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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열로더 신들의 전쟁-346화 (346/575)

00346  Game No. 346 정규리그 종료.  =========================================================================

-자! 이제 봤어요. 운룡 나온 것 까지 봤거든요! 이러면 지룡까지 생각해야죠!

-병력 올립니다. 지금은 망루에 궁병 2기 정도만 넣어놓고 다 올라 와야 해요.

혹시 본진 쪽에 페이크를 주고 정면 쪽을 힘으로 뚫을 수 있다. 거기까지 생각을 해 둬야한다.

즉각 대처에 나서는 이영우.

훈련도감이 돌아가며 다시 궁병을 생산했고 화통도감과 본진 금광 근처에 각각 1개씩 화살탑이 건설되었다. 운룡이 깊숙이 파고드는 걸 방지하기 위해서였다.

6기의 용혼이 환국의 본진으로 들어왔다.

용혼은 성급하게 움직이지 않았다. 운룡에 탄 2기의 용아와 지룡을 차분히 기다렸다. 천자총통 2기 밖에 없다고 용혼이 탱크처럼 달려들었다가 일꾼의 블로킹에 막혀 허무하게 용혼을 잃을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승우가 똑똑한 용혼을 보여주긴 했지만 기본적으로 용혼은 아주 멍청하다.

용혼의 인공지능을 절대 믿어선 안된다. 시간이 조금 더 끌리더라도 지룡을 기다리는 것이 현명하다. 일단 지룡이 오면 일꾼이 쉽사리 움직이지 못한다.

-이승우 선수 올인 입니다. 4세트와 정 반대의 입장이에요. 4세트에선 이영우 선수가 올인을 했는데 이번엔 이승우 선수가 올인을 하고 있어요.

-입장을 달라졌지만 상황은 같습니다. 막으면 무조건 이깁니다. 아직도 이승우 선수는 앞마당에 신전이 없거든요?

-올릴 수가 없죠! 지금 용안으로 쥐어 짜내서 병력 생산하고 있는데! 어차피 이거 막히면 이승우 선수 할 수 있는 거 아무 것도 없습니다. 확장? 환국이 3화통이든 5화통이든 늘려서 타이밍 잡고 나오면 절대 못 막습니다. 이승우는 무조건 뚫어야해요. 이번 공격에 사활을 걸어야 합니다!

-이 마지막 전투 결과에 정말 다승왕이 결정 납니다!

용아와 지룡을 태운 운룡이 환국의 본진에 도착했다.

6용혼과 1운룡에 탄 병력에 이승우는 혼을 실어야한다.

현재 환국이 가진 병력은 방금 1기가 추가 되어 천자총통 3기, 궁병 6기가 있었고 화살탑 2개가 좌우에 하나씩 건설되어 있었다.

지룡이 없다면 환국이 이길 수 있는 싸움이지만 지룡이란 변수 때문에 섣불리 승부를 예측할 수 없다.

순간 이승우의 눈빛이 사나워졌다.

마치 굶주린 맹수와 같은 눈빛이었다. 사냥감의 몸을 얼어붙게 만드는 위엄이 소용돌이치고 있었다.

그 기운이 신들의 전쟁에 고스란히 반영되었다.

용혼 1기와 운룡이 환국의 병력이 있는 쪽으로 향했다. 보다 가까운 위치에 있던 천자총통이 즉각 반응하여 용혼에게 포격을 날렸다.

동시에 운룡에서 내리는 용아.

그 용아를 향해 왼 편에 있던 천자총통이 포를 쏘았다.

천자총통 2기의 포격을 빼낸 이승우가 그제야 지룡을 땅에 내렸다.

천자총통의 사정거리 안에 지룡이 들어와 있었지만 포격 딜레이 때문에 아직 때릴 수 없었다. 포격 딜레이가 적용되지 않는  천자총통이 1기 있긴 하지만 사정거리 밖에 지룡이 위치해 있다.

실로 절묘한 위치에 지룡을 내린 것이다.

순간의 공백.

그리고 그걸 채우는 지룡의 토정.

용혼과 지룡의 합공에 용혼을 때렸던 천자총통이 허무하게 잡혔다. 이렇게 잡힐 천자총통이 아니었다.

원래대로라면 궁병이 방해를 펼쳐 지룡이 천자총통을 노릴 수 없게 했어야했지만 워낙 순식간에 들어온 터라 꼼짝 못하고 당했다.

이제 남은 천자총통은 3기.

첫 번째 천자총통이 잡히자마자 1기가 충원되어 3기가 있는 것이었다. 만약 첫 번째 천자총통이 이리 허무하게 잡히지 않았다면 이영우가 보유한 천자총통은 4기 였을거다.

4기와 3기는 커버할 수 있는 범위가 다르다.

만약 4기였다면 이승우가 지금처럼 용혼과 용아를 활용해 1기의 천자총통을 잡아내지 못했을 거다. 찰나의 순간을 활용한 극한의 컨트롤.

미묘한 차이를 아는 진성 팬들은 이승우의 날카로운 판단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뒤에 있던 용혼들 오죠!

-천자총통 1기가 너무 허무하게 잡혔습니다! 이렇게 잡힐 천자총통이 아니었는데요!

일꾼이 우르르 튀어나와 접근하는 용혼의 길을 막으려 했지만 토정에 폭사하고 말았다.

이승우는 기세를 몰아 왼 편에 있는 천자총통을 용혼과 지룡으로 다시 한 번 잡아내는데 성공했다. 그 과정에서 지룡이 천자총통의 포격을 받았지만 죽지는 않았다. 어쨌든 지룡은 살아만 있으면 된다. 그 자체로도 압박이었다.

-이제 천자총통 2기 밖에 없어요! 1기 추가 되려면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거든요!

-이러면 용혼이 굳이 뒤에 있을 필요 없죠! 적극적으로 전투에 임해도 되죠!

완벽한 평지에서 5기의 용혼과 2기의 천자총통이 맞붙었다. 이 자체로도 환국에게 힘든 승부인데 용족은 용아와 지룡까지 보유하고 있다.

결과가 어떻게 될지 너무나도 뻔했다.

-아. 밀려요. 밀립니다!

-이영우 선수 그 어려운 상황에서 일점사와 일꾼의 움직임을 통해 용혼을 2기까지 줄여주는데 성공했지만 지룡이 살아남았어요. 일꾼으로 지룡을 어떻게 잡습니까?!

용혼이 더 살아남았더라도 지룡을 잡았다면 일꾼과 궁병, 그리고 추가 생산되는 천자총통을 활용에 어떻게든 막아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룡이 두 눈 시퍼렇게 뜨고 살아있었기에 그마저 불가능했다.

-이건 끝났습니다. 4세트에서 날카로운 공격을 막으며 승리를 거뒀던 이승우 선수가 날카로운 공격으로 이영우의 숨통을 끊기 일보 직전입니다!

-이영우 선수의 대처도 좋았지만 이승우 선수의 컨트롤이 더 좋았습니다. 첫 번째 천자총통을 끊어준 컨트롤이 정말 일품이었습니다.

-순간적으로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죠? 1기의 용혼과 용아로 상대 천자총통의 시선을 다 끌어놓고 지룡으로 깔끔하게 마무리! 진짜 최고네요.

-합이 완벽하게 짜인 액션씬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천하의 이영우가 아무 것도 해보지 못하고 꼼짝 없이 당하고 말았네요.

다시 생각해도 감동이 밀려드는지 말을 제대로 잇지 못하는 김태영 해설이었다.

천자총통의 포격 딜레이와 사정거리를 완벽하게 이해하고 최선의 판단으로 무효화시켰다. 컨트롤 자체는 어려운 것이 아니다. 손이 느린 아마추어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컨트롤.

그럼에도 모두 감탄하는 이유는 이런 생각을 경기 중에, 그러니까 단 1,2초 만에 하고 행동했기 때문이었다.

확실히 이승우의 경기력은 정점에 올라서 있었다.

-공동 다승왕? 어림없다 이겁니다. 뭐 그럴 걸 나눠? 나 혼자 하겠다!

-이변 아닌 이변이라고 정리할 수 있겠네요. 3라운드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건 선수가 다승왕을 차지할 거라고 누가 예상했겠습니까?

화통도감이 점령당했다. 1기씩 나오는 궁병과 천자총통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다. 지룡의 존재 자체가 압박이었다. 이걸 밀어낸다고 해도 문제였다. 이미 용혼과 지룡이 더 나와있는 상황.

이승우가 운룡을 1기 더 찍어서 2운룡으로 병력을 실어나르면 거기서 경기는 끝난다.

-이영우 선수 이미 경기가 끝났다는 걸 압니다. 근데 아쉬워서 나가지 못하고 있어요!

-아쉽죠. 너무 아쉽죠. 팀원들이 에이스결정전까지 만들어줬는데. 마지막 기회를 이렇게 허무하게 놓쳐버렸으니까요!

-이승우 선수 받은 건 확실히 돌려주네요. 오늘 나한테 올인 했지? 너도 한 번 받아봐라!

그러는 사이.

-GG! 이영우 선수 GG를 선언합니다.

-2015 프로리그 다승왕이 오늘 탄생했습니다. 주인공은 67승을 거둔 이! 승! 우! 입니다!!

김태영 해설의 목소리가 경기장에 쩌렁쩌렁 울려 퍼졌다.

****

접전 끝에 다승왕이 결정 났다.

다승 1,2위 간의 맞대결로 다승왕이 결정난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래서 더욱 더 뜻 깊고 의미 있는 다승왕이었다.

2위를 확실히 누르고 올라선 왕좌였으니까.

다승왕의 주인공은 이승우였다.

모두 의외라고 생각했다.

이승우의 실력을 생각하면 두 말 할 필요 없이 최고의 후보지만 3라운드부터 참가했기에 다승왕은 다음 시즌에 할 수 있지 않을까 모두 예상한 것이다.

그 예상은 이승우는 과감히 깨뜨렸다.

이영우와의 2연전 모두 승리를 따니면 67승 6패로 다승왕 자리에 올랐다.

역대 최고 승은 아니지만 역대 최고 승률의 다승왕이긴 했다.

91.8%

눈으로 보고도 믿기 힘든 승률이었다. 10경기를 치러 9승 1패가 나오는 경우는 있다. 20경기를 치려 18승 2패가 나오는 경우는 있다. 하지만 70전을 넘게 치러 90%가 넘는 건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67승도 결코 낮은 기록은 아니다. 김택윤의 75승과 이영우의 68승에 이어 역대 3위 기록이었다. 만약 이승우가 1,2라운드에 지금과 같은 실력으로 참가했다면 80승의 벽을 충분히 깨트렸을 거다.

2015년의 주인공은 의심할 여지없이 이승우였다.

2015년을 이승우의 해라고 불러도 될 만큼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양대 진 로열로더.

양대 2회 연속 결승 진출.

MSL 2회 연속 전승 결승 진출.

위너스리그 우승.

프로리그 포스트 시즌 진출 확정.

프로리그 다승왕.

마무리 된 커리어가 아니라 아직 현재 진행형인 리그들도 있다.

얼마든지 커리어 추가가 가능하다는 거다.

남은 모든 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하면 이승우의 2015년 커리어는 개인리그 4회 우승, 위너스리그 우승, 프로리그 우승, 프로리그 다승왕이 된다.

이렇게 되면 올해의 선수는 따 놓은 당상이었다.

****

CT와의 경기가 끝난 지 이틀이 지났다.

다승왕.

다시 생각해도 미소가 나온다.

아직 포스트시즌이 남아있어 트로피를 받지는 못했지만 그건 상관없었다. 내가 다승왕이란 사실은 변함없었으니까.

진짜 솔직히 이번 시즌엔 미련을 버렸다.

위너스리그부터 참가했는데 다승왕을 노린다?

그건 과한 욕심이다.

5라운드까지만 해도 그랬다.

마지막 6라운드 절반을 돌 때쯤 혹시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마지막 경기에서 정말 다승왕을 차지했다.

미친 듯이 기뻤다.

개인리그 우승을 차지한 것보다 더.

개인리그 우승은 1년에 여섯 번이나 도전할 수 있는 기회가 있지만 프로리그 다승왕은 1년에 한 번 밖에 기회가 없다.

그렇게 난 또 하나의 꿈을 이뤘다.

그렇다고 긴장을 완전히 풀면 안된다. 정규 프로리그가 끝난거지 2015 모든 시즌이 끝난 건 아직 아니거든.

2개의 개인리그 결승과 프로리그 포스트시즌이 남아있다.

이 대회를 온전히 마치려면 손목의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는게 우선이었다.

경기가 끝난 다음 날, 그러니까 어제 난 바로 정형외과로 향했다. 감독님께 괜한 걱정을 끼치기 싫어 말하지 않고 혼자 다녀왔다.

핑계거리는 많았다.

잠시 나갔다 온다고 하니 제발 좀 놀다오라는 말과 함께 등을 떠미셨다.

흠. 내가 그 정도로 외출을 안했나?

생각해보니 별다른 스케줄이 없는 휴일 날도 연습실에서 항상 연습을 했었다.

가장 마지막에 나간 외출이 전에 연호랑 승대랑 뷔페를 갔던거니 오래되기는 오래되었다.

오랜만에 스케줄이 아닌 일로 외출을 하니 기분이 좋았다.

병원을 가는 길이라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조금 우울해지긴 했지만.

진찰을 받을 땐 진짜 심장이 터져 죽을 뻔 했다.

병원에 갈 때까지만 해도 아무렇지 않았는데 막상 의사 선생님을 만나 진료를 시작하는 순간 긴장이 되었다.

결승전에 올랐을 때보다 더 떨렸다고 하면 믿어줄까?

혹 손목 상태가 안 좋으면 어쩌지 하는 걱정부터 온갖 잡생각이 머릿속에서 둥둥 떠다녔다. 그렇게 생각하니 괜찮아졌던 손목도 다시 아파오는 것 같았다.

순간 숨 쉬는 것 조차 잊은 채 의사 선생님의 입을 바라보았다.

다행히 손목에 큰 문제는 없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한 번에 긴장이 풀리며 몸이 힘이 쭉 빠졌다.

인대가 조금 늘어났다며 이 것 저 것 조심해야 할 것들에 대해 알려주셨다.

가장 강조하셨던 건 손목을 쓰지 않는 것이었다.

저도 아예 안 쓰고 싶지만 직업이 직업인지라 그렇게 할 순 없네요. 그래도 최대한 휴식을 취하겠습니다. 당장 이번주 토요일에 OSL 결승전이 있긴 하지만 동족전이었기에 빌드오더 위주로 연습을 진행하면 큰 무리는 없을 것 같았다.

그렇게 약을 받고 숙소로 돌아왔다.

숙소로 돌아오자마자 감독실로 소환되었다.

혹시 내가 병원을 다녀온 걸 아셨나 싶어 조마조마한 심정이었는데 그건 아니었다.

감독실로 들어온 내게 감독님께서 대뜸 날리신 멘트는.

“너 신전 뒷담화 나가볼래?”

였다.

============================ 작품 후기 ============================

67승 6패로 이승우가 다승왕에 등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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