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로열로더 신들의 전쟁-366화 (366/575)

00366  Game No. 366 선수랭킹 1위  =========================================================================

궁여지책으로 일벌레를 동원하는 김재만.

본진에서 일하고 있는 일벌레가 겨우 4기 밖에 되지 않는다. 마견을 꾸준히 생산할 수 있는 최소한의 일벌레 숫자였다.

-일벌레와 마견으로 전투를 벌이면서 바로 우토에 가시촉수 박아야합니다. 이거 단순 마견으로는 절대 못 막아요!

-김재만 선수 입장에서 날벼락을 맞은거나 마찬가지일 겁니다. 용아가 안오기에 초반 러시는 아니구나 안심하고 있었는데 하늘에서 뚝 3용아와 3용안이 떨어졌습니다!

-침착해야죠. 침착해야합니다. 여기서 흥분하면 그대로 경기 그르칩니다.

마견이 빙글빙글 돌며 시간을 끌었다. 어떻게든 마견이 모일 때까지 버틸 생각이었다. 그 생각을 알고 있는 이승우가 앞마당 소굴 근처에 자리 잡았다.

용안으로 가시촉수가 건설되는 걸 방해할 겸 앞마당 소굴에서 나온 마견을 견제하기 위해서였다.

온전히 합쳐져도 지금 용아를 밀어낼까 말까한데 생산 되자마자 용아에게 두들겨 맞으니 상대가 될 리 없었다. 4기가 생산되면 적어도 1기는 목숨을 잃었고 나머지 3기도 용아에게 맞아 체력이 반 이상 빠졌다.

김재만에게 너무나도 괴로운 상황.

-포메이션이 너무 좋네요. 싸움 구도를 너무 잘 잡았어요. 어찌어찌 마견 1부대를 모으긴 했지만 용아를 감쌀 수 있는 구도가 나오지 않습니다.

-용아 사이사이에 자리 잡은 용안도 압박입니다. 파고드는 걸 원천봉쇄하고 있거든요!

-눈엣가시 같은 용안을 잡아버리고 싶겠지만 무리했다간 용아에 마견이 큰 피해를 받을 수 있거든요? 괴롭습니다. 너무나도 괴롭습니다.

포지션이 절묘하다.

일단 위로는 소굴이 있기 때문에 마견이 달려들 수가 없다.

떨어져 있는 용아 없이 모든 용아가 전투에 투입 될 수 있는 진영으로 소굴을 때리고 있었다.

-진짜 이승우 선수 99제단은 장인이네요. 장인. 그 어떤 선수보다 잘하는 것 같습니다.

-김재만 정도 되는 선수도 꼼짝없이 당할만큼 완성도가 높습니다. 옷도 명품이 있듯 이승우의 99제단도 다른 99제단보다 명품이에요. 명품!

어떤 선택을 해도 힘들다.

마견이 많은데 역 러시를 가면 되지 않냐고 말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는데 그건 아예 경기를 던지겠다는 말과 같은 말이다.

용아 2기만 나오면 막히는 러시.

용안이 1기만 살아남아도 된다. 어차피 마수는 전진 된 용아를 절대 막아내지 못 할테니까.

가장 좋은 건 앞마당을 지키면서 용아를 밀어내는 것.

하지만 벌써 소굴의 체력이 노랗게 변했다.

-최대한 빨리 용아를 밀어내기 위해 일벌레가 나오긴 했는데 섣불리 달려들지 못하고 있습니다.

-달려들었다가 마견 잃으면 거기서 경기가 끝이거든요!

-진짜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입니다. 전투 한 번에 경기가 끝날 수 있거든요!

-이럴 때일수록 침착해야합니다. 소굴이 깨지기 전 한 번의 타이밍을 노려야 해요!

다급한 표정의 김재만과 달리 이승우는 굉장히 여유로워보였다.

이번 전투에서 승리를 거둘 자신이 있다는 뜻이었다. 생산 된 용아를 꾸준히 앞으로 보내며 공격에 모든 걸 집중했다.

-용아 5기에요. 이제 6기 되면 진짜 막기 애매해집니다.

-김재만 선수도 그걸 알죠. 근데 달려들 수 없습니다. 실수 한 번이라도 나오면 그대로 경기 끝이거든요!

-너무나도 답답한 상황. 침착해야하는데 그럴 수가 없습니다.

-이승우 선수 진짜 대단한게 굳이 소굴 안 때려요. 계속 간을 보겠다 이거죠.

-자신이 유리하다는 걸 너무나도 잘 알고 있죠. 그냥 이렇게 용아가 살아만 있어도 이득이라는 사실을!

일하는 일벌레는 겨우 4기 밖에 안 된다.

가난하긴 이승우도 마찬가지지만 그래도 3개에 가까운 용안이 자원을 채취하고 있다. 이 정도 용안이면 추가 테크나 앞마당에 신전을 지을 수 있는 자원을 모을 수 있다. 하지만 김재만은 그렇지 않다.

마견을 찍는 것만으로도 벅차다.

얼마나 가난하냐면 마견의 발업은 엄두도 못낼 정도다.

발업이 된 마견이 무섭지 지금처럼 아무 개발이 되지 않은 마견은 용아의 밥이다.

아예 밀어버려도 좋지만 일벌레가 오랜기간 일을 하지 못하게만 만들어도 충분하다. 굳이 싸워줄 이유가 없는 거다. 급한 건 김재만이었으니까.

-자. 김재만 선수 타이밍 잡죠.

-일단 트리플 지역에 소굴 완성되었거든요? 거기서도 벌레 생성되는 족족 마견 찍으면서 한 방을 노릴 겁니다. 그 한 방 전투에서 용아를 전멸시키지 않으면 막아도 손햅니다.

일촉즉발.

GO팬들 사이에서 긴장감이 흘렀다.

제발 어떻게든 이번 러시만을 막아내기를 바라고 또 바랐다. 하지만 현실은 냉정했다.

-아! 이거 컨트롤 싸움인데 용아가 많아요!

-일벌레가 왕창 나와서 이렇게 화력을 지원해주고 있는데! 안됩니다. 안돼요!

이승우의 용아 라인이 예술이었다.

순식간에 일렬로 퍼져 마견에게 둘러싸이지 않게 만들었다. 동시에 맞고 있는 용아를 뒤로 빼줬다. 이런 컨트롤이 거의 동시에 나왔다.

자연 박수가 쏟아졌다.

기회를 노리고 달려들었던 마견이 꼬리를 말고 뒤로 물러났다. 꽤 많은 수의 마견이 있었지만 물러나는 마견의 수는 몇 기 되지 않았다.

많은 수가 줄어든 마견과 달리 용아는 겨우 2기만이 잡혔을 뿐이다. 타이밍 좋게 추가 생산 된 용아가 합류 되어 전투가 벌어지기 전 용아의 수로 고스란히 돌아갔다.

-아. 끝났습니다. 이건 이길 수가 없어요.

-수비도 잘하지만 내가 원래 잘하는 건 공격이다! 이걸 보여주고 있네요!

-GO 벤치의 분위기가 너무나도 어둡습니다.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입 안이 바짝 마르는지 침을 꿀꺽 삼키는 김재만.

더 이상 이건 역전할 수 있는 경기가 아니다. 앞마당 소굴이 깨졌다.

본진도 풍전등화다. 용아가 안으로 들어가면 지키지 못한다.

그럼 트리플 지역에 소굴 하나만 덩그러니 남겨지는데 이걸로 역전을 하라고?

무적 치트키를 쓰지 않는 한 불가능한 일이다.

경기는 끝났다.

하지만 김재만은 쉽사리 GG를 치지 못했다. 자신이 GG를 치면 GO의 레이스도 여기서 멈춘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 바르르 잘게 떨리는 손.

그는 너무나도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있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이승우의 용아는 마수의 본진을 쑥대밭으로 만들기 시작했다. 본진에 남아있는 마지막 건물이 파괴되었을 때 김재만이 GG를 선언했다.

-GG! 김재만 선수 GG를 선언합니다!

-정말 날카로운 공격이었습니다. 5분만에 에이스 결정전을 마무리 짓는 이승우!

-진짜 대박입니다. 이런 선수가 드디어 용족에도 나오네요.

-현재 아스트로의 에이스는 자신임을 완벽히 증명해내는 경기였습니다.

-오늘 1경기도 그렇고 에이스 결정전도 그렇고. 날이 정말 잔뜩 서있네요.

-1경기 4:1, 2경기 4:3! 종합스코어 2:0으로 아스트로가 GO를 꺾고 준 플레이오프에 안착합니다!

****

내가 본때를 보여준다고 했지?

99제단 맛이 어떠냐?

스킬은 쓰지도 않았다. 워낙 상황이 유리했던지라 굳이 쓸 필요가 없었다. 쓸데없이 스킬을 써서 손목을 혹사시키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우리 피곤할까봐 배려해주는 승우의 센스! 오졌고요!”

굉장히 신나 보이는 연호.

신나냐?

나도 신난다.

아무 말 없이 나를 껴안는 감독님.

눈빛과 손길에서 모든 것이 느껴졌다.

우리가 드디어 해냈어요.

아직 우승을 차지한 건 아니지만 6강 플레이오프를 무사히 넘겼다는 사실이 너무 기뻤다.

이제 남은 건 준 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

아직 준 플레이오프에서 만날 팀이 누가 될지 모르지만 나무전자나 화성 그리고 플레이오프에서 CT마저 꺾고 결승에 오르고 싶다.

그러면.

‘S1을 만나게 되겠지.’

과거 내가 몸을 담고 있던 팀이다. 거창하게 복수라고 칭할 생각은 없다. 그냥 나란 존재가 이렇게 성장했음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러려면.

‘일단 결승까지 가야겠지?’

그 날을 생각하는 것만으로 전투력이 10배는 올라가는 것 같았다.

****

준 플레이오프 대진표의 반이 완성됐다.

주인공은 아스트로였다.

아스트로의 올해 행보는 기적 그 자체였다.

강팀 GO를 2:0으로 꺾으며 이틀 만에 승부를 결정지었다.

MVP는 이승우가 받았다. 2경기에서 3승을 챙겨주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기 때문이었다.

2경기 에이스 결정전이 압권이었다.

올인은 이렇게 하는 것이라고 몸소 보여주는 것 같았다.

단순히 컨트롤만 좋았던 것이 아니었다. 순간의 판단이 너무나도 빛났다. 상대의 6마견을 발견하자마자 용아를 숨기는 건 명장면으로 뽑힐만한 장면이었다.

1,2경기 상대의 올인을 완벽히 막아낸 상태라 더욱 더 빛나는 경기였다.

두 경기 만에 결정 난 GO와 아스트로와 달리 나무전자와 화성의 대결은 3경기까지 가게 되었다.

오늘 이제운의 활약에 힘입어 4:3으로 나무전자를 이겼다.

에이스 간의 대결에 아주 볼만했다.

어제는 송병호가 2승을 하고 오늘은 이제운이 2승을 하고.

괜히 택뱅리쌍이라 묶이는 것이 아니었다.

오늘 경기를 마무리 지은 아스트로는 나무전자나 화성보다 하루를 더 쉴 수 있게 되었지만 막상 쉬는 선수는 한 명도 없었다.

당장 4일 후 이승우의 MSL 결승이 치러지기 때문이었다.

팀 전체가 하나가 되어 이승우의 연습을 도왔다.

4회 연속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조금이라고 보탬이 되고 싶었으니까.

모두 머리를 맞대어 전략을 짜냈다. 뿐만 아니라 마수가 할 수 있는 수까지 머리를 쥐어짜내 생각해냈다.

확실히 하나보다 여럿이 나았다. 혼자라면 결코 생각할 수 없었던 기발한 전략이 우르르 쏟아져 나왔다. 그 중 현실성이 없는 건 제하고, 애매한 것들은 합쳤다.

괜찮은 전략이 나오면 모두 자신의 일처럼 기뻐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운명의 날이 다가왔다.

****

MSL 결승전.

올해 벌어지는 마지막 개인리그 결승전이기에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경기였다.

결승전에 대해 이야기 할 것들은 굉장히 많았다.

일단 2회 연속 같은 선수가 결승에서 맞붙는 것이 처음이었다.

다른 리그에서 연달아 만난 건 있어도 똑같은 선수 둘이 같은 방송사에서 2시즌 연속 결승에서 만난 일은 한 번도 없었다.

이승우가 2회 연속 우승을 달성하며 올해를 자신의 해로 마무리 지을 것인가?

저번 시즌 아쉽게 준우승을 차지했던 임형규가 복수에 성공할 것인가?

사람들의 생각은 이승우의 2회 연속 우승, 2015년 통합 4회 우승 쪽으로 많이 쏠려있었다.

적수가 없다.

요즘 이승우를 보며 사람들이 하는 말이었다.

리그를 가리지 않고 엄청난 활약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었다.

꽤 많은 수의 사람들이 이번에도 3:0으로 이길거라고 이야기하고 있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이승우는 2회 연속 전승 우승을 하는 첫 번째 선수가 된다. 사실 너무나도 당연한 기록이다. 애초에 전승 우승을 해본 선수가 이승우 밖에 없으니까.

이런 활약에 힘입어 11월 랭킹 1위에 올랐다.

무려 1년 6개월만의 교체였다. 1년 6개월 전에도 이제운이 1개월 1위에 반짝 오른 것에 불과했고 최근 30개월 동안 이영우가 29개월을 랭킹 1위를 차지했다.

드디어 리쌍이 아닌 새로운 선수가 랭킹 1위에 올라선 것이다.

여태까지 용족으로 랭킹 1위에 오른 선수는 이승우까지 딱 3명.

나머지 2명은 송병호와 김택윤이었다.

이 둘이 1위를 차지한 기간을 그리 길지 않다.

송병호는 4개월이고 김택윤은 6개월에 불과하다. 이제 막 1위에 오른 이승우지만 지금의 기세를 다음 시즌에도 이어나간다면 이들의 기록을 깨는 건 시간문제로 보였다.

============================ 작품 후기 ============================

오늘은 여기까지.

그럼 모두 좋은 하루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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