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374 Game No. 374 가보자. =========================================================================
-3세트 경기 이제 막 시작했습니다. 이번엔 어떤 경기를 보여줄지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임형규 선수의 진영은 2시이고 이승우 선수의 진영은 6시입니다.
-3인용 전장이다 보니 어차피 어느 위치에 걸리든 러시거리는 거의 같습니다. 초반부터 몰아치는 공격이 나올 수도 있죠.
-마수 입장에서 다른 전장처럼 타 스타팅 앞마당을 먹으며 수비적으로 경기를 할 수 있지만 그보다 땡 그슨대를 쓰며 전장을 장악하는 것이 더 좋은 전장이거든요.
황산벌은 모두 알다시피 3인용 전장이다. 거기에 개방형 전장이기에 마수가 5소굴 땡 그슨대 운영을 선택하면 트리플 지역을 용족이 수비해내는 것이 쉽지 않다.
땡 그슨대는 용족이 알아도 피해를 받을 수밖에 없는 전략이다.
이걸 용족 선수들은 상성의 불리함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땡 그슨대를 모르면 땡 그슨대에 입구가 뚫려서 죽고 알게 되면 그 즉시 용광포를 늘려주며 수비에 자원을 써야한다. 테크와 제단에 투자되어야 할 자원이 쓸데없는 곳에 소모되는 것이다. 이 자체만으로도 피해다.
이 이후 마수는 일벌레 찍고 테크를 타거나 소굴을 늘리면 된다.
땡 그슨대는 3인용, 그리고 개방형인 전장에서 가장 큰 힘을 발한다. 그리고 거기에 잘 부합하는 전장 중 하나가 지금 경기를 치르는 황산벌이었다.
그렇기에 무슨 일이 있어도 3세트에선 승리를 해야 하는 임형규였다.
-이승우 선수 이번엔 앞마당 쪽에 솟대를 소환하며 확장을 가져갈 준비를 합니다.
-이번엔 1,2세트처럼 과감한 공격보다 템포를 늦춘 공격을 할 것 같네요.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안전하게 경기를 이어나가면 유리한 경기를 할 수 있기 때문이죠.
초반에 마수가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경기가 중장기전으로 흐르면 상황은 조금씩 역전 된다. 3인용 전장이기에 확장 개수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초반에 큰 피해를 입을 상태에서 중장기전으로 흘러가면 당연히 마수가 더 좋다.
마수가 초중반에 그슨대로 이득을 챙기느냐, 아니면 무난하게 중장기전으로 넘어가느냐에 따라 경기 양상이 달라진다고 할 수 있겠다.
-자. 용안이 첫 번째 정찰 만에 임형규 선수의 본진을 발견합니다.
-정찰운은 이승우 선수가 더 따르는 편이네요.
군주는 10시 쪽으로 날아가는 상황이었다. 당연한 것이었다. 첫 군주를 날리는 방향은 정석처럼 정해져있다. 상대방의 앞마당을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곳.
2시에서 앞마당이 바로 보이는 스타팅 포인트는 10시였다.
만약 임형규가 10시에 위치해있었다면 군주를 6시 쪽으로 날렸을 것이다.
-용안이 마견숲 올라가주는 거 바로 확인해줍니다.
임형규의 선택은 9군주 마견숲이었다. 이승우도 앞마당 솟대 앞 쪽에 용무관을 소환하며 앞마당을 가져갈 준비를 했다. 아직까진 무난한 상황이었다.
마견숲을 확인한 용안이 바로 마수의 앞마당 쪽으로 이동해 소굴이 펴지는 걸 방해했다. 일벌레가 소굴로 변태하려고하면 달려가서 못 짓게 하고, 따라오면 뒤로 도망갔다가 다시 달려가고.
굉장히 귀찮게 괴롭혀주고 있었다.
-초반부터 신경전이 치열한데요.
-사실 일벌레 1기 더 데려오면 보다 빠르게 용안 정리할 수 있지만 그렇게 하면 기세 싸움에서 밀렸다는 걸 시인하는 것이나 마찬가지거든요? 아주 팽팽합니다.
어느새 용안의 용력이 다 깎이고 체력만 남았다. 한 두 번 더 방해를 할 수 있지만 자칫 잘못하다간 일벌레의 공격이 죽을 수도 있는 상태.
그건 절대 있어선 안 되는 일이었다.
이때 이승우의 선택은.
-솟대!!!
-아. 장난 아닙니다. 솟대를 소환해주네요!
-이러면 바로 앞마당 못 가져가죠!
앞마당 소굴이 지어질 자리에 솟대를 소환하는 것이었다. 용안과 달리 솟대는 체력이 많다. 결국 앞마당에 소굴을 펴지 못한 일벌레가 3시 쪽에 위치한 트리플 지역에 소굴을 펴기 위해 이동했다.
-당장의 기 싸움에서는 이승우 선수가 이겼네요.
-사실 이게 엄청난 피해는 아니거든요? 근데 기분이 나빠요. 그게 가장 큰 겁니다!
-안그래도 2:0으로 뒤지고 있어 위축되어 있는데 이런 견제까지 당하면 진짜 경기 할 맛 안나나거든요!
솟대가 완성되기 직전 취소를 하는 이승우.
곧 마견들이 나오기에 완성시켜봤자 의미가 없었다.
-보통 일반적인 전장에서는 이런 솟대 러시를 잘 안하려고 합니다. 저렇게 솟대 러시를 하면 앞마당에 소환되는 신전의 타이밍이 조금 늦어져버리거든요. 근데 이렇게 과감하게 신경전을 벌일 수 있는 이유는 황산벌의 러시거리가 가깝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어차피 용무관 이후 바로 신전을 소환하지 못하고 용광포를 하나 안전하게 소환해 줘야하거든요? 저 솟대 러시는 내가 확장 빨리 못 먹었으니 너도 늦게 먹어라. 뭐 이런 의미를 가지고 있는 거죠.
-균형을 맞춰 주는거죠. 첫 서치에 발견한 이상 조금이라도 이득을 보는 건 못 참겠다 이겁니다. 그 결과 앞마당 쪽에서 상당히 시간을 벌어주며 소굴을 늦게 펴지게 만들었거든요. 초반 신경전에선 이승우 선수가 꽤 괜찮은 성과를 거둔 셈이죠.
그때 생산 된 마견이 용안을 쫓았다.
적어도 마견이 발업이 되기 전까지 용안이 살아남아 마수가 땡 그슨대를 가는지, 아니면 무난하게 테크를 올리는지 반드시 확인 해줘야했다.
-임형규 선수 대놓고 그슨대굴을 바로 지어버리는데요?
-보든 말든 상관없다 이건가요?
-그렇죠. 그런 이야기가 되죠. 만약 그슨대를 가는 걸 감추고 싶었다면 적어도 마견을 6기 정도 생산해 용안의 뒤를 쫓게 했을 겁니다. 본진 입구가 좁은 편이니 마견 2~3기는 용안 쫓게 두고 나머지는 입구 쪽에 쭉 서있으면 용안에게 그슨대굴을 짓는 걸 보여주지 않을 수 있었거든요? 근데 그러지 않았다는 건 보든 말든 자신 있다는 겁니다.
마견을 생산할 자원으로 일벌레를 충원했다.
정보를 막는데 자원을 쓰기보다 조금이라도 배를 불리는데 쓰겠다는 것이었다.
-보고도 못 막는 땡 그슨대를 하겠다는거죠. 황산벌이 그슨대 쓰기엔 최적의 전장 아니겠습니까?
-앞선 세트에서 이승우 선수가 심리전을 걸었던 것 처럼 임형규 선수도 심리전을 거는거죠. 그슨대굴을 실수가 아닌, 의도적으로 보여줬다는 건 올인을 갈 생각이 없다는 거거든요? 그걸 알고 있음에도 용족은 용광포를 늘려줘야 해요. 상대가 배를 불리는 시간을 주느니 차라리 그슨대를 쓴다는 걸 보여줘서 어쩔 수 없이 용광포를 짓게 만드는 게 낫다고 판단 한거죠.
임형규는 땡 그슨대로 경기를 끝낼 마음이 없다.
사업과 스피드 업을 해줘 심시티로 소환되어 있는 용무관과 제단을 걷어낸 후 일벌레를 더 보충해주며 운영을 갈 확률이 높았다.
일단 이승우의 대처는 테크를 올리는 것이었다. 어차피 당장 그슨대가 달려오는 것이 아니니 벌써 용광포를 소환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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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좀 빡세게 하는데?
형규의 운영을 보고 든 생각이었다.
전장이 황산벌이다보니 마수가 저렇게 나오면 수비적으로 경기를 운영할 수밖에 없다.
일단 상대의 공격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수비를 한 후 역습을 노리는 것.
내가 기본적으로 생각해온 황산벌 운영 방법이었다.
수많은 연습경기를 치렀지만 형규처럼 대놓고 그슨대굴을 보여준 선수는 없었다.
어쨌든 용광포를 맞춰 지어줘야 한다. 어차피 안 들어온다고 배짱부리다 순식간에 추가생산 된 그슨대에 앞마당이 뚫려버릴지도 모른다.
그렇게 허무하게 지고 싶지는 않다.
마수는 다른 종족처럼 한 건물에서 한 유닛만 생산만 하는게 아니다. 최대 3기의 유닛을 하나의 소굴에서 찍어낼 수 있다.
눈에 보이는 건 6~7기의 그슨대라 하더라도 순식간에 부대 단위의 그슨대가 추가 병력으로 합류할 수 있는 거다.
긴장의 끈을 놓아선 안 된다는 말이지.
돌 다리도 두드려 보고 건너라고 했다.
최대한 안정적으로, 하지만 경기 내내 끌려다니는 것이 아니라 언제든 한 방을 노릴 수 있는 방향으로 경기를 운영할 생각이다.
그런 운영이 있냐고?
당연히 있지.
지금부터 내가 보여줄 테니까 잘 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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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 그슨대를 알았을 때 대처하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비비를 띄워 병력 상황을 눈으로 직접 체크하는거다. 그슨대의 숫자를 파악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소굴의 벌레 수를 확인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벌레를 모으지 않는다면 일단 그슨대를 한 번에 생산해 치고 들어오는 공격은 없다고 보면 된다. 벌레를 남기지 않고 일벌레를 찍어주고 소굴을 늘려준다면 용광포를 무리하게 늘리기보다 테크를 올려주는 것이 답이다.
다른 하나는 아예 비비 테크를 생략하고 빠르게 황룡성지를 올리며 제단의 숫자를 늘려준다.
마수가 뭘 하든 말든 상관없이 힘을 우선 확보하는거다.
마수가 공격을 들어오면 수비를 해주고 수비적으로 운영을 하면 역으로 공격을 갈수도 있공 안전하게 트리플 확장을 확보하며 중반 이후로 경기를 이끌 수 있다.
이승우의 선택은 후자였다.
빼앗긴 주도권을 잡아올 수 있는 방법이었으니까.
-이승우 선수 병력 대 병력으로 싸워보자 이겁니다.
-어차피 땡 그슨대를 상대로 용족이 트리플 지역을 확보하는 것이 쉽지 않거든요? 차라리 트리플 지역 포기하고 앞마당 자원을 가지고 병력을 폭발시키는게 나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죠. 그 것도 분명 한가지 방법이죠.
트리플 확장이 언덕 구조로 되어 있어도 수비가 어려운게 땡 그슨대다. 개방형으로 사방이 뚫려있는 황산벌에서 세 번째 신전을 소환하는 건 그슨대, 가시귀 물량에 그냥 밀려버리겠다고 말하는 것과 똑같은 것이었다.
-근데 이 빌드가 양날의 검이 될 수 있습니다. 일단 발업 용아에 힘을 실어주면서 마수에게 일벌레 생산을 못하도록 압박해줄 순 있지만 비비가 없으면 정찰이 되지 않거든요? 정찰이 안 되었을 때 무슨 일이 일어나나면, 갑작스런 역 닷발귀에 피해를 볼 수 있는 상황이 나올 수 있습니다. 크게는 본진 쪽 철광 지역이 점령당하며 아예 경기를 내줄 수도 있고 작게는 비렴을 잡아주며 한방 전투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거든요? 그슨대가 주력인 마수에게 비렴을 제대로 활용할 수 없다? 이거 상당히 큽니다.
지금 임형규가 선택한 빌드는 올인이 아니다.
소굴을 유지하며 가난하게 그슨대를 뽑아주는 빌드가 아니란 말이다. 적당히 일벌레도 보충해주고 마굴도 간다. 당연히 광풍협곡도 펴준다.
자원도 있고 테크도 있는 상황.
여차하면 언제든 닷발귀를 띄울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이다.
-변수가 있다면 지금 경기를 펼치고 있는 선수가 이승우 선수라는 겁니다.
-그렇죠. 그게 가장 든든하고 그게 가장 큰 변수죠.
그럼에도 관중들이 용족의 걱정을 하지 않는 이유는 하나.
이승우가 경기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분명 위험에 빠질 수 있는 상황이지만 위험에 빠질 일이 없을 것 같다고 모두 생각하고 있었다.
그 정도로 이승우가 보여준 경기력이 대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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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5월이네요!
모두 좋은 하루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