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358 Game No. 358 6강 플레이오프. =========================================================================
한두 개가 아니었다.
속도부터 반응속도까지 무려 9개의 푸른창에 같은 내용이 적혀 있었다.
......너무하네. 스킬도 2단계 스킬부터는 스킬 포인트 많이 잡아 먹드만. 스탯도 마찬가지구나. 그 한계가 99일 줄이야.
그래도 조금 더 쳐 줄 줄 알았는데.
스탯 포인트 70개가 있지만 실질적으로 올릴 수 있는 스탯은 35에 불과하다.
숫자가 너무 확 줄었는데?
이제 조금 신중하게 결정해야겠다.
1을 올리려면 스탯 포인트가 2개씩 필요한 걸로 봐서 같은 120이어도 [스킬]로 인해 만들어진 스탯보다 순수 스탯의 효과가 더 좋은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아직 확실한 건 아니다.
추측일 뿐이다.
반년 간 신들의 전쟁 매니저를 써오면서 느낀 건데 정말 기브 앤 테이크가 확실한 시스템이다. 많은 걸 투자하면 그만큼 많은 걸 얻을 수 있다.
효과의 차이는 실전을 통해 느낄 수 있겠지.
어떤 스탯을 먼저 찍어 볼까나?
가장 눈에 들어온 건 시야와 밸런스였다. 초반엔 몰랐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이 두 스탯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었다.
일단 여기에 포인트를 투자해봐야겠다.
각각 20씩의 포인트를 투자해 109까지 올렸다. 여기에 더 투자할까?
고민 끝에 균형 있게 배분하는 걸로 결정했다.
마찬가지로 속도에 20을 투자해 109를 만들었고 나머지 10은 공격력에 투자했다.
이로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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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지컬
속도 : 109
지상 유닛 컨트롤 : 99
공중 유닛 컨트롤 : 99
생산력 : 99
공격력 : 104
수비력 : 99
시야 : 109
밸런스 : 109
반응속도 : 99
체력 :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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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는 사기 스탯을 가지게 되었다.
뿌듯 하고만.
별도의 포인트가 주어지지 않았지만 멘탈 능력치도 조금씩 상승했다. 집중력은 88이었고 판단력은 87이었다. 가장 높은 건 정신력으로 89였다. 육감은 아직 85 밖에 되지 않았다.
결승전 3:0이 결정적이었다.
조만간 멘탈 능력치도 모두 90을 넘을 것 같다.
그렇게 스탯 포인트 분배가 끝나고 이제 남은 건 스킬 포인트!
주어진 20개의 스킬 포인트를 어떻게 분배할지에 관한 건 별로 고민 하지 않았다.
경기가 끝난 순간 새로운 스킬이 생성되었기 때문이었다.
[예언가].
이름에서 어느 정도 유출 할 수 있듯이 이 스킬은 상대의 술법이 떨어질 자리를 미리 알려주는 패시브 스킬이었다.
초반엔 그리 위력 있는 스킬이 아니지만 후반으로 가면 굉장히 유용해질 스킬이다.
종족전을 가리지 않고 모두 좋다.
환국전에선 나가가 해모수의 쇄령술을 피하며 술력을 지킬 수 있어 좋고 마수전에선 후반 망태할배의 토혈과 흑운을 대처할 때 좋다.
마수가 흑운을 쓰는 위치를 안다는 것은 굉장한 이점이다.
흑운의 등장과 동시에 힘을 잃은 용혼을 훨씬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무엇보다 가장 좋은 건 용족전이었다.
상대의 천벌 위치를 빠르게 알고 대처할 수 있다.
말 그대로 사기에 가까운 스킬.
반응속도가 느리면 상대가 술법을 쓴다는 걸 알아도 피하지 못하고 고스란히 뒤집어쓰겠지만 그런 걱정은 지금 할 필요가 없다.
곧바로 반응할 자신이 있었다.
실제 경기력이 그걸 증명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난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바로 이 스킬에 포인트를 투자해 바로 MAX로 만들어버렸다.
12개의 스킬 포인트를 투자한 보람이 있었다.
워낙 사기이다 보니 레벨 MAX가 되어도 하루 2번 밖에 사용하지 못했다. 아쉬웠지만 그래도 만족했다. 스킬 자체가 너무 좋았으니까!
사용 횟수는 한 번 밖에 늘지 않았지만 효과는 꽤 많이 좋아졌다.
단순히 상대의 술법이 어디 사용되는지 알려주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공격 술법은 붉게 표시되고 그 외의 술법은 푸르게 표시되게 변했다.
마수전에서 흑운과 토혈을 눈으로 직접 보기 전에 구별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 이 정도면 충분하지.
남은 8개의 스킬 포인트는 [매의 눈]을 찍는데 사용했다.
스킬 포인트가 모자라 레벨 4까지 올리는데 만족해야했다.
남은 스킬 포인트는 [대인의 심장]에 찍어줬다. 이걸로 스킬 포인트 분배 끝!
드디어 할 일을 마친 난 침대에 누워 잠을 청했다.
****
“은퇴?”
“네. 오늘 결승전을 치르면서 느꼈어요. 앞으로 우승하지 못하겠다는걸요.”
그렇게 말하는 송병호의 입가에 씁쓸한 미소가 걸렸다.
그 동안 미련이 남아 은퇴를 못했다.
오늘 경기가 끝나고 송병호는 느꼈다.
이보다 더 잘할 수도, 노력 할 수도 없다는 것을.
지금이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이고 보여줄 수 있는 최고였다는 것을.
그 걸 깨닫는 순간 미련이 사라졌다. 후회도 남지 않았다.
정확히 말하면 후련했다.
모든 짐을 내려놓은 느낌?
이제 떠나야 할 때가 왔음을 직감했다.
예전부터 은퇴에 대한 생각은 꾸준히 하고 있었다.
우승을 할 수 없겠다고 느꼈을 때, 다시는 최고의 자리에 설 수 없겠다고 느꼈을 때 은퇴를 하고 싶었다.
지금이 딱 그 때였다.
이승우는 리쌍과는 다른 새로운 유형의 선수였다.
오늘 경기를 통해 느꼈다.
앞으로 다전제에서 이승우를 절대 이길 수 없다는 사실을.
어렵사리 입을 연 송병호를 이여름 감독이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리고.
“하고 싶으면 해야지.”
뜻밖의 말을 건넸다.
“네?”
이렇게 자신의 말을 빠르게 받아들여줄 줄 몰랐던 송병호가 어안이 벙벙한 얼굴로 이여름 감독을 쳐다봤다. 대놓고 반대까지는 아니어도 이유 정도는 물어볼 줄 알았다. 그리고 계속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설득을 할 줄 알았다. 하지만 이여름 감독은 일절 궁금해 하지 않았다.
그냥 별 일 아니라는 것 처럼 받아들였다.
마치 주말에 식사 한 번 하자는 이야기처럼.
“뭘 그렇게 놀라? 은퇴 하고 싶다며. 선수가 하고 싶다면 해야지. 네가 애도 아니고. 너에 대해 가장 잘 아는 사람이 너잖아. 네가 그렇게 생각했다면 그런거겠지. 잔 비었다.”
멍하니 있던 송병호가 화들짝 놀라 이여름 감독의 술잔에 술을 채워주었다.
“애들한테는 이야기 안했지?”
“네. 아직 아무한테도 이야기 안했어요.”
송병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나한테 처음 말한거네? 고맙다. 감독인 나한테 가장 먼저 말해줘서.”
“당연 한거죠. 제가 감독님과 지낸 세월이 얼만데요.”
“일단 애들한테는 이야기 안 해줬으면 좋겠어. 아직 프로리그가 남았잖아. 네가 은퇴한다고 하면 애들이 많이 흔들릴거야.”
송병호가 나무전자에서 가지는 상징성은 어마어마하다.
S1의 임주혁과 같다고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니다.
정규 리그 3위를 차지하며 6강 플레이오프를 준비하는 지금 송병호의 은퇴 결정이 알려져서 좋을 것 하나없다.
“저도 그렇게 할 생각이에요. 그냥 결정과 동시에 감독님께 말씀드리고 싶었어요.”
“다시 한 번 고맙다.”
이여름 감독과 송병호가 서로를 바라보았다.
오랜 세월 함께 해온 끈끈한 정이 시선에서 느껴졌다.
“감독님.”
“응?”
“저도 술 잔 비었어요.”
송병호가 웃으며 자신의 잔을 들어올렸다. 이여름 감독의 입가에 옅은 미소가 그려졌다.
“그래. 채워주마. 채워줘.”
술이 넘칠 정도로 가득 채우는 이여름 감독.
잔을 타고 흘러내리는 술을 송병호가 재빠르게 마셨다. 히죽 웃는 송병호.
“저 되게 많이 좋아 하시나봐요?”
“그래. 좋아한다. 좋아해. 내가 너 좋아하는 거 몰랐냐? 오늘은 한 번 둘이 끝까지 가보자!”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술잔이 공중에서 경쾌하게 부딪쳤다.
그렇게 송병호란 커다란 별이 팬들 곁을 떠날 준비를 마쳤다.
****
2015년 개인리그가 MSL 결승밖에 남지 않은 지금 프로리그도 끝을 향해 힘차게 나아가고 있었다.
6강 플레이오프는 양대 방송사에서 동시에 치러진다.
온게임TV에서 GO와 아스트로의 경기가 중계되고 MBS게임에서 나무전자와 화성의 경기가 진행된다.
여기서 승리를 거둔 팀이 준 플레이오프에서 맞붙게 된다.
이승우의 승리를 의심하는 이는 한 명도 없었지만 아스트로가 준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을까에 대한 건 많은 이들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위너스 리그처럼 한 선수가 경기를 정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동시에 GO의 전력도 만만치 않았다.
이승우를 확실하게 받쳐줄 수 있는 카드는 냉정하게 한민규 1명뿐이다.
과거 에이스였던 박현우는 GO를 상대로 안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아스트로가 희망을 걸어 볼 수 있는 시나리오는 이승우와 한민규가 1승을 거두고 남은 세트 중 한 명이 이겨 에이스 결정전까지 이끌고 가는 것이었다.
아스트로엔 열 번 싸워 아홉 번 이기는 이승우란 수호신이 있다.
일단 1,2경기는 아스트로의 엔트리가 좋았다.
이승우가 4세트가 아닌 1세트로 배치되는 변화를 시도한 것이다.
그 결과 이승우를 피해 1승을 거두려고 했던 김재만과 임동원이 딱 이승우를 맞닥뜨리고 말았다. 다른 세트도 마찬가지다. 모든 세트 상성에서 앞서는 신트리를 짜온 이재명 감독이었다.
-일단 감독들 간의 수 싸움에선 이재명 감독이 기분 좋은 결과를 얻었습니다.
-그렇죠.
-이승우를 피하려고 했던 김재만 선수가 1세트에서 이승우 선수를 만났거든요? 엔트리를 본 순간 당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을 겁니다.
-요즘 이승우 선수 경기력이 장난 아니거든요. 물이 올랐다라는 표현으론 부족합니다. 그냥 신 그 자체입니다.
-최근 OSL 2회 연속 우승을 차지하며 역사를 새로 써내려갔죠. 프로리그 역시 다승왕을 차지하며 팀을 6강 플레이오프로 이끌었고요.
지금 이스포츠계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선수는 단연 이승우다.
가장 인기가 많은 신들의 전쟁에서 최고의 성적을 내고 있었으니 당연한 결과였다.
-과연 이승우 선수가 승리를 따내며 팀을 준 플레이오프로 이끌 수 있을지! 지금 바로 경기 시작하겠습니다!
카운트다운과 함께 경기가 시작됐다.
경기가 시작되는 순간 양 팀을 응원하는 팬들이 응원으로 신경전을 벌였다. 승자는 아스트로였다. 김재만 파이팅이라는 외침보다 이승우 파이팅이라는 외침이 2배 이상 컸다. 불과 1년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던 일이었다.
아스트로를 응원하는 팬들이 이렇게 많다니.
단순 팬 동원력은 S1이나 CT에 전혀 밀리지 않았다.
아스트로 전체를 좋아하는 것보다 이승우를 좋아해 아스트로를 응원하는 팬들의 수가 아직 많다는 것이 조금 아쉽긴 했지만 그건 차차 해결하면 된다.
-먼저 보이는 이승우 선수의 위치는 1시, 그에 맞서는 김재만 선수의 위치는 11시입니다.
김재만과 이승우가 1세트에서 맞붙었다.
1세트 전장은 영혼의 울림이었다.
서로 절대 내줘서는 안 되는 경기다.
이승우가 아스트로에서 반드시 1승을 해줘야하는 것 처럼 김재만도 GO에서 반드시 1승을 해줘야하는 카드다.
이승우에게 허무하게 막히게 되면 후반 수싸움에서 불리하다.
1세트가 1경기의 운명을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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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해서 죄송합니다.
그럼 모두 좋은 하루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