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332 Game No. 332 이승우 v 한민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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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라? 생더블?
민규의 과감함에 솔직히 놀랐다.
확실히 난 녀석은 난 녀석이었다.
안전하게 도감 더블이나 화통 더블을 선택할 줄 알았다. 하지만 아니었다.
생더블을 통해 많은 자원을 확보하고 빠르게 병력을 확보해 전장을 손아귀에 넣겠다는 생각.
굉장히 훌륭한 생각이다.
하지만.
‘그게 나라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지지.’
생더블을 확인하는 즉시 용안 4기를 더 뺐다.
초반 용안 컨트롤로 이득을 챙기겠다는 마인드였다.
아마 민규는 연습 상황에서 이런 공격을 받아 본 적이 없을 거다.
그래서 썼다.
민규에게 직접 겪어보라고.
백번 듣는 것보다 이렇게 한 번 겪어보는 게 확실하지 않겠어?
이렇게 호되게 당하게 되면 다음에 비슷한 상황을 맞이했을 때 대처를 더 잘할 수 있을 거다.
지금은 짜증 날 수 있어도 나중엔 나한테 고맙다고 할 걸?
자. 그럼 그러기 전에 일단 한 대 맞고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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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지가 2개 있다고 생각했다.
모두가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이승우는 세 번째 선택지를 찾아냈다.
1용아를 보내기까진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 궁병과 일꾼의 비비기로 막힐 수가 있다. 그 시간의 간격을 이승우는 용안을 보냄으로써 확 줄여버렸다.
용안이 도착하기 전까진 궁병이 나오지 않는다.
용안이 해야 할 건 하나다.
용아가 도착할 수 있을 때까지 시간을 끄는 것.
오랜 시간도 아니었다.
이미 본진에서 용아 1기가 생산 되어 막 출발했다.
용안이 일꾼을 잡거나 앞마당에 건설되고 있는 군영을 파괴할 필요도 없다. 용아가 오기 전까지 망루가 지어지지 않게 방해만 해도 충분하다.
어차피 실질적인 전투는 합류하는 용아가 다 알아서 할 것이다.
그때까지 무리하지 않고 살아만 있어도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거였다.
-역시 이승우 선수 장난 아닙니다.
-빌드를 보고 화가 난거죠! 어딜 감히 생더블을!
-경기를 쉽게 가져가려고 하는 후배의 정신을 번쩍 들게 만들어줄 공격을 선보이네요.
-이건 응징이죠. 응징!
-한민규 선수 이걸 예상하기 힘들죠. 아직 훈련도감이 완성이 안되었어요! 앞마당에 망루를 지을 수 없다는 말입니다!
훈련도감이 완성되는 순간 용안이 앞마당에 도착했다.
망루를 짓기 위해 나왔던 일꾼이 화들짝 놀랐다.
입을 벌리며 멍한 표정을 짓는 한민규.
지금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바로 계산이 되지 않는 눈치였다.
반면 이승우는 빠르게 움직였다.
2기의 용안은 앞마당에 군영을 짓고 있는 일꾼에게 붙이고 나머지 3기의 용안은 본진 쪽으로 내려갔다.
-한민규 선수 당황했죠.
-이런 건 계산에 없었거든요!
-자. 일단 궁병 나오면 잘 지켜야합니다. 만에 하나 용안에 잡히기라도 하면 후속으로 합류하는 용아에 크게 괴롭힘 당할 수 있습니다.
한민규도 빠르게 일꾼 8기 동원하며 수비에 전념했다.
5용안으로 끝나지 않을거란 걸 알기 때문이었다. 곧 합류할 용아까지 생각한다면 결코 과한 대처는 아니었다.
여기서 관건은 일꾼을 얼마나 잘 지킬 수 있느냐, 그리고 얼마나 빠르게 용아를 정리할 수 있느냐다.
빠르게 용아를 찍어 잡아 줄 수만 있다면 초반부터 크게 앞서나가는 것이다.
이승우도 현재 5기의 용안을 전투에 동원했다.
원활하게 자원을 채취하는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기에 이승우도 신중하게 컨트롤했다.
-이승우 선수 무리해서 언덕 아래로 내려가지 않죠.
-괜히 내려갔다가 일꾼에 길 막혀서 나오지 못할 수도 있거든요.
5기의 용안과 1기의 용아가 앞마당에 건설되다 만 군영을 때리기 시작했다.
이러면 환국 입장에서 밖으로 안 나올 수가 없다. 군영이 완성되었다면 아예 띄워서 본진으로 가져와 안정적으로 수비를 할 텐데 아직 완성이 되지 않은 상태라 그럴 수도 없다.
결국 병력이 나가 지킬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래도 80%가량 지은 상태에서 일꾼이 뒤로 도망친거라 당장 파괴 될 정도는 아니었지만 더 이상 시간이 끌리기 싫었던 한민규는 궁병 1기와 다수의 일꾼을 동원해 슬금슬금 언덕 위로 올라오기 시작했다.
그 순간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용안이 일꾼을 다 통과하며 언덕 아래로 내려가며 궁병을 때리기 시작한 것이다.
궁병에게 접근하는 용족 병력을 막기 위해 바리케이트를 치고 있던 일꾼들이 무안해지는 순간이었다.
최승원 해설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관중들도 두 눈을 동그랗게 뜨며 화면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혹시 본진에 시야 밝혀진 게 있나요?
일벌레, 일꾼, 용안이 방금처럼 다른 유닛을 통과하려면 자원 채취 명령을 눌러야한다. 그렇지 않는다면 저렇게 움직일 수 없다.
즉각 옵저버가 한민규의 본진 군영을 찍었다.
아니라 다를까?
그 곳에 매너 솟대 하나가 우뚝 서 있었다.
솟대가 화면에 잡히는 순간 온갖 감탄사와 함성이 경기장을 뒤덮었다.
역시 이승우였다.
상황이 너무 급박하게 돌아가 중계진과 옵저버가 매너 솟대를 놓쳤던 것이었다.
본진 생산과 앞마당 전투 컨트롤.
그리고 매너 솟대까지.
동시 3군데 컨트롤이 빛을 발했다.
한민규의 철광 2개를 채취하지 못하도록 솟대 하나가 어느새 소환되어 있었다. 심지어 그 안에 일꾼 1기가 갇혀 있었다.
모두의 시선이 용안에 집중되었을 때 안에 들어가 있던 용안이 솟대를 지은 것이다.
방어를 위해 일꾼이 많이 나오다보니 자원을 채취하는 일꾼의 수가 6기 밖에 되지 않았기에 솟대를 건설하기 쉬운 상황이 나왔다.
자원 채취에 지장을 주는 것을 넘어 궁병이 쉽사리 언덕 위로 올라오지 못하도록 견제해주는 역할도 동시에 해주고 있는 것이다.
짧은 순간에 거기까지 염두에 두었다는 것 자체가 엄청난 일이었다.
용안 1기, 1기가 혼을 지니고 있는 것 처럼 살아 움직였다.
-이승우 선수 듀얼 모니터 가지고 경기하나요? 도대체 매너 솟대는 언제 들어가서 지은건가요?
-놀랍네요. 감탄 밖에 나오지 않아요! 이러면 궁병이 용안 무서워서 쉽게 내려오지 못하죠!
시야와 멀티테스킹 싸움에서 한민규를 찍어 누르는
앞마당 군영을 파괴하면 더할 나위 없이 좋지만 실질적으로 불가능하다.
괜히 쓸데없는 데에 힘을 낭비했다가 용아가 잡히기라도 하면 큰일이다.
지금처럼 시간을 끌어주는 것이 나았다.
어차피 이승우는 올인이 아니었다.
중앙에 제단 2개를 지어놓고 오는, 공격이 막히면 뒤가 없는 그런 빌드가 아니었다.
금광을 1기의 용안으로만 채취하며 금을 조절했다. 앞마당에 신전을 가져갈 철을 모으는 것이었다.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것이 톱니바퀴처럼 완벽하게 맞물려 돌아가고 있었다.
마치 한민규가 생더블을 준비한 것을 알고 있었다는 것처럼.
-이승우 선수의 순간 대응 능력이 정말 뛰어나네요. 모든 것이 맞춤으로 돌아가고 있어요.
-초반에 정찰을 빨리 간 것이 컸죠. 한민규 선수가 초반에 무엇을 하는지 알기만 하면이길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이러면 궁병이 있어도 쉽사리 내려올 수가 없죠!
궁병이 뒤로 쭉 물러나자 용안이 다시 자신의 본진 쪽 철광을 찍어 언덕 위로 올라왔다.
자유이용권을 구매한 것처럼 편안하게 한민규의 본진을 드나드는 용안들.
입구를 막고 있는 일꾼이 한 번 더 뻘쭘해졌다.
그 사이 일꾼 1기가 앞마당에 망루를 건설했다.
앞마당을 수복하려면 어쨌든 망루가 있어야한다. 일꾼이 이렇게 다수 동원되는 지금 금광을 올려 금을 캐고 화통도감을 올리는 건 불가능하다.
계속해서 늘어나는 용아를 막으려면 망루는 필수였다.
하지만 그걸 보고만 있을 이승우가 아니었다.
용아로 망루를 건설하는 일꾼을 잡는 동시에 궁병이 다시 내려 오려하면 용안을 올려 보내 내려오지 못하게 견제를 해줬다.
한민규는 지금 죽을 맛이었다.
10 이득을 거두려다 20 손해 보게 생겼다.
이렇게 정찰이 빨리 올 줄이야.
총 5기의 용안을 보는 순간 머릿속이 하얘졌다.
내가 실수를 했구나!
한민규가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한 가지 확실한 건 지금 앞마당에서 난리를 치고 있는 용안과 용아를 1초라도 빨리 내쫓아 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승우 선수 앞뒤로 괴롭히고 있는데요!
-서로 간에 용안과 일꾼을 동원했지만 누가 자원채취가 더 안 되고 있느냐?! 지금 한민규가 더 안돼요!
-지금 여기가 한민규 선수의 본진이 맞나요?! 괴롭네요. 정 말 괴로워요.
그래도 그 와중에 망루를 완성 시킨 한민규의 침착함을 칭찬 해줘야했다.
망루가 완성되었음에도 이승우는 용아를 뒤로 빼지 않았다.
어차피 망루 안에 1기 밖에 없기 때문이었다.
현재 앞마당에 도착해 있는 용아는 총2기.
여전히 6기의 일꾼이 자원을 채취하지 못하고 전투에 동원되었다.
용안도 3기 잡혀 2기 밖에 남아있지 않았지만 2기의 용아가 있었기에 화력은 전보다 훨씬 뛰어난 상태였다.
-어차피 궁병 1기가 때리는 거 아프지 않다는거에요! 용아 살려서 돌아가는 것보다 본진에서 궁병 내려오지 못하게 막고 일꾼 일 못하게 하는게 훨씬 이득이라고 판단하고 있는겁니다!
-완벽한 판단입니다. 지금 한민규 선수 속이 말이 아닐 것 같습니다. 새까맣게 타들어갔을 것 같아요! 배부르게 시작하려고 했다가 엄청 가난해졌습니다!
-아직 본진에 있는 솟대가 깨지지도 않았습니다. 한민규 선수가 얼마나 정신이 없는지 보여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공격을 가는 와중에도 이승우는 할 것을 착실히 해주고 있었다.
어느새 앞마당에 소환한 신전이 70% 이상 완성 되어 있었다.
생더블을 시도한 환국보다 1제단 이후 금광을 간 용족의 앞마당이 더 빨리 돌아가게 생겼다.
이런 아이러니한 상황을 만든 건 이승우의 뛰어난 경기력이었다.
그때 2기의 용아가 언덕을 뚫고 위로 올라갔다.
숨쉴 틈 조차 주지 않고 끊임없이 몰아치는 이승우.
보는 사람마저 혀를 내두를 정도의 무시무시한 공격력을 잘 보여주고 있었다.
그 과정에서 체력이 빠져 있던 용아 1기가 잡히긴 했지만 나머지 용아 1기와 2기의 용안이 무사히 언덕 위로 올라갔다.
이번에도 매너 솟대가 큰 힘을 발휘했다.
용안 2기가 일꾼을 미끄러지듯 통과해 뒤에 서 있는 궁병을 때린 것이다.
용안에게 잡힐 순 없었던 궁병이 일꾼과 함께 뒤로 물러나며 길을 열어주었다.
개선장군처럼 당당하고 입성하는 용아.
그 뒤를 본진에서 추가 생산 된 용아가 따라 올라오려 했지만 그건 한민규의 디펜스에 막혔다. 무리해서 올라가기보다 뒤로 빠져 용력을 회복하는 용아.
이승우도 앞마당에 신전을 올리고 있기에 용아를 헛되게 잃으면 안 된다.
-자. 어쨌든 지금 이승우 선수도 용안 5기 동원했고 용아도 꾸준히 1기씩 계속 찍었습니다. 앞마당에 신전까지 짓느라 지금 다른 병력 없거든요? 이승우 선수도 시간 잘 끌어야합니다. 용아 2기 허무하게 잡히면 이번에 한민규 선수가 일꾼 동원해서 러시 올 수 있어요!
아직 한민규에게 가능성은 남아있다.
하지만.
-아. 시간 잘 벌고 있어요. 이승우 선수!
-이렇게 또 자원 캐는데 어려움을 줍니다!
-한민규 선수 진짜 경기 할 맛 안나겠네요. 이러면!
솟대 러시가 한 번 더 시전 되며 가능성이 확 줄여버리는 이승우.
이미 충분히 괴로운 한민규를 구렁텅이로 다시 밀어 넣은 것이다.
-한민규 선수 당황했어요. 컨트롤이 제대로 되고 있지 않습니다.
한민규의 움직임이 많이 둔해졌다.
확실한 목적이 없어 보인다고 해야 할까?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는 모습이었다.
본진 깊숙이 들어와 있는 용아와 용안을 잡기 위해 궁병이 안으로 들어온 틈을 타 2기의 용아가 다시 한 번 본진으로 난입했다.
모든 것이 이승우의 뜻대로 진행되었다.
한민규가 땅이 꺼져라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
당황하고 있는 것이 여기까지 그대로 전해졌다.
앞마당 군영을 완성하긴 했지만 제대로 자원을 채취하지 못하고 있는 한민규와 달리 이승우는 앞마당 신전에 용안을 다수 붙이며 자원을 활성화 시킬 준비를 끝냈다.
일꾼을 동원해 용아를 정리하긴 했지만 막았다는 말이 차마 나오지 않는 상황이었다.
쑥대밭이라는 단어가 절로 떠올랐다.
남아 있는 것이 없었다.
이게 어디 본진 1제단 용족을 상대로 생 더블을 시도한 환국의 본진이란 말인가?
-경기가 시작한지 5분이 넘게 지났는데 한민규 선수 본진이 휑해요! 군영 2개와 창고 2개, 훈련도감이 전부입니다!
김현민 캐스터의 절규처럼 한민규는 너무나도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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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여기까지!
이승우의 교육이 시작되었군요.
민규가 잘 살아남길 바라며...
그럼 모두 좋은 하루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