬세합니다. 경기를 완벽히 장악하고 있어요!

-근데 이번 공격을 막기가 조금 버거울 것 같은데요? 용혼이 계속 내려오고 있거든요.

이승우도 현명하게 경기를 하고 있었다. 섣불리 언덕 아래로 내려가지 않고 추가 병력을 기다리고 있었다.

용아와 용안이 있긴 했지만 현재 보유한 용혼은 1기 뿐이다.

궁병을 다 끊어냈다고 우쭐대며 언덕 아래로 내려갔다가 일꾼에 포위당해 비명횡사할지도 모른다. 차라리 지금처럼 넓은 언덕 위에 서서 화차가 올라오지 못하게 견제를 해주는 것이 나았다.

-역할 분담이 아주 좋습니다. 화차는 용혼이 상대해주고,  궁병은 용아가 끊어주고!

-환상적인 움직입니다. 컨트롤이 너무 좋아요.

결국 앞마당에 망루를 완성시키기 못했다. 용혼이 2기가 되자마자 언덕 아래로 성큼성큼 내려가는 용혼.

이성표가 가진 병력은 화차 1기에 불과했다.

-훈련도감에서 나오는 궁병이 갈 곳이 없습니다.

-딱 4기의 병력인데 정말 강해보입니다.

-이승우 선수의 병력이라 그런 것 같아요!!!!

-꼬였습니다. 완전 꼬였어요. 이성표 선수.

-진짜 이번 경기의 MVP는 용아도, 용혼도 아닌 용안입니다!

-그렇죠. 4분만에 4킬을 하는 용안에 세상에 어디 있단 말입니까?

-이승우 선수의 용안이니까 가능한 이야기죠!

용안의 킬 수는 무려 4킬.

그만큼 뒤에서 제대로 딜을 넣어줬다는 이야기다. 용안의 활약은 계속되었다.

화통도감의 부속건물 옆에 솟대를 소환하는 이승우.

-곧 화통도감에서 천자총통이 생산됩니다. 솟대로 퇴로를 막아 버리겠다는거죠!

-천자총통을 살리기 위한 마지막 몸부림! 이성표 선수 무슨 일이 있어도 천자총통 살려 내야합니다.

천자총통이 생산되는 타이밍에 맞춰 8기의 일꾼을 동원한 이성표. 어떻게든 천자총통을 살려 역전의 기회를 노려보겠다는 의지가 엿보였다.

하지만.

-아. 천자총통 돌아요. 돕니다!

-솟대에 막혀서! 용혼에 막혀서! 그리고 자신의 일꾼까지 길을 막고 있어요!

-이 천자총통이 잡히면 진짜 희망이 없죠.

솟대가 없었다면 일꾼의 엄호 하에 부속건물과 창고 사이의 틈으로 숨었을 거다. 하지만 길이 막혀 버렸기에 빠져나가는 것이 불가능했다.

-아~~~~~~!!!!!

-잡혀요! 잡혀요!

-이야!!!!!!!!

-수리! 수리! 수리라도 얼른 해서. 아...잡혔습니다. 마지막 희망이 산화했습니다.

중계진의 함성이 화음을 이루며 사방으로 뻗어나갔다.

일꾼이 수리를 하기 위해 달려들었지만 그보다 이승우가 더 빨랐다. 순식간에 용아와 용혼의 일점사를 통해 천자총통을 잡아내는데 성공했다.

동시에 나무전자 팬들의 탄식이 경기장을 가득 메웠다.

-아. 완전히 말렸죠. 이젠. 곧 용혼은 3기가 될 텐데.

-진짜 마지막까지 특급 센스를 보여주네요.

-현재 신들의 전쟁을 지배하는 신이 자신이라는 걸 보여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직까지 용혼은 1기도 잡히지 않았다. 용혼이 무서워 내려오지 못했던 궁병 2기가 언덕 위에서 열심히 화살을 쏘아댔지만 용혼은 콧방귀조차 뀌지 않았다. 어차피 추가로 도착한 용혼이 곧 궁병을 정리 할 테니까.

-일꾼으로 달려들어 보지만 안 되죠. 막을 수 없습니다.

-진짜 이리저리 잘 빠져나가네요. 저번 이영우 전에서도 느꼈지만 이승우 선수의 용혼은 왜 이렇게 머리가 좋나요? 버벅이지 않고 일꾼 사이를 완벽히 빠져나갑니다.

-최고의 축구 선수 메시의 드리블을 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성표가 이를 악물고 남은 용혼이라도 잡아내려 했지만 그조차 쉽지 않았다. 이미 사업이 완료 된 용혼은 무적 같은 존재였다. 일꾼을 바보로 만들며 포위망을 완벽하게 빠져나오는 용혼들.

결국.

-GG! 이성표 선수 GG를 선언합니다.

-진짜 이승우 선수 괴물이네요. 괴물이라는 말 밖에 나오지 않습니다.

-역시 에이스 이승우 선수입니다. 1세트에 나와 가뿐하게 1승을 챙겨줍니다.

-진짜 누굴 만나도 이길 수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이승우네요. 이런 선수를 과연 누가 잡을 수 있단 말입니까?!

-정말 놀라운 게 뭔지 아십니까? 이번 경기에서 이승우 선수가 잡힌 유닛은 딱 1기입니다. 아까 죽은 용아 1기를 제외하고 단 1기의 유닛도 잡히지 않았습니다!

정말 깔끔한 경기다.

경기 시간도 그렇고 소모 된 유닛까지 거의 완벽에 가까웠다.

-정말 이게 말이 되는 겁니까?

-언덕 위에 제단 소환 이후, 초반에 나온 용아로 압박을 펼쳐줬는데 그 첫 용아가 굉장히 오래 살아남았습니다.

-빌드도 이겼는데 컨트롤까지 좋았습니다. 이기는 건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죠.

-후반으로 가도 용족이 유리한 전장이지만 굳이 그렇게 길게 갈 필요 없다 이거죠. 아주 타이트하게 밀어붙이며 승리를 따냅니다.

-그럼 저희는 잠시 후 2세트 경기로 돌아오겠습니다.

****

크. 좋다.

아직 GG가 나오지 않았지만 엉덩이가 벌써부터 들썩였다. 이미 천자총통을 잡은 순간부터, 아니 훈련도감을 발견한 순간부터 경기는 내가 이겨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장기전 끝에 경기를 잡아내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빠르게 경기를 끝내는 것도 좋다.

[지금 이 순간]이 이렇게 중요한 시기에 발동해줄 줄이야.

정말 사랑한다!

하도 오랜만에 발동해서 한 동안 잊고 있었다. 나에게 이런 스킬이 있었는지.

다른 스킬은 사용할 필요도 없었다. 이 정도 컨트롤은 스킬 없어도 충분히 할 수 있다.

뒤로 빠지며 일꾼을 커트하는 순간.

-이성표 : GG

이성표의 GG가 나왔다.

확실히 [지금 이 순간]이 깔끔하긴 깔끔하다.

5분에 1승이라니.

정말 효율적인 승리다. 앞으로도 [지금 이 순간]이 자주 발동해주면 좋겠구만.

“첫 경기부터 고생했다.”

고생은 무슨요. 5분 내에 끝내서 크게 힘든 것도 없었는데.

에이스 결정전이 나오면 모를까 일단 내가 할 일은 전부 끝났다.

이제 남은 건.

“민규야. 부탁한다.”

팀원을 응원하는 것이었다.

****

이승우의 승리로 기분 좋게 2경기를 시작한 아스트로.

2세트에 나선 주자는 한민규였다. 어제 송병호를 만나 아쉬운 패배를 당했던 그의 상대는 박철호였다.

박철호 역시 1경기에서 이승우에게 패배를 당한 적이 있다.

각각 팀의 에이스에게 승리를 헌납한 둘이 2경기에서 만난 것이다.

절대 양보할 수 없는 대결이다.

준 플레이오프라는 중요한 경기임과 동시에 환국 신인상이 걸려있는 경기였다.

마수 신인상과 용족 신인상은 이미 결정 된 분위기다.

마수엔 올해 데뷔 해 개인리그 2회 준우승을 차지한 임형규가 있고 용족엔 이승우가 있다.

개인리그 4회 우승과 프로리그 다승왕을 차지하며 역대 최고의 커리어를 가진 용족 선수가 신인상을 받는 것 자체가 조금 어색하게 느껴질 수 있다. 누가 뭐래도 이승우는 올해의 선수 유력 후보, 아니 확정적인 후보였으니까. 하지만 실제 신인 용족상 후보에도 이승우의 이름이 올라 있었다.

아스트로의 윤여준을 포함해 몇 용족이 함께 올라와있었지만 큰 의미는 없었다.

싱겁게 결론이 난 마수 신인상과 용족 신인상과 달리 환국 신인상은 아직 윤곽이 확실히 드러나지 않았다.

현재 가장 가능성이 높은 건 한민규다.

올해 데뷔한 환국 중에 유일하게 4강을 갔으니까.

범위를 신예로 한정짓지 않고 확장시켜도 큰 차이는 안 난다.

이영우와 정명혁을 제외하고 4강에 오른 다른 환국 선수는 없었으니까.

하지만 이승우나 임형규처럼 역전이 불가능한 정도는 아니다.

일단 프로리그 승은 박철호가 한민규보다 많다. 승률은 한민규가 높지만 박철호는 1라운드부터 꾸준히 기용되었기 때문이다.

만약 나무전자가 프로리그 우승을 차지하게 된다면, 그 과정에서 박철호가 활약하게 된다면, 신인 환국상은 박철호의 품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위너스리그에서 아스트로가 우승을 차지했지만 그건 이승우의 활약이 절대적이었던 우승이다. 한민규가 자신의 커리어라고 말하기 조금 애매한 면이 있다.

반대로 한민규가 오늘 박철호를 잡다면 신인 환국상을 굳힐 수 있다.

신인상은 다른 상과 달리 데뷔한 해에만 받을 자격이 부여된다.

데뷔한 해가 지나버리면 6회 우승을 차지해도, 프로리그 다승왕에 올라도 결코 신인상을 받을 수 없다.

도전 기회가 한 번 밖에 주어지지 않는 영광을 거머쥘 자는 과연 누가 될 것인가?

정수연 캐스터의 힘찬 외침과 함께 2세트 경기가 시작되었다.

============================ 작품 후기 ============================

다들 행복한 휴일 보내고 계신가요?

전 죽겠습니다. ㅠㅠ

그럼 모두 좋은 하루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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