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322 Game No. 322 =========================================================================
-그렇죠. 이미 마견을 많이 생산해 놓은 상황이기 때문에 비비, 지룡 상대로 뭔가 효과를 거두려면 차라리 잠복을 개발해서 전장 이 곳 저 곳에 뿌려놓아 시야를 밝혀놓는 용도로 사용하는 것이 어떨까 합니다.
보통 시야는 군주로 밝히지만 현재 이승우의 병력 조합은 비비가 주축이 되는 조합.
군주로 시야를 밝혔다간 인구수가 금세 막히고 말 것이다.
그렇다고 시야 확보를 안 해놓자니 언제 어디서 날아들지 모를 비비와 운룡이 너무나 무섭다.
그냥 마견을 뿌려놓아도 되지만 잠복을 하면 상대가 자신의 움직임이 들켰다는 걸 모르게 할 수 있다. 거기에 더해 지룡의 견제를 받았을 때 일벌레를 잠복시킴으로써 피해를 줄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저 역시 한종엽 해설의 말에 동의합니다. 지금은 잠복 개발이 굉장히 좋은 수라고 생각합니다. 운룡의 이동경로도 이동경로지만 그슨대가 잠복하고 있다가 벌떡 일어나 운룡을 일점사 해버리면 용족이 굉장히 난감해지거든요. 실제로 그슨대가 그 위치에 있건 없건 운룡 운용이 조심스러워 질 수 밖에 없습니다.
최승원 해설이 한종엽 해설의 말에 힘을 실어주었다.
그 순간 비비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공1업이 될 때까지 본진에 꽁꽁 숨어 있던 비비가 전장을 돌아다니는 혈풍을 깡그리 잡아주었다.
이승우의 앞마당과 김윤호의 본진까지 이어지는 공중길이 바로 열렸다.
-비비가 늘어나는 걸 혈풍으로 줄여 줬어야하는데 이승우 선수가 본진 용광포 위에 비비를 잘 숨겨놓았거든요. 일단 비비의 수를 전혀 줄이지 못했기 때문에 운룡에 대한 부담감이 생길 수 밖에 없습니다.
-자. 이승우 선수 슬슬 시동 걸죠. 움직일 준비합니다. 김윤호 선수로 얼른 그슨대 확보하면서 수비 준비해야합니다.
일단 김윤호도 잘 쨌다.
초반 용아의 움직임 때문에 마견을 조금 눌러주긴 했지만 결과적으로 일벌레의 피해는 용안에 잡힌 1기가 전부였다.
이제부터 그슨대를 양산하며 수비만 잘 해낸다면 용족이 한 방을 모으기 전에 전장을 장악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현재 이승우가 지니고 있는 병력은 용아 5기와 지룡 1기.
당장 수비를 하기엔 충분한 병력이지만 정면으로 진출하기엔 너무나 조촐한 병력이다.
아마 운룡이 생산되자마자 1기의 지룡과 2기의 용아를 태워 본진 견제를 시도할거다.
-혈풍으로 운룡을 잡아보려는 시도는 좋습니다만 아직 타이밍이 되지 않았습니다.
-정찰만 하고 빠져나갔고요.
혈풍이 2기씩 짝을 이뤄 이승우의 앞마당 주위를 배회했다. 운룡이 생산 되면 바로 잡아버리겠다는 생각이었다. 이때쯤이면 생산되었겠지 싶어 들어왔지만 아직 운룡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만약 잡는데 성공한다면 한 타이밍 더 그슨대를 생산할 수 있기에 아주 안전하게 견제를 막아낼 수 있게 된다.
김윤호의 본진 쪽에 나가있던 비비가 용의 신전 주변으로 몰려들었다.
그 역시 운룡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비비가 지키는 이상 이제 혈풍으로 운룡을 끊는 건 불가능해졌다.
그래도 본진에서 군주를 툭툭 건드는 비비를 돌려보냈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둔 김윤호였다.
비비를 피해 본진 쪽으로 올라간 혈풍이 제단 3개가 올라가고 있는 것까지 확인했다.
지룡 견제 이후 용아와 함께 중앙 진출을 노리는 것이겠지.
-자. 운룡 나왔습니다. 이제 이승우 선수의 쇼타임이 시작됩니다!
-이제 이승우 선수는 선택을 할 수 있는거죠. 어쨌든 김윤호 선수는 지룡 드랍에 대한 부담으로 소극적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때를 노려 안전하게 5시 확장을 가져가면 자원도 가져가고 견제를 할 수 있는 통로도 만들고. 제대로 1석 2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는 거죠.
-그렇죠. 이승우 선수는 부담이 없습니다. 액션 취해서 어? 이거 통할 것 같은데? 싶으면 공격가주고. 방어가 조금 견고하다 싶으면 그냥 확장 가면 되는 겁니다!
중계진의 말을 듣고 있는 것 처럼 6기의 용아가 미리 5시 쪽으로 이동했다.
단순 지룡이라면 그슨대와 마견에 정리 될 수 있다.
하지만 용아 6기가 함께 있어준다면 마수의 병력이 쉽사리 달려들 수 없다.
이 전장에서 용족이 마수를 상대로 고전을 면치 못하는 이유는 세 번째 금광을 확보하기가 힘들기 때문이었다.
지금 이승우는 그 단점을 너무나도 간단하게 해결해버렸다.
-자. 비비가 먼저 정보 얻기 위해서 살짝 김윤호의 본진을 들려봅니다.
비비가 오자마자 그슨대가 즉각 움직였다.
예민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이승우의 견제 능력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으니까.
빈틈을 노려 지룡을 내린 이승우.
하지만 바로 달려오는 그슨대 때문에 토정 한 번 쏴보지 못하고 허겁지겁 운룡에 올라탈 수밖에 없었다.
-여의치 않으면 빼야죠. 괜히 무리해서 지룡이 한 운룡이 터지게 되면 여태까지 경기 잘 만들어왔는데 아무 소용없어지게 됩니다.
-경기도 함께 터지는 거죠.
최승원 해설이 농담처럼 던졌지만 농담이 아니었다.
운룡에 탄 지룡이 터지는 순간 경기는 김윤호에게 급속도로 기운다.
4번째 금광을 먹는 순간 까지 피해를 받지 않았다.
이승우가 쿨하게 용아 견제를 포기한 것도 다 지룡으로 이득을 거둘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근데 그 지룡이 잡힌다고?
앞으로 늘어나는 마수의 물량을 용족이 감당할 수 없다.
5시 확장도 풍전등화나 마찬가지다.
이승우는 최대한 집중해서 운룡을 컨트롤했다.
항상 비비와 함께 다녔다.
괜히 따로 다니다가 혈풍에 떨어질 수 있는 위험천만한 상황을 만들지 않았다.
그때 이승우의 앞마당 쪽에서 무언가 6시 쪽으로 내려오고 있었다.
용아 2기였다.
지금 상황에서 굉장히 센스 있는 플레이였다.
-이야. 이승우 선수 센스 좋네요. 상대가 비비-지룡 체제라는 걸 알고 있기에 앞마당에 가시 촉수 안 지었거든요? 용아가 난입하면 그슨대가 앞마당 쪽으로 분산 될 수밖에 없어요! 그 틈을 노리겠다는 거죠!
앞마당에 아무 것도 없기에 용아 2기를 무시할 수 없다.
그대로 두었다간 일벌레를 계속 찍어 잡아 줄테니까.
겨우 용아 2기에 멀티 하나가 마비된다고?
절대 그런 일이 벌어져선 안 된다.
김윤호가 그슨대 일부를 앞마당에 보냈다.
그리고 그 순간.
-자. 그슨대 빠진거 용아로 봤죠! 바로 운룡 움직입니다!
10의 힘으로 막던 곳을 7로 막으려면 당연히 빈틈이 생길 수밖에 없다.
최대한 빈틈을 없애려 했지만 예리한 이승우의 눈을 피해가진 못했다. 금광 위에 그슨대가 없는 걸 발견한 이승우가 바로 지룡을 내려 금을 캐는 일벌레를 향해 토정을 날렸다.
쾅하는 시원한 폭발음과 함께 2기의 일벌레가 그대로 터져나갔다.
이번 경기 첫 번째 토정이었다.
-이승우 선수 대박이네요. 기어코 피해를 입히는데 성공합니다.
-없는 틈을 억지로 벌려 만들어내네요. 정말 대단합니다.
중계진이 감탄을 내뱉었다.
앞마당과 본진을 동시에 흔드는데 성공했다.
그 작전에 동원 된 병력은 겨우 용아 2기와 운룡 1기.
이 적은 수의 병력이 2부대의 그슨대를 우왕좌왕하게 만들었다.
실로 대단한 움직임이었다.
-자. 김윤호 선수 얼른 정신 붙들어 매야죠. 한 번 틈 주면 계속 흔들릴 수 있어요!
동시에 비비가 군주 1기를 잡고 빠졌다.
동시다발적인 전투.
이승우의 장기가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었다.
-진짜 악랄하게 일벌레 2기만 톡 잡고 빠졌네요.
-지금 김윤호 선수도 반격을 준비하거든요? 9시에 모아놨던 그슨대 전부 이끌고 내려왔습니다.
이대로 끌려 다닐 수 없다고 생각했는지 김윤호도 병력을 중앙 쪽에 끌어 모았다. 전면이나 5시를 압박하면 운룡이 함부로 날아올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근데 이게 양날의 검인게 5시 확장을 밀어버린다면 확실히 괜찮은 상황을 만들 수 있겠지만 만에 하나 그슨대가 지룡과 용아에게 전멸을 당하면 더 이상 운룡의 견제를 막아내는 것이 불가능하거든요?
지룡의 토정은 범위공격력을 가지고 있다.
불발이 날 수도 있지만 반대로 다수의 그슨대를 한 번에 죽일 수도 있다.
-이렇게 김윤호 선수가 급하게 움직이는 이유가 5시 확장을 무난하게 주면 이길 수 없다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일단 그슨대를 이동시켜 5시를 취소시켜주려는 김윤호!
-여기서 지룡 발 묶어두면서 방비할 수 있는 시간을 벌겠다는 의도도 있는 것 같습니다. 김윤호 선수도 만만치 않아요!
일방적으로 당할 김윤호가 아니었다.
이대로 무너질 거면 에이스 결정전에 나오지도 않았다.
김윤호의 첫 번째 공격이 시작되었다.
5시 쪽으로 모여든 그슨대의 수는 그리 많지 않았다. 하지만 아직 용광포가 소환되지 않아 용아만으론 막아낼 수 없는 수였다.
수비를 하려면 반드시 지룡이 와야 했다.
5시에 지룡이 왔다는 걸 파악한 김윤호가 기수를 이승우의 앞마당 쪽으로 돌렸다.
지룡이 없는 사이 다수의 그슨대로 앞마당을 뚫어 용의 신전을 장악하겠다는 작전이었다.
움직임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앞선 이승우의 용아 2기 찌르기처럼 5시 지역에서 적당히 북을 울려주었으니까.
하지만 이승우는 영리하게도 이미 앞마당과 5시에 각각 1기의 지룡을 배치한 상태였다.
공격을 가야 할 타이밍과 수비를 해야 할 타이밍을 이승우는 정확히 알고 있었다.
간혹 이 걸 파악하지 못해 견제로 신내다가 자원줄이 끊겨 패배하는 선수들이 있다.
지룡으로 다수의 일벌레를 잡으며 언뜻 큰 이득을 챙긴 것 처럼 보이지만 그 사이 확장에 피해를 입으며 뒷심 부족으로 패배하는 것이다.
지금 이승우는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다.
앞마당에도 지룡 1기가 있는지 모르는 김윤호가 용광포를 파괴하며 기세 좋게 들어갔지만 이내 지룡의 토정에 대경질색하며 뒤로 빠졌다.
-그래도 김윤호 선수 잘 참았습니다. 여기서 욱해서 쏟아 부었다간 진짜 뒤가 없어질 수도 있었거든요!
-어쨌든 다수의 그슨대를 확보하면서 중앙을 장악하지 않았습니까? 견제 조심하면서 싸우면 이 경기 이길 수 있어요!
김윤호의 본진이 비어있는 상태긴 했지만 이승우가 섣불리 지룡을 보낼 수 없었다.
비렴이 나오거나 지룡 3기가 확보되었으면 모를까 어느 한 곳이라도 지룡이 자리를 비웠다간 그슨대의 역공에 뚫리며 경기가 어려워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어? 김윤호 선수 공격 참아야하는데 다시 한 번 앞마당 쪽으로 들어가네요? 방금전에 잘 참았는데 왜 이러죠?
-조금 마음이 급해 보이거든요? 이렇게 하면 이승우 선수가 원하는 대로 해주는 거에요.
앞마당 쪽의 공격이 여의치 않자 다시 5시를 두드리는 김윤호.
하지만 이미 내성이 생겼기에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막아냈다.
그슨대가 공격적으로 활용되다보니 비비가 활약을 펼치기 시작했다.
9시와 본진을 넘나들며 군주를 찢어주기 시작한 것이다.
소수의 그슨대가 비비를 열심히 견제했지만 비비는 아랑곳 하지 않고 군주를 잡는데 열중했다.
공 1업이 된 비비의 공격력은 무서웠다.
순식간에 3기의 군주를 잡고 빠지는 비비.
-왜 이렇게 마음이 급해 보이죠? 지금 이 피해도 안 받을 수 있는 피해였거든요!
-너무 공격적이에요. 원래 이런 스타일의 선수가 아니거든요?
-확장도 잘 먹고 그슨대도 원하는 대로 생산할 수 있는 상황이거든요. 천천히 운영을 해도 괜찮을 것 같아 보이는데 말이죠.
한종엽 해설의 말이 지금 관중들의 심정이었다.
그들의 머리 위로 물음표 하나가 크게 떠올라있었다.
이내 그 이유가 밝혀졌다.
대규모의 군주가 비비의 시야를 피해 12시 쪽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그에 맞춰 움직이는 그슨대.
-어? 설마? 설마?
-이거 드랍인가요?!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군주에 그슨대가 탑승했다.
손해를 감수하면서도 김윤호가 무리한 공격을 펼쳤던 드랍을 숨기기 위한 것이었다.
자신이 다른 수를 생각하고 있다는 걸 알려주지 않기 위한 움직임이었던 것이다.
이러한 김윤호의 생각을 여기 있는 그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다.
옵저버가 이승우의 본진을 비췄다.
당연히 드랍에 대한 방비가 전혀 되어있지 않았다. 비비의 수가 많았기에 김윤호가 드랍을 선택할 것이라고 전혀 생각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김윤호 선수 진짜 허를 찌르네요! 상대 체제가 비비-지룡인데 드랍을 준비하다니! 이승우 선수 까마득하게 모르고 있어요!
-자! 이거 떨어지면 이승우 선수도 어떻게 될지 몰라요!
-제단 점령당하면 그냥 경기 끝이죠!
김윤호 이를 악물고 준비했던 회심의 일격이 이승우의 심장부로 돌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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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여기까지.
내일 ibx전 끝납니다.
모두 좋은 하루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