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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열로더 신들의 전쟁-368화 (368/575)

00368  Game No. 368 1세트.  =========================================================================

-9군주 마견숲을 확인했음에도 과감하게 앞마당에 신전부터 소환하는 이승우.

-바로 용광포 지으면 수비 할 수 있다 이겁니다. 용안으로 마수 본진 보고 있거든요.

-3개의 알에서 과연 6마견이 나올지 아니면 2마견이 나올지.

변태되고 있는 3개의 알에서 나온 건 2마견과 2일벌레였다. 상대가 앞마당에 신전을 소환하는 걸 군주로 봤기 때문이었다. 난입을 시도할 것이 아니면 굳이 6마견을 찍을 필요가 없다. 바로 앞마당에 소굴을 펴는 임형규.

이승우의 제단이 이제 막 올라가는 상황이라 테크나 병력을 확보하기 보단 확장에 추가 소굴을 펼 가능성이 높았다.

-경기는 일단 무난하게 진행됩니다. 이승우 선수는 진짜 평범한 더블신전 빌드를 꺼내들었고 임형규 선수 역시 초반 공격보다는 2마견만 찍으며 자원을 확보하는 쪽으로 가고 있습니다.

더 이상의 마견 생산은 없었다. 소굴에서 벌레가 생성되는 족족 일벌레를 찍어주는 임형규. 초반 전투보다 중후반에 집중하겠다는 것이었다.

이승우가 변수를 만들지 않는다면 임형규의 지금 선택은 굉장히 좋다. 어차피 2~3분 내에 공격을 나올 수 없는 용족. 그 사이 일벌레를 모두 채워놓겠다는 심산이다.

-임형규 선수 타 스타팅 앞마당이 아닌 본진과 가까운 트리플 지역에 소굴을 폅니다.

-그슨대 중심으로 경기를 풀어나가겠다는 거죠.

타 스타팅 앞마당을 먹으며 그슨대 운영을 갈 수 있지만 트리플 지역을 먹으며 군락 운영을 가는 건 어렵다. 정확히 말하면 굳이 그렇게 할 이유가 없다.

수비할 수 있는 통로가 한 군데인 스타팅 앞마당과 달리 트리플 지역은 보통 두 군데의 입구가 존재한다. 그만큼 수비가 어렵다는 말이다. 마고본성 역시 마찬가지다. 설사 입구가 하나여도 군락 운영을 하기엔 스타팅 포인트, 4금광을 안전하게 가져갈 수 있는 타 스타팅 앞마당을 가져가는 것이 훨씬 낫다.

-과거에도 주도권을 잡기 위해 5소굴 그슨대 운영을 했다가 크게 당한 적이 있는 임형규 선수거든요? 오늘은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임형규가 트리플 지역에 소굴을 폈다는 걸 용안 정찰로 확인한 이승우. 여전히 용안은 살아남아 정보를 건네주고 있었다. 임형규가 마견을 더 찍었다면 용안을 지키는 것이 힘들었을 수도 있었을 거다. 하지만 임형규는 여전히 2마견을 유지 한 채 일벌레를 늘려주는데 집중하고 있었다.

-마견 2기 이후 계속 일벌레를 찍어주고 있다는 걸 눈으로 확인하고 있기 때문에 용광포 더 이상 늘려줄 필요 없죠. 바로 테크에 돈을 투자합니다.

-원하는 만큼 먹고 싸울 수 있는 판이 마련되고 있습니다.

임형규가 소굴을 마굴로 변태시키며 이승우의 본진에 군주 한 기를 밀어 넣었다.

확실하게 두 눈으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체크하려는 것이다.

상당히 꼼꼼한 모습.

-임형규 선수 컨디션이 좋아 보입니다. 밀어넣은 군주로 공중제단을 확인합니다.

-무난하게 가는구나. 이런 정도의 정보를 얻었으면 충분한 거죠.

동시에 앞마당에 떠 있는 군주로 용무관이 돌아가지 않는 것도 파악해주고 있었다. 당장의 모습만 봐선 용아에 힘을 싣는 빌드보단 비비-흑완 조합으로 상대를 한 번 견제하며 비렴을 빠르게 확보하려는 것처럼 보였다. 본진 테크를 확인한 군주가 6시 쪽으로 빠져나갔다.

그 순간.

-이승우 선수 바로 승부수 던지네요. 군주가 시야에서 사라지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본진에 3개의 제단이 늘어나네요.

-마수한테 공업 안돌아가는 모습 일부러 보여줘서 마수가 아. 용아에다 힘을 주지 않는구나라고 착각하게 만든 다음에 확 제단을 늘려서 마수를 끝내는 빌드죠.

-역시 이승우입니다. 그냥 넘어가지 않죠.

이승우가 칼을 빼들었다.

앞마당에서 금을 캐지 않고 있는 걸 확인하면 임형규가 의문을 품을 수 있겠지만 정찰에 나선 2기의 군주 중 1기는 본진을 거쳐 6시 쪽으로 빠져나갔고 나머지 1기는 용무관이 있는 곳 주변에 머물고 있었다.

-몰라요. 지금 임형규 선수는 까마득하게 모르고 있어요!

-본진에서 공중제단과 황룡성지가 올라가는 걸 봤거든요! 공업이 안 돌아가는데 공중제단과 황룡성지가 동시에 올라간다? 이것만 보면 무조건 비비, 흑완 조합이거든요.

-이거 위험합니다. 이승우 선수 용안 생산까지 쉬었어요. 단순히 피해주고 운영으로 넘어가겠다는 마인드가 아닙니다. 아예 뚫어 버리겠다는 겁니다!

-역시 이승우. 쉽게 가지 않네요. 이렇게 1세트부터 기선을 확 잡아버리면 2,3세트를 본인이 원하는 판으로 만들 수 있다는 걸 너무나도 잘 알고 있습니다.

-이걸 모든 선수가 알겁니다. 하지만 과감하게 실행을 할 수 있는 행동력을 지닌 선수는 얼마 없을 겁니다. 이승우는 이 모든 걸 알고 있어요.

아직까지 낌새를 눈치 채지 못한 임형규.

마굴의 변태가 끝나자마자 광풍협곡을 펴는 모습이다. 날아오지도 않을 비비를 막기 위한 준비에 여념이 없는 것이다.

헛돈이다. 절대 해서는 안될 일을 자연스레 하고 있다.

지금 임형규가 해야 할 건 비비 대비가 아닌 트리플과 앞마당 쪽에 가시촉수를 펴는 것이었다. 공업이 되어 있지 않은 용아이기에 가시촉수와 그슨대만 있으면 충분히 밀어낼 수 있다.

알아차리기만 하면 경기를 승리로 장식할 수 있는 상황이지만 알 도리가 없었다. 오히려 군주로 본진을 한 번 본 것이 독으로 작용했다. 이미 임형규의 머릿속엔 비비와 흑완 밖에 들어있지 않았다.

폭풍전야.

곧 있으면 전장을 혼돈으로 이끌 폭풍이 몰아칠 것이다.

****

무난하게 가면 섭섭하지?

그래서 내가 4제단 올인을 준비해왔어.

마고본성은 경기가 후반으로 이어지면 용족이 마수를 상대로 경기를 펼치기 굉장히 힘들다. 트리플 지역까지는 무난하게 확보할 수 있지만 네 번째 금광을 차지하기가 너무 힘들다.

본진과 앞마당 금광이 살아있는 중반까지는 고급 병력 섞어주며 전투를 벌일 수 있지만 본진과 앞마당 금광이 떨어지는 시점부터 운신의 폭이 좁아진다.

그렇다고 그 전에 공격을 들어가기도 애매한 게 트리플 지역이나 앞마당의 통로가 좁아 마수가 가시촉수를 여러개 박아놓으면 다른 전장보다 수비가 원활하게 된다.

그래서 준비한 빌드가 공업 페이크 4제단 용아 올인이다.

상대가 강해지는 시점까지 굳이 기다려 어려운 상황에 놓일 필요는 없다.

범이 눈앞에서 아가리를 벌리고 있는데 거기에 고개를 들이밀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피하고 보지.

조금만 다르게 생각하면 답이 나온다.

상대가 강해지기 전에 끝내는 것.

이게 가장 좋은 수였다.

준비한 전략이 성공하면 정신적 타격을 줌과 동시에 빠른 시간에 경기를 끝낼 수 있다.

이게 다전제에서 어마어마하게 장점이거든.

상대가 흥분해서 달려들 수도 있고 위축되게 만들 수도 있다.

판을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짤 수 있다는 말이지.

그래서 이번 경기에 스킬도 가장 전투력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조합을 갖춰 장착했다.

웬만하면 [투신] 한 번과 [숨바꼭질]로 끝낼 생각이지만 상황의 여의치 않으면 [폭주기관차]도 써야지 뭐.

항상 느끼는 건데 이렇게 과감한 공격을 가기 전에 가슴이 들뜬다.

설렌다고 해야 하나?

준비한 전략으로 상대에게 패배를 안길 때의 희열은 느껴본 사람만 알 것이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준비한 것이 통할 것 같다.

왜 이렇게 생각 하냐고?

정찰을 보냈던 용안이 아직까지 살아있어 마수가 무얼 하고 있는지 전부 알려주고 있거든. 마치 맵핵을 쓴 것처럼.

일벌레가 몇 기가 있는지, 테크는 어디까지 올렸는지, 소굴을 몇 개인지.

하나도 빠짐없이 모든 정보가 나에게 들어오고 있다.

소굴을 늘리며 일벌레만 찍고 있는 형규.

앞마당과 트리플 지역 금광은 채취도 하지 않고 있다. 그 말은 닷발귀는 절대 아니라는 소리였다. 하나의 금광으로 다수의 닷발귀를 뽑아낼 수 있을리가 없었다. 만약 닷발귀를 생각했다면 금을 빠르게 확보했을 거다.

그슨대로 전장의 주도권을 잡으며 후반을 준비하고 있는 것 같은데 어쩌지?

그 전에 끝낼 건데 말야.

지금 형규는 내 빌드가 가장 잘 통하는 운영을 하고 있다.

어쩜 이리 고마울 수가.

마견의 수가 많았다면 용안을 살리는 것이 힘들었겠지만 2기의 마견을 피해다는 건 일도 아니었다.

애초에 형규는 자신이 뭘 하는지 굳이 감출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그게 너를 무너뜨릴 실수로 작용할거다. 이 것아.

다섯 번째 소굴이 늘어나는 것까지 용안이 보고 마견에 잡혔다. 잡힌 것이 아쉽긴 했지만 이 정도면 용안이 할 수 있는 건 다 한 셈이었다.

너의 공을 절대 잊지 않으마.

승리하면 너를 위해 묵념 시간도 가져줄테니까 편하게 눈을 감길.

자. 그럼 본격적으로 형규를 쓸어버릴 준비를 해볼까?

****

-지금 이승우 선수의 공격 통하는 분위기입니다. 여전히 모르고 있어요!

-생각 못하는 게 당연하죠. 이미 임형규의 머릿속엔 비비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몰아낼 수 있을까 밖에 들어있지 않거든요!

-그슨대를 생산한다면 이건 정말 속절없이 밀립니다. 그나마 닷발귀를 뽑아주는 것이 낫긴 한데 그마저 그냥 무시하고 용아 나눠서 본진과 앞마당, 트리플 지역 쑥대밭으로 만들면 그만이거든요. 닷발귀가 용아를 정리하느라 정신없는 사이 앞마당과 본진에 용광포 지어주고 비비 모아주면 됩니다. 그럼 마수는 할 게 없어요. 할 게!

-가장 좋은 답은 앞마당과 트리플 지역에 가시촉수를 2개씩 지어주는건데. 아. 만약 보고 지으면 그때는 늦어요!

중계진이 속사포처럼 해설을 뱉었다.

그만큼 다급한 상황.

-임형규 선수는 이승우 선수의 상황을 전혀 모르는데 이승우 선수는 전부 다 알고 있어요. 닷발귀가 아니라는 것부터 가시촉수 없이 그슨대를 모아줄 것이라는 것까지! 전부다 알고 있어요!

-이러면 이승우 선수가 타이밍 잡죠. 변수 없이 지금 상황대로 경기 흘러가면 마수의 눈에서 피눈물이 흐르게 만들 수 있습니다.

-상대 닷발귀 아닌 거 확실하니까 아예 비비조차 안 찍어주죠. 정말 대단합니다. 선택에 망설임이 없어요. 보는 순간 결정을 합니다.

-놀라운 건 그게 전부 정답이라는거죠!

이번에도 이승우의 심리전이 압권이었다. 공중제단을 본 이상 마수는 혈풍을 찍어줄 수밖에 없다. 혈풍 자체에 자원을 쓰는 것도 손해지만 그보다 그슨대를 생산해야 할 벌레가 다른 곳에 쓰이고 있다는 것이 더 컸다.

이 모든 것이 이승우가 의도한대로 흘러가고 있었다.

“진짜 내가 상대편 선수면 숨 막혀 줄을거다.”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남자가 손으로 자신의 목을 조르는 시늉을 했다.

아직 경기가 끝나지 않았지만 경기가 끝난 후 마수가 느낄 답답함이 여기까지 전해져오는 것 같았다.

“쓸데없이 건들지 말고 조용히 해라.”

방금 전 입을 열었던 남자와 달리 목소리에 날이 서 있는 얼굴이 하얀 남자.

서로 반말을 하는 것을 보아 친구 사이로 보였다.

하얀 남자가 이렇게 과민반응 하는 이유가 있었다. 그 전의 남자는 이승우의 팬이었지만 하얀 남자는 임형규의 팬이었던 것이다. 정확히 말하면 S1의 팬이었다.

특정 선수를 응원하는 팬들도 있지만 팀 전체를 응원하는 팬들도 꽤 많았다.

그가 초조한 듯 다리를 달달 떨기 시작했다.

‘뭐 경기가 이렇게 되냐?’

이번은 다를 줄 알았다.

하지만 그의 바람과 달리 경기는 최악을 향해 치달았다.

‘제발. 기적이 일어나기를.’

그가 할 수 있는 건 이 것이 전부였다.

============================ 작품 후기 ============================

이 글을 올린 저는 시빌워를 보러 갑니다!

누구랑 보냐고요?

혼자 봅니다.

세종시는 참 외로운 동네입니다. ㅠㅠ

그럼 모두 좋은 하루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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