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354 Game No. 254 운명의 3세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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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 2세트에서 연달아 [투신]을 사용한 탓에 손목에 부담이 가지 않았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손목의 통증은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며칠 간 손목을 잘 관리한 효과를 보고 있는 것 같았다.
조금만 더 버텨라. 손목아.
그나저나 진짜 큰 일 날 뻔 했다. 흑완이 나올 줄이야.
지룡을 3기나 생산한 후 앞마당을 가는 용족이 흑완 테크를 탔을거라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의 거의 없을 것이다.
확실히 송병호가 경기 준비를 잘해오긴 했다. 1,2세트 빌드 자체만 본다면 송병호가 모두 좋았다. 전투로 극복하지 못했다면 2:0으로 앞서고 있는 건 내가 아니라 송병호 였을 거다.
이제 1세트만 더 이기면 우승이다.
웬만하면 3세트에서 경기를 끝내는 것이 목표다. 아직은 괜찮지만 언제 또 손목이 문제를 일으킬지 모르거든.
3세트에도 [날빌러]를 챙겼다.
나머지 3칸은 [투신] 2개와 [숨바꼭질]을 장착했다.
3세트에서 [투신]을 2번 쓰면 더 이상 [투신]을 사용할 수 없다.
1세트에 1번, 2세트에서 3번 사용했기 때문이다.
[폭주기관차]는 일부러 배제했다.
[투신]과 [폭주기관차]를 동시에 사용했을 때 손목에 큰 무리가 가는 것 같아 이 둘의 콤보는 잠시 지양하기로 했다.
1세트에서 한 번 써먹었으면 됐지 뭐.
대규모 전투마다 큰 힘이 되어줬던 조합이라 조금 아쉽긴 하지만 손목이 수천배 더 중요하다.
3세트 전장은 태평의 시대.
중후반 힘 싸움이 많이 나오는 전장이다.
마음 같아선 초반에 끝내고 싶지만 괜히 무리하다 상대방에게 기회를 내주는 수가 있다.
조금 시간이 걸리더라도 이번 세트에서 확실히 경기를 끝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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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가 정말 액션 영화를 보는 것처럼 숨 가쁘게 진행되네요.
-1,2세트 전부 GG를 치기 1~2분 전까지 누가 이길지 알 수 없는, 아주 박빙의 승부가 이어졌었죠. 그 상황에서 기회를 잡은 건 이승우 선수입니다. 1세트에 이어 2세트까지! 순간순간 빛나는 판단으로 2:0으로 앞서가고 있습니다.
-만약 이승우 선수가 3세트마저 잡아낸다면 이승우 선수가 우승을 거머쥐게 됩니다.
-이게 굉장히 의미있는 기록이거든요? 여태 용족 사상 2회 연속 OSL에서 우승을 거둔 선수가 없습니다. 이승우 선수가 우승을 차지하게 되면 처음으로 이름을 올리게 되는 겁니다.
-뿐만 아니라 3회 우승으로 김택윤 선수와 동률이 되는 겁니다.
MSL에선 김택윤이 2회 연속 우승을 달성한 적이 있지만 OSL에선 2회 연속 우승기록이 없다.
2회 연속 우승이라는 위업을 한 발자국 남겨 둔 이승우.
뿐만 아니라 양대 3회 우승이라는 용족 최다 우승 타이기록까지 수립하게 된다.
김택윤과 같은 3회지만 이승우가 더 고평가를 받을 수 밖에 없다.
MSL만 3회 우승한 김택윤과 달리 이승우는 양대 리그 3회 우승을 차지했기 때문이었다.
-그 밖에 연승 기록도 이승우 선수를 기다리고 있죠. 어느새 28연승입니다. 한 종족전 연승도 아니고, 대장전 연승 기록도 아니고, 프로리그 연승기록도 아닌. 모든 공식전을 포함해서 28연승 입니다. 이게 말이나 되는 기록입니까?
-진짜 소개하면 할수록 입만 아파오네요.
선수들의 실력이 과거보다 상향평준화 된 지금 10연승만 해도 대단한 것인데 이승우는 그걸 훨씬 뛰어넘어 28연승을 해내고 있었다.
사기라는 말 밖에 나오지 않았다.
-최근 송병호 선수가 이승우 선수를 내리 2경기 잡아내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나름의 해법을 찾은 것이 아닌가 싶었는데 오늘 제대로 된 힘을 쓰지 못하고 당하고 있어요.
-극복해야죠. 언제까지 다른 선수들의 뒤를 받쳐줄 겁니까? 김택윤, 정명혁, 이제운, 이영우! 다 송병호 잡고 그렇게 잘나간거 아닙니까?
-이승우 선수에게마저 우승을 내준다면 그 꼬리표를 정말 떼어내기 힘들어집니다.
-역전해야죠. 용족의 총사령관 송병호 이대로 무너질 수 없죠!
김태영 해설의 목소리에 힘이 들었다.
다른 중계진도 마찬가지였다.
-자. 양 선수 준비가 끝났습니다. 마지막 세트가 될 수도 있는 3세트를 지금 바로 시작합니다!
운명의 3세트가 시작되었다.
2승을 거두며 크게 앞서가고 있는 이승우의 위치는 7시.
이에 맞서는 송병호의 위치는 11시였다.
송병호는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 한 발만 뒤로 물러나도 낭떠러지로 떨어진다.
배수진.
모든 걸 걸고 이번 세트에서 승리를 따내야했다.
이번 세트에서 승리하면 분위기를 역전 시키는 것도 가능했다.
다전제는 흐름이다.
스코어만큼 누가 흐름을 쥐고 있느냐가 중요하다.
-양 선수 빌드 엇갈렸습니다.
-이번엔 이승우 선수가 솟대를 숨겨 지으며 상대를 헷갈리게 만들었네요.
이승우의 빌드는 3제단.
반면 송병호의 빌드는 1제단 이후 용의 신전.
송병호가 지나치게 안전한 빌드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다.
일단 스코어가 2:0으로 뒤지고 있었고 이승우가 솟대 하나를 앞마당 구석에 숨겨 지었기 때문이다.
원래 대로라면 솟대 3개가 있어야하는데 이승우의 본진엔 솟대가 2개 밖에 없다.
하나 모자란 솟대가 송병호에게 여간 신경 쓰이는 것이 아니었다.
스코어에서 여유가 있는 상대가 도박성 빌드를 쓸 수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실제 이승우의 생각은 도박성 빌드와 거리가 멀었지만 송병호가 그걸 알 리 만무했다.
앞마당을 간 후 3제단을 늘려주었다면 베스트였겠지만 솟대 하나가 부족한 걸 눈으로 확인한 이상 그렇게 배짱을 부릴 수 없었다.
혹시 모를 흑완을 대비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번 세트를 내주면 경기가 아예 끝나기 때문에 솟대 하나에도 과민반응할 수밖에 없죠!
-현재 송병호 선수의 불안한 심리를 너무나도 잘 이용해주는 이승우 선수네요. 엄청 거창한 것도 아닙니다. 그냥 솟대 하나 다른 위치에 지은겁니다. 근데 이걸로 인해 송병호 선수가 받는 압박은 어마어마하게 큽니다!
송병호가 지룡보다 현룡을 먼저 생산하며 소극적인 경기를 펼치긴 했지만 그렇다고 경기가 크게 불리해진 건 아니었다. 이 정도 차이는 충분히 운영으로 따라잡을 수 있는 정도?
송병호도 멀리보고 경기를 하는 것 같았다.
-상대방 위축되게 만들어놓고 3제단에서 용혼! 압박 해주면서 이득을 챙겨보겠다 이겁니다.
-일단 송병호 선수 지룡도 아니고 현룡부터 나오고 있어서 이승우의 용혼이 6기가 되었을 때 한 번 찌를 수 있는 타이밍 나오긴 하겠네요.
-이 전장은 본진이 언덕에 위치해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컨트롤만 된다면 어느 정도 괴롭혀줄 수 있죠.
-만약 그때 송병호 선수가 병력 앞마당 쪽에 빼놓고 있으면 크게 당할 수 있습니다. 어차피 안전하게 테크탄 거 지룡이 나올 때까지 본진에 있는 게 나을 수 있습니다. 괜히 어설프게 나왔다간 이도저도 아니게 될 수 있어요.
송병호가 2기의 용혼을 전진시켰다.
공격을 하려는 의도보다 상대 용혼의 수를 파악하려는 것 같았다.
용안을 아낀다는 점에서 괜찮은 정찰방법이지만 자칫 꼬리라도 잡혀버리면 큰 일 날 수 있다.
이승우는 3제단 용혼이었으니까.
-송병호 선수 멀리는 안나가네요. 다시 본진 쪽으로 용혼을 뺍니다.
-무언가 수상하거든요! 감이 오거든요!
송병호도 최정상급 선수다.
전장의 기운이 묘하다는 걸 본능적으로 느꼈다.
아예 용혼을 본진으로 넣으며 수비태세를 취하는 송병호.
입구가 굉장히 좁기 때문에 아무리 용혼이 많아도 밀고 들어오는 건 무리였다.
-이승우 선수 6용혼으로 올라갑니다. 아직 송병호 선수는 용혼 4기 밖에 없거든요!
-그래도 본진에만 있으면 수비는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욕심내지 않고 본진에서 쭉 퍼져 있으면 함부로 들어올 수 없거든요? 무리하지 말고 기다리면 됩니다.
이승우의 용혼이 9기가 되었다. 송병호의 용혼은 7기.
그래도 현룡으로 상대 용혼의 숫자를 완벽히 파악하고 있어 3제단에 당할 확률은 0에 가까웠다.
생산 된 지룡으로 앞마당 용혼을 밀어내고 확장을 가져가는 송병호.
앞마당 타이밍이 이승우보다 조금 느리지만 이 정도는 괜찮은 차이였다.
-초반에 솟대 숨기기에 속긴 속았지만 용혼을 1기도 안잃었기 때문에 지룡 2기 되었을 때 타이밍 한 번 나올 수 있거든요? 과연 그때 송병호 선수가 어떤 선택을 해줄지.
테크가 느린 이승우가 제단은 4개까지 늘렸다. 일단 용혼 물량으로 버티겠다는 생각이었다. 앞마당 확장이 돌아가는 상태였기에 4개의 제단을 돌리기에 충분한 자원이 있었다.
2기의 지룡이 확보 된 송병호가 남하를 시작했다.
전방에 세워놓았던 용안으로 그런 움직임을 포착한 이승우가 용혼을 큰 언덕에 넓게 퍼뜨렸다.
아무리 지룡 2기를 가지고 있어도 들어가기 부담스러운 상황.
아까처럼 안 좋은 싸움을 펼칠 가능성도 있었다.
-무리하면 안 되겠는데요? 용혼의 숫자가 많습니다. 시야 확보 덜되었을 때 일제히 달려들어서 지룡 잡아버리면 송병호 선수 굉장히 곤란해질 수 있어요.
-살짝 끝 쪽에 내려 토정으로 용혼의 대열을 흐트러뜨리는 송병호! 지금 기세는 2:0으로 뒤지고 있는 사람 같지 않아요!
-들어갈 것처럼 겁만 주는 거죠. 그 사이 송병호 선수는 10시 지역 빠르게 확보합니다.
-첫 번째 확장이 늦은만큼 두 번째 확장을 빠르게 가져가면서 자원의 균형 맞추려고 하는 거죠!
좋은 선택이다.
어차피 이승우는 지금 공격을 나올 수 없다.
송병호가 2기의 지룡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 점을 이용한 빠른 확장. 지금 할 수 있는 최고의 수였다.
경기가 소강상태에 진입했다.
서로 테크를 올리며 제단을 늘리는데 집중했다. 이승우도 추가 확장을 확보하며 폭발적으로 병력을 생산할 준비를 차근차근 끝냈다.
-송병호 선수 변수 둡니다. 2시 쪽에 몰래 신전 소환하죠.
-송병호 선수가 잘해주는 플레이죠! 지금 상황에서 몰래 확장! 아주 좋은 선택입니다.
어쨌든 지룡을 보유하고 있으니 수비는 할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그 순간.
-이승우 선수 지금 타이밍에 저기를 정찰가나요?
-진짜 귀신같네요. 경기를 펼치는 와중에 몰래 확장을 염두에 두고 있다니!
-이승우 선수 감이 예술인데요!
-어느 것 하나 놓치지 않고 있네요! 집중력 아직 살아있습니다.
-송병호 선수 입장에서 들킨 것이 아쉽긴 하지만 그렇다고 상황이 안 좋은 건 아닙니다. 어차피 저기에 이승우 선수도 많은 병력 보낼 수 없거든요!
저 확장을 파괴하려면 부대 단위 이상의 병력을 보내야한다. 하지만 당장 그럴 수 없다. 그랬다간 병력의 공백기를 노리고 송병호가 남하를 시도할 테니까.
어차피 저기는 추가 확장.
날아가도 크게 타격이 없는 곳이다. 이승우의 병력의 발을 붙잡아놓는 것이 오히려 이득일 수 있다. 세 번째 확장을 내주고 상대 두 번째 확장을 파괴하면 된다. 그걸 이승우도 알기에 지금 상황에서 부대 단위의 병력을 돌리는 걸 꺼릴 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 소규모 병력, 그러니까 용아 1~2기를 보낼 순 없다.
소환 된 용광포에 아무 것도 못해보고 잡힐 테니까.
몰래 확장은 자원 채취의 역할도 있지만 함정의 역할도 동시에 하고 있었다.
몰래 확장을 빠른 타이밍에 발견한 이승우지만 섣불리 움직일 수 없었다. 그저 눈밭에서 눈을 굴리듯 병력을 모을 뿐이었다.
어느새 양 선수의 인구수가 150에 육박했다.
1,2세트에서 보지 못했던 대규모 전투가 벌어지기 일보 직전이었다.
추가 확장을 하지 않은 이승우의 인구수가 조금 더 많았지만 송병호는 풍백이 있어 전투 결과를 예측하기 힘들었다.
송병호의 풍백이 전면에 나서 이승우의 용아를 녹여준다면 이 정도 인구수 차이는 아무 것도 아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진영이다.
서로 공통으로 보유한 지룡이 얼마만큼 화력지원을 잘해주는지, 그리고 용아와 용혼이 겉돌지 않고 제 자리를 지키는 것이 중요했다.
-이승우 선수 먼저 칼을 뽑아드는데요?
-일단 상대가 확장을 하는데 돈을 썼으니 병력은 자신이 많다 이겁니다!!!!
이승우의 선공으로 전쟁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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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여기까지.
오늘 몸상태가 영 안좋네요.
머리도 아프고 ㅠㅠ
그럼 모두 좋은 하루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