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316 Game No. 316 교육 시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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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의 진영은 11시였고 최신형의 위치는 5시였다.
위치 운은 이승우가 괜찮았다.
대각선이었으니까.
항상 빠르게 집 밖을 뛰쳐나갔던 불량 용안이 오늘은 얌전히 자원을 캤다.
솟대 역시 전진 된 위치가 아닌 철광과 조금 떨어진 곳에 올리고 있었다.
그 후의 건물도 평범했다.
-오늘 이승우 선수 굉장히 무난한 빌드를 준비해왔네요.
-그렇죠. 3용혼 더블. 상대의 어떤 빌드에도 다 맞춰갈 수 있는 빌드를 들고 나왔네요.
-특별한 전략을 많이 준비해오니까 오히려 이게 더 어색하게 느껴지네요.
-그렇죠. 준비한 것이 언제 나올까 계속 예의주시하게 되는 그런 상황입니다.
분명 이승우가 하고 있는 빌드는 정석에 가까운 빌드다. 변수나 변칙 따위는 없다.
정도를 제대로 걷는 빌드.
흔히 말하는 운영 싸움을 준비하고 있었다.
굉장히 흔한, 대부분의 선수들이 쓰는 빌드임에도 이승우가 쓰니 무언가 이상하게 느껴졌다.
맞지 않은 옷을 입은 느낌?
축구 경기에 농구 유니폼을 입고 뛰는 것 같다고 해야할까?
용안이 나가야할 것 같은데 잠잠하고 중앙에 건물이 올라가야할 것 같은데 소환되지 않는다.
오히려 정석이 어색하게 느껴질 만큼 이승우가 그 동안 요상한 빌드를 써왔기 때문이었다.
혹시 다른 곳에 몰래 건물을 올리고 있는데 옵저버가 놓치고 있는 건 아닐까 싶어 요리조리 살펴봐도 그런 것 없었다.
-김윤호 선수와의 경기도 그렇고 정명혁 선수와의 경기도 그렇고 굉장히 다채로운 전략을 준비해오지 않았습니까? 보는 입장에서야 10분, 20분에 끝나지만 그걸 짜려면 진짜 몇날 며칠이 통째로 들어가거든요. 오늘 경기까지 전략을 준비해오는 건 사실 조금 힘들죠.
4강전 경기가 어제 있었다.
거기에 모든 걸 쏟아 부어도 모자란 판에 프로리그까지 전략을 준비해 오는 건 확실히 무리가 있었다.
실제 다른 선수들도 비슷했다.
개인리그는 판짜기 싸움이고 프로리그는 기본기 싸움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었다.
이승우가 선택한 빌드는 3용혼 더블.
용혼을 3기까지 생산하고 인구수가 28이 되었을 때 앞마당을 가져가는 전략이었다.
무난히 앞마당 먹고 물량을 뽑아 전투를 통해 이득을 챙기겠다는 마인드, 즉 본인의 실력에 자신이 있을 때 쓰는 빌드였다.
어떠한 것에도 지지 않지만 이 빌드로 크게 이길 수 있는 것도 없다.
맞춰가는 운영.
상대가 무얼 하는지 파악한 후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운영을 하겠다는 것이 오늘의 컨셉이었다.
어제 4강 경기와는 정반대의 스타일이었다.
그에 맞서는 최신형의 선택은.
-아. 최신형 선수 과감한 빌드를 준비해왔네요!
-2화통 올라갑니다!
-그렇죠. 이래야죠. 이게 신예 다운 것 아니겠습니까?!
2화통도감 러시였다.
이승우를 상대로 공격적인 빌드를 선택한 건 굉장히 칭찬해줄만 했다.
위축되지 않았다는 뜻이었으니까.
-주도권을 본인이 잡아보겠다 이거죠!
-이건 굉장히 좋은 선택입니다. 어제 정명혁 선수가 주도권을 잡지 못해 경기 내내 휘둘리다가 패배하지 않았습니까?
-최신형 선수 강단 있네요. 경기 전에 그렇게 긴장한 모습 보이더니 막상 경기가 시작하니 과감한 판단을 내립니다!
빌드 선택은 나쁘지 않다.
그나마 3용혼 더블에 밀리지 않는 빌드 중 하나였으니까.
정확히 말하면 컨트롤 싸움이다.
용족이 3용혼 더블을 하고 환국이 2화통을 올렸을 시 조금 더 잘하는 쪽이 이긴다.
용족 선수가 조금 더 매끄럽게 컨트롤하면 무난하게 러시를 막고 경기의 주도권을 잡는 것이고 환국 선수가 더 뛰어난 전투력을 보인다면 앞마당까지 밀어버릴 수도 있다.
가장 최악의 선택은 FD였다.
여기서의 FD는 궁병의 수를 거의 생산하지 않고 확장을 가져가는 것이 아닌, 궁병의 수를 6기 이상 찍어줘서 견제를 가는 FD를 말하는 것이다.
2용혼이 나올 때 6궁병 1천자총통이 나오고 3용혼이 나올 때 6궁병 1천자총통 1화차가 함께 나온다.
이것도 위와 마찬가지로 컨트롤 싸움이지만 용족이 2화통을 상대하는 것보다 훨씬 편하게 컨트롤을 할 수가 있다.
게임의 특성 상 궁병이 일자로 움직일 수밖에 없다.
반면 용혼은 가로로 넓게 퍼져 있다가 앞에 돌출 된 궁병을 끊어먹으면 된다.
환국이 다시 진영을 갖추면 뒤로 물러났다가 다시 1자로 오는 궁병을 끊어먹는 컨트롤을 반복하면 환국의 본진에서 출발한 병력이 용족의 진영에 도착하기 전에 대부분의 궁병을 잘라 먹을 수 있다.
물론 이 컨트롤은 용족의 실력이 아주 뛰어나야 수월하게 할 수 있는 것이다.
이승우라면 두 말 할 것 없이 아주 쉽게 해낼 것이다.
그걸 피한 것만으로 괜찮았다.
다만 최신형에게 안타까운 부분은 거리가 대각선이라는 점이었다.
러시 거리가 먼만큼 위력이 감소될 수밖에 없었다.
만약 가로였다면 꽤 까다롭게 작용했을 거다. 12시를 거쳐 최단 거리로 돌파해 올 수 있으니까.
-일단 일꾼 살짝 쉬고 있거든요? 공격으로 이득 한 번 보겠다는 생각입니다.
2화통도감 러시에도 종류가 있다.
화통도감이 2개 있다고 해서 다 같은 빌드가 아니라는 말이다.
3천자총통 4화차, 2천자총통 6화차, 1천자총통을 생산하고 나머지는 모두 화차, 화차는 생산하지 않고 5천자총통을 뽑는 것 까지.
이렇게 4개의 선택지가 주어진다.
여기서 가장 까다로운 러시는 3천자총통 4화차다.
단순히 이 병력만 온다면 그리 무섭지 않다. 용혼의 수로 충분히 제압할 수 있으니까.
하지만 이 러시가 무서운 건 궁병의 존재 때문이었다.
용혼의 공격을 대신 맞아주는 동안 뒤에 있는 천자총통이 용혼을 때린다.
진천형을 하지 않았음에도 꽤 아프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동시에 화차가 파고들어 지뢰를 매설하며 용혼의 진영을 흐트러뜨린다.
1초라도 멈칫거리면 이 공격에 대 다수의 용혼을 잃고 그대로 앞마당을 헌납하게 되는 것이다.
2천자총통 6화차와 1천자총통 온리 화차는 3천자총통 4화차보다 훨씬 세밀한 컨트롤이 요구되므로 환국 선수들이 잘 선택하지 않는다.
5천자총통 러시는 화력이 굉장히 강하지만 반올인이라 막히게 되면 경기가 급격하게 용족에게 기울어져 버린다.
최신형의 선택은 1번, 3천자총통 4화차였다.
이승우의 빌드를 알고 있다는 듯 바로 3천자총통을 찍어주며 러시를 준비했다.
올인이 아닌 운영, 그리고 컨트롤로 한 번 붙어보겠다는 것이었다.
-자. 이제 이승우 선수가 얼마나 빨리 최신형 선수의 2화통도감을 파악하는지가 중요합니다.
-그렇죠. 아무리 이승우 선수라도 전혀 예상하지 못하고 있다가 2화통 러시를 당해버리면 실수가 나올 수 있거든요?
무난하게 3용혼 더블 빌드로 간다면 3개의 제단이 확보되는 순간이 늦어진다.
용혼의 수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을 때 러시가 들어온다는 말이었다.
-자. 과연 이승우 선수 이 상황을 어떻게 대처해나갈 것인지!
폭풍전야.
아직은 조용하지만 조만간 거대한 폭풍이 전장에 몰아닥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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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는 신예.
어떤 변칙 빌드를 들고 나올지 모른다.
그럼에도 [날빌러]를 오늘 들고 나오지 않은데엔 다 이유가 있었다.
다 알 수 있는 방법이 있기 때문이지.
만약 오늘 경기 상대가 마수였다면 [날빌러]를 챙겼을지도 모른다.
예전처럼 어마어마한 위력은 아니지만 빌드 하나를 배제할 수 있다는 것만 해도 꽤 괜찮은 이득이거든.
일단 상성 상 용족이 환국을 앞선다.
선택권이 용족에게 있다는 말이다.
이영우와 정명혁의 존재 때문에 용족이 환국을 상대로 약해보인다는 느낌이 있지만 이 둘의 전적을 빼면 62 : 38로 용족이 환국을 많이 이겼다.
상대가 저 둘이 아니라면 용족 선수들은 자신감을 갖고 환국과 경기를 펼칠거다.
3용혼 더블을 선택한 것도 이 빌드가 모든 공격을 다 막아낼 수 있는 빌드였기 때문이었다.
FD는 빌드만으로 이기고 들어갈 수 있다.
도감 더블이면 용혼으로 망루를 때리며 수리비를 소모하게 만들고 여차하면 안으로 파고들어 천자총통을 잡고 빠지는 컨트롤을 하면 된다.
상대 빌드를 어떻게 아냐고?
다 아는 수가 있지.
용혼 3기를 상대 앞마당에 가져다 놓으면 모든게 해결 된다.
일단 첫 용혼이 상대방 앞마당에 도착했을 때 도감 더블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그 후 3기의 용혼이 환국 앞마당에 있을 때까지 아무 것도 안내려온다?
그럼 절대 FD는 아니다.
지금 최신형의 상태가 이렇다.
확장도 없고 진출하는 병력도 없다.
그렇다면 2화통, 1화통 1풍운청, 진천형 멀티.
요 셋 중 하나를 준비하고 있다는 거다.
진천형 멀티는 내가 확장이 훨씬 빠르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
1화통 1풍운청도 마찬가지다.
앞마당 신전을 지은 후 바로 용의 신전을 소환하기 때문에 거뜬히 막을 수 있다.
문제가 되는 건 2화통 러시.
보통의 3용혼 더블은 앞마당을 가져간 후 솟대를 소환하고 용안을 찍은 후에 제단 2개를 더 늘린다.
상대가 FD를 했거나 도감 더블을 했다면 원래 빌드대로 하면 된다.
하지만 지금처럼 용혼 3기가 옹기종기 모여 있는데도 환국의 반응이 없으면 솟대를 생략하고 바로 2제단을 올린다.
용안의 생산도 함께 쉰다.
보통의 3용혼 더블보다 조금 가난하지만 어차피 경기는 상대적인거다.
상대는 당장 확장을 할 생각이 없다.
공격 아니면 늦은 확장인데 지금 제단 2개를 먼저 올린다고 해서 손해 볼 건 하나도 없다.
막기만 하면 무조건 이득이거든.
이렇게 하면 정석적인 3용혼 멀티보다 용혼의 수가 훨씬 많다.
2화통 병력을 상대로 조금만 시간을 끌면 금세 8용혼이 나와 버린다.
이러면 2화통 러시는 쉽게 막을 수 있게 된다.
1화통 1풍운청도 마찬가지다. 용혼의 수가 많아 본진과 앞마당에 골고루 배치시킬 수 있거든.
그때 전진 되어 있는 용혼의 시야에 병력이 내려오는 것이 얼핏 보였다.
이러면 진천형 더블과 1화통 1풍운청은 바로 삭제다.
그렇다면 남은 건?
2화통 러시로구나!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건 천자총통의 수였다.
하나. 둘. 셋.
3천자총통 4화차.
가장 무난한 2화통 러시다.
빠르게 제단을 올리지 않았더라면 부담가는 전투를 중앙에서 했을거다.
상황에 따라 [투신]을 사용해야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곧 용혼의 수가 8기까지 늘어난다.
현룡은 보너스!
현재 보유하고 있는 5기의 용혼으로 적당히 컨트롤해주며 앞마당까지 안전하게 후퇴시키면 굉장히 쉽게 이 러시를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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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이승우 선수의 용혼 왜 이렇게 많죠? 8용혼 입니다. 8용혼!
-현룡도 나왔습니다. 보통 타이밍보다 용혼의 수가 2기가 많아요.
-이 사실을 아직 최신형 선수가 모르거든요! 괜히 깊숙하게 전진했다가 용혼에 진출한 병력이 다 싸 먹힐 수도 있습니다!
병력이 내려오는 것으로 최신형의 빌드를 파악한 이승우와 달리 최신형은 이승우의 빌드를 전혀 예상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게 바로 상성이다.
초반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상성 덕에 이승우의 유연한 대처가 바로 나올 수 있었던 거다.
순식간의 전장의 절반을 지나는 최신형의 병력.
본인은 빠르게 전진한다며 신나할 수도 있다.
맹수의 아가리에 얼굴을 들이밀고 있다는 것도 모르고 말이다.
지금 진출하는 병력은 용족의 앞마당을 날리긴 살아 돌아오지 못할 가능성이 컸다.
-이승우 선수 정말 영리하네요. 일부러 추가 생산 된 용혼 안보여주고 있어요! 5기의 용혼만으로 상대하고 있어요!
-이러면 최신형 선수가 멈출 이유가 없죠. 계속 직진 할 수밖에 없는 거죠!
거기다 이승우가 영리하게 용혼의 수를 속이며 최신형이 계속 전진하도록 만들고 있었다.
기갑 병력은 거기가 자신들의 무덤이 될 자리라는 걸 꿈에도 모른 채 계속 북진했다.
만약 용혼의 수가 많다는 걸 빠르게 보여줬다면 아무 피해 없이 안전하게 막을 수 있은지는 몰라도 병력을 전멸 시키는데엔 실패 했을 거다.
화차로 지뢰를 매설하며 시간을 끌고 천자총통을 안전하게 본진으로 회군 시켰을 테니까.
이승우는 환국의 병력을 물리는 것에 만족할 생각이 없었다.
훨씬 더 큰 것을 원하고 있었다.
병력의 전멸.
초반 3기의 천자총통의 유무는 어마어마한 차이다.
환국이 원하는 진출타이밍에 절대 병력을 진출시킬 수 없다.
나왔다간 알짤 없이 싸 먹히고 말거다.
결국 환국은 철광 멀티에 트리플을 가져가며 늘어지는 운영을 할 수 밖에 없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느냐?
이승우에게 전 전장을 장악할 수 있는 시간을 준다는 뜻이었다.
환국에게 지옥의 시간이 돌아온다는 건 두 말 할 필요도 없고 말이다.
============================ 작품 후기 ============================
오늘도 이승우는 성장중!
그럼 모두 좋은 하루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