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로열로더 신들의 전쟁-370화 (370/575)

00370  Game No. 370 역시 이승우!  =========================================================================

-이승우 선수의 진영이 아래쪽 7시로 위치해있고 임형규 선수의 진영은 1시로 있습니다.

-이번 세트 임형규 선수가 반드시 잡아내야하는 전장이죠.

-2세트까지 내주면 정말 답 없습니다. 3세트까지 어어 하는 사이에 와르르 무너지는 수가 있어요. 무조건 이 경기 잡아내야합니다.

-그렇죠. 2세트까지 이승우 선수가 이긴다? 거의 8부 능선을 넘어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묘한 긴장감이 경기장을 가득 채웠다.

가장 중요한 1세트를 이승우가 가져갔다.

이번 경기가 끝나면 균형이 맞춰지거나 한 쪽으로 일방적으로 기운 상황이 나온다.

서로 간 광룡에 대한 기억은 꽤 좋은 편이었다.

임형규도 광룡에서 단 1번을 제외하고 패배하지 않았다. 1패조차 환국이었고 용족을 상대로 전승을 거두는 중이었다.

이승우도 광룡에서 할 말은 많다.

-이 전장에서 이승우 선수는 기분 좋게 이긴 경험이 있거든요? 마수의 조이기 라인을 아주 현명하게 걷어내며 승리를 따냈었죠.

-아. 그 경기 정말 대단했죠. 용족도 이렇게 할 수 있다라는 걸 보여준 경기였다.

지금도 명경기로 회자되는 차인환과의 경기.

가시촉수 조이기라는 상식을 뛰어넘는 전략을 준비해온 마수.

이승우가 꼼짝없이 당하는 건 아닐까 싶었는데 당하기는커녕 용족에게 조이기를 대처하는 해법을 제시하며 승리를 따냈다.

만약 그 경기가 없었다면 마수의 조이기에 용족이 속수무책으로 당했을지도 모른다. 전장의 수정이 가해졌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승우는 그런 밸런스 조정 없이 운영으로 조이기를 파훼했다.

단순히 실력이 뛰어난 걸 넘어 새로운 트렌드를 만드는 경지에 오른 이승우였다.

그때였다.

-잠시 만요. 이승우 선수 이번에도 무언가 준비해왔는데요? 용안이 나갑니다!

-처음 주어진 철 50으로 생산 된 용안이 철광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바로 1시 쪽으로 올라가고 있습니다.

-100% 전진 건물이죠!

-역시 이승우네요. 평범하게 가지 않습니다!!!

경기 시작 한지 10여초 만에 변수를 만드는 이승우.

1세트보다 훨씬 공격적인 빌드를 들고 나온 듯 했다.

-과연 이승우 선수가 어떤 전략을 들고 나왔을지.

-이 전장에서 중앙 제단이나 99제단 같은, 극단적인 초반 전략이 나온 적이 있는데 대부분 좋은 성과를 거두지 못했거든요?

-러시거리가 멀기도 하고 앞마당 대신 뒷마당 먹으며 본진 언덕에서 수비를 하면 반 올인성 공격을 시도한 용족이 할 수 있는 것이 굉장히 줄어들거든요.

이승우도 그 사실을 알고 있을 거다.

그럼에도 시도한다는 건 무언가 준비한 수가 있다는 뜻이었다.

보통 경기가 아니다.

결승전이다.

결승전에서 시험 중인 빌드를 들고 나오는 선수는 없다. 무수한 연구를 통해 단점을 최소화한, 거의 없다시피 만든 빌드를 들고 나온다.

그렇기에 사람들은 설렌 표정으로 화면을 바라보았다.

어떤 빌드로 또 관중들을 즐겁게 해줄까 기대하는 것이 눈에 보였다.

-이승우 선수 일단 연구 많이 했네요. 군주가 날아오는 타이밍을 계산했네요. 군주의 시야에 걸리지 않고 전장의 위쪽으로 올라가는데 성공하는 모습입니다.

-설마 상대 본진 안쪽에다 제단을 소환하나요?

-글쎄요. 상대가 환국이면 그런 전략도 써볼 법 하지만 마수거든요? 마수를 상대로 그렇게 극단적인 전진 제단은 득보다 실이 훨씬 많습니다.

보통 전진 제단이 지어지는 중앙을 그냥 지나쳐 올라가는 용안. 용안이 움직임을 멈춘 건 마수의 앞마당 입구에 도착한 후였다.

-예전에 이승우 선수가 이제운 선수를 상대로 앞마당에 3제단 러시를 한 적이 있거든요? 이번에도 그런 전략을 들고 왔나요?

충분히 나올법한 전략이다.

제단이 소환되는 타이밍이 그때와 조금 다르지만 광룡도 뒷마당이 존재하는 전장이기에 이번에도 얼마든지 전진 제단을 할 수 있다. 그게 막히더라도 본진 언덕에서 수비를 하며 뒷마당을 가져가면 되니까.

-앞마당 쪽에 솟대 소환됩니다.

-첫 번째 솟대가 자신의 앞마당이 아닌 마수의 앞마당에 지어집니다.

황당한 표정의 최승원 해설.

10년 넘게 신들의 전쟁 리그를 해설해왔지만 이런 운영은 처음 봤다.

이승우의 변칙적인 운영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완성된 솟대 옆에 용무관과 제단을 연달아 소환했다.

-이거 1시 앞마당 입구를 막는 심시티인데요?

-뭐죠? 이게? 도대체 이승우 선수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머릿속으로 한 번 들어가 보고 싶습니다.

이승우가 건물을 지은 모양은 용족이 1시 앞마당에 심시티를 할 때 사용하는 심시티와 똑같았다. 솟대, 용무관, 제단으로 길을 좁혀 마견이 들어올 수 있는 통로를 한 줄로 만드는 심시티.

그 길에 용아 1기가 버티고 있으면 무빙으로는 빠져나올 수 없다.

나가려면 건물을 부수거나 길을 막고 있는 용아를 잡아내야만 한다.

-설마 이거 조이기인가요?

-어? 진짜? 설마? 진짜. 와.

경악에 찬 한종엽 해설의 외침.

김현민 캐스터도 쉬이 말을 잇지 못했다. 말도 안 되는 전략이지만 이승우라면 충분히 사용할 수 있는 전략이다.

왜?

이승우니까!

-그런 것 같네요. 본인의 입구를 막아서 수비를 하며 앞마당을 가져가는 게 아니라 아예 상대방 입구를 막아버리며 공격과 수비를 동시에 하겠다는겁니다.

-그렇죠. 어차피 뒷마당이 있는 전장이라 굳이 앞마당 쪽에 심시티를 하면서 확장을 먹을 필요가 없거든요!

-광룡이란 전장을 정말 잘 연구해왔어요! 무난하게 중장기전 가는 전장이라는 걸 알고 바로 극 초반 공격을 들어 온겁니다!

마수가 환국과 경기를 펼치는 경우 망루러시를 대비하기 위해 두 번째 군주를 앞마당 소굴 옆에 띄워 시야를 밝혀놓는다. 하지만 용족을 상대 할 때 두 번째 군주마저 중앙 쪽으로 보내 시야를 확보하는데 사용한다.

일부러 앞마당 쪽으로 꺾어서 이동하면 모를까 그냥 7시 쪽에 우클릭을 찍어놓으면 전진되어 지어지고 있는 건물을 발견할 수가 없다.

그리고 상대의 위치를 시작과 동시에 알기 때문에 일벌레를 보낼 일도 없다.

그걸 노린 이승우의 변칙적인 공격.

2인용전장이기에, 그리고 뒷마당이 존재하는 광룡이기에 쓸 수 있는 전략이었다.

-진짜 경기 재미있게 합니다. 이런 경기를 보기 위해 결승전을 오는 거거든요!

-아. 모릅니다. 임형규 선수 아직 몰라요!

-알수가 없죠! 이걸 도대체 누가 예상한단 말입니까!

그나마 다행이라면 노 마견숲 3소굴 같은 극단적으로 배를 째는 빌드를 선택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뒷마당에 소굴을 펴고 바로 마견숲을 지은 임형규.

-이걸 올인이라고 해야 할지, 운영이라고 해야 할지 보면서도 헷갈리네요. 보통 올인은 용안 생산 쉬어가면서 하거든요? 근데 이승우 선수는 본진에서 용안을 계속 생산하고 있어요!

-그냥 이렇게 생각하면 됩니다. 우리가 모두 알고 있는 용족의 더블 신전 빌드 있지 않습니까? 그걸 지금 하는 거예요. 다만 다른 게 있다면 용족의 심시티가 마수의 앞마당에 지어지고 있다는 점이에요!

원래는 용무관 이후 신전을 소환하기에 제단이 올라가는 타이밍이 늦지만 지금은 앞마당에 신전을 소환하고 있지 않아 제단도 곧 완성 될 듯싶었다.

용무관이 완성되자마자 솟대 뒤에 용광포를 짓는 이승우.

-아예 여기다 집을 짓는데요?

-근데 이 걸 조금 지켜봐야 하는 게 당황하지만 않으면 임형규 선수가 충분히 좋은 상황 만들고 있어요.

만약 이승우의 전진 심시티로 본진에 갇힌다면 효과를 확실히 발휘한다고 할 수 있지만

-자. 임형규 선수 앞마당에 일벌레 보냅니다.

-저거 앞마당 짓으려는 일벌레거든요? 앞마당에 바로 소굴 지으면 이승우 선수의 전략이 통하는 겁니다!

원래 앞마당에 소굴을 이어갈 일벌레. 하지만 바로 소굴을 펴지 않고 앞마당 입구 쪽으로 이동했다. 감이 온 것이다. 시간이 이렇게 지났는데 용안 정찰부터 시작해서 아무 것도 오지 않는다? 확실히 이상한 일이었다.

-임형규 선수 무언가 이상하다는 거 눈치 챘어요!

-용족의 움직임이 너무 없긴 했죠!

-임형규 선수도 보통이 아닙니다!

그 순간 일벌레가 용족의 전진 건물을 발견했다.

-봤어요! 지금 봤습니다.

-자. 이제 판단해야죠. 어떻게 할 지!

일벌레를 끌고 나와 전진 건물을 깰 것인가?

아니면 깔끔하게 앞마당을 포기하고 뒷마당을 먹고 운영을 준비할 것인가?

임형규의 선택은 후자였다.

-용광포 반 정도 지어진거보고 일벌레 동원할 생각은 접었습니다. 일단 뒷마당과 본진 자원으로 한 번 해보려는 거죠.

-이승우 선수도 용안 보내서 마수가 무얼 하고 있는지 확인합니다. 보면서 맞춰 가겠다는 거죠.

테크가 빠르면 테크를 빠르게 올려주고 테크가 느리면 확장을 확보한다. 지상 병력을 모아 앞마당 쪽 뚫기를 시도하면 용광포를 늘려주면 된다.

모든 걸 대비해서 자원을 쓰기보다 상황에 맞는 대처를 해주면 된다.

-임형규 선수가 테크가 빠른 편은 아닙니다. 애초에 마견의 발업을 이용한 전략보다는 초반 용아 찌르기가 안 오면 소수 마견만 찍어주고 최대한 빠르게 뒷마당과 앞마당에 소굴을 펴는 시작을 준비해왔거든요? 근데 앞마당 소굴은 펴지지도 못했거든요? 그 시간만큼 테크가 느립니다.

아직 금을 캘 수 있는 준비조차 안 된 상황.

발업이 되지 않은 마견을 모아 뚫기를 시도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그렇다면 이승우가 용광포를 빠르게 짓거나 무리하게 테크를 올릴 필요가 없다.

-이승우 선수 당장 수비에 자원 쓸 필요 없다고 생각하고 뒷마당에 신전 올리죠.

-이런 경기는 처음 봐서 어떻게 경기가 흘러갈지 전혀 예상이 되지 않습니다.

난감한 기색이 역력한 중계진.

유불리를 섣불리 판단할 수 없는 상황이다.

최승원 해설이 지금 당장 보이는 정보를 가지고 정리에 나섰다.

-일단 서로에게 할 만한 상황이라고 보입니다. 앞마당 소굴을 원하는 대로 펴지 못했지만 그래도 뒷마당을 안전하게 확보하면서 어느 정도 원하는 물량을 생산할 수 있는 자원을 모을 수 있거든요? 가장 최악의 선택은 지금 마견을 모아 입구 뚫기를 시도하는 겁니다. 진짜 이도 저도 아니게 될 수 있거든요? 뚫어도 문제입니다. 상대가 본진 언덕에 용광포 지어주고 입구에 용안 세워놓으면 마견으로 뚫고 올라가는 건 불가능합니다. 그 사이 용족이 테크 올려버리면 진짜 마수가 할게 없어요. 어쨌든 용족도 저기에 자원을 많이 투자했기 때문에 평상시보다 테크와 확장이 모두 느립니다. 그걸 이용해서 닷발귀, 혈풍을 모아 한 번 몰아붙이든가 아니면 그슨대, 가시귀의 드랍을 시도하는 것이 좋아 보입니다. 절대 급하게 마음먹으면 안 됩니다!

속사포처럼 이야기를 내뱉은 최승원 해설이 한숨 돌리는 사이 한종엽 해설이 말을 이어받았다.

-이승우 선수는 일단 마수의 테크를 맞춰가면서 본진 언덕 아래쪽에 용광포를 몇 개 더 지어서 마수의 육로를 아예 막아주는 것이 좋아 보입니다. 그러면 용족이 걱정해야하는 카드가 하나 줄어들게 되거든요? 지금같은 구조라면 마수가 그슨대 모아서 뚫기 시도하면 뚫릴 수 있어요. 어차피 지금 용아의 수가 어느 정도 있으니 언덕 입구에 홀드 잡아놓고 그 뒤에, 언덕 위 가시촉수나 그슨대에 사정거리가 닿지 않는 지역에 용광포 몇 개 안전하게 지어주는 게 좋습니다. 뒷마당 신전이 완성되면 어쨌든 당분간은 용족과 마수가 같은 자원을 먹게 됩니다. 추후 비비와 지룡으로 수비를 선택하는 운영을 해도 되고 지상 병력을 모아 한 번 뚫기를 시도해도 됩니다. 이번 경기는 누가 더 침착하게 대처를 하느냐가 가장 중요합니다!

어떤 상황인지 파악 못하고 고개를 갸우뚱 거리는 관중들의 속을 뻥 뚫어주는 깔끔한 정리였다.

양 선수도 대단한 게 모두 중계진이 말한 대로 경기를 운영하고 있었다.

임형규는 금을 캐며 마굴을 올리고 있었고 이승우는 용아로 마수의 언덕을 틀어막으며 밑에 용광포를 지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경기가 소강상태에 돌입했다.

초반 변칙적인 전략을 시도한 것 치고 탈 없이 경기가 흘러갔다. 이승우는 자신이 원하는 판을 만드는데 성공했고 임형규 역시 크게 당황하지 않고 최선의 대처를 보여주며 경기의 긴장감을 유지시켰다.

이 고요함도 오래가지는 않을 거다.

============================ 작품 후기 ============================

오늘은 여기까지!

어제 시빌워 보고 왔는데 정말 꿀잼이거든요!

안보신분들은 꼭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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