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362 Game No. 362 지금 뭐 하십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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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아스트로와 GO의 경기로 돌아왔습니다.
-어제 경기에서 아스트로가 GO를 4:1로 잡는, 이변 아닌 이변이 나오지 않았습니까?
-에이스 결정전까지 가면 이승우를 보유한 아스트로가 승리를 거두지 않을까 예상했는데 에이스 결정전은 커녕 5세트에서 아스트로가 GO를 4:1로 마무리 지었습니다.
-진짜 한 선수의 활약이 팀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지 아스트로를 보며 알 수 있네요.
꼴찌를 헤매던 아스트로가 5위로 정규리그를 마치며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거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6강 플레이 오프에서 1승을 거두며 준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
아스트로는 계속해서 새로운 기록과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었다.
그 중심에 이승우가 있었다.
팀이 패배할 때도 흔들리지 않았던 에이스.
아스트로는 더 이상 다른 팀을 부러워 할 필요가 없다.
택뱅리쌍에 버금가는, 아니 그보다 더 한 활약을 해주는 이승우가 있으니까.
이승우 혼자 활약한다면 과거 이영우의 소년가장 시절의 모습이 오버랩되겠지만 다행히 한민규와 박현우라는 든든한 선수가 뒤를 바치고 있다.
적어도 둘 중 한 명은 승리를 거두며 큰 보탬이 되고 있었다.
윤여준이나 김승대, 신연호가 챙겨주는 승도 쏠쏠했다.
-그렇죠. 얼마 전에 결승전에서 이승우 선수가 송병호를 3:0으로 꺾고 화려하게 우승을 차지하지 않았겠습니까? 팀원들도 피 끓죠.
-올해 개인리그는 마무리 되지 않았습니까? 남은 건 프로리그. 그 프로리그에서 힘을 모아 우승하자! 이런 거 아니겠습니까?
-이보다 동기부여가 확실한 것이 어디 있겠습니까!
-1세트 전장은 일도양단입니다.
일도양단.
6라운드에 추가 된 전장으로 12시, 6시에 스타팅 포인트가 위치해있다. 보통 12시와 6시가 본진이면 가로보다 세로가 더 긴 형태를 지니고 있지만 일도양단은 가로가 세로보다 훨씬 넓다. 그렇기에 러시거리가 상당히 가까운 편이고 확장을 가져갈수록 그 거리가 더 가까워져 경기 시간이 길어질수록 경기가 늘어지는 것이 아니라 속도감 있는 전투가 끊임없이 이어지게 된다.
지형 또한 꽤 복잡한 편이다.
본진 근처에 있는 언덕 섬 확장을 비롯해 견제용 언덕과 중립 건물 등이 있어 공중 수송전, 옆길을 뚫고 들어오는 공격 등 다양하고 전략적인 플레이를 요구한다.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보고 싶다는 팬들의 바람이 제대로 반영 된 전장이라 볼 수 있었다.
실제로 이 전장이 사용되었을 때 일반적인 경기 양상과 다른 방향으로 흐른 경우가 많았다.
-1세트에서 양 팀의 에이스라고 할 수 있는 선수들이 맞붙습니다.
-그렇죠. 서로 무조건 1승을 챙겨야하는 선수들이거든요? 특히 GO쪽에서 생각이 더 복잡할 겁니다.
임동원과 이승우.
팀 입장에서 1승을 챙겨줘야 하는 선수들끼리의 대결.
앞선 김재만과 이승우의 대결에선 이승우가 김재만의 전략을 빠르게 눈치채며 경기를 가져갔다. 그 뒤에 출전한 선수들이 제대로 된 힘을 내지 못하고 줄줄이 무너져 내렸다.
GO입장에서 오늘도 그런식의 경기가 나오는 건 사양이었다.
-굉장히 전략적인 전장이고 또 어려운 전장입니다. 이 전장에 나왔다는 건 무언가 준비한 것이 있다는 뜻 아니겠습니까?
-그렇죠. 반드시 있겠죠. 이승우 선수가 무엇을 준비해왔을 가능성도 있지만 그보다 임동원 선수가 전략을 준비해왔을 가능성이 더 큽니다.
어제 김재만이 전략을 시도해 실패했다.
2연속 전략을 사용할수도 있고 전략을 사용하는 척 심리전을 건 후 무난한 운영을 갈수도 있다.
어떤 것을 선택할지 모르지만 이승우를 꼬꾸라뜨릴 일격 하나 쯤은 준비해 왔을 거다.
-이승우 선수가 마수의 재앙이라 불리는 선수 아닙니까? 그냥 평범하게 해서는 이기기 힘듭니다.
-우승경력 같은 거 말 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냥 프로리그 마수전이 20승 1패. 승률 95%입니다.
-저 1패마저 데뷔 첫 경기 몰수패거든요? 실제로 치러진 경기에서는 단 한 번도 마수에게 지지 않았습니다.
압도적인 기록.
이승우를 만나는 마수가 긴장하는 이유였다.
-양 선수 준비가 끝났습니다. 오늘의 1세트 가겠습니다!
포스트시즌 오프닝 영상과 함께 경기가 시작되었다.
양 선수의 응원소리가 경기장을 가득 메운 순간.
-경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임동원 선수의 일벌레가 시작과 동시에 출발했어요?
-이렇게 급한 일벌레 처음 봤습니다.
-성질이 너무 급한데요.
-왜냐면요. 용족은 급할 이유가 있죠. 솟대 소환하니까요. 환국도 마찬가지죠. 전진 훈련도감을 지을 수 있으니까요. 마수는 딱히 무언가 없거든요?
-나가서 소굴 지을 순 없잖아요?
위치를 말하기도 전 변수가 생겼다.
자신의 본진을 빠져나가 6시 이승우의 본진으로 향하는 일벌레.
중계진들이 이런 저런 대화를 주고받는 사이 어느새 이승우의 앞마당까지 도착한 일벌레.
-이거 소굴 지으러 가는 것 같은데요?
-설마 정말 소굴 짓나요?!
전략적인 플레이로 유명했던 박용제 해설의 말.
그 사이 일벌레는 벽을 타고 이승우의 본진 안쪽으로 깊숙이 파고들었다. 관중석이 술렁였다. 마마전에서 비슷한 전략이 나온 적은 있어도 용족전에서 이런 전략이 나온 적은 없었다.
김재만의 마견 올인에 이어 소굴 러시까지.
GO가 이승우를 얼마나 부담스러워하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용족 기지 안쪽에, 구석 쪽에 소굴을 지어서 마견을.
-그렇죠. 몰래 마견을 뽑으면 괴롭혀 줄 수 있죠.
-아~ 이런 전략이 또 나올 수 있군요!
-이야. 이거 진짜 대박 인데요!
엄청난 전략이 나왔다.
용족이 앞마당에 용광포를 안전하게 2개 소환할 때가 있긴 하지만 본진에 용광포를 소환하는 경우는 드물다. 99%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런 용족의 심리를 역이용한 전략.
소굴에서 마견을 몰래 모은 후 본진에 난입하면 용족은 크게 당황할 수 밖에 없다. 발업이 되어 있다면 더 큰 피해를 줄 수 있겠지.
넓게 퍼진 우토에 가시촉수를 지어 본진을 아예 밀어버리는 것도 가능하다.
들키지 않는다면 그 어느 것을 써도 용족에게 큰 피해를 줄 수 있다.
아예 경기를 끝내는 것까지 가능하다.
한 번 밖에 사용할 수 없는 필살기를 임동원이 제대로 준비해온 것이다.
이승우를 잡으려면 이 정도 전략은 들고 와야 한다고 말하고 있는 것 같았다.
자세를 고쳐 앉는 임동원.
약간 긴장한 기색이 엿보였다.
첫 세트부터 경기가 흥미진진하게 흘렀다.
중계 화면엔 이승우의 본진으로 들어오는 일벌레와 앞마당에 솟대를 지으러 가는 용안이 한 화면에 잡혔지만 선수들이 개인화면에는 전혀 잡히지 않았다.
엇갈림.
일단 시작은 임동원이 원하는 식으로 되었다.
-안 들켰어요! 아직 안 들켰죠!
-8솟대 정찰 타이밍을 아니까요. 지으러 나갈 타이밍을 계산해서 왔거든요.
-자. 오른 쪽 구석으로 쭉 들어가죠.
-임동원 선수 진짜 독한 거 준비해왔는데요?
-이게 포스트 시즌이라 그렇습니다. 프로리그 경기와 개인리그 다전제가 다르듯 포스트 시즌도 일반 프로리그와 다르거든요?
-모든 사람이 그런 이야기를 하죠. 초반 전략 그런 것을 조심해야한다. 포스트 시즌엔 그런 전략이 밥 먹 듯 나온 단 말이에요.
-돈 모으고 있어요. 돈만 모여 봐라.
그때 앞마당에 솟대를 지은 용안이 임동원의 본진에 도착했다.
-용족 입장에서는요. 이제부터 임동원 선수가 급한 척, 멀티를 해주는 척만 해주면 속을 수밖에 없습니다. 일벌레가 앞마당 쪽으로 나가서 소굴을 지으려고 하면 용안이 100% 따라올 거거든요? 그럼 방해받아서 못 짓는 척 하면 됩니다.
임동원의 전략이 얼핏 통하는 듯 보였다.
무당해설로 유명한 김정식 해설이 말하니 더욱 더 그렇게 보였다.
그때 용족 출신인 박용제 해설이 다른 의견을 말했다.
-이승우 선수의 감각이 정말 좋다면 본진 쪽의 소굴을 직접 보지 않더라도 알아 낼 수 있긴 하거든요? 이 타이밍에 원래 군주가 나와 있고 일벌레가 찍혀 있어야하는데 아주 미세하게 느렸거든요? 이승우 선수가 그것만 생각한다면 아! 다른 곳에 자원을 투자했구나. 혹은 초반 자원 채취에 영향이 있을 무언가가 있었구나라는 걸 충분히 캐치 할 수 있습니다.
틀린 말은 아니다. 분명 그렇게 알아낼 수 있긴 하다. 하지만 관중들이 설마 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걸 알아낸다고?
이승우가 현재 최고라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선수 출신 중계진 1명만이 그 사실을 짚어낼 정도로 미세한 차이다.
그마저 양 쪽 화면을 모두 보고 있는 상황.
그걸 실제 경기를 펼치는 선수가 알아내는 건 불가능하다고 관중들은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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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시작과 동시에 [날빌러]로 임동원이 5일벌레 같은 극단적인 러시를 준비하는지 확인했다. 러시거리가 가까운 전장이기에 이게 가장 걱정되었기 때문이다.
다행히 극 초반 올인은 아니었다.
그렇다면 어느 정도 막을 자신이 있었다.
땡 그슨대를 하건, 5햇 그슨대를 하건 다 괜찮았다.
어차피 2인용 전장.
스타팅을 먹으며 군락을 가는 운영은 할 수 없다.
막고 마굴 단계에서 끝내는 것이 이번 경기 내 계획이었다.
앞마당에 솟대를 소환한 후 바로 정찰에 나섰다.
빠른 정찰을 통해 상대가 12 앞마당인지 9마견숲인지 확인하고 싶었다.
12 앞마당이면 용안으로 앞마당을 방해해줌과 동시에 앞마당 신전을 한 타이밍 빠르게 소환할 것이고 9마견숲이라면 안전하게 용광포를 지어준 후 신전을 소환할 거다.
생각하는 사이 마수의 본진에 도착한 용안.
훑어보니 12앞마당 쪽으로 가닥을 잡은 듯 보였다.
군주가 나오고 벌레가 알로 일제히 변태한 상황.
근데 무언가 조금 이상했다.
잠시 생각한 끝에 이 위화감이 어디서 온 건지 알 수 있었다.
왜 이렇게 군주가 늦게 나오지?
8용안일 때 솟대를 소환하고 정찰에 나섰다. 이 전장이 아무리 러시 거리가 가까운 편이라고 해도 도착했을 때 군주가 이미 나와 있어야 정상이다.
근데 용안이 도착했을 때 막 군주가 생산되었다.
평소보다 느린 타이밍.
이 건 둘 중 하나다.
첫 번째는 단순 실수. 군주 타이밍이 어마어마하게 차이가 나는 건 아니다.
1초도 안 되는 아주 짧은 차이?
자원 최적화에 실수가 있어 한 타이밍 늦게 군주가 찍혔다면 이런 상황이 나올 수 있다. 이번 경기가 데뷔전이라면 충분히 할 수 있는 실수. 하지만 임동원은 개인리그 우승까지 경험해본 선수다. 이런 초보적인 실수를 할 리 없었다.
두 번째는 자원을 다른 곳에 썼을 경우다.
아무래도 이쪽에 힘이 실렸다.
무언가 전략적인 시도를 했다면 군주가 늦게 나오는 것이 이해가 간다.
어디에 썼을까?
머릿속이 맹렬하게 회전했다.
[스킬]로 알아낼 수 없는 문제.
오직 내 힘으로 알아내야하는 것이었다.
몇 가지 수가 떠올랐다. 그 중 가능성이 적은, 그러니까 실용적이지 못한 수를 하나씩 지워나갔다.
마지막에 남은 건.
‘본진 몰래 소굴?’
터무니없는 전략이지만 아예 나오지 못할 전략도 아니다. 실제로 그런 경기가 마마전에서 나온 적이 있지 않은가?
돌다리도 두드려 보고 건너라고 했다. 그럼 가볍게 본진 정찰부터 해볼까?
본진에서 철광을 캐고 있는 용안을 1기 뺐다.
그리고 위쪽부터 꼼꼼하게 본진 정찰을 시작했다. 용안이 오른쪽 구석에 도착했을 때.
‘찾았다.’
숨도 제대로 못 쉬고 숨어있는 일벌레 1기를 발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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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았다. 내 사랑~ 내가 찾던 사람~
모두 좋은 하루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