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로열로더 신들의 전쟁-307화 (307/575)

00307  Game No. 3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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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1세트 끝났습니다. 다들 팬티 갈아입고 오세요.>

<저는 아예 기저귀 찼습니다. ㅇㅇㅇ어차피 또 지릴텐데 굳이 팬티 입을 필요 없죠 ㅋㅋㅋ>

<ㅎㄷㄷㄷ 이승우 경기력 개쩐다 ㅎㄷㄷ>

<배짱 봣냐?ㅋㅋㅋㅅㅂ 본진 천왕랑ㅋㅋㅋㅋㅋㅋ보고도 어이없닼ㅋㅋㅋㅋ>

<방송 잘못틀은줄 황당무적인 줄 알았다.>

<이거 정명혁 완전 무너지는 각 아니냐? 멘탈 그냥 나간 표정인데?>

<정명혁은 상대 안되는 듯 ㅇㅇㅇㅇ 끝났다. ㅅㅂ 무너졌어. 아. 정명혁한테 올인했는데. ㅅㅂ>

OSL 4강 1세트가 끝난 후 환국 유저들은 공포와 충격에 빠졌다.

말도 안 되는 전략을 성공시킨 이승우에게 느끼는 감정이었다.

심리전이 너무 뛰어나다.

상대 머리 위에서 놀고 있는 것 같았다.

천하의 정명혁이 아무 것도 해보지 못하고 당했다.

정명혁도 새로운 수를 내야했다. 2세트도 1세트처럼 허무하게 무너진다면 3:0의 스코어가 나올지도 모른다.

최악이다.

좋게 말해 S1을 나간것이지 실질적으론 방출 된 이승우를 상대로 도재열, 김택윤, 임형규, 정명혁이 모두 무릎을 꿇는다?

세상 사람들이 비웃을 것이 뻔하다.

절대 있어서는 안 되는 시나리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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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진짜 이 전략을 성공 시키네. 최고다. 최고야.”

나를 향해 연신 엄지를 치켜세우는 수코님을 보자 민망한 웃음이 입가에 맺혔다.

성공시키고도 얼떨떨하다.

물론 통하리란 확신은 경기 시작 전부터 있긴 했지만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 하는 것과 실제 경기를 펼치는 건 조금 다른 이야기였다.

[숨바꼭질]의 힘이 절대적이었다.

체력이 빠진 신기전을 빠르게 확인할 수 있었고 2번 손이 가야하는 걸 1번만 가게 만들었다.

[투신]과 [폭주기관차]의 콜라보도 좋았다.

최종 전투가 있을 때까지 일부러 스킬을 아껴두었다.

전투에서 이기는 것보다 전쟁에서 이기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니까.

자잘한 전투에서 다 이기면 좋긴 하지만 결과에 절대적인 영향을 주는 건 아니다.

정말 중요한 건 환국의 업그레이드 잘 된 200병력을 틀어막는 것이었다.

다행히 원하는 대로 전투가 진행되었고 경기를 승리하는데 성공했다.

앞으로도 이와 같은 빌드를 종종 섞어 쓰면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운이 좋았어요. 조금만 삐끗했으면 진짜 힘들었을지도 모르는데.”

“내가 누누이 말하지만 운도 실력이야. 2세트도 준비한 대로 갈거야?”

난 고개를 끄덕였다.

“네. 가야죠. 전장도 검은날개니까요.”

검은날개는 용족과 환국의 전적이 엇비슷한 전장이다.

환국이 트리플 지역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지만 중앙이 좁고 본진 언덕으로 앞마당 수비가 가능하기에 초반에 안정적이고 빠르게 앞마당을 가져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용족도 좋은 점이 있다.

본진과 본진 사이의 공중 거리가 가까워 운룡 견제의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다.

이건 뭐 환국도 가지고 있는 장점이지만.

2세트에선 그 장점을 적극 활용할거다.

이영우를 상대로 보여줬던 2 운룡 견제.

이번엔 거기에 1기를 더 해 3기의 운룡을 운용해볼 생각이다.

쉽지 않는 컨트롤.

손이 꼬일 수도 있다.

그걸 방지하기 위해 이번 경기에선 특별히 [투신] 2개와 [폭주기관차] 2개를 들고 간다.

2세트는 공격하고 또 공격하고 계속 공격한다.

통하면 이기는거고 안 통하면?

그건 그때 가서 생각해봐야겠지?

터무니없이 막히는 정도만 아니면 운영으로 끌고 갈 자신이 있다.

일단 위치 운이 중요하다.

시계 방향 그러니까 내가 12시면 정명혁이 3시, 내가 3시면 정명혁이 6시에 위치했으면 전략을 이행하기 한결 수월해진다.

상대의 앞마당을 거치지 않고 중립 확장만 지나면 바로 본진으로 갈 수 있기 때문이었다.

신이시여!

제발 시계 방향에 걸리게 해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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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검은날개에서 OSL 4강 1차전 2세트가 이제 막 시작했습니다.

-정명혁 선수 이번 세트 반드시 잡아야합니다. 패배하게 되면 바로 코너에 몰리거든요? 3세트 전장은 황혼. 역 언덕 지역이라 이승우 선수가 또 전략적인 카드를 꺼내들 수 있습니다.

이승우를 상대로 2:0으로 뒤지고 있다?

상대하는 입장에서 스트레스가 최고조에 달할 수밖에 없다.

3세트에서 어떤 전략이 튀어나올지 전혀 예측이 되지 않으니까.

방금 1세트에서 보지 않았는가?

말도 안 되는 빌드를 보기 좋게 성공시키는 모습을.

그리고 단순히 전략만 잘 쓰는 것이 아니라 그 전략이 실패했을 때의 운영까지 완벽하다.

아예 싹을 잘라야한다.

가속이 걸리기 전에 제동을 걸어야한다.

2:0으로 몰리면 이승우를 이길 수 없다는 걸 정명혁도 잘 알고 있었다.

자신이 벼랑 끝에 서 있다는 것도 함께.

반드시 2세트에서 승리해 승부의 균형을 맞춰야 했다.

다음 전장은 황혼.

본진이 역 언덕으로 되어 있는 전장이다.

다른 용족이라면 이처럼 부담되지 않겠지만 전진 제단을 서슴없이 하는 이승우를 상대로 하기엔 굉장히 부담스러운 전장이다.

전진 제단을 할 수도 있고 전진 용의 신전을 할 수도 있다.

그 모든 경우의 수를 신경써야한다.

준비해 온 전략을 꺼내들 틈도 없이.

경기 시작 전 정명혁은 최연규 코치와도 이야기를 나눴다.

최연규 코치는 그 어느 때보다 진지하게 정명혁에게 경기에 대한 조언을 했다.

결승에 올랐던 정명혁이 수세에 몰려 있을 때보다 분위기가 더 심각했다.

S1 입장에서 이승우는 절대 져서는 안 되는 상대였다.

하지만 도재열부터 시작해서 김택윤, 임형규까지 S1의 에이스 카드들이 줄줄이 이승우 앞에서 무릎을 꿇고 말았다.

단순히 1경기를 진거면 이렇게 깊은 상처를 남기지 않았을 거다. 언젠가 복수 할 수 있으니까.

하지만 모두 중요한 경기, 그 것도 다전제에서 패배했다.

도재열이 16강 결정전에서 패배하며 스타트를 끊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사태가 심각하지 않았다.

이변이라고 생각했으니까.

하지만 그때의 승리가 이변이 아니었단 걸 몇 주에 이승우가 증명해버렸다.

OSL 4강에서 김택윤을 잡고 결승 무대에 올랐으니까.

이승우의 질주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MSL 결승에서 임형규를 3:0으로 이기며 전승우승을 달성한 것도 모라자 또 4강에서 정명혁을 상대로 경기를 리드하고 있다.

만약 정명혁까지 무너진다면?

S1이 자랑하는 도택형명 라인이 말 그대로 개 박살 나는 것이다.

S1 팬들에게 이런 악몽은 또 없을 거다.

프로리그 1등의 원동력이 한 선수, 그 것도  S1에서 방출 된 선수에게 힘 한 번 못써보고 당하다니.

커뮤니티에 올라올 반응은 뻔했다.

단순히 정명혁의 흑 역사를 넘어 S1의 흑 역사로 기록될 수 있는 문제.

정명혁은 팀의 마지막 자존심이다.

반드시 이승우를 이기고 결승에 올라야 한다.

-이승우의 위치는 3시 붉은색 용족입니다. 이제 맞서는 정명혁은 6시 푸른색 환국.

-이승우 선수 본진에 솟대를 소환하자마자 바로 정찰을 떠납니다. 정찰 타이밍이 심하게 빠르죠?

-시계방향으로 공중 거리가 가까운 전장이거든요? 6시로 향하는 걸 봐서 그에 관한 전략을 준비해오지 않았을까 싶네요.

-결과적으로 정찰 운이 상당히 좋은 거죠.

단 번에 정명혁의 본진으로 정찰을 가는 이승우.

시작이 좋다.

반면 정명혁의 일꾼은 3시가 아닌 9시 쪽으로 향했다.

정 반대의 방향.

정명혁의 팬으로 보이는 관중이 양 손으로 얼굴을 감싸 쥐며 괴로워했다.

이런 사소한 것에 격한 반응을 보일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정명혁 선수는 반대편으로 가네요. 이 사실을 알게 되면 기분이 안 좋죠.

-1세트에 이어 기분 좋게 시작 하는 이승우!

그래도 본진에 용안이 빠른 타이밍에 들어온 것을 확인한 정명혁이 일꾼을 12시로 보내는 것이 아니라 바로 3시 쪽으로 보내주었다.

대각선 방향인 12시에서 이렇게 빠르게 용안이 도착할 리 없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정명혁 선수 정찰을 빨리 보낸 덕에 이승우 선수의 본진에 무사히 일꾼을 들여보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보통 창고를 짓고 바로 정찰을 가지 않는다.

그렇게 빨리 정찰을 갈 필요가 없기 때문이었다.

어차피 용족이 할 수 있는 건 몇 가지 없다. 앞마당의 유무만 확인해주면 전략을 추측할 수 있다.

하지만 이승우는 예외였다.

본진에서 천왕랑을 간 미친 짓을 아무렇지 않게 하지 않았던가?

꺼진 불도 다시 보듯 별 것 없는 상황이라도 반드시 눈으로 확인해야 할 필요성이 있었다.

-조금 늦긴 했지만 정명혁 선수도 이승우 선수의 본진을 무사히 확인합니다.

이승우의 여의주탑이 절반정도 완성 된 순간.

-어? 이승우 선수 지금 제단 하나 더 짓네요?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제단 하나가 추가로 더 소환된 것이다.

본진 자원으로 2개의 제단, 그 것도 이렇게 빠르게 올라간 것이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요즘 대환국전에서 용족이 사용하는 빌드는 3용혼 멀티나 S1빌드다.

기본적으로 1제단을 유지한 상태에서 앞마당을 가져가는 것이 트랜드.

이승우는 그 트랜드에서 완벽히 벗어난 빌드를 선택했다.

-이게 뭐죠? 15 투 제단 빌드인가요?

-이게 도대체 언제 적 빌드입니까?

-정명혁 선수의 일꾼이 전부다 보고 있는데 대놓고 제단을 하나 더 올려줍니다! 봐도 상관이 없다는 건가요?

-그만큼 자신이 있다는 거죠!

중계진의 눈이 화등잔 만하게 커졌다.

관중들도 마찬가지였다.

헛웃음을 짓는 이들도 있었다.

1세트에 이어 2세트도 오래 된 전략을 꺼내 든 이승우.

아무리 복고가 유행이라고 해도 전략까지 복고로 가져가다니.

15 투제단은 10년 전 환국의 FD를 막기 위해 나온 전략이다.

오로지 FD를 막기 위한 전략!

그래서 FD를 제외하면 확실하게 우위를 점하는 빌드가 없다.

그래서 사장되었다.

그 자리를 1제단으로 맞춰가는 운영이 대신 차지했다.

15 투제단은 말 그대로 인구수 15일 때 하나의 제단을 추가로 올려줘 용혼의 수를 초반이 많이 확보하는 전략이다.

초반에 용혼의 수가 평소보다 2배가 많기에 화끈한 공격력을 자랑하지만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가난하다는 것.

용안을 쉬면서 용혼을 생산하는 것이라 반드시 이득을 거둬야한다.

하지만 그마저 쉽지 않다.

FD를 한 환국이 진출하는 대신 앞마당에 망루를 짓고 그냥 확장을 가져가며 버티면 할 수 있는 것이 없어진다.

용안 찍을 자원 아껴가며 찍은 용혼이 할일 없는 백수로 전락하는 것이다.

그래서 보안이 생명이다.

상대가 몰라야 통할 수 있다.

하지만 이승우는 들켰다.

들켰다기보단 대놓고 보여줬다는 말이 맞을 것이다.

이런 경우 전략을 수정하는 것이 보통이다.

15 투제단처럼 반 올인에 가까운 빌드는 더욱 더.

하지만 이승우는 원래 준비한 대로 밀어붙였다.

정명혁의 일꾼이 보는 순간에도 표정하나 흔들리지 않았다.

자신감.

알아도 막을 수 없을거라는 자신감이 이승우의 얼굴에서 엿보였다.

-정말 놀랍네요. 다전제를 이렇게 하는 용족이 어디 있나요?

-정말 다채롭습니다. 카멜레온같아요! 자유자재로 색을 변화시킵니다.

-강명의 제대로 된 후계자가 나온 듯싶습니다. 몽상가의 후예가 드디어 나왔어요!

김태영 해설이 두 손을 불끈 움켜쥐며 기쁨을 표했다.

그런 그에게 엄재웅 해설이 찬물을 끼얹었다.

-다 좋습니다. 근데 아직 이긴 건 아니거든요? 정명혁 선수도 속으로 이렇게 생각할 겁니다. 수비하면 되잖아? 그냥 수비하면서 확장 가져가면 자연스럽게 이길 수 있잖아? 그래. 눌러앉자! 정명혁 선수는 수비만 하면 됩니다. 어쨌든 15 투 제단을 꺼내든 이상 공격적으로 플레이 할 수밖에 없으니까요.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는 건 좋은거다.

하지만 그 자신감이 지나치면 만용이 된다.

지금 이승우는 그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걷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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