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352 Game No. 352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
-한 번 봐야합니다. 이건 아직 누가 좋다고 확실히 말 할 수 없어요!
송병호가 병력 피해를 입지 않았다면 이번 러시에서 이승우에게 항복 선언을 받아낼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용혼끼리의 교전에서 용혼을 다수 잃은 탓에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
지룡의 의외성이 유일한 변수였다.
2기의 지룡의 화력은 어마어마하다. 2개의 토정이 제대로 꽂히는 순간 용혼은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그런 데미지가 범위 공격으로 제대로 들어간다면?
용혼의 수가 어느 정도 차이 나도 충분히 전투에서 승리를 거둘 수 있다.
-자. 일단 이승우 선수도 용혼 많아요. 아까 무리하지 않고 잘 빼줬거든요!
-송병호 선수도 지룡 2기 가지고 있긴 하지만 긴장 바짝 하고 전투 임해야합니다. 상대의 병력을 전멸시킬 수도 있는 지룡이지만 가끔 그 믿음을 배신하기도 하거든요?
용족 유닛의 특징이라고 해야 할까?
지룡도 의외성을 따질 때 둘째가라면 서러운 존재였다.
연달아 날린 토정이 대박을 터뜨리는 경우가 있는가하면 충분히 터질 수 있는 상황인데도 빙빙 돌며 불발이 나는 경우가 있었다.
송병호는 전자를 간절히 바랄 것이고 이승우는 후자를 바랄 것이다.
과연 운명의 여신은 누구의 손을 들어줄 것인가?
-자. 중앙에서 붙습니다.
-일단 이승우 선수 용혼을 넓게 잘 펼쳐놨네요.
-솔직히 이승우니까 아직 모른다라는 이야기가 나오는거지 지금 상황만 놓고 봤을 땐 분명 송병호 선수가 괜찮거든요? 이번에도 기적과 같은 전투를 보여주며 상황을 역전해낼 수 있을지!
한쪽 입구가 뚫린 원 모양으로 있던 이승우의 용혼이 송병호의 병력을 포위하기 시작했다. 일단 용혼의 수는 한 눈에 봐도 이승우가 더 많다.
변수는 지룡뿐이었다.
먼저 움직인 건 송병호였다. 용혼이 송곳처럼 앞으로 달려들며 공간을 만들었고 그 공간에 지룡 2기가 내렸다. 앞서 싸우는 용혼을 지원사격 하기 위해서였다.
그 순간.
-이승우! 용혼 뒤로 살짝 물러나면서 지룡의 공격 범위에서 벗어났죠!
-아. 진짜 방금 움직임은 최고였네요. 정말 절묘했어요. 모든 용혼이 일제히 뒤로 살짝 물러나며 용혼 대 용혼의 싸움구도를 만들어줬어요!
이승우의 센스가 다시 한 번 빛났다.
용혼을 향해 토정을 날리려던 지룡이 움찔하면서 공격을 멈췄다. 이승우의 용혼이 사정거리에서 벗어났기 때문이었다.
용혼을 뒤로 물리면 상대적으로 속도가 느린 지룡은 화력 지원을 제대로 할 수가 없다. 따라가려면 한 세월이다. 자연스레 이승우가 원하는 용혼끼리의 전투 구도가 만들어지게 되는 것이다.
원래대로라면 토정 2~3번을 쏘아내며 위엄을 제대로 보여줬을 지룡이지만 이승우의 움직임에 모든 것이 무산되었다.
그저 멍하니 전투를 바라보는 지룡.
전장의 지배자가 되라고 뽑은 거지 지금처럼 전장의 응원단장이 되라고 뽑은 것이 아니었다.
설상가상으로 용혼에 끼어 지룡이 제대로 나아가지도 못하고 있었다. 다시 운룡에 지룡을 태워 전투에 가담할 수 있는 공간에 내려놓는 송병호.
하지만 이미 용혼의 숫자가 꽤 벌어진 후였다.
불과 몇 초도 안 되는 짧은 시간 안에 송병호의 용혼 숫자를 일점사로 확 줄여준 것이다.
오직 이승우만이 할 수 있는 전투였다.
이제야 지룡에 제 화력을 전투에 집중할 수 있는 상황이 되었지만 지룡을 지켜줄 수 있는 용혼의 수가 별로 없다.
결국 이승우의 용혼에게 잡히는 지룡.
받쳐주는 병력이 있어야 지룡의 화력이 극대화되는 것이지 지금처럼 단독으로 싸우면 몇 기의 용혼도 상대할 수 없는 것이 지룡이었다.
뜻밖의 결과에 관중석이 요동쳤다.
크게 흥분한 몇 몇 팬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응원봉을 거세게 두드리며 포효했다.
-진짜 이승우 선수 대단하네요. 전투의 신이 어디 갔나 했더니 여기 있었네요!
-힘든 상황에서 최상의 시나리오가 나오네요.
-사실 이 공격을 막기 굉장히 힘들다고 봤거든요? 근데 막네요. 이걸 막아 냅니다!
-만약 이 경기를 송병호 선수가 진다면 아까 앞마당에서 제대로 싸우지 못한 것이 천추의 한으로 남겠네요!
살아남은 이승우의 용혼은 4기.
전투 후에 남은 병력 숫자만 보면 대승이라 말하기 초라한 결과였지만 서로간의 병력 조합을 보면 대승이라 해도 부족함이 전혀 없는 결과였다.
애초에 이기기 힘든 싸움을 이긴 것이니까.
-더군다나 용혼을 살렸어요. 서로 같은 싸움만 되도 충분히 잘싸운건데 오히려 용혼을 살렸어요! 이게 정말 대단한겁니다!
-이게 아마추어와 프로의 대결이 아니거든요? 같은 프로, 그 것도 최정상급 선수들간의 대결인데 이렇게 차이가 나네요. 아. 송병호 선수 머릿속이 많이 복잡할 것 같습니다.
이승우의 용혼이 꽤 많기는 했어도 이렇게 압도적으로 질만한 사이즈는 아니었다. 일단 본진에서 추가 생산 된 용혼으로 이승우의 용혼을 밀어내는 송병호.
표정이 썩 좋지 않다.
-경기가 시작한지 10분이 흘렀는데 아무도 확장을 가져갈 생각을 못하고 있습니다. 병력 찍어내기에 바빠요!
-자. 송병호 선수 침착하게 플레이해야해요. 두 번의 전투에서 패배했긴 하지만 아직 경기가 끝난 건 아니거든요? 여전히 이승우 선수의 테크가 여의주탑에서 멈춰있기 때문에 흥분하지 않고 차분하게 경기 진행하면 다시 기회가 찾아올 수 있습니다.
이번 전투에서 이승우의 이런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건 확장과 테크를 전부 포기한 채 용혼 생산에 힘을 쏟았기 때문이었다.
여전히 기회는 송병호에게 남아있었다. 지룡을 확보하면 단순 용혼만으로 밀고 들어오는 것이 힘들어진다. 천천히 확장을 하면서 후반을 준비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
어쨌든 확장 선택권은 송병호의 손에 있었다. 송병호가 확장하는 걸 봐야 이승우도 뒤따라 마음 놓고 확장을 가져갈 수 있다.
송병호가 확장을 가져가지 않는다면 이승우도 확장을 가져갈 수 없다. 다시 용혼을 주구장창 뽑으며 아까와 같은 전투를 다시 만들어 내야한다.
-송병호 선수 앞마당에 먼저 신전을 가죠.
-급하게 할 필요가 없습니다. 어차피 지룡 있으면 수비는 가능하거든요? 아예 제대로 병력 조합 갖추면 충분히 찍어누를 수 있습니다.
-어? 저거 뭐죠? 지금 여의주탑 밑에 소환되는 건물 혹시?
김태영 해설이 말끝을 흐렸다. 확장보다 먼저 지어진 건물.
황룡성지였다.
-왜 운룡의 속업이 아직도 되지 않나 싶었는데 송병호 선수 의외의 한 수를 노리고 있었습니다!
-3제단에서 지룡을 간 선수가 앞마당 확장을 하면서 흑완 테크까지 간다고 누가 상상하겠습니까!
송병호도 보통 선수는 아니었다.
꾀 많은 토끼는 굴을 3개 파놓는다. 송병호도 단순히 확장만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흑완도 동시에 준비하고 있었다.
이건 천하의 이승우라도 결코 상상할 수 없는 수였다.
역시 송병호는 송병호였다.
-이건 천하의 이승우 선수도 알아차릴 수 없습니다. 아직도 용의 신전 없거든요!
-용의 신전을 당장 올릴 일은 없을 겁니다. 용혼으로 한 번 들이밀었을 때 앞마당을 올리고 있다는 사실을 파악했거든요? 한동안 송병호의 공격이 들어오지 않을거라 판단하고 바로 앞마당에 신전을 따라 올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송병호 진짜 영리합니다. 방금 앞마당 일부러 보여준거거든요. 충분히 용혼 앞으로 보내 안 쪽 신전 안보여줄 수도 있었는데 자연스럽게 수비하는 척 뒤로 용혼 빼면서 신전의 존재를 보여준 겁니다!
-겉모습은 곰 같지만 여우에 가까운 플레이를 하는 송병호! 이거 회심의 흑완이 통하는 분위기인데요?!
-송병호의 앞마당은 페이크입니다. 지금 돌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에요. 흑완 생각하지 못하게 하려고 올린겁니다!
여전히 이승우는 용의 신전을 올릴 생각이 없다. 일단 앞마당을 가져간 후 천천히 용의 신전을 따라갈 생각을 하겠지.
그러면 늦다.
흑완을 막을 수 없다.
황룡성지가 완성되자마자 하늘성소가 곧바로 올라갔다. 동시에 용혼을 살짝 앞으로 당겨 전투를 걸어주는 송병호. 언제든 치고 나갈 수 있다고 시위하는 것이었다.
적은 용혼이지만 이승우도 쉽사리 달려들지 못했다. 뒤에 지룡이 수호신처럼 버티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하늘성소가 완성되고 3개의 제단에서 일제히 흑완이 찢겼다.
이승우 응원석에선 침묵이, 송병호 응원석에선 함성이 울려퍼졌다.
그제야 용의 신전을 올리는 이승우.
현룡이 나오려면 아직 멀었다.
-이제 흑완이 곧 있으면 나오는데 이승우 선수 탐지할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죠?
-없어요. 없습니다. 이제 용의 신전 올라가고 있어요.
-상대가 지룡, 용혼으로 계속 싸움 걸면서 확장을 가져가고 있기 때문에 흑완은 조금도 생각하지 못하고 있어요.
-이제 봐도 늦습니다. 용무관을 올려서 용광포를 짓는다? 그 전에 흑완이 도착합니다. 현룡 역시 마찬가지고요.
-아. 이렇게 송병호 선수가 2세트 가져가나요?!
-전투에선 졌지만 전쟁에서 이긴다는 말은 이럴 때 쓰는거죠!
흐름은 송병호에게 많이 넘어가 있었다. 이제 곧 생산 된 흑완이 이승우의 본진에 도착하는 순간 경기가 끝날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드디어 생산 된 흑완 3기.
1기의 흑완은 수비를 위해 남았고 2기의 흑완이 이승우의 본진 쪽으로 이동했다.
-봤어요! 꾸물거리는 거 봤습니다!
-아. 이승우 선수 아차 싶을 겁니다.
-전혀 생각도 못했겠죠. 흑완이 나올 줄이야!
-그렇다고 여기서 경기 이렇게 포기 할 수 없거든요?! 이승우 선수 가지고 있는 용혼으로 공격 들어갑니다!
앞마당 확장을 간데다 흑완 테크까지 올리느라 송병호가 보유한 병력은 지룡 1기와 용혼 6기가 전부였다.
반면 이승우가 가지고 있는 용혼은 한 부대가 조금 넘었다.
흑완을 보는 순간 지체없이 공격을 선택한 이승우.
첫 타겟은 지룡이었다.
운룡이 없는 지룡이었기에 순식간에 잡혀나가는 지룡.
이승우가 차분히 일점사를 하며 송병호의 용혼을 하나씩 제거해나갔다.
-많은 수의 용혼이 살아남긴 했지만 결국 여긴 흑완 1기가 남아있어서 막히거든요? 이걸 볼 수가 없어요!
-공격 타이밍이 조금만 빨랐더라면 어떻게 될지 몰랐을 텐데 이미 흑완이 전장의 절반을 건넜습니다. 저 흑완이 본진에 들어가는 순간 난리 나는 거예요!
무려 7기의 용혼이 살아남은 이승우.
송병호의 용혼을 모두 잡아낸 이승우가 바로 용혼을 송병호의 본진으로 올렸다. 노리는 목표는 용안이었다. 흑완이 썰건 말건 최대한 무빙으로 흑완 떨쳐내며 집요하게 용안을 노렸다.
흑완에 의해 용혼도 많이 상했지만 그보다 송병호의 용안이 줄어드는 속도가 훨씬 빨랐다.
-분전을 해주고 있긴 하지만 어쨌든 이건 막혀요. 이건 어차피 막힙니다. 용안 1기만 살려도 다시 일어설 수 있어요!
이승우의 팬조차 경기를 포기했다.
아무리 이승우가 날고 기어도 흑완을 그냥 볼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건 아니었다. 그도 용광포와 현룡이 있어야 흑완을 볼 수 있었다.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는 모습을 보여준 건 대단하지만 이제 남은 건 GG를 치는 일 밖에 없다고 생각한 그 순간.
-어? 뭐죠?
경기가 의외의 방향으로 흐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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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여기까지! 모두 좋은 하루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