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로열로더 신들의 전쟁-376화 (376/575)

00376  Game No. 376 방패와 창  =========================================================================

-임형규 선수 지금 광풍협곡 올릴 생각 없습니다. 일단 그슨대로 한 번 몰아 생각입니다.

-숫자가 생각보다 많은데요?!

-임형규 선수의 생각을 바꿔먹었습니다. 이승우 선수의 스타일을 파악해서 그에 맞는 대처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경기를 하기로 마음 먹은 겁니다!

-좋습니다. 아주 좋아요. 어쨌든 경기의 주인은 선수거든요? 선수가 가장 신나는 운영을 해야 경기도 잘 풀리지 않겠습니까?

-어마어마하게 많네요. 그슨대!

징그럽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많은 수의 그슨대가 용족의 앞마당 쪽으로 내려가고 있었다. 얼핏 거대한 파도처럼 보일 정도였다.

-그래도 이승우 선수가 이 공격을 잘 막아낸다면 유리해질 수 있습니다.

-그렇죠. 근데 이 공격을 막기 굉장히 힘들어 보이거든요?

마수는 이제 막 두 번째 금광을 채취할 준비를 하는 상태.

그슨대 이후 다른 유닛이 나오려면 시간이 더 필요했다. 그만큼 그슨대의 숫자를 확보하는데 주력했다는 뜻이고 실제로 굉장히 많은 수의 그슨대가 쏟아져 나왔다.

소굴이 하나 더 늘어나 현재 임형규가 보유한 소굴은 총 6개.

소굴에서 끝도 없이 그슨대가 생산되었다.

-지금 이승우 선수 비렴의 천벌 개발 완료되었나요?

-아직 안되었을 것 같은데요.

-그럼 봐야죠. 봐야합니다. 이 공격을 얼마나 깔끔히 막아낼 수 있느냐가 관건입니다.

-1,2세트에서 보여준 공격력만큼 뛰어난 수비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

이승우도 6개의 제단이 있었지만 마수의 생산력을 따라가기엔 역부족이었다.

얼핏 봐도 3부대는 되어 보이는 그슨대가 이승우의 앞마당 쪽을 파고들었다.

-용광포가 있기는 하지만 그 숫자가 살짝 부족해보입니다!

-비렴 있지만 천벌 아직 개발 안된 것 같죠?

-타이밍이 안 나오죠. 오직 용광포와 용아의 힘으로 막아내야 합니다!

그슨대의 일점사로 순식간에 3개의 용광포가 파괴되었다.

그 움직임이 매우 경쾌하다. 모든 그슨대가 한 번에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용광포에 가까이 있는 그슨대만 컨트롤해 용광포를 파괴했다.

이로 인해 그슨대가 서로 꼬이며 우왕좌왕하는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이제 남은 건 1개.

욕심을 부릴 만도 하건만 임형규도 성급하게 밀어붙이지 않았다. 잠시 대열을 정비하며 호흡을 골랐다.

괜히 빨려 들어갔다가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하고 용아에 중간이 잘릴 수도 있었다.

그건 안 될 말이었다. 용아와 용안의 중간이 뚝 끊기면 지금까지의 이득이 아무 소용없게 된다. 말 그대로 그슨대를 조공하는 꼴이 된다.

아주 적절한 타이밍에 그슨대를 물린 임형규.

어차피 추가 그슨대가 오고 있으니 지금 공격에 모든 걸 걸 필요가 없었다.

-1차 공격은 아주 좋았습니다. 무리하지 않고 딱 용광포만 정리해주고 나왔거든요!

-좋아요. 아주 좋습니다. 지금까지는 아주 잘하고 있어요.

-임형규 선수 눈빛을 보세요. 앞선 2세트와 전혀 다른 눈빛을 하고 있습니다.

매처럼 날카롭게 빛나는 임형규의 눈빛은 전장을 지배하던 투귀로 돌아와 있었다.

후속 그슨대가 합류하자마자 2차 공격에 나서는 임형규.

이번에도 천벌 개발이 완료되지 않으면 뚫릴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막강한 공격력을 보여주며 이승우를 몰아붙이는 임형규. 이미 모든 소굴의 집결지는 이승우의 앞마당 쪽으로 변경되어 있었다.

이승우가 다급하게 용안을 동원했다. 용안을 동원했다는 소리는 그 만큼 상황이 안 좋다는 뜻이었다.

오늘 처음으로 이승우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생각보다 거센 공격에 당황한 듯 싶었다.

-본인의 모습을 되찾았습니다. 아주 매섭게 이승우 선수를 몰아치고 있어요!

-이게 마수죠. 이게 마수 본연의 모습입니다. 언제부터 마수가 수비적으로 경기 했습니까? 시종일관, 경기가 시작했을 때부터 끝날 때까지 공격, 공격, 공격만 하는게 원래 마수 아니었습니까?!

차분히 용아와 용안을 잡아내는 임형규.

초반에 받은 피해에 이자까지 쳐서 돌려주었다.

하지만 이승우도 그냥 당하고만 있을 선수는 아니었다.

-아. 이승우 선수 이 상황에서 센스 보세요. 센스!

-진짜 대단하네요. 이 급박한 와중에 흑완 1기를 섞어 주었습니다!

소리 소문 없이 파고들어 그슨대를 썰고 있는 흑완 1기.

암살자라는 별명에 딱 어울리는 움직임이었다.

만약 그슨대를 이번에도 밀어낸다면 1등공신은 단연 흑완이었다.

공1업이 되어 있는 상태라 두 방이면 그슨대가 썰린다.

가랑비에 옷이 젖는 줄 모른다고 이게 생각보다 컸다.

또 다시 2차 공격이 막혔다. 1차 공격은 이득을 챙겼지만 지금 공격에선 별다른 이득을 챙기지 못했다. 오히려 손해를 봤다고 해도 무방하다.

이번엔 이승우가 좋은 플레이를 보여줬다. 어쨌거나 막기만 하면 일단 되었다. 마수도 많은 걸 포기하고 온 공격이니까.

테크부터 일벌레, 그리고 병력의 공격력, 방어력 개발까지.

일반적으로 마수가 확보해야 할 것들을 뒤로 밀어둔 채 그슨대의 물량을 가장 최우선으로 확보했다.

-양 선수 정말 대단합니다. 서로 한 번씩 주고받고 있어요.

-그래도 가까운 곳에 군주가 있어서 흑완을 정리해주는 임형규.

-만약 저기에 군주가 없었으면 이 많은 그슨대가 흑완 1기에 밀려 본진으로 후퇴할 뻔 했죠.

임형규는 오랜 기간 1금광을 유지했다. 그슨대를 생산할 수 있는 최소한의 금만 확보했다는 뜻이다. 두 번째 금광을 확보한 것도 가시귀를 확보하기 위해서지 군주의 능력을 개발해주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 당연히 군주의 속업이 아직 되어있을 리 없었다.

-그래도 흑완 1기로 천벌이 나올 타이밍을 벌었죠.

-분명 큰 위기를 맞을 수 있었던 상황이었는데 정말 잘 넘겼네요.

-이러면 임형규 선수도 더 이상 그슨대로 밀어붙이는 건 하면 안 됩니다. 이제 천벌이 개발되었을 거거든요?

1,2차전은 서로 타격을 주고받는 것으로 마무리 되었다.

이제 시작 될 3차전.

임형규는 가시귀를 생산하며 조이기 라인을 만들 준비를 했고 이승우는 비렴과 용혼을 모아주기 시작했다.

-경기가 굉장히 흥미진진하게 흘러가고 있습니다.

-임형규 선수는 일단 닷발귀를 생산할 생각이 당장은 없습니다. 광풍협곡이 곧 올라가겠지만 그건 혈풍을 생산하기 위해서지 닷발귀를 생산하기 위함이 아니거든요? 지금 생각하는 건 조이기 라인입니다. 당장 그슨대의 숫자가 많아 용아와 비렴이 치고 나오기는 부담스럽습니다. 그 시간을 이용해서 가시귀로 조이기 라인을 만들어놓고 용족을 아사시키겠다 이겁니다.

-용족과 마수의 가장 고전적인 전투 형태로 경기가 흘러가고 있습니다. 마수가 몰아치는 걸 용족이 힘겹게 버텨낸 후 마수가 앞마당 앞 쪽에 쳐놓은 조이기 라인을 뚫어야 합니다.

-가시귀가 버티고 있는 라인을 걷어 내는 게 용족에게 쉬운 일이 아니거든요. 과연 이승우가 어떻게 대처에 해나갈지.

수비력으로 한 번 버텨냈다면 이젠 광전사 같은 공격력을 보여줘야 할 때였다.

보다 자유롭게 움직였던 1,2세트와 달리 이번엔 움직임이 크게 제한되었다. 2세트와 정반대의 상황이라고 해야할까?

시간이 흐를수록 불리해지는 건 이승우였다.

아직은 본진과 앞마당 자원이 쌩쌩해 원하는 조합을 갖출 수 있지만 5분, 10분이 지나면 점점 조합의 힘이 약해진다.

임형규도 여기까지 계획 했을 거다. 만약 그슨대로 뚫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 두 번째 금광은 캐지도 않았겠지.

물 흐르듯 자연스런 운영으로 여기까지 오는데 성공했다. 그슨대 공격에 연연하지 않은 것도 다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었다.

이제 임형규에게 주어진 미션은 하나다.

용족의 자원이 마를 때까지 버티는 것.

그때까지 버틴다면 승리는 임형규의 것이 된다.

****

그슨대가 공격을 왔을 때 식겁했다. 첫 번째 공격이 왔을 때 천벌은 겨우 60% 정도 밖에 개발되지 않았다. 거기서 모든 용광포가 정리되었다면 정말 위험할 수도 있었다.

그나마 하나 살아남은 것이 큰 힘이 되었다.

두 번째 공격을 받을 때 후방지원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으니까.

흑완이 아니었다면 두 번째 공격에 앞마당 라인이 뚫렸을지도 모른다.

흑완으로 한 번 시간을 끈 덕에 천벌이 개발이 될 수 있었다.

사실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앞마당이 조여지는 걸 두 눈뜨고 지켜볼 수밖에 없거든. 아직 병력을 제대로 갖추지도 못했고 무엇보다 잠복해 있는 가시귀를 볼 수 있는 현룡을 갖출 준비가 되지 않았다.

그 전까지 나갈 수 없다.

어차피 상황이 그렇게 된 거 급하게 나가지 않을거다. 갖출 거 다 갖춘 후 한 방을 노릴 것이다. 소모전은 답이 없다. 확장은 사치다. 깔끔하게 포기하고 지금 먹은 자원으로 경기를 끝낼 생각을 해야 했다.

그거 막히면?

지는 거지 뭐. 깔끔하게 4세트 준비 해야지.

이번 경기는 형규를 인정할 수밖에 없다.

아주 준비를 잘해왔다.

초반 흔들기를 통해 형규의 정신을 쏙 빼놓았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나보다. 잠깐 흔들리긴 했지만 금세 자신이 가야할 길로 돌아왔다.

시간이 많지 않다.

하지만 빠르게 경기를 해결하려 하면 오히려 진다.

앞뒤가 안 맞는 것 같다고?

아냐. 아주 잘 맞는 거야.

원래 마수의 억압을 뚫고 승리를 따내는 게 용족의 숙명이다. 시나리오 자체가 그렇지.

그간 내가 아주 편하게 마수를 상대해왔을 뿐이다. 이게 정상적인 상황이 맞는 거야. 암. 그렇고말고.

*****

빠르게 경기의 승패가 결정 된 1,2세트와 달리 3세트는 쉽게 끝날 것 처럼 보이지 않았다.

조이기 라인이 완성되며 잠시 소강상태가 벌어졌다.

그 사이 치열한 접전이 벌어졌다.

대규모 병력 싸움은 없었지만 서로 끊임없이 자원 줄에 타격을 입히기 위한 견제가 시도되었다. 운룡에 4용아를 태워 바깥으로 빼 일벌레를 견제하는 한 편 비렴을 태워 대규모 일벌레 학살을 노렸다.

임형규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2기의 가시귀를 군주에 태워 자원 타격을 노렸다. 비비가 없는 이승우였기에 군주를 공중에서 격추하는 건 불가능했고 본진에 병력을 일부 배치해야만 했다.

서로 큰 피해는 받지 않았다.

눈부신 반응속도와 함께 완벽하게 대응하는 모습을 보여줘 관중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이승우 선수 뚫을 준비해야합니다.

-더 시간을 끌면 임형규 선수도 차근차근 확장 늘려나가죠.

-아직 앞마당과 본진 자원이 쌩쌩하지만 곧 마르거든요? 그 전에 조이기 라인을 걷어내야 합니다. 그러지 못하면 경기 내내 갇혀 있다가 끝날 수도 있어요.

유리한 지역을 틀어잡고 있는 건 틀림없는 사실이지만 그걸로 확실한 이득을 보려면 조금 더 시간이 필요했다. 임형규는 확장 늘릴 생각을 전혀 하지 않았다.

어설프게 확장 늘렸다간 조이기 라인이 느슨해짐과 동시에 견제에 피해를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건 오히려 안 하니만 못한 확장이었다.

-임형규 선수도 완전히 안심하면 안 되는게 용족의 한 방은 언제나 기적을 만들어내거든요? 그 한 방을 막아내기 전까진 바짝 긴장하고 있어야합니다.

-자. 이제 이승우 선수 나갈 준비를 합니다.

-병력은 많습니다. 갈무리만 잘 한다면 뚫을 수 있는 화력입니다!

-가장 조심해야하는 건 현룡 관리죠. 현룡이 잡혀버리면 병력이 많아도 가시귀를 볼 수가 없거든요!

용족이 마수의 조이기 라인을 뚫지 못하는 건 화력이 부족하기 때문이 아니었다. 눈이라 할 수 있는 현룡이 그슨대와 혈풍에 쉽게 잡히기 때문이었다.

이승우는 용족의 한계를 드러내며 무너질 것인가?

아니면 그 한계를 깨부수며 비상할 것인가?

운명의 시간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 작품 후기 ============================

모두 좋은 하루 되시길!!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