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로열로더 신들의 전쟁-379화 (379/575)

00379  Game No. 379 준 플레이오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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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경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나무전자가 준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게 되었다.

3경기 역시 송병호가 주인공이었다. 2승을 거두며 팀의 승리를 이끈 것이다.

6강 플레이오프에서 클래스를 제대로 증명해 낸 송병호의 다음 상대는 아스트로였다.

여기엔 반드시 넘어야할 숙적이 있다.

이승우.

개인리그 결승에서 무너지며 통산 여섯 번째 준우승을 차지하는데 만족해야했다. 준우승도 좋은 성적이지만 이미 다섯번의 준우승 기록을 지니고 있는 송병호에겐 준우승보다 우승이 더 목말랐다.

그런 송병호에게 복수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선수 대 선수의 대결에선 송병호가 이승우보다 열세지만 팀 대 팀 간의 대결에선 우세에 가깝다.

한민규가 힘을 내주고 있긴 하지만 종족 별 에이스가 고루  활약을 펼치고 있는 나무전자에 비할 바는 아니다. 단순히 승률을 비교하는 것이 아니다.

포스트 시즌은 실력만큼 경험도 중요하다.

우승을 했을 당시의 선수가 거의 남아있지 않지만 나무전자는 거의 매 시즌 포스트시즌을 치르는 팀.

이제 처음 포스트 시즌에 올라온 아스트로와 비교할 바가 아니다.

모든 것에서 밀리는 아스트로가 그래도 플레이오프 진출을 노릴 수 있는 건 이승우의 힘이 컸다.

누굴 만나도 이길 수 있을 것 같은 포스를 보여주고 있었고 실제로 그러기도 했다.

6강 플레이오프에서 3승을 거두며 팀을 준 플레이오프로 이끌었다.

일단 오늘 펼쳐지는 나무전자와 아스트로의 준 플레이오프 1경기 엔트리 싸움만 놓고 보면 나무전자가 웃을 수 있는 상황.

에이스 라인인 허영우와 송병호가 이승우가 아닌 다른 선수와 경기를 펼치게 된 것이다.

나무전자 입장에서 저 둘이 이승우를 만나면 손해일 수밖에 없다.

물론 잡아내면 엄청난 이득이지만 현실적으로 그럴 확률이 높지 않다. 가끔 차선이 최선일 때가 있다. 차라리 안정적으로 다른 선수를 만나 2승을 챙기는 것이 팀 전체를 생각했을 때 좋았다.

허영우는 윤여준과 경기를 펼치고 송병호는 한민규와 경기를 펼친다.

허영우와 윤여준의 대결은 허영우에게 더 기울었지만 송병호와 한민규의 대결은 박빙이다.

최근 성적만 놓고 보면 4강까지 올랐던 한민규보다 준우승을 차지한 송병호가 더 나아보이지만 MSL 시즌3에서 치러진 맞대결에서 한민규가 송병호를 잡아내고 8강에 오른 적이 있기에 승부를 예측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다만 기본적으로 용족이 환국에 강한 상성을 지니고 있고 송병호가 환국전에서 역대 1,2위를 다툴 만큼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무난하게 중장기전으로 흘러간다면 경험과 실력을 겸비하고 있는 송병호가 이기지 않을까 많은 이들이 생각하고 있었다.

나머지 대진들도 나무전자에게 괜찮다.

환국전 기계라 불리는 이성표가 박현우를 만났고 차인환이 김승대를 만났다. 오랜만에 경기에 출전한 정성한도 신예 임동주를 맞이했다.

정성한은 태풍이라는 별명을 지니고 있는 선수로 공격적인 스타일로 유명한 선수였다. 과거 OSL 4강까지 오른 경험이 있으며 최근 몸 상태가 좋지 않아 반 시즌 정도 휴식을 취했었다.

몸이 회복된 건 2달 전이지만 경기력이 완벽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경기력을 끌어올리는데 집중했다. 즉 오늘 경기에 나왔다는 뜻은 과거의 실력을 되찾았다는 말과 같은 말이었다.

아스트로 입장에선 이승우와 한민규가 1승을 챙겨주고 과거 에이스로 팀을 지탱하던 박현우가 살아나기를 바라는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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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 플레이오프라고 다를 거 없어. 그냥 나무전자와 정규시즌을 치른다고 생각해. 우리 준비 잘 해왔잖아? 그냥 준비해온 걸 풀고 간다고 생각해. 이기고 지는 건 나중에 생각하고 일단 현재를 즐기자. 그게 오늘 우리의 목표다.”

이재명 감독의 말에 아스트로 선수들의 얼굴에 어려 있던 긴장이 조금 사라졌다.

단 한 명만 빼고.

이런 큰 경기에 처음 출전해보는 임동주?

아니다. 긴장한 건 선수들의 정신적 지주인 박현우였다.

티를 내지 않으려 하고 있었지만 자꾸 얼굴이 굳어지는 걸 감출 수 없었다.

3승 7패.

최근 10전 전적이다.

아무리 성적이 안 좋아도 5승 5패 밑으론 떨어져본 적이 없다.

최근 10전만 안 좋은 걸까?

20전, 30전으로 범위를 늘리면 5할 이상의 성적이 나올까?

아쉽게도 아니었다.

범위를 넓혀도 마찬가지였다.

최근 박현우는 슬럼프였다. 한민규라는 새로운 에이스 카드가 등장한 덕에 문제로 제기되지 않았지만 요즘 박현우의 성적은 데뷔 이후 최악을 걷고 있었다.

언제나 제 몫을 해주던 에이스의 몰락.

스스로가 겪는 상실감은 상상 이상으로 컸다.

팀을 이끌어가야 할 주장이 짐이 되고 있다는 생각에 밤잠을 이루지 못한 것이 한 두번이 아니었다.

노력을 하지 않은 건 아니다. 그 어느 때보다 열심히 연습했다.

한민규에게 패배해 MSL 8강에서 떨어졌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단 한 번도 진출해본 적 없는 4강을 처음 예선을 치른 팀 후배가 진출했다. 진심으로 축하하는 마음도 있었지만 가슴 한 구석엔 질투와 부러움도 자리를 잡고 있었다.

박현우도 사람이었기에 당연한 것이었다.

팀에서 가장 오랜 기간 선수 생활을 했지만 개인리그 최고 성적은 8강이었고 프로리그에서도 다승왕은 커녕 TOP 10 내에 든 적도 없었다.

그런데 올해 팀에 합류한 선수들이 개인리그 우승과 프로리그 다승왕을 차지하질 않나 개인리그 4강까지 가질 않나.

박현우가 수년을 해도 안 되었던 걸 너무나도 쉽고 빠르게 이뤄냈다.

연습을 아무리 해도 성적은 좋아지지 않았다. 마음의 부담을 덜어내기 위해 갖은 노력을 해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여전히 경기에 나가면 안 좋은 모습이 나왔다.

그나마 승리를 거둔 경기도 박현우가 잘했다기보단 상대가 못한 것이 더 컸다.

중압감에 모든 걸 놓아버려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상황.

하지만 박현우는 묵묵히 버텼다.

자신을 믿어주는 사람들이 있었으니까.

좋은 성적을 거둬 팀의 기둥이 되었을 때도, 최근 성적이 안 좋아 늪에서 허우적거릴 때도 그들은 같은 눈으로 자신을 바라봐주었다.

그걸 알기에 절대 이대로 무너질 수 없었다.

오늘 1세트 출전도 그가 이재명 감독에게 말해서 성사된 것이었다.

피하고 싶지 않았다.

피하면 다시는 마주할 수 없을 것 같았다.

지든 이기든 정면으로 계속 부딪친다.

아주 잠깐이긴 하지만 이런 생각을 한 적도 있었다.

과거 보여줬던 성적 때문에 계속해서 출전하는 것이 다른 선수의 발전을 막는 것은 아닐까?

차라리 물러나고 다른 선수에게 기회를 양보하는 것이 옳은 일이 아닐까?

부정적인 생각을 떨쳐낼 수 있었던 건 팀원들의 따스한 눈빛이었다.

이제는 머릿속에서 사라진 생각이다.

오직 경기에 가가 승리하겠다는 것밖에 들어있지 않다. 그 것이 팀원들을 가장 빠르게 웃게 만드는 길이었다.

상대는 이성표.

환국전의 스페셜리스트다.

이기기 힘든 상대. 하지만 절대 물러서지 않을 거다.

장비가방을 움켜 쥔 박현우의 손에 힘이 잔뜩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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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우 형 표정 봤어? 오늘 장난 아니던데?”

연호가 두 눈을 동그랗게 뜨며 말했다.

“그러게. 찬바람 쌩쌩 불더라고.”

“요즘 부담 많이 느끼나보다.”

“그럴 수밖에 없지. 현우 형의 위치가 가장 압박을 받는 위치잖아.”

현우 형의 표정이 저렇게 굳어 있는 건 처음 본다. 그 동안 무슨 일이 있어도 웃는 얼굴을 항상 유지했었는데....

전쟁에 나가는 장수의 표정이 저러할까?

그 어느 때보다 진지한 표정이다.

어느 정도 이해는 된다.

최근 현우 형의 성적이 영 좋지 않았으니까.

그럼에도 현우 형을 탓하는 팀원은 한 명도 없었다. 속으로 그렇게 생각하는데 쉬쉬하는 게 아니다. 실제로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없었다.

우리는 항상 현우 형의 편이었다.

다만 현우 형 스스로 부담감을 느끼고 있을 거다.

주장이자 맏형이었으니까.

난 믿는다.

현우 형이 곧 원래의 모습을 되찾을 것이라는 걸.

나 뿐만이 아니다. 모두가 한 마음이 되어 현우 형을 응원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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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트르와 나무전자, 나무전자와 아스트로의 준 플레이오프 경기 중계를 맡게 된 캐스터 성진우입니다. 오늘 굉장히 많은 팬분들이 드림 스튜디오를 찾아주었습니다.

-그렇죠. 아무래도 OSL 시즌3 결승에서 맞붙었던 선수가 속해있는 팀이 있어서 그렇지 않나 싶습니다.

-이 두 선수가 다시 한 번 팀의 운명을 두고 대결을 펼칠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이 있는거죠.

성진우 캐스터의 말을 김정식 해설과 김태영 해설이 받았다.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춰 본만큼 대본이 없어도 대화가 끊기지 않고 자연스레 이어졌다.

준 플레이오프 경기는 드림 스튜디오에서 펼쳐지게 된다. 플레이오프는 MBS게임에서 진행되고 대망의 결승전은 온게임TV에서 주관한다.

여름에 펼쳐진 위너스리그 결승전을 MBS게임에서 주관했기 때문이었다.

어느 팀이 오를지 모르지만 누가 붙어도 최고의 결승전이 되게 하겠다는 각오로 똘똘 뭉쳐있는 온게임TV였다.

이스포츠 행사 중에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것이 신들의 전쟁 프로리그 결승전이었다. 그 어떠한 행사도 신들의 전쟁 프로리그 결승전을 넘어설 수 없다.

무대 크기부터 시작해서 관중까지.

모든 것이 압도적인 스케일을 지니고 있다.

유명 해외가수 내한 공연보다 열광적인 반응이 나오는 곳이 바로 프로리그 결승전이다.

-양 팀에서 선봉장으로 나온 선수는 박현우 선수와 이성표 선수입니다.

-엔트리만 놓고 보면 이여름 감독의 수가 잘 맞아 떨어졌죠?

-그렇습니다. 이성표 선수가 용족전에선 여전히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마수전과 본인의 장기라고 할 수 있는 환국전에선 여전히 뛰어난 승률과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거든요? 박현우 선수도 환환전 잘하기는 하지만 요즘 페이스가 많이 떨어져있습니다. 아스트로의 에이스라는 말이 무색할만큼 성적이 좋지 않거든요.

-최근 10경기 3승 7패. 9승 1패나 10승 0패를 기록해주던 선수는 아니지만 그래도 6승 4패나 5승 5패 정도는 꾸준히 기록해주던 선수였는데 최근 들어 기세가 많이 죽었습니다.

-이름을 가리고 보면 한민규 선수가 박현우 선수라고 해도 믿을 정도입니다.

-요즘 한민규 선수의 기세는 정말 최고죠. 타 팀 에이스 선수 부럽지 않을 만큼의 성적을 프로리그에서 내고 있스빈다.

한민규의 최근 10전은 6승 4패.

이승우와 펼친 4강전 경기가 마지막에 들어가서 그렇지 프로리그 10전만 따지면 8승 2패의 호성적을 보여주고 있었다.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것 자체로 만족한다면 상관없지만 우승을 노린다면 한민규가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다고 안심할 것이 아니라 박현우도 함께 살아나도록 만들어야했다.

시간이 많지는 않다.

오늘 나무전자전이 끝이 될수도 있다.

나무전자전에서 승리를 거두더라도 CT전 밖에 남지 않는다.

어떻게든 기세를 되찾아야하는 박현우였다.

-자 양 선수 준비 완료되었다고 합니다. 1세트 전장 폭풍의 언덕으로 바로 떠나보겠습니다.

양 팀을 응원하는 함성과 함께 나무전자와 아스트로의 준 플레이오프 1경기 1세트가 막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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