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345 Game No. 345 건곤일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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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정말 다승왕을 결정하는 마지막 경기가 이제 막 시작되었습니다.
-이제 다음은 없습니다. 이번 경기에서 이기는 선수가 다승왕 확정입니다.
이 경기를 끝으로 양 팀은 프로리그를 종료하게 된다. 더 이상 정규리그에서 승을 쌓을 수 없다는 말이다. 길고 길었던 다승왕 싸움도 이 경기를 마지막으로 종료 된다.
단독 다승왕이냐?
공동 다승왕이냐?
많은 이들은 단독 다승왕을 원하고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택뱅리쌍이 아닌 다른 선수가 다승왕을 차지하길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
가장 나이가 많은 송병호부터 가장 나이가 어린 이영우까지.
6년이란 긴 세월동안 이들이 다승왕을 차지했다. 다승왕 뿐만 아니라 1위부터 5위까지 거의 매번 이름을 올렸다.
팬들은 새로운 영웅의 등장을 고대하고 있었다.
그들이 바라는 이상에 가장 가까운 선수가 이승우였다.
-일단 가장 가까운 가로 방향이 나왔네요.
이승우의 위치는 7시였고 이영우의 위치는 5시였다.
배를 째는 플레이를 하면 짧은 거리가 단점으로 작용할테고 공격적인 플레이를 하면 짧은 거리가 장점으로 작용하겠지.
-전 경기도 굉장히 빠른 속도로 경기가 진행되었었거든요? 이번 경기도 그런 경기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일단 전장 자체가 역 언덕이기에 전략적인 운영이 나오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측해봅니다.
둘 중 하나는 공격적으로 경기를 할거라 중계진이 예상했고 그 예상은 적중했다.
-이승우 선수 강하게 나가네요. 15 투제단 입니다.
-경기 길게 끌 필요 없다 이거죠. 빠르게 경기 끝내고 다승왕 깔끔하게 마무리 짓겠다 이겁니다.
-역 언덕 형이니 압박을 통해 상대가 언덕 위로 쉽게 올라오지 못하게 하겠다는 거죠. 나쁘지 않은 플레이입니다.
예전이면 15투 제단으로 상대를 끝내지 못하면 경기가 굉장히 불리해지는, 올인에 가까운 빌드로 취급받았다. 너무나도 가난했기 때문이었다. 설사 막히면 흑완이나 지룡으로 마지막 공격을 노리는 것이 보통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조금 달라졌다. 마고본성처럼 역언덕 전장에선 얼마든지 운영으로 넘어갈 수 있었다. 7용혼까지 생산 후 용의 신전을 생략하고 바로 트리플을 가져가면 된다.
그 사이 용혼의 생산보다 용안의 추가에 집중한다. 쉬었던 용안을 보충함과 동시에 확장에 붙일 용안을 확보하는 것이다.
3개의 신전이 완성되었을 때도 마찬지다. 쉬지 않고 용안을 생산해준다. 그러면 7용혼으로 상대를 압박하는 것과 동시에 초반에 가난했던 것을 극복할 수 있다.
중 후반 운영으로 자연스레 연결이 될 수 있는 거다.
환국은 7용혼이 부담스러워 화차를 밖으로 돌린다던가 1화통에서 풍운청을 올리는 변수를 두기 힘들다.
전장이 전장인만큼 상대의 초반 압박을 예상했는지 이영우도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도감 더블이 아닌, 본진에서 안전하게 화통도감을 올렸다.
-이승우 선수 가장 늦게 이영우 선수의 진영을 발견하게 되지만 그래도 기분 나쁘지는 않겠는데요?
-그렇죠. 가장 가까운 가로거든요! 지금 정찰을 가면서도 제발 대각에만 있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을 겁니다.
-이영우 선수도 금 조절해주는 것으로 보아 앞마당 확장을 가져갈 것으로 보입니다. 동시에 서로의 진영을 발견하는 이승우와 이영우!
-정찰 운은 이영우 선수가 조금 따랐죠. 바로 가로로 보냈거든요.
가장 먼 길을 돌아온 용안과 지름길로 달려온 일꾼.
언덕 아래로 내려온 일꾼이 2개의 제단을 발견했다.
-이러면 위험하게 언덕 위로 올라와 군영을 짓는 것보다 본진에서 안전하게 지어서 날리는 것이 훨씬 낫죠.
조금 빨리 활성화시켜보겠다고 앞마당에 군영을 건설했다간 15 2제단에서 모인 용혼이 순식간에 천자총통이 잡히며 군영을 취소하는 불상사가 생길 수도 있다.
망루가 있어도 마찬가지다.
5기의 용혼이 망루를 무시하며 확 달려 들거다. 안쪽으로 깊숙이 파고 들어도 되고 상황의 여의치 않으면 천자총통만 잡고 빠져도 된다. 뭘 해도 용족이 이득을 볼 수 있는 상황.
여기서 환국이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플레이는 진천형 개발을 하며 본진에 군영을 건설하는 것이었다.
이승우처럼 호전적인 선수를 상대로 굳이 맞춰 줄 필요 없었으니까.
상대가 원하는 판에 들어갈 필요가 없었으니까.
하지만 이영우는 다른 선택을 했다.
-2제단을 봤음에도 앞마당에 망루 지으면서 군영 대놓고 지을 생각하죠?
-자존심 싸움인겁니다. 동시에 자신감이기도 하고요. 2제단을 보고 본진에 군영을 짓는다? 기세 싸움에서 밀린거나 마찬가지거든요. 용혼이 무서워 본진에 군영을 짓는거니까요. 그렇게 하지 않겠다 이겁니다. 그리고 파고드는 용혼을 충분히 견제할 자신이 있다는 겁니다.
다른 선수가 하면 괜한 짓일 수 있지만 이영우가 하니 다르게 보였다.
-이승우 선수도 평범하게 나오지 않네요. 환국의 트리플 지역에 솟대 하나 소환되고 있죠? 7용혼 뽑고 트리플 먹으며 운영 갈 생각 없습니다. 올인 입니다. 경기 길게 가져갈 생각 없어요. 완벽한 올인입니다!
마치 둘이 빌드로 경쟁을 하는 것 처럼 보였다. 이승우도 사람들의 예상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전진 되어 소환 된 솟대 옆에 용의 신전이 소환되었다.
용안의 생산은 이제 중단되었다.
건곤일척(乾坤一擲).
이 러시가 통하면 이승우가 이기고 막히면 이영우가 이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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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환국이면 15 투제단에서 모은 용혼으로 한 번 뚫기로 숨통을 끊을 수 있겠지만 이영우는 무리였다. 어설프게 들어갔다가 용혼만 잃을 수 있다.
내가 용혼 컨트롤로 매설 된 지뢰가 터지지 않게 모두 잡아낸 것 처럼 이영우도 일꾼의 블로킹을 통해 용혼을 오도 가도 못하게 꽉 잡아놓을 수 있다.
그랬다간 꼼짝없이 중장기전으로 경기가 이어지겠지.
그건 사양이다.
경기 시작 5분 만에 손목이 아릿해지기 시작했다.
내가 의사는 아니지만 대충 감이 왔다. 경기가 길어지면 확실히 문제가 생기겠다는 것이.
그래서 전진 용의 신전을 택했다.
어설픈 일격이 아니라 제대로 된 일격을 가하려고.
딱 한 호흡이다.
상대가 대비하고 있지 않다면 스킬을 사용하지 않을 생각이다. 빌드가 아예 엇갈리면 스킬이 필요 없어도 충분히 이길 수 있다.
대비를 하고 있다면?
그땐 어쩔 수 없이 스킬을 써야겠지. 일단 [투신]을 먼저 쓴다. 그걸로 결판이 날 것 같으면 스킬 사용을 멈추고 안될 것 같으면 [폭주기관차]까지 쓴다.
끝낼 수 있을 때 반드시 끝내야했다.
얼마 전부터 손목에 고통이 느껴지긴 했지만 오늘처럼 경기가 끝난 후까지 이어진 적은 없었다.
나름 추측 가는 바가 있다.
스킬.
스킬이 손목을 혹사하고 있는 거다.
인터넷에서 이런 말을 본 적이 있다.
브라질의 호나우두란 선수의 몸에 축구의 신이 내려와 축구를 즐겼는데 인간의 몸이라 버티지 못하고 무너졌다고.
호나우두란 선수가 지닌 재능이 그만큼 대단하다는 것을 뜻하는 말이겠지만 지금 나에게 적용 될 수 있는 말이기도 했다.
가장 많이 사용한 [투신]은 손목에 과부하가 걸릴 수밖에 없는 스킬이다. 여기에 [폭주기관차]가 더해졌으니 오죽 할까?
경기가 끝나는 대로 병원에 다녀올 생각이다. 더 이상 방치는 위험한 것 같다. 마사지와 찜질로는 한계가 있다.
결과를 보고 계획을 세워야겠지.
상태가 좋다면 다행이지만 안 좋다면?
흠. 관리를 제대로 해야겠지?
스킬을 무리하게 사용해서 손목이 아예 망가지게 할 생각은 없다.
아직 하고 싶은 것이 많았다.
이루지 못한 것이 많았다.
잠깐 반짝였다 사라지는 선수가 절대 되고 싶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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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지금 당장은 이영우 선수가 전진 용의 제단을 눈치채지 못하고 있습니다.
-어쨌든 용혼의 수가 최소 5기 이상은 나오기 때문에 앞마당 타이밍으로는 전진 용의 신전을 파악하는 것이 힘들거든요.
-이승우 선수가 지금 해줘야하는 플레이는 밖에 나와 있는 일꾼을 잡거나 본진에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겁니다. 솟대의 수가 부족하거나 아무 테크가 올라가지 않는다는 걸 보면 충분히 의심 할 수 있거든요?
일꾼이 이승우의 본진을 올라가려는 찰나 추가 생산 된 용혼이 언덕을 딱 막아냈다. 결국 원하는 바를 이루지 못하고 발걸음을 돌리는 일꾼.
이승우에게 또 다시 운이 따르는 그림이었다.
-이승우 선수 반응 진짜 빠르네요. 그냥 집결지 설정대로 이동했더라면 서로 스쳐 지나갈 수 있었을 텐데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홀드를 눌러 일꾼이 들어오는 길을 막아버리네요.
-그러면 이영우 선수도 무언가 있다는 걸 바로 파악 했을 텐데요!
-자. 용혼 사업 됐죠. 앞마당 망루 두드리며 시야 분산 시킵니다.
15 투제단의 가장 기본적인 압박이 시작되었다.
앞서 도착해있던 3기의 용혼이 망루를 두드리며 북을 울렸다.
하지만 오랜 시간 수리비를 빼먹지는 못했다. 상대가 도감 더블이 아닌 화통 더블이었기 때문이다. 진천형 개발이 완료 된 천자총통이 뒤에서 쾅하고 포를 쏘아냈기 때문이다.
천자총통의 포를 맞은 용혼의 용력이 순식간에 깎여나갔다.
더 이상 무리를 하지 않고 뒤로 빠지는 용혼.
어차피 지금 깎인 용력은 시간이 지나면 다시 차오른다.
-전진 용의 신전으로 공격을 노리고 있는 입장에서 용혼을 무리하게 쓸 필요는 없죠. 아주 잘 뺐습니다.
-아까 용혼의 공격에 뒤로 빠졌던 일꾼이 다시 앞마당 쪽으로 향합니다. 용혼의 사정거리 업도 끝났고 용혼도 이 정도 나왔는데 앞마당이 없다? 그러면 무언가를 의심해 볼 수 있죠.
행운의 여신이 이번에도 이승우에게 미소를 지어주었다.
추가 합류 되는 용혼이 일꾼을 발견하고 앞마당으로 들어오기 전에 미리 커트해낸 것이다.
죽어가면서 일꾼이 보낸 정보는 앞마당 가장 끝에 있는 철광이었다.
조금 더 깊숙이 들어가 신전의 존재 유무를 봤다면 모를까 이 건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 정보였다.
-정찰이 끝까지 안 되네요!
-이러면 일단 이승우 선수의 노림수가 통할 가능성이 굉장히 높아졌습니다.
이제 정찰로 이승우의 의도를 파악해낼 수 없다. 오직 감으로 알아차려야한다.
-무언가 이상하다 이거에요! 이영우 선수 대장간 올려 줍니다.
-움직임이 석연치 않거든요. 수비를 위한 대장간 아주 좋은 선택입니다.
-아. 역시 단단해요.
이영우의 촉도 만만치 않다.
눈으로 보지도 않았는데 묘한 기류가 흐른다는 걸 정확히 잡아냈다. 하지만 이걸로 100% 막을 수 있단 확신이 서는 것은 아니다.
지룡 단독으로 날아오는 것이 아니라 본진 구석에 용혼을 실어나른 후 지룡과 함께 공격이 들어오면 알고도 못 막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이영우 선수 아주 꼼꼼합니다. 모든 변수를 생각해두고 있죠.
대장간을 건설하는 것으로 만족하지 못했는지 일꾼 1기를 빼 본진을 수색하는 이영우.
운룡에서 2기의 용혼이 내리는 순간 일꾼이 도착해 그 광경을 목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