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로열로더 신들의 전쟁-344화 (344/575)

00344  Game No. 344 프로리그 마지막 경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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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꾼조차 쉬어가며 몰아친 이영우의 거센 공격을 이승우가 막아냈다.

병력이 거의 다 전멸하긴 했지만 막아냈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었다.

피차 병력이 없는 상황이지만 이승우에겐 테크가 남아있었다. 나가가 합류 한 용족의 병력을 감당하기엔 환국의 테크가 너무 느렸다. 천리안이 있긴 하지만 무한대로 쓸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공격을 막아낸 이승우가 환국의 기지를 향해 미친 듯이 공격을 퍼부었다.

효율성을 전혀 따지지 않았다. 용혼에 혼을 실어 컨트롤했던 전과 달리 지뢰가 터지든 말든 신경 쓰지 않았다. 1개의 지뢰에 2~3기의 용혼이 터져나갔지만 쿨하게 넘기며 계속 병력을 보내 환국의 입구를 두들겼다.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는 없다.

이승우는 겨우 세 번째 공격 만에 이영우의 앞마당을 함락시켰다.

군영이 파괴 된 이영우가 GG를 선언하며 경기가 끝났다.

<용혼 멍청하다고 한 사람 누구냐? 손 들어라. 그리고 손으로 뺨을 후려쳐라. 용혼이 멍청한게 아니라 컨트롤하는 우리가 멍청한거였음 ㅇㅇ>

<ㅋㅋㅋㅋㅋㅋㅅㅂ 용혼이 저래 똑똑한 유닛이었냐?ㅋㅋ 왜 내가 쓰면 지뢰 다밟고 껌밟고 궁병한테도 죽냨ㅋㅋ>

<이승우 용혼 넘나 특별한 것 ㅋ>

<존나 넘나 뭐뭐한 것 안쓰면 안됨? 개병신같은데.>

<그렇게 말하는 니가 더 병신같은듯 ㅇㅇ>

<위에 댓글 ㅇㅈㅋㅋㅋㅋㅋ 개병신같으면 눈 감고 다녀랔ㅋㅋㅋ별걸로 다 시비넼ㅋ>

<이제 래더에서 쓸 데 없이 용혼 컨트롤하는 사람 늘겠넼ㅋㅋ>

<늘어봤자임 ㅋㅋ 어차피 그 용혼들은 지뢰 다 밟고 죽음ㅋㅋ>

<그리고 이승우는 컨트롤만 한게 아니라 생산이랑 테크도 동시에 탐 ㅇㅇ 비교 불가요 ㅋㅋ >

<그나저나 이승우의 악마의 숫자 ㅋㅋ 66승 6패넼ㅋㅋ>

<666 으로 다승왕 가나요?>

<진짜 악마네. 악마 ㅋㅋㅋㅋ 악마랑 계약한거 아님? ㅋㅋ 뭐 이리 잘함?>

오늘 승리로 이승우는 이영우보다 1승 앞서는 66승을 기록하며 단독 다승 1위가 되었다. 거의 다승왕이 확정되었다고 봐도 무방했다.

앞에 ‘거의’가 붙은 이유는 마지막 가능성이 하나 남아있었기 때문이었다.

아스트르와 CT의 경기가 에이스결정전까지 가게 되면, 그리고 그 경기에서 4세트 리매치가 벌어져 이영우가 승리하게 되면 같은 66승으로 공동 다승왕이 된다.

승률이나 다전같은 걸 전혀 보지 않고 오직 다승 하나만으로 다승왕을 가리기에 나올 수 있는 재미난 상황이었다.

이제 CT와 이영우의 팬은 여기에 모든 희망을 거는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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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땀 승이었다.

우와. 이게 컨트롤이 되긴 하는구나?

내가 하도고 믿기지 않았다.

눈앞에 깜깜해지려는 찰나 [투신]에 [폭주기관차], [숨바꼭질]까지, 내가 장착한 모든 스킬을 한 번에 쏟아 부었다.

조금만 늦었더라면 피해를 입었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막기 힘들었다.

평소 이영우보다 훨씬 뛰어난 경기력이었다. 스킬 3~4개를 동시에 적용한 것 같았다.

손목을 한계까지 몰아서 그런지 경기가 끝나자마자 고통이 밀려왔다.

어우. 이거 찜질 좀 해야겠는데?

손으로 만져보니 뜨끈뜨끈하다. 오랜 시간 동영상을 재생시켜 놓은 휴대폰처럼 말이다. 평소보다 조금 더 심한 느낌?

그래도 시간 지나면 다시 괜찮아지겠지?

어쨌든 이겨서 기분이 좋다. 만약 졌으면?

으. 끔찍하다. 끔찍해. 이렇게 컨트롤을 하고도 지면 진짜 허무하지.

“66승 축하한다.”

관중들에게 인사를 하고 내려온 나를 와락 껴 앉는 감독님.

컥. 숨 막혀요. 숨 막혀.

어찌나 힘이 센지 순간 숨을 쉬지 못했다.

그래도 기분 좋았다.

깔끔하게 승리했으니까.

“우리 팀에서 다승왕이 나올 줄이야.”

연호야. 설레발은 금물이란다. 만화 같은 거 못봤니? ‘이제 끝났나?’ 라는 대사를 하자마자 살아나는 악당들 말야. 그런 건 모든 것이 끝났을 때 해도 늦지 않다고.

“진짜 컨트롤 쩔었어요. 와. 진짜 저도 그런 식으로 한 번 해보고 싶은데.”

너도 언젠가 꼭 할 수 있을 거다.

같은 용족이라 그런지 눈을 초롱초롱 빛내는 여준이부터.

“진짜 네가 보물이다. 보물!”

여전히 감격에 차 있는 도 수코님까지.

현우 형이나 승대 등등 다른 팀원들도 모두 같은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팀원들 하나 되어 기뻐하니 미소가 절로 지어진다.

-다시 봐도 진짜 예술이네요.

화면에서 아까 내가 펼쳤던 컨트롤이 리플레이도 다시 나오고 있었다.

이렇게 전체화면으로 보니 확실히 새로웠다.

나도 한 번 감상해볼까?

경기를 펼칠 땐 정신이 없어 어떻게 컨트롤을 펼쳤는지 제대로 기억이 나지 않았다. 그냥 눈에 보이는대로, 정신없이 지뢰를 제거했을 뿐이다.

-중간에 부분 부분 어려운 점이 있었지만 정말 잘 넘겼네요.

-이영우 선수도 나름 회심의 일격이었거든요? 초반의 피해를 감수하고 짜내는 타이밍 러시인데 이승우 선수가 컨트롤을 너무 잘해줬죠.

-진짜 지뢰가 한 번만 제대로 터졌다면 5화통에서 화차가 충원되는 속도가 워낙 빨랐기에 난입도 가능했는데 용혼의 수가 충분히 살아있어 화차를 둘도 나누는 것이 불가능해졌죠.

마지막 말이 공감되었다.

지뢰가 터져 용혼의 수가 줄었다면 이영우는 화차를 둘로 쪼겠을거다. 한 무리는 주 병력을 상대하고 소수 화차는 본진으로 난입해서 자원 채취에 방해를 해줘겠지.

설사 [CCTV]가 있었어도 어차피 컨트롤 해줄 수 있는 화면은 한 화면밖에 없기 때문에 두 공격을 모두 막아내기 굉장히 힘들었을거다.

본진 화차를 정리하면 용혼이 지뢰를 제대로 제거할 수 없고, 방금처럼 지뢰 제거에 온 힘을 쏟으면 본진에서 활개 치는 화차를 정리할 수 없고.

-이영우 선수도 정말 지뢰 매설을 잘 해줬는데 이번 경기는 이승우 선수가 한 수 더 앞섰다고 봅니다. 용혼을 왔다갔다 하면서 지뢰를 너무 잘 제거해줬어요.

-무리해서 천자총통을 제거하지 않았던 것도 컸습니다. 핵심이 천자총통이 아니라 화차였다는 걸 꿰뚫어 본거죠.

-그렇죠. 한 번에 체력을 빼주는 게 아니라 나눠가면서 체력을 빼줬어요. 무리해서 잡으러갔다가 화차와 지뢰에 끊길 수도 있었거든요? 욕심을 버렸어요. 그게 승리의 가장 큰 요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뢰를 밟지 않는 상황이라고 판단 되었을 때만 천자총통을 향해 용혼이 접근했죠. 이게 아주 좋았습니다.

몇 번이고 달려들고 싶은 걸 꾹 참았다.

용혼이 조금만 더 접근하면 천자총통을 잡아낼 수 있을 것 처럼 느껴졌지만 절대 그렇게 하지 않았다. 거기서 참지 못했더라면 이영우의 심리전에 말려들어가며 용혼을 다수 잃었겠지.

용혼으로 지뢰를 제거하는 장면이 느린 화면으로 재생되고 있었다.

-왜 이승우 선수가 4회 연속 결승에 오르고, 프로리그 다승왕을 차지하는지 바로 오늘 경기에서 증명해냈습니다.

-이건 정말 봐도 봐도 질리지가 않네요. 역대 최고의 용혼 컨트롤입니다.

극찬 감사합니다. 김태영 해설님!

거울을 보지 않아도 내 표정을 알 것 같았다. 아마 입이 귀에 걸려있겠지?

이제 남은 경기에서 1승만 거두면 오늘 경기가 마무리 된다.

6세트 전에 경기가 마무리 되면 좋겠지만 에이스 결정전까지 갈 수도 있으니 일단 준비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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졌다. 져도 너무 깔끔하게 졌다.

상대를 인정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깔끔했다.

우승에 이어 다승왕까지.

이승우에게 전부 빼앗겨버렸다.

씁쓸한 미소를 짓고 있는 이영우에게 CT의 선수들이 다가왔다.

“왜 이렇게 기 죽어 있어? 아직 끝난 거 아니잖아.”

이영우가 고개를 들었다.

“강원이 형?”

이영우에게 말을 건 선수는 고강원이었다.

고강원의 종족은 마수로 6세트에 출전하기는 선수였다. 고강원과 비슷한 시기에 CT에 들어왔지만 승승장구한 이영우와 달리 별 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실력보다 왼손으로 마우스를 쥐는 것이 더 유명할 정도였다.

유독 포스트시즌에서 큰 활약을 해주는 덕에 고갓원, 연봉협상의 신이라는 별명을 지니고 있었다.

“계속 민폐만  끼칠 수 없잖아.”

CT가 우승을 차지할 때도, 과거 오랜 기간 침묵하다 포스트 시즌에 진출했을 때도 이영우의 활약이 뒷받침 되었다.

최종병기라는 별명을 얻기 전에 소년가장이라 불리며 힘겹게 팀의 중심을 잡으려 애썼다.

열여섯 어린 나이에 감당하기 힘든 책임감이 이영우를 짓눌렀다.

이영우가 하루에 두 번 나오는 날엔 CT가 승리를 가져갔고 그렇지 못하면 패배했다.

팀이 패배하는 상황에서도 거의 매번 1승을 거두며 본인의 역할을 항상 해줬던 것이 이영우다.

가장 가까운 곳에서 그 모습을 지켜본 고강원이다.

자신이 얼마나 민폐를 끼쳤는지도 잘 안다.

일반 사람이 신들의 전쟁을 잘 못하는 건 잘못이 아니다.

하지만 신들의 전쟁 프로게이머가 신들의 전쟁을 못하는 건 잘못이다.

그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 이영우가 얼마나 노력했는지 너무나도 잘 안다.

그때 받은 도움을 갚을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나랑 용제가 어떻게든 에이스 결정전 만들어볼게. 쉽지는 않겠지만 뭐 네가 우리 팀 우승으로 이끌 때보다 어렵기야 하겠냐?”

고강원의 농담에 살짝 미소 짓는 이영우.

“이러고 지면 개 쪽팔리겠지? 지면 나 오늘 네 얼굴 안본다. 그냥 떨어져서 갈 테니까 아는 척 하지 마. 어쨌든 다시 한 번 싸울 수 있게 판 만들어 볼 테니까 응원이나 좀 열심히 해줘라.”

“형만 믿을게.”

“....흠. 그렇게 진지한 눈빛으로 말하니 굉장히 부담스럽긴 하네.”

고강원의 농담에 이영우의 얼굴이 눈에 띄게 밝아졌다.

“그렇게 웃으니까 보기 좋다. 자. 일단 우리는 용제를 응원합시다!”

그렇게 말하곤 옆에 철푸덕 앉는 고강원을 이영우가 바라보았다.

몸에 힘이 서서히 돌아오는 것을 느꼈다.

잠깐 잊고 있었다.

곁에 가족처럼 소중한 동료가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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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코어는 3:1.

이승우의 승리로 아스트로의 사기가 크게 증가했다.

이제 남은 2경기 중 1번만 승리를 거두면 아스트로가 승리를 거둘 수 있다.

동시에 팀 동료 이승우의 다승왕을 확정지을 수 있다.

하지만 경기는 아스트로의 뜻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5세트에 나온 신예 정용제가 김승대를 잡아 스코어를 3:2로 따라붙더니 6세트에선 고강원이 윤여준을 잡아내며 에이스 결정전을 이끌어 낸 것이다.

CT선수들은 투혼을 발휘하고 있었다.

팀 동료인 이영우의 다승왕을 위한 마지막 투혼.

단독 다승왕은 물 건너갔지만 공동 다승왕이라는 길은 아직 남아있었다.

팀이 하나 되어 뜨겁게 불타오르고 있었다.

한때 이영우만 이기고 다 지던 시절이 있었다.

오늘은 반대였다.

이영우가 졌음에도 아직 팀이 패배하지 않았다.

승부를 마지막까지 이끌었다.

운명의 에이스 결정전.

출전하는 선수는 모두의 예상대로 이승우와 이영우였다.

여기서 이승우가 이기면 67승과 함께 이영우를 2승차로 제치고 단독 다승왕이 된다. 반대로 이영우가 승리를 거두면 66승, 동률이 되어 공동 다승왕이 된다.

이영우에게 마지막 기회였다.

이 경기마저 패배하면 1년을 더 기다려야한다. 모든 것을 걸거다. 1승 앞서고 있는 이승우지만 결코 방심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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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끔하게 4세트에서 다승왕을 마무리 지었으면 좋았을 텐데 에이스 결정전까지 오고 말았다.

팀원들을 탓하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다.

그럴 수도 있는 일이니까.

다만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줄 알았던 손목이 여전히 시큰거리는 게 마음에 걸렸다.

손가락을 움직이는 것만으로 찌릿 전기가 온다고 해야 할까?

그렇다고 마우스를 쥐지 못할 정도로 아픈 건 아니긴 하다. 약간 신경이 쓰이는 정도다. 솔직하게 몸 상태를 말했다면 감독님께서 경기에 안 내보내줄 것 같아 거짓말을 조금 했다.

손목 찜질을 해서 괜찮아졌다고.

죄송합니다. 감독님.

에이스 결정전에 이영우가 나올 건 자명한 사실이다.

다른 선수를 못믿는 건 아니다. 그저 내 일이니만큼 지든 이기든 내 손으로 결정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

전장은 마고본성.

역 언덕이 특징인 전장이다.

일단 장기전으로 가는 건 불리하다. 지금도 손목이 불편한데 경기가 길어지면 경기력에 영향을 꽤 미칠 거다. 그렇게 되기 전에 경기를 끝내야했다.

무슨 전략이 좋을까?

빠른 시간에 경기를 끝내려면 올인 밖에 없다. 정교한 컨트롤도 좋지만 그보다 빌드 자체가 이겨 있어야한다.

몇 가지 전략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사라졌다.

이건 이래서 안 되고 저건 저래서 안 되고.

최종적으로 남은 전략은 15 2제단이었다. 역 언덕이기에 다른 전장보다 용혼의 힘을 더 받을 수 있다.

한 번의 타이밍에 상대의 목숨을 끊어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경기가 어려워진다.

일단 전략은 정했고.

스킬만 정하면 되는구나.

스킬에 대한 고민은 전략보다 훨씬 짧았다. 4세트에 들고 갔던 스킬을 그대로 들고 가면 되었으니까.

자. 이제 모든 준비는 끝났다.

4세트처럼 다시 한 번 내 손으로 다승왕을 마무리 지어보자.

============================ 작품 후기 ============================

내일이면 정규리그가 막을 내리는군요.

이제 2개의 개인리그 결승과 포스트시즌만 지나면 이번 시즌 끝나네요.

그럼 모두 좋은 하루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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