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334 Game No. 33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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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제의 용안 러쉬도 아니고 ㅋㅋㅋ>
<ㅋㅋㅋ 개명경기임ㅋㅋㅋㅋ 졸웃 ㅋㅋㅋㅋㅋㅋㅋ>
<이승우 내가 본 경기중 베스트다..진짜 판단 지린다.>
<와 존나 깔끔ㅋㅋㅋ 미리 준비해 온 줄ㅋㅋㅋ>
<이승우 맵핵 쓰냐? 컴퓨터 털어봐야하는거 아니냐? ㅅㅂ 저러면 어떻게 이기냐?>
<ㅋㅋㅋㅋ 처음부터 끝까지 거의 농락당했네 뭐 ㅋㅋㅋ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와 이거 겁나 재밌네>
<어디서 환국이 노도감 더블질 ㅋㅋㅋㅋ>
<생더블 했는데 그 어떤 플레이보다 가난하게 경기함 ㅋㅋㅋㅋ>
<환국 넘나 답답한것ㅋㅋㅋㅋ>
<이승우 잘한다. ㅎㄷㄷ>
이승우의 경기가 있을 때마다 커뮤니티에 글이 폭발하는 건 이제 일상과도 같은 것이 되어 있었다.
오늘도 마찬가지였다.
한민규와의 1세트가 끝나자마자 커뮤니티에 우후죽순처럼 이승우를 찬양하는 글들이 게시판을 점령했다.
이들이 무엇보다 놀란 건 이승우의 판단이었다.
컨트롤?
잘하는 선수들 많다.
빌드깎기?
이 역시 많다.
운영, 수 싸움 등등 많은 능력에서 특출한 능력을 보이는 선수들은 많다.
하지만 이처럼 완벽한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선수는 손에 꼽을 수 있을 정도로 적다.
특히 초반에 솟대를 무조건 지어야 다른 건물을 소환할 수 있어 날빌에 약한 용족으로 이런 운영을 구사한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것이었다.
이번 경기에도 이승우의 센스가 유감없이 발휘되었다.
상대의 생더블을 보는 순간 4기의 용안을 끌고 나가는 건 오직 이승우만이 할 수 있는 판단이었다.
이런 이승우기에 2세트에도 사람들이 많은 관심을 집중되는 건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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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분 남짓한 짧은 경기를 치렀음에도 한민규의 몸은 사우나를 다녀온 사람처럼 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다.
관중들에겐 재미있는 경기로 기억되었을지 모르지만 한민규 입장에선 지옥과도 같은 시간이었다.
아무 것도 해보지 못했다.
주도권을 잡으려 했던 행동이 오히려 독으로 작용했다.
‘어디서부터 잘못 된거지?’
한민규가 방금 1세트를 차근차근 되짚어보았다.
빌드 자체의 문제는 지금 짚어봤자 소용없다. 이승우의 정찰이 빨랐던 것도 마찬가지다.
둘 모두 자신이 제어할 수 없는 거다.
상대에게 저 생 더블 할거니 초반 정찰 오지 말라고 할 순 없는 노릇 아닌가?
어릴 적 피씨방에서 친구들과 10분 노러시 룰로 게임을 할 순 있지만 여긴 취미가 재미를 위해 신들의 전쟁을 하는 공간이 아니다.
자신의 통제 하에 있던 상황에서 실수를 떠올려야한다.
‘일단 5용안에 당황한 게 컸어.’
거기서 일단 한 번 무너졌다.
일단 생더블을 했다는 건 용족의 센터 제단을 배제했다는 것과 같은 말이다.
이번에 이승우가 센터 제단보단 본진에서 시작하는, 맞춰가는 플레이를 할 거라고 생각했다.
예상대로 이승우는 본진에 솟대를 소환하며 무난한 출발을 보였다.
물론 빠른 정찰을 할 줄은 몰랐지만.
‘조금 더 침착하게 대응했었어야했는데.’
용안이 앞에서 시선을 돌리는 사이 본진 철광 근처에 자원 채취를 방해하는 솟대가 하나 소환되었다.
이것도 신경 썼더라면 충분히 막을 수 있었다.
‘앞마당의 군영은 체력이 많으니 당장 내려갈 필요는 없었는데....’
조급했다.
앞마당이 파괴되지 않는 한 성급하게 내려갈 필요가 없었다.
본진의 솟대를 제거하고 내려가도 늦지 않았다.
차라리 그렇게 했더라면 궁병이 허무하게 용안에 도망치는 일 따위는 없었을 거다.
천천히 생각하니 엉킨 실타래가 조금씩 풀리며 답이 보였다.
사납고 뜨거운 무언가가 날뛰는 것처럼 쿵쾅거렸던 심장도 조금씩 안정을 되찾았다.
‘1세트에 잡혀 있을 때가 아니야.’
1세트는 끝났다.
이제 다가올 2세트를 준비할 때였다.
2세트의 전장은 광룡.
용족이 환국을 상대로 경기를 치르기에 괜찮은 전장이다.
‘노림수가 있을지도 몰라.’
원랜 이번에도 노도감 더블을 하려고 했다.
뒷마당이 있으니 용족 역시 생 더블을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었다.
서로 원하는만큼 싸우는 건 어느 정도 자신 있었다.
그 것이 설사 이승우라고 할지라도.
하지만 2세트에서 이승우가 생더블을 할 것 같진 않았다.
무언가 경기를 한 번 떠 꼬아 줄 것 같았다.
‘일단 정찰에 신경을 써야겠다.’
확실한 근거는 없다.
순전히 감이다.
뒷골이 싸한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프로게이머는 이런 감을 무시해선 안 된다.
승리를 가져다 줄 수도 있는 것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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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았어.
1세트는 완벽하게 짜놓은 시나리오대로 진행되었다.
이렇게 경기를 잡으면 굉장히 기분이 좋단 말이지.
슬쩍 민규의 얼굴을 보니 수심이 가득하다.
아마 고민이 많을 거다.
이번 경기를 통해 민규에게 알려주고 싶은 것이 있었다.
컴퓨터를 통해 경기를 치르지만 결국 경기를 하는 건 사람이라는 것.
이 걸 깨닫게 되는데까지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렸다.
사실 얼마 안 되었다.
2군으로 있을 땐 전혀 몰랐다.
최근 2시즌 간 많은 경험을 하게 되면서 자연스레 터득하게 되었다.
우승이 결정적인 계기였다.
잠시지만 프로게이머의 정점을 찍은 순간이 아니던가?
트로피보다, 상금보다 더 큰 걸 그때 얻었다.
말로도 알려줄 수 있지만 그렇게 알려주면 제대로 각인이 안 된다.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한다는 말이다.
뼈저리게 본인이 느껴야한다.
경기를 통해 민규에게 계속 묻고 있었다.
넌 지금 어디를 보고 있냐고.
모니터만 보고 있는건지 아니면 그 너머에 있는 나를 보고 있는 건지.
신들의 전쟁은 컴퓨터 게임이지만, 그걸 하는 건 사람이다.
게임만 보는 게 아니라 상대도 볼 줄 알아야한다.
어느 것을 보고 있는지 2세트가 시작되면 확실히 알 수 있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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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 선수가 1:0으로 앞선 채 2세트 경기를 맞이하게 됩니다.
-2세트 전장은 용족이 환국을 상대로 경기를 펼치기 괜찮은 광룡입니다.
광룡은 이승우에게 꽤 좋은 기억이 있는 전장이다.
32강에서 차인환의 전진 소굴 조이기 전략을 완벽히 깨부수고 승리를 따낸 전장이었으니까.
광룡에서 그리 많은 경기를 치른 건 아니지만 어쨌거나 전승 행진을 달리고 있는 이승우였다.
-일단 이승우 선수 이 전장에서 환국을 상대로 경기를 한 적은 없습니다. 다만 마수를 상대로 3연승이라는 기록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민규 선수 역시 이 전장에서 좋은 모습 보여주고 있습니다. 환국을 상대로 승리가 없는 이승우 선수와 달리 한민규 선수 이 전장에서 송병호를 잡아냈거든요!
OSL 결승 진출자를 MSL 16강에서 탈락시킨 이가 한민규다.
사실 그땐 이렇게 화제가 되지 않았다.
송병호가 OSL 결승전에 진출할지 몰랐으니까.
그저 칠룡의 일인을 새파란 신예가 꺾은 정도였다.
하지만 지금은 분위기가 달라졌다.
프로게이머의 황혼기를 맞이했다 평가 받던 송병호가 이영우와 이제운을 3:0으로 누르고 결승에 진출했다.
그런 선수를 비슷한 시기에 탈락시켰다는 건 대단한 일이었다.
실력은 며칠 만에 퇴화되고 발전하는 것이 아니다.
한민규가 잡았던 송병호는 은퇴 이야기가 솔솔 나오던 송병호가 아닌 이영우와 이제운을 3:0으로 압살한, 과거 육룡의 수장이라 불리던 시절의 송병호다.
그랬기에 많은 이들이 이번 세트에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었다.
적어도 1세트처럼 허무한 경기가 나오지 않을거라고 말이다.
-그렇죠. 한민규 선수 16강에서 송병호를 잡아내며 본인의 가능성을 세상에 확실히 보여줬습니다. 그럼 이제 그 열매를 맺어야하지 않겠습니까? 이승우를 상대로 승리를 거둔다면 그 것보다 확실한 보상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러기 위해선 이번 세트를 반드시 잡아내야하는 한민규 선수입니다.
-그렇죠. 무조건 잡아야합니다. 이승우 선수를 상대로 다전제에서 2:0으로 밀리는 건 정말, 절대 마주해서는 안되는 위험한 상황입니다.
-자. 양 선수 경기 준비가 모두 끝났다고 합니다. 그럼 바로 2세트 전장 광룡으로 떠나보겠습니다!
후끈 달아오른 경기장의 분위기를 그대로 가져가기 위함인지 2세트가 빠르게 진행되었다.
-자. 경기 시작했습니다. 먼저 환국, 한민규 선수 1시에 위치해있습니다.
한민규의 위치를 설명하는 그 순간.
-어? 지금 7시 쪽에서 뭐 나왔죠?
-용안이 빨리 이동하고 있어요?
-이승우 선수 이번에 전진 건물류를 준비해왔네요.
-같은 팀 후배를 상대로 너무 잔인한 것 아닌가 싶네요.
-아니죠. 오히려 이렇게 최선을 다하는 것이 후배를 위한 길이죠. 어차피 연습 경기는 팀에서 많이 하지 않겠습니까? 오히려 이렇게 실전의 묘미를 알려주는게! 다전제의 묘미를 알려주는 게 진정한 선배의 도리 아니겠습니까?!
최승원 해설의 말에 일리가 있었다.
무난한 운영은 연습실에서 얼마든지 할 수 있다.
그런 것보다 다양한 빌드로 괴롭히는 것이 한민규에게 당장은 괴로울 수 있지만 미래를 생각한다면 어디서도 얻지 못할 소중한 경험을 하는 것이다.
-전장의 절반을 넘어 상대 앞마당 쪽으로 향하는 이승우의 용안!
-설마 이번에도 상대 본진에 제단을 지어버릴 작정인가요?
2인용 전장이기에 광룡의 본진은 꽤 넓은 편이다.
터무니 없는 생각일 수도 있지만 이승우라면 하고도 남을 선택이다.
하지만 이번엔 아니었다.
서서히 속도를 줄이기 시작한 용안이.
-지잉.
앞마당에서 살짝 떨어진 곳에 제단을 소환했다.
정확히 32강에서 차인환이 이승우를 상대로 전진 소굴을 시도했던 위치였다.
-저기에 제단을 짓는 건 정찰로 보라 이겁니다. 봐도 자신있다! 뭐 이런 겁니다!
-환국이 이걸 보는 순간 머리가 굉장히 복잡해지거든요? 그냥 본진에서 안전하게 막는게 나을까? 아니면 일꾼을 동원해서 깨는 것이 좋을까?!
-조금 상황이 다르긴 하지만 전에 이영우에게 써먹었던 심리전을 변형시켜 들고 나왔습니다. 과연 한민규 선수는 어떤 답을 내놓을지?!
숨겨지은 제단이 아니다.
대놓고 보라고 지은 제단이다.
1세트에 이어 다시 한 번 심리전을 거는 이승우.
과연 이번엔 한민규가 차분하게 대처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었다.
-일단 이승우 선수 이런 플레이를 워낙 자주하는 선수거든요? 분명 한민규 선수의 판짜기에도 이런 날빌을 상대하는 메뉴얼이 분명 들어 있을 겁니다.
-그나마 다행인 건 한민규 선수가 정찰을 빠르게 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겁니다!
-한민규 선수도 무언가를 느낀 거죠! 이제 막 창고가 지어지는데 정찰을 나가네요! 확실히 빨리 나가네요. 평소 2인용 전장에서의 정찰 타이밍을 생각한다면 이건 무지막지하게 빠른 겁니다! 전진 건물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거거든요?
훈련도감이 건설되기도 전에 정찰을 나오는 일꾼.
이처럼 빠른 정찰은 환국이 잘 보여주지 않는 것이었다.
본진을 한 바퀴 빙 돌고 나오는 걸 보니 전진 건물을 확실히 생각하는 것 같았다.
본진을 확인한 일꾼이 앞마당 언덕 아래로 내려왔다.
구석구석 꼼꼼히 살핀 일꾼이 앞마당 큰 입구 쪽을 나가는 순간.
-발견했습니다! 발견했어요!
-확실히 봤죠!
일꾼의 시야에 소환되고 있는 제단의 모습이 선명하게 들어왔다.
순간 눈빛이 날카로워지는 한민규.
그의 선택은 다수의 일꾼을 동원해 제단을 파괴하는 것이었다.
미리 나온 1기를 포함하여 총 5기가 제단을 파괴하기 위해 동원되었다.
본진에서 자원을 채취하고 있는 일꾼은 겨우 5기에 불과했다.
절반의 일꾼이 제단 파괴를 위해 동원된 것이다.
이승우도 그걸 바로 파악했다.
-이런 전진 제단은 여태 많은 2인용 전장에서 나왔거든요? 여기서 중요한 건 한민규 선수가 당황을 하느냐? 하지 않느냐 입니다!
이대로라면 용아가 생산되기 전 제단이 파괴될 수도 있다.
이승우는 어떤 생각을 할 것인가?
모두가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화면을 바라보고 있는 와중에 이승우가 결정을 내렸다.
-2제단!!!!!!!!!!!
김현민 캐스터의 쩌렁쩌렁한 외침이 경기장에 퍼져나갔다. 이대로 목이 쉬어버리는 건 아닐까 걱정 될 정도로 큰 목소리였다. 중계진은 이번에도 감탄을 금치 못했다.
-제단 하나를 더 소환해버립니다!
-그래 하나 파괴해라! 나머지 하나에서 용아 뽑으면 된다 이겁니다!
이승우는 이번에도 사람들의 예상을 뛰어넘는 선택을 했다.
과감하게 2제단을 올려버린 것이다.
정말 이승우다운, 이승우만이 할 수 있는 선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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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여기까지.
미세 먼지가 많다고 합니다.
모두 마스크 착용 꼭 하세요!
그럼 모두 좋은 하루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