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로열로더 신들의 전쟁-320화 (320/575)

00320  Game No. 3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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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한다! 완석이!”

내 목소리에 파이팅이 넘친다.

절로 힘이 들어갔다.

방금 경기를 마친 완석이의 플레이가 굉장히 좋다.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승리로 이어지는 플레이만 펼치고 있다.

모든 선택에 의미가 있다. 그 것이면 된다. 의미가 있다는 건 생각이 있다는 것이고 뒤에 이어질 콤보가 있다는 뜻이었다.

3:2로 뒤지고 있는 상황에 나가 부담될 만도 한데 그 부담을 완벽히 이겨냈다.

여준이의 승리로 이제 스코어는 3:3.

올 때까지 왔다.

에이스 결정전으로 승부를 가르게 되었다.

“감독님.”

“승우야. 나갈 준비해라.”

척하면 척이다.

내가 입을 열자마자 바로 답이 나왔다.

굳이 내보내달라고 말을 꺼낼 필요도 없었다.

이렇게 신임을 받고 있는데 결코 져선 안 되겠죠?

“감사합니다. 감독님. 반드시 이기고 돌아오겠습니다.”

IBX에서 아직 누가 나올지 모른다.

그건 무대에서 확인하게 되겠지.

누가 나오든 상관없다.

다 박살내주마.

“이승우 꼭 이기고 와라!”

“오늘 지고 오면 알짤 없다.”

“무조건! 무조건 이겨 야해요. 형. 응원할게요!”

팀원들의 목소리가 보통 때보다 한 톤 높다. 다른 때 같았으면 묵묵히 응원을 던졌을 팀원들인데 지금은 잔뜩 흥분해있다.

“무조건 이길 거니까 걱정 붙들어 매고 편안하게 경기 관람하세요. 오늘 아예 끝장을 봐버릴 겁니다.”

무조건 이긴다.

이들의 기대를 저버릴 생각은 눈곱만큼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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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양 팀 벤치를 보세요. 불이 제대로 붙었습니다. 손닿으면 화상 입을 것 같아요!

-제가 양 팀에 살짝 가서 대화하는 걸 들었거든요? 장난 아닙니다. 여기에 모든 걸 걸었어요.

-진짜 오랜만에 화끈한 대결을 보네요!

6위 싸움만큼 자존심 싸움도 크다.

사소한 기 싸움으로 시작되었던 세레모니 전쟁이 양 팀의 자존심을 걸 정도로 커졌다.

이제는 물러날 수 없다.

어떻게든 승부를 봐야한다.

-저희도 질질 시간 끌지 않겠습니다! 바로 에이스 결정전에 나올 선수들을 만나보겠습니다!

무대가 어두워졌다.

옅은 조명 하나만이 쓸쓸히 무대를 비추었다.

웅장한 음악이 흘러나오는 동시에 바닥에 연기가 깔렸다.

그리고 서서히 열리는 중앙 문.

-팀의 운명을 책임져줄, 에이스의 무거운 숙명을 이고 이 무대에 오르는 선수는 과연 누가 될 것인가!

박상철 캐스터의 외침과 동시에 장내 분위기가 점점 고조되었다.

문이 점점 벌어지고 그 사이로 두 선수가 모습을 드러냈다.

아스트로에선 모두의 예상대로 이승우가 출전했고 IBX에선 5세트에서 최형모를 상대로 4마패 세레모니를 시전 했던 김윤호가 나왔다.

둘이 무대 중앙으로 나오는 순간 열렬한 환호가 무대로 쏟아졌다.

-이승우! 김윤호!

-나올만한 선수들이 모두 나왔네요!

-양 선수가 프로리그에서 다시 한 번 만나네요!

오늘 세레모니의 정점을 찍은 선수들이기도 하지만 얼마 전 OSL 8강에서 맞붙었던 이들이기도 하다.

스코어는 3:1로 이승우가 김윤호를 누르고 4강에 진출했다.

-아. 양 선수 만날 때마다 아주 재미있는 경기를 보여주고 있거든요?

-상대전적은 이승우 선수가 조금 앞섭니다. 5:2. 중요한 자리에선 모두 이승우 선수가 김윤호 선수를 누르고 승리를 거뒀거든요? 과연 오늘도 그 기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이승우가 김윤호에게 2패를 당했긴 하지만 그다지 중요한 경기에서 당한 패는 아니다.

1패는 얼마 전 8강에서 당한 것이고 나머지 1패는 전 시즌 OSL 16강에서 당한 것이다.

OSL 16강은 그때 당시엔 나름 중요한 경기였지만 그 후 재경기에서 이승우가 김윤호에게 승리를 따내며 8강에 올랐기에 그리 의미 있는 경기라고 말할 수 없었다.

결과적으로 차기 라운드에 진출할 수 있는 경기는 모두 이승우가 이겼다.

뿐만 아니라 프로리그에서도 한 차례 만나 승리를 거둔 바가 있는 이승우였다.

데이터 측면에선 이승우가 압도적으로 유리하다.

하지만 방심할 순 없다.

김윤호가 단순 피지컬 유형의 선수였다면 모를까 브레인, 전략적인 유형의 선수였기에 변수는 충분히 있다.

-이번 에이스 결정전이 이승우 선수 입장에선 반가울 수 있겠네요. 물론 승리를 한다는 전제 하에요. 오늘 2승을 달성하게 되면 58승으로 김택윤 선수와 1승 밖에 차이가 나지 않거든요? 아직 이영우 선수가 경기를 치르지 않았기에 차이가 더 벌어질 수 있긴 하지만 다승 1위인 이영우 선수와도 2승 밖에 차이가 나지 않게 되는 겁니다.

시즌이 마무리 되갈수록 다승왕 경쟁도 매우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었다.

이영우와 김택윤의 대결로 압축되었던 다승왕 대결에 이승우가 불쑥 끼어들었다.

이를 예측한 이들은 아무도 없었다.

아무리 이승우가 최근 분위기가 좋다고 하더라도 3라운드에 제대로 모습을 드러냈다.

이는 100M 달리기에서 2~3초 늦게 출발 한거나 마찬가지다.

다음 시즌 다승왕 경쟁을 할거라 예상했지 이번 시즌부터 다승왕을 다툴 거라 예상하지 못했다.

사람들의 예상은 완벽히 빗나갔다.

다승왕 가능성에 불을 지피는 것을 넘어 3승 차이로 바짝 쫓아왔다.

오늘 승리하면 그마저 2승으로 좁혀버린다.

남은 6경기 동안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었다.

만약 S1과 CT와의 대결에서 각각 김택윤과 이영우를 만나 승리를 거둬버리면 바로 다승 1위로 치고 올라갈 수 있다.

-김윤호 선수는 당장 타이틀이 걸려있진 않지만 팀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서 반드시 이겨야하는 상황이죠. 그리고 오늘 승리하고 계속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아직 포스트 시즌 충분히 갈 수 있습니다.

-3:1로 무너지긴 했지만 이번 시즌 OSL에서 이승우 선수에게 유일한 패를 안겨준 선수가 또 김윤호 선수거든요!

이승우가 이번 시즌 OSL 결승에 오르는데 있어 거둔 승패를 9승 1패.

완벽할 수 있었던 전적에 흠집을 낸 이가 김윤호다.

오늘 에이스 결정전을 준비했다면 이번에도 다시 한 번 흠집을 낼 능력이 있는 것이 김윤호였다.

-일단 경기가 펼쳐지는 전장은 검은날개도 마수가 굉장히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전장이긴 한데 이 전장에서 맞붙어 이승우 선수가 김윤호 선수에게 승리를 거둔 적이 있거든요? 일단 경기 들어가 봐야 정확히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정말 흥미진진한 매치가 만들어졌네요!

-경기장 공기가 후끈 달아올랐어요. 손 뻗는 순간 화상을 입을 뻔 했어요!

박상철 캐스터가 너스레를 떨었다.

이들이 이렇게 말을 오래 하는 이유가 있었다.

아직 양 선수의 경기 준비가 끝나지 않은 것이다.

다른 세트와 달리 에이스 결정전은 선수들의 준비시간이 넉넉하게 주어진다.

승부가 결정나는 아주 중요한 세트기 때문이었다.

시간 뿐만 아니라 선수의 랭킹을 결정하는 포인트 반영시 일반 세트 승보다 에이스 결정전에서 승리를 거뒀을 때 더 많은 포인트가 주어진다.

그만큼 중요하고 그만큼 부담가는 경기가 에이스 결정전인 것이다.

박상철 캐스터가 슬쩍 PD가 있는 쪽을 바라보았다.

PD가 한 손으로 원을 크게 그렸다.

조금 더 시간을 끌라는 의미였다.

-양 선수 눈빛을 보세요. 살아 있지 않습니까? 무슨 결승전을 앞둔 선수들 같습니다.

-이들에겐 오늘 경기가 결승전이죠. 진팀은 진짜 오늘 제대로 잠 못 잘 것 같습니다.

-반대로 이긴 팀은 두 발 뻗고 숙면 취할 수 있는거죠!

그렇게 얼마나 이야기를 주고 받았을까?

PD에게 경기를 시작해도 좋다는 싸인이 들어왔다.

-자. 양 선수 준비가 지금 막 마무리 되었다고 합니다.

-중요한 경기다보니 서로 테스트할 것이 많아진거죠. 그만큼 완벽한 경기를 보여주고 싶다는 뜻 아니겠습니까?

-양 팀의 운명을 쥐고 있는 마지막 에이스 결정전이 펼쳐지는 전장, 검은날개로 함께 떠나~~~보겠습니다!

박상철 캐스터의 외침이 경기장 지붕을 뚫을 듯 뻗어나갔고 그에 맞춰 관중들이 함성과 환호를 보냈다.

그 순간 오늘 경기를 마무리 지을 운명의 에이스결정전이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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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가 시작되었다.

위치는 3시.

김윤호의 위치에 따라 쓸 전략이 바뀐다.

검은날개는 위치가 정말 중요하다.

시계 방향 쪽 스타팅 포인트로 드랍 공격을 가기 좋은 형태를 띠고 있다.

김윤호가 12시에 위치해있다면 비비를 확보해주며 드랍을 방비하고 그 후엔 무난한 지상전 운영을 선택할 것 것이고 6시에 있다면 지룡을 활용해 수비와 공격을 동시에 하는 운영을 할 생각이었다.

이번 경기에 챙긴 스킬은 4세트와 같았다.

[투신]과 [숨바꼭질] 그리고 [안드로메다], [승우네 관광버스].

보통 뒤의 두 스킬을 쓰기 위해 세레모니를 하는데 오늘은 반대다.

일단 세레모니는 무조건 할 생각이고 거기에 맞춰 [안드로메다]와 [승우네 관광버스]를 챙겨왔다.

상대도 분명 비장의 수를 준비해 왔을 거다.

그 정도 준비도 없이 5세트에서 도발을 시전했을 리 없다.

에이스 결정전까지 가도 어느 정도 자신이 있다는 뜻.

절대 성급하게 플레이하면 안 된다.

상대가 무얼 하는지 완벽히 파악하고 움직여도 결코 늦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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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마지막 에이스 결정전이 시작했습니다. 먼저 보이는 3시 진영 이승우 선수의 진영입니다. 이에 맞서는 김윤호 선수의 진영은 6시입니다.

-안 그래도 무서운 이승우 선수가 제대로 칼을 갈고 나왔습니다. 이번 경기 승리를 통해 58승과 함께 IBX를 나락으로 떨어뜨리겠다는 뜻이죠.

오늘 아스트로가 IBX를 이기게 되면 IBX는 포스트 시즌이 좌절된다. IBX가 전승을 하고 아스트로가 전패를 해야 가능한데 이런 일이 일어날 리가 없었다.

당장 이승우가 부상을 당하지 않는 한 말이다.

김윤호 입장에선 이를 악물고 경기를 펼칠 수 밖에 없다.

그때 양 선수의 현재 프로리그 성적이 화면 하단에 떠올랐다.

김윤호도 42승과 함께 60%가 넘는, 상당히 양호한 성적을 보여주고 있었지만 옆에 떠 있는 이승우의 성적이 워낙 압도적이라 굉장히 초라하게 보였다.

-57승 6패. 어우. 눈으로 보고 있어도 정말 믿기 힘든 기록이네요.

-함께 다승왕 경쟁을 하는 선수들에 비해 패가 10패 정도 적습니다. 훨씬 적은 경기를 펼치고도 비슷한 승수를 거두고 있으니 정말 대단 한 거죠.

한 때 우스갯소리로 이영우를 승률 9할도 못 찍는 쓰레기, 구못쓰라고 부른 적이 있었다.

80% 후반의 승률을 내는 이영우의 위대함을 역설적으로 표현한 것 중 하나였다.

100점 만점에 평균 99점을 맞는 전교 1등에게 평균 100도 못찍네라고 말하는 것과 비슷한 것이었다.

이승우에게 이런 농담을 할 수 없다.

승률이 9할이 넘었으니까.

10전 중 9할만 되도 엄청난 것인데 63전을 치르고도 9할이 넘다니.

놀람을 넘어 경악에 가까운 기록이었다.

-이런 성적에 위축 될 김윤호 선수가 아니죠. 빠르게 마견숲을 지으며 초반 주도권을 잡고자 하네요.

-이승우 선수 일단 정찰 운이 좋습니다. 바로 6시로 와 상대방이 빠르게 마견숲을 올리고 있다는 걸 눈으로 확인합니다.

-정찰은 서로 비겼죠. 김윤호 선수도 3시 쪽으로 바로 군주를 날렸거든요.

아직까진 팽팽하다.

그때 초반 기 싸움이 시작되었다.

가장 외곽 쪽 철광을 캐고 있는 일벌레를 툭툭 건들기 시작했다.

아주 미세하게 먼 사정거리를 이용한 컨트롤.

한대 툭 치고 바로 뒤로 돌아가고, 다시 자원을 캐면 또 가서 건드리고.

김윤호의 신경을 제대로 건드리고 있었다.

-이야. 초반부터 신경전이 팽팽하죠!

-저 일벌레가 잡히진 않았지만 김윤호 선수 기분 나쁘죠! 본인 일벌레는 체력이 다 빠졌는데 상대의 용안을 용력 밖에 벗겨지지 않았거든요!

김윤호도 밀리지 않았다. 일벌레를 다른 일벌레 속에 감추며 잡히는 것을 막는 컨트롤을 해줬다.

하지만.

-어? 지금 용안 다시 철광 쪽으로 가는데요?

-설마 아까 놓친 일벌레 다시 찾고 있나요?  괜히 컨트롤에 집중하다가 본진에 올려야 할 건물 올리지 못할 수도 있거든요?

중계진이 설마하는 표정을 지었다. 약간 무리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벌레는 잡으면 무조건 이득이지만 만약 잡지 못할 시 용안의 체력은 체력대로 빠지고 본진의 건물 올라가는 속도도 늦어지게 될 테니까.

하지만 설마는 곧 현실이 되었다.

아까 전 때리던 일벌레를 찾아낸 용안이 기어코 그 일벌레를 죽인 것이다.

집념의 이승우였다. 다른 일벌레 사이에 숨어 일하는 일벌레를 끝까지 잡아내다니.

이렇게 집요하게 노릴 거라곤 차마 생각하지 못했던 김윤호였다.

앞마당에 소굴을 짓느라 잠시 시야를 돌린 사이 일벌레가 잡힌 것을 안 김윤호의 얼굴이 얼음처럼 차갑게 굳었다.

============================ 작품 후기 ============================

오늘은 여기까지.

양 선수 자존심 싸움이 ㅎㄷㄷ 하네요.

그럼 모두 좋은 하루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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