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로열로더 신들의 전쟁-313화 (313/575)

00313  Game No. 313 그땐 그랬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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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회 연속 결승 진출 다시 한 번 축하한다. 인터뷰는 잘 끝났냐?”

“네. 잘 하고 왔어요. 많이 기다리셨죠? 질문이 조금 많았어요.”

도 수코님이 손을 휘휘 저으며 입을 여셨다.

“에이. 괜찮아. 오히려 난 기분 좋다. 우리팀 선수가 이렇게 오래 인터뷰를 진행할 정도로 잘나간다는 소리였으니까! 곧 기사가 뜨겠구만!”

온게임TV와 별도로 기자들과 인터뷰를 따로 진행했다.

거기서 김채하 기자를 만났다.

간혹 톡을 주고 받은 적은 있지만 이렇게 만나는 건 굉장히 오랜만이었다.

너무 반가워 나도 모르게 양 손을 덥석 잡았다.

그리고 그 순간 굳었다.

너무 오바한 거 아닌가 싶었기 때문이었다. 실제로 본 건 겨우 2번뿐이다. 그리고 사람 많은 곳에서 이러는 것도 실례라는 생각이 함께 들었고.

다행히 김채하 기자도 크게 놀라지 않고 생글생글 웃으며 잘 받아주었다.

휴. 10년 감수했네.

온게임TV는 결승에 집중 된 내용을 인터뷰에서 물었다면 기자들은 오늘 있었던 4강 경기, 그리고 S1과의 연결고리를 강하게 파고 들어갔다.

S1의 모든 에이스 카드를 꺾었는데 기분이 어떠냐고 묻는 질문엔  S1의 에이스 카드를 꺾어서 특별히 좋은 건 없다. 2연속 결승에 올라간 사실 자체가 너무 기쁘다고 대답했다.

이어진 질문은 오늘 4강전 1세부터 3세트까지 모두 준비해온 것인지 아니면 즉흥적으로 한 것인지 묻는 것이었다.

모두 준비해 온 운영이라고 답했다.

단 1세트의 전략이 통하지 않는다면 다른 운영을 준비해왔다고 덧붙였다.

시간의 제약이 있는 중계진 인터뷰와 달리 기자 인터뷰는 한 층 더 심도 깊게 진행되었다.

시간 역시 보다 많이 소모되었다.

인터뷰를 마치고 시계를 보니 1시간 가까이 지나있던 것이다.

김채하 기자와 눈으로 마지막 인사를 한 후 인터뷰실을 빠져나왔다.

”진짜. 숙소도 난리 났어. 다 너 오기 기다리고 있댄다.”

“오늘도 파티인가요?”

내가 눈을 초롱초롱 빛내며 묻자.

“내일 경기가 있으니 심하게는 못하고 가볍게 즐기는 정도로 하겠지?”

아. 그렇구나.

너무 기뻐서 잊고 말았다.

내일 프로리그 경기가 있다는 걸.

굉장히 중요한 경기다.

IBX와의 경기였으니까.

여기서 이기면 격차를 3경기 차로 벌림과 동시에 5위 자리까지 노려볼 수 있다.

반대로 지면?

1경기차로 급격하게 줄어든다.

피 말리는 레이스를 계속 이어나가야하는 것이다.

IBX전을 빼면 남은 경기는 7경기.

7위인 IBX를 3경기차로 달아난다면 남은 경기에서 4승 3패만해도 6위 자리를 유지할 수 있다.

“내일 프로리그 꼭 이겨야겠네요. 파티 제대로 즐기려면.”

내일 반드시 이겨야한다.

지면 굉장히 애매해진다.

팀이 졌는데 이승우는 웃고 있어요!

뭐 이런 상황?

생각만 해도 어색하잖아?

즐기려면 같이 즐기는 게 최고지.

차에 타자마자 의자를 최대한 뒤로 민 난 바로 집에 전화를 걸었다.

이 기쁜 소식을 빨리 알리고 싶었다.

신호가 몇 번 울리고 엄마가 전화를 받았다.

“엄마. 나 결승 진출했어!”

-그래. 방금 봤다. 진짜 축하한다. 아들! 결승이면 저번에 갔던 거기 이야기 하는 거지?

오! 엄마도 보셨구나.

물어보니 동생과 함께 경기를 지켜보고 계시다고 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는데 기분이 굉장히 좋아 보인다.

가족의 들뜬 목소리를 들으니 나도 기분이 좋아졌다.

시즌이 끝나면 찾아뵙겠다는 말을 끝으로 통화를 끊었다.

개인리그가 11월 달에 마무리 되고 프로리그가 12월 달에 마무리 된다.

원래는 11월에 프로리그도 함께 마무리 되어야하는데 이번 시즌은 사정이 생겨 12월 초로 결승전이 미뤄졌다.

프로리그까지 끝나면 신들의 전쟁 리그는 약 한달 간 휴식기를 갖는다.

정규 리그가 없어 휴식기라는 말이 붙었지만 실질적으로 쉴 수 있는 날은 얼마 되지 않을 거다.

이 시기에 많은 일들이 일어나거든.

선수간의 이적이 일어나기도 하고 신예 선수들이 드래프트를 통해 팀에 정식으로 입단하게 된다.

요게 12월 달에 열리는 하반기 이적시장이다.

상반기 이적시장은 6월에 열린다.

파릇파릇한 10대 애들을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시기이기도 하다.

꿈을 가진 사람은 아름답다는 걸 이때 확실히 느꼈다.

모두의 눈빛이 별처럼 초롱초롱하게 빛났지.

그게 벌써 6년 전이라니.

아련하네. 아련해.

나도 이 방식을 통해 S1에 입단했었다.

그때만 해도 세상 모든 걸 얻은 것 같았는데...

미래의 택뱅리쌍이 그 날 있을지도 모른다. 실제로 나와 함께 드래프트에 나왔던 선수 중에 김택윤이 있었다.

그때 김택윤은 MBS게임으로, 나는 S1으로 갔지만 결국 다시 만나게 되었지.

우승자와 2군으로.

솔직히 그때 열등감을 많이 느꼈다. 시작이 같았는데 이룬 것이 달랐으니까.

이제는 같은 우승자가 되었다.

아. 프로팀에 소속 된 후 계약해지 된 선수는 굳이 이 기간을 통하지 않아도 이적을 할 수 있긴 하다.

왜 이렇게 잘 아냐고?

이거 내 이야기잖아.

잘 알 수밖에 없지.

만약 S1에서 방출을 하지 않았다면 빠르면 6월, 늦으면 12월까지 기다렸어야 했다.

몰수로더라는 이름을 달고 2군 숙소에서 눈칫밥 먹으면서 살았겠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2군 코치님들이 얼마나 호랑이처럼 무서운데.

아. 그나저나 박성훈 코치님은 잘 계시려나?

나를 끝까지 믿어주셨던 유일한 코치님.

그 분이 아니었다면 2군 생활이 훨씬 더 고달팠을 거다.

아스트로로 옮긴 후 한 번도 연락을 못해봤다.

연락을 해볼까 하는 생각은 자주 했지만 무언가 애매했다.

나는 상관없는데 코치님이 곤란해질 수도 있었으니까.

최근 S1의 에이스들을 몽땅 때려잡아 개인리그에서 탈락시킨 사람과 친근하게 통화를 한다?

충분히 눈총 받을 수일이지.

한참 시즌이 진행 중인 지금은 더 특히.

상황이 조금 더 괜찮아 지면 연락한번 드리긴 해야겠다.

마음 같아선 선물이라도 보내드리고 싶지만 그 것 역시 상황 봐서!

어쨌든 결과적으로 방출 된 것이 나에겐 더 나은 결과를 가져다주었다.

아스트로란 좋은 팀을 만날 수 있었으니까.

처음 감독님과 도 수코님을 만났을 때가 떠오른다.

그때만 해도 이 팀에 들어올 생각은 없었다.

감독님의 눈빛이 아니었다면 절대 이 팀에 들어오지 않았을 거다.

훨씬 더 지원이 빵빵한 명문 팀으로 갔겠지.

누군가 나를 진심으로 원하는 건 정말 기분 좋은 일이다.

그 진심이 눈빛에 가득 담겨 있었다.

흘러 넘쳐 바닥으로 뚝뚝 떨어질 만큼 가득.

그 모습에 마음이 움직였다.

결과적으로 옳은 선택이었다.

26년의 인생을 살면서 가장 잘한 선택을 고르라면 난 망설임 없이 아스트로에 입단한 것을 꼽을 것이다.

지금 감독님은 굉장히 바쁘시다.

벌써부터 유망한 선수를 데려오기 위해 눈에 불을 켜고 아마추어 무대를 뒤지고 계시거든.

형식적으로 영입, 그러니까 계약을 진행할 수 있는 기간은 6월과 12월이지만 그때부터 선수를 알아보려고 하면 많이 늦는다.

이적기간이 임박했을 때 괜찮은 실력을 지닌 아마추어를 찾아 영입 제의를 하면 “저 저번 주부터 S1에서 연습하기로 했습니다.”라는 답변이 돌아올 가능성이 매우 높다.

정식 영입은 아니고 온라인 연습생 시스템이다.

일종의 장바구니 같은 시스템으로 선점을 해버리는 거다.

명문 팀같은 경우야 이미 기반이 잘 마련되어 있고 로망을 가지고 있는 이들이 많기에 양질의 온라인 연습생을 꾸릴 수 있다.

하위권 팀은?

그냥 닭 쫓던 개가 지붕 쳐다보는 심정으로 명문 팀에 있는 온라인 연습생이 팀 밖으로 나오길 기다리는 거지 뭐.

그냥 과일이 떨어질 때까지 나무 밑에서 입을 벌리고 있는 거나 다름없다.

온라인 연습생 중 탁월한 실력을 지닌 소수는 이적기간에 해당 팀과 정식 계약을 체결하고 주전이 되기에 부족하다고 판단되어진 나머지 인원들은 다시 자유시장으로 나오게 된다.

이들을 자신의 팀으로 데려오기 위한 하위권들의 처절한 혈투가 펼쳐지는 순간이다.

6월과 12월이 정식 이적기간이긴 하지만 실질적으론 1년 내내 선수를 찾아다닌다고 보면 된다.

예전엔 영입 제안이 씨알도 먹히지 않았는데 요즘은 내 존재로 인해 어느 정도 수월하게 일이 진행된다며 너털웃음을 터뜨리는 감독님.

특히 용족 유망주 중 우리 팀으로 오고 싶어 하는 이들이 꽤 많다고 하셨다.

현재 아마추어 탑3 용족으로 꼽히는 녀석도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는 중이란다.

그 사실을 듣고 굉장히 흐뭇해졌다.

내가 이렇게 팀에 도움이 된다니.

그리고 누군가 나를 좋아해서 같은 팀이 되고 싶어 한다니.

다음 시즌에 새로운 선수들이 우리 팀에 많이 들어왔으면 좋겠다.

아직 우리 팀은 1군과 2군의 체계가 잡혀있지 않다.

그러다보니 팀 내에서 연습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완벽하게 조성되어 있지 않다.

그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선 프로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우리가 이번 프로리그에 목을 매는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좋은 성적을 거두면 후원사의 질과 양이 확 달라진다. 위너스리그 우승만으로도 그 차이를 느꼈다.

정규리그 우승을 한다면?

명문 팀 부럽지 않은 지원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다음 시즌에 성적이 꺾이면 거품꺼지 듯 후원도 사라지겠지만.

이적 시장이 열리는 한 달 동안 종족 최강전과 올스타전도 함께 열린다.

시즌을 마무리하는 축제라고 할 수 있지.

종족 최강전은 MBS게임에서 주최되고 올스타전은 온게임TV 쪽에서 방송된다.

먼저 종족 최강전은 각 종족별 랭킹 3위까지 출전 자격이 부여되며 승자연전방식으로 진행된다.

추첨을 통해 첫 경기에서 붙는 종족을 정하고 1세트에 나오지 않았던 종족이 2세트에 나오게 되는 방식.

그러니까 1세트에 용족과 환국이 경기를 치렀고 경기 결과 용족이 이겼다면 2세트에선 용족과 마수가 경기를 치르게 되는거다.

여기의 승자가 3세트에서 환국과 붙는다.

이런 식으로 경기를 거듭해 마지막에 살아남는 종족이 우승을 차지한다.

최소 6세트고 최대 8세트까지 진행되며 여기서 우승하는 종족에겐 1500만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승리한다면 하루에 5백만 원이라는 거금을 거머쥐는 거다.

이게 다가 아니다.

연승 상금도 따로 마련되어 있어 올킬을 할 경우 개인리그 4강 이상 급의 상금을 들고 집에 갈 수 있다.

물론 여태까지 올킬이 나 온 적은 한 번도 없었지만.

어쨌든 2연승만해도 쏠쏠하게 상금만 챙길 수 있으니 선수들의 눈에 불꽃이 튀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최근 4년간 종족 최강전의 우승은 환국이 차지했다.

이유는 다들 눈치 챘겠지?

맞다.

이영우 덕분이다.

올킬을 하진 못했지만 5킬을 하며 종족최강전을 박살낸 적이 있다.

함께 출전한 환국 선수들은 계 탄거지 뭐.

그나마 정명혁은 마지막 세트에 나와 1승을 보탰지만 최태양은 마우스 한 번 안 잡아보고 5백만원을 가져갔다.

종족 최강전이 조금 진지한 분위기라면 올스타전은 가벼운 분위기다.

출전 선수 역시 랭킹으로 선발하는 것이 아니라 100% 투표로 이루어진다.

경기 역시 1:1 경기가 아닌 현재 커뮤니티에서 가장 인기 많은 유즈맵 혹은 보고 싶은 팀플 조합을 투표로 선발해 치러진다.

저번 시즌 올스타전에선 김택윤과 이영우가 본진이 바뀌는 유즈맵으로 큰 웃음을 준 적이 있다.

물론 이 이벤트리그에 참가하지 않는 선수들은 1달 내내 쉴 수 있지만 나는 그럴 수 없을 것 같다.

김칫국 따위가 아니다.

용족 기준 10월 랭킹이 2위거든.

종족 최강전에 들어갈 확률이 100%라는 말이다.

올스타전까지는 잘 모르겠다.

그래도 올해 큰 활약을 펼쳤으니 투표 많이 해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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