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로열로더 신들의 전쟁-315화 (315/575)

00315  Game No. 315 IBX야. 오늘 끝장을 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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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불안 불안한데.”

“하필 김현준이 1세트에 나오다니.”

1세트 대진이 발표되었을 때 팀원들의 안색이 썩 좋지 못했다.

김현준은 다른 종족전은 형편없다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 쓴 소리를 듣고 있지만 마수전만큼은 스페셜리스트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좋은 성적을 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1세트 전장은 나주평야.

용족에게 괜찮은 전장이기에 당연히 김우현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었다.

연습 역시 김우현을 무너뜨릴 수 있는 전략을 짜는 쪽으로 진행되었었다.

하지만 IBX에서 선택한 선수는 김현준이었다.

엔트리 싸움만 놓고 보자면 졌다.

우리는 원하는 종족을 만나지 못했고 상대는 원하는 종족을 만나게 되었으니까.

최은동 감독님도 IBX 감독으로 오래 계셨다. IBX의 전신인 SOUL 때부터 계셨으니 10년 넘게 한 팀에 몸 담그신 거다. 단순히 오래만 하신 것이 아니다.

1회 우승.

1회 준우승.

상대적으로 약팀이라 불리던 SOUL을 이끌고 결승을 2번이나 올라가셨다.

2010년엔 S1에게 아쉽게 우승을 내줬지만 2005년도엔 나무전자를 상대로 승리를 따내며 우승을 거머쥔 기억이 있다.

이처럼 커리어도 확실하다.

우승을 경험하신 감독님이라 그런지 엔트리부터 상당히 노련하시다.

굉장히 편안한 얼굴로 무대를 바라보시고 계셨다.

반면 우리 감독님은 어딘가 조금 언짢아 보이셨다. 아마 엔트리가 읽혀서 그런 건 아닐까 싶었다.

오늘 IBX는 초반에 힘을 잔뜩 주었다.

앞선 3경기에서 최소 2승을 거두겠다는 의지가 보였다.

반대로 말하자면 앞선 3경기에서 우리가 2승을 챙기면 경기를 쉽게 풀어갈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말!

승대가 그 첫 단추를 잘 꿰어주기를 바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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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준 선수 정말 닷발귀 컨트롤은 일품입니다!

-최고에요. 최고!

-아. 진짜 이런 운영이 다른 종족전에서도 나오면 1승 카드로 충분히 활용할 수 있거든요!

-정말 아쉽죠. 이런 모습이 마수전에서만 나온다는 것이!

-그래도 마수전 저격카드가 확실히 있다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든든해지는 것 아니겠습니까? 이렇게 마수전에 붙이기만 하면 승리를 따내주네요.

1세트의 승자가 서서히 가려지려 하고 있었다.

김현준이 압도적인 닷발귀 컨트롤로 김승대의 닷발귀를 거의 전멸시키기 일보직전이었다.

마견 움직임부터 남달랐다.

같은 수의 마견인데도 전투에서 승리하며 이득을 챙겼다.

이름을 가리고 보면 이제운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김현준의 움직임은 날카롭고 매서웠다.

그 후 이어진 김현준의 닷발귀 컨트롤은 엄지가 절로 치켜세워질 정도로 훌륭했다.

관중석에서도 박수가 터져 나왔다.

김승대의 본진에서 닷발귀로 댄스를 추는 세레모니를 하는 여유까지 보여주었다.

그 모습에 김승대가 GG를 선언했다.

마수전 기계라는 별명이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경기를 펼친 김현준이었다.

이어진 2세트는 김우종과 박현우의 대결이었다.

승자는 박현우였다.

공 3업이 될 때까지 상대의 거센 공격을 묵묵히 버티던 박현우가 200병력을 이끌고 나가 승리를 거뒀다.

김우종이 어떻게든 병력을 잡아내기 위해 견제와 난전을 걸며 동분서주했지만 이미 똘똘 뭉친 환국의 기갑병력을 전멸시키기엔 역부족이었다.

결국 모든 멀티가 정리 되며 김우종이 패배를 선언했다.

3세트에선 김우현과 한민규가 맞붙었다.

스코어는 1:1.

다음 세트에 이승우가 나오기에 IBX입장에선 반드시 잡아야하는 세트였다.

단순 이름값만 보자면 김우현이 한민규를 압도적으로 잡아내야 정상이지만 최근 상황을 보면 그렇지만도 않다.

OSL 본선 탈락, MSL 32강 탈락한 김우현과 달리 한민규는 OSL 16강, MSL 8강에 올라있다. OSL에서 아쉽게 탈락하긴 했지만 16강에서 이제운, 정명혁, 차영화를 만나 2승 1패를 기록했다.

결코 만만하게 볼 상대가 아닌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부스에 들어선 김우현의 표정이 그 어느 때보다 진지했다.

마치 결승에 진출했을 때처럼 긴장감이 팽팽하게 당겨져 있었다.

이윽고 시작한 경기.

김우현이 본인의 장기를 꺼내들었다.

지룡 견제.

요즘들어 잘 나오지 않는 운영이었다.

환국에게 제대로 된 피해를 입히지 못했을 시 역풍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요즘은 빠르게 확장을 확보해 물량으로 환국을 밀어붙이는 스타일이 유행 중이다.

속업 된 운룡이 한민규의 본진을 자유자재로 누볐다.

김우현 특유의 곡예 운전이 빛을 발했다.

이승우가 운룡 운영으로 재미를 보며 이름값을 올리고 있지만 원조는 자신이라고 외치고 있는 것 같았다.

한민규는 데뷔한지 얼마 되지 않는 신예다.

경험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배를 째는 플레이엔 대처를 잘 하지만 이처럼 견제 위주의 용족을 상대로 능숙하게 하기엔 아직 경기 경험이 많이 부족했다.

일꾼이 잡히는 것도 피해지만 자원 채취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도 큰 피해였다.

그 사이 김우현은 동시에 2 멀티를 과감하게 먹으며 배를 제대로 불리고 있었다.

추후에 물량까지 압도할 수 있는 기반을 튼튼하게 다지고 있는 것이다.

지룡을 어찌 어찌 밀어낸 한민규지만 피해가 너무 컸다.

이미 김우현은 테크부터 생산시설까지 모두 갖춘 상태였으니까.

그 과정이 굉장히 귀찮고 힘들지 모든 걸 갖춰놓는 순간 환국이 용족을 이기는 건 굉장히 힘들어진다. 용족이 해야하는 건 매우 간단하다.

그냥 있는 자원으로 유닛을 생산하고 공격을 가면 그만이다.

그 것만 계속 반복해주면 언젠가 이겨있다.

환국이 웅크리고 있다?

그러면 타 스타팅 포인트까지 차지한다.

환국이 진출을 시도한다?

본진으로 나가 소환을 가 화통도감을 장악하면 된다.

뭘 해도 용족이 좋은 상황.

한민규의 선택은 공격을 나가는 것이었다.

방어만 하다 지느니 능동적으로 무언가를 해보겠다는 신예의 패기가 가득 묻어 나왔다.

패기는 좋았으나 경기를 승리로 이끌어나가기엔 부족했다.

한민규의 병력이 나온 순간 김우현이 한민규의 본진에 나가의 소환으로 병력을 데려와 본진 장악을 지도했다.

본진이 불바다가 되었음에도 한민규는 기수를 돌리지 않았다.

어차피 막으러 오는 순간 진다는 것이었다.

김우현의 병력이 빠진 틈을 하 스타팅 포인트 하나를 밀어내는데 성공했지만 이내 합류한 용족의 병력에 기갑 병력이 모두 싸 먹히며 GG를 선언하고 말았다.

아쉬움 가득한 얼굴로 무대에서 내려오는 한민규에게 아스트로의 선수들이 다가가 위로를 건넸다.

-김우현 선수가 완벽한 경기 운영으로 승리를 챙겨갑니다.

-노련하네요. 확실히 경험이 많은 선수입니다. 신예 선수의 약점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있어요.

-스코어 2:1로 IBX가 앞서나가는 가운데 4세트에선 드디어 아스트로의 끝판왕이 출격합니다.

-굳이 아스트로로 한정 지을 필요가 없습니다. 현재 모든 선수들 중 가장 좋은 경기력과 성적을 내고 있는 선수가 바로 이승우 선수입니다.

이승우의 화려한 기록이 화면에 떴다.

프로리그 성적 56승 6패.

공식전 9연승 중.

프로리그 6연승 중.

환국전 7연승 중.

하나같이 이승우의 우위를 점치게 만드는 숫자들이었다.

-바로 어제 OSL 결승전에 진출하지 않았습니까? 환국전이 제대로 물올라 있거든요?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습니다. 현재 가장 완벽한 용족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오늘 이승우 선수가 최신형 선수를 상대로 승리를 하게 된다면 57승으로 김택윤 선수를 2승 차이로 바짝 쫓게 됩니다.

김택윤이 이번 회차 경기에서 승리를 따내지 못했기에 여전히 59승에 멈춰있었다.

이승우로썬 추격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잡은 셈이었다.

-이럴 때 이겨야죠. 이럴 때 이겨서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야죠!

-최신형 선수 많이 긴장한 것 같네요. 표정에서 그 것이 다 드러나고 있습니다.

한종엽 해설이 살짝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최신형은 신예 특유의 긴장을 숨기지 못하고 있었다. 장비 세팅을 하던 최신형은 목이 바짝 마르는지 연신 옆에 놓인 물을 들이켰다.

-극복해야죠. 최신형 선수 입장에서 만약 오늘 이승우를 잡게 된다면 엄청난 대박 아니겠습니까?

-그렇죠. 위기를 기회로 살려야합니다. 아무 것도 못하고 무너지면 위기에 굴복하는 것 밖에 안 됩니다. 어마어마하게 높아 보이는 산에 겁먹어 그 자리에 주저앉으면 평생 그 산은 오를 수 없습니다. 쳐다보는 것만으로 오금이 저리죠. 하지만 상처투성이가 되더라도 딱 한 번 그 산의 꼭대기에 도착하면 다음에도 큰 두려움 없이 그 산에 오를 수 있습니다. 지금은 위축 될 때가 아니에요. 부딪쳐야할 때입니다. 오르기도 전에 지레 겁먹을 것이 아니라 일단 그 산이 어떤지 직접 확인해봐야죠.

박상철 캐스터의 말 이후에 최승원 해설이 진지하게 조언을 덧붙였다.

그때 경기 준비가 끝났다는 콜이 들어왔다.

박상철 캐스터의 눈빛이 바뀌었다. 장난기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진지함만이 남았다.

-자. 양 선수 경기 준비가 끝났다고 합니다. 그럼 바로 네 번째 경기 시작 하도록 하겠습니다!

박상철 캐스터의 간결하지만 힘 있는 외침과 함께 4세트 경기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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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스코어가 한 점 뒤진 채로 4세트에 나서게 되었다.

중간에 현우 형이 기세를 끊어줘서 다행이었다. 만약 현우 형 마저 패배했다면 3:0으로 뒤지고 있었을 거다.

내가 해야할 일은 간단하다.

기울어진 승부를 다시 평행하게 맞추는 것.

전장은 영혼의 울림.

환국을 상대로 용족이 경기를 하기에 나쁘지 않은 전장이었다.

독특하게도 가로보다 세로가 더 가까운 전장으로 위치에 따른 유불리가 존재한다.

가로 방향이면 환국이 괜찮다.

철광 확장을 먹는 순간 러시거리가 확 가까워진다.

환국이 천천히 조이기를 시도하면 상당히 부담스럽다.

가로가 나오면 12시나 6시 금광 확장 지역을 먹는 건 거의 포기해야한다.

상대 철광 멀티 바로 옆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엎어지면 코 닿는다는 표현은 이럴 때 쓰는 것이겠지?

진짜 조금만 전진하면 바로 12시 확장을 타격할 수 있는 곳까지 환국이 진출하므로 금광 확장은 타 스타팅 포인트나 3시나 9시 쪽을 가져가야한다.

이렇게 되면 또 문제가 발생하는 게 동선이 길어져 난전이나 견제에 휘둘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 견제 막겠다고 병력 분산배치 시켰다가 12시나 6시를 통해 들어오는 강력한 1방 러시에 넉다운 되는 경우도 종종 있고 말이다.

세로가 나오면 엇비슷하고 대각선이 나오면 용족이 좋다.

환국의 진출라인과 확장들이 멀리 떨어져 있어 확장을 마구 늘려가도 압박이 덜하고 러시거리가 길어 천왕랑을 가거나 나가의 술력을 채울 수 있는 시간이 충분하다.

가로만 나오지 않길 바랄 뿐이다.

상대 역시 나쁘지 않다.

최신형.

어제 상대한 정명혁과 비교하면 정명혁에게 실례일 정도로 차이가 많이 나는 선수다.

물론 방심은 하지 않는다.

방심은 승률 90%를 50%로 뚝 떨어뜨리는 힘이 있었으니까.

팀을 위해서도, 나를 위해서도 오늘 반드시 승리해야한다.

목표는 전승이다.

에이스 결정전에 얼마나 나올 수 있을지 모르지만 일단 나서는 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거두는 것이 목표다.

다승왕에 욕심이 아예 없다고 하면 거짓이다.

10승 이상 벌어졌으면 깔끔하게 미련을 버리고 차기 시즌을 노렸겠지만 4승 차이.

이 정도면 뒤집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아직 S1과 CT와의 경기가 남아있다. 거기서 김택윤과 이승우를 만나 승리를 거둔다면 충분히 가능성 있다.

오늘 챙긴 스킬은 [투신], [숨바꼭질] [안드로메다], [승우네 관광버스]이다.

기본적으로 스탯이 꽤 높아져 스킬에 의존하지 않아도 전과 같은 경기력을 보일 수 있게 되었다.

오늘도 반드시 [안드로메다]와  [승우네 관광버스]를 성공시키리라!

스킬 포인트 조각을 모으기 위한 것도 있지만 1세트 승대의 복수를 하기 위한 것도 있다.

어깨를 축 늘어뜨리고 부스에서 나오는 승대의 모습이 환영처럼 눈앞에 떠올랐다. 초콜렛조차 거부하는 모습에서 스스로에 대한 실망감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었다.

눈에는 눈.

세레모니에는 세레모니!

우리 승대 기를 죽였다 이거지?

내가 너희 신예의 기를 확 눌러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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