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로열로더 신들의 전쟁-306화 (306/575)

00306  Game No. 3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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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았어.

밑그림이 완벽하게 그려졌다.

천왕랑 4기까지 모으는 동안 들키지 않은 것만으로 성공이었다.

이제 제대로 색을 입히기만 하면 경기를 가져갈 수 있다.

준비한 전략이 완벽히 통하는 순간 짜릿한 희열이 온 몸에 퍼져나갔다.

그래. 이 맛에 전략을 쓰는 거지!

이제 가장 중요한 건 확장이다.

아무리 천왕랑이 많아도 자원이 없으면 소용없다.

자원 상황이 여유로운 환국은 굳이 천왕랑을 잡으려고 애쓰지 않는다. 신기전을 홀드 시켜놓고 여의주를 잡는다.

그런 상황이 몇 번 반복되면 천왕랑은 겉으론 위풍당당해보이지만 실제론 속빈 강정이 되고 만다.

여의주가 절반도 안차있는 천왕랑이 하나 둘 생기기 때문이었다.

천왕랑을 운영할 때 최악의 상황이 바로 그때였다.

또 천왕랑이 좋은 유닛, 용족의 최종병기라 불리는 유닛이라 불리긴 하지만 단독으론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천왕랑을 받쳐 줄 조합 된 병력이 필요하다.

그 조합 된 병력이 어디서 나오겠는가?

자원이다.

자원.

많이 먹어야 많이 생산하는 건 너무나 당연한 이치다.

환국의 기갑 병력의 업그레이드가 공2 방1업을 넘어가는 순간 용족도 단순 천왕랑, 용아, 용혼으로 상대할 수 없다.

그때가 되면 나가라든가 비렴같은 술법 유닛이 필요하다.

본진과 앞마당의 금광이 떨어져가는 시점에서 금을 많이 잡아먹는 술법 유닛을 뽑으려면 지금보다 2개 이상의 확장을 안정적으로 확보해야한다.

추가로 가져갈 곳은 이미 점 찍어 놨다.

7시 지역에 공중제단을 짓긴 했지만 1시 스타팅 포인트 쪽으로 확장을 이어나갈 생각이다.

1시 앞마당 뒤에 있는 언덕을 천왕랑이 활용하면 환국 병력이 쉽사리 들어올 수 없기 때문이었다.

특히 좁은 입구 쪽에 용광포와 비렴을 세워두면 그 위력이 배가 된다.

천왕랑 하나만 있어도 부담스러운데 천벌을 보유한 비렴까지 있다면 아무리 업그레이드가 잘 된 기갑 병력이라도 공격하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미 12시를 확보했기 때문에 천왕랑의 동선도 훨씬 더 자유로워진다. 굳이 넓은 중앙을 통하지 않고 수비를 즉각 올 수 있는 것이다.

7시로 천왕랑이 가려면 지상 중립 확장 2군데를 지나야한다.

신기전이 기다릴만한 공간이 있따는 말이다.

하지만 1시로 가는 길목은 모두 공중경로.

위험에 전혀 노출되지 않는다.

중립확장이 아닌 스타팅 포인트를 먹는 이유는 공격 활로를 개척하기 위해서였다.

중립 확장과 달리 건물을 지을 공간이 많다.

제단을 늘려 지상 병력을 양산할 수 있는 체제가 된다면 천왕랑이 굳이 1시에 묶여있지 않아도 된다.

조금 더 자유롭게 양방 공격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제 위험한 고비는 넘겼다.

본진 제단도 6개까지 늘어나고 황룡성지도 완성되었다.

용아의 발업을 진행하면서 용혼의 수를 꾸준히 확보해주면 환국도 쉽사리 중앙으로 치고 나오지 못한다.

그 사이 내가 계획한 것을 하나하나 실행에 옮겨야한다.

****

이승우의 첫 공격이 있은 지 10분이 지났다.

경기장엔 숨소리 밖에 들리지 않았다.

그만큼 경기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양 선수 정말 박빙이네요. 움직임이 아주 좋아요.

-초반 전략적인 움직임을 성공시킨 이승우도 대단하지만 정명혁 선수도 참 대단하네요. 굉장히 놀랐을 텐데 이미 알고 있었다는 것 처럼 차분히 대처하고 있어요. 다른 선수였다면 진작 무너졌을지도 모르는데 느리지만 한발자국 씩 이승우를 따라붙고 있습니다.

전체적인 상황은 여전히 용족이 좋다.

본진 천왕랑 전략을 성공시켰을 때부터 쭉 그래왔다.

준비해온 걸 완벽히 경기로 풀어낸 이승우와 달리 정명혁은 상대 천왕랑을 보는 순간 준비한 걸 제대로 써보지도 못하고 상대에게 끌려 다니는 입장이 되었다.

맞춰가는 운영을 할 수밖에 없게 된거다.

지금도 스타팅 포인트 확장을 먹고 있는 걸 눈 뜨고 바라만 볼수밖에 없다.

마땅히 견제할 방도가 없었으니까.

화차 같은 걸로 견제를 하자니 공중에 떠 있는 천왕랑에게 순식간에 정리 되어 버리고, 가지고 있는 병력 진출을 하자니 아직 업그레이드가 완벽히 되지 않아 불안하다.

그 사이 이승우는 전장을 자신의 것으로 차곡차곡 만들어가고 있었다.

-경기가 참 재미있네요. 보통 용족이 체제를 천왕랑 쪽으로 넘어가는 타이밍에 위기가 찾아옵니다. 가지고 있는 지상병력으로 그 위기를 어떻게 넘기느냐에 따라 상황이 달라지는데 지금 이승우 선수는 정 반대의 상황이 나오고 있어요. 지상 병력이 모자란 틈을 천왕랑으로 메꿈과 동시에 확장을 스무스하게 2개를 확보했거든요?

-결과적으로 좋은 선택이었죠. 1시 스타팅을 아무 부담 없이 가져갈 수 있었으니까요.

용족과 환국과의 경기에서 환국이 가장 신경써야할 건 용족의 스타팅 포인트 확장이다.

그 곳에 제단이 늘어가게 되면 병력이 생산되는 장소가 2군데가 되어버린다. 뒤에서 들어오는 기습을 항상 생각해야한다.

늘어나는 용족의 확장을 정말 잘 끊어주는 선수 중 하나가 정명혁이다.

쥐도 새도 모르게 나타난 화차가 용안만 쏙 잡고 빠진다.

용혼이 호위해도 마찬가지다. 부대 단위가 넘는 용혼이 있어도 거침없이 화차가 들어와 용안을 잡아버린다.

이렇게 2~3번만 타이밍을 늦춰도 용족 입장에선 미치는거다.

하지만 이번 경기는 그렇게 되지 않았다.

1시 스타팅 입구 쪽에 천왕랑을 세워놓고 운룡에 안전하게 용안을 태워왔다.

정명혁의 화차가 아무리 대단해도 운룡에 타 있는 용안을 잡을 수는 없다.

결국 조금의 방해도 하지 못하고 용족이 스타팅 포인트를 가져가는 걸 허락하고 말았다.

이게 여간 신경 쓰이는 일이 아니다.

대규모도 아니고 한 부대 단위의 병력이 확장 쪽으로 와서 자꾸 시선을 분산시키는데 여기에 오래 발목이 잡히면 정작 진출한 병력이 해야 할 걸 제대로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확실히 상황 자체는 용족이 좋습니다. 이승우 선수가 판을 잘 짰어요. 그건 확실합니다. 근데 아직 이겼다고는 단정 지을 수는 없습니다. 아직 정명혁에겐 200 한 방 병력이 남아있거든요.

엄대엄.

엄재웅 해설이 근엄한 얼굴로 아직 경기는 모른다고 말하고 있었다.

틀린 말은 아니었다.

희박한 확률이긴 하지만 아직 환 사기가 남아있긴 했다.

환 사기라는 말은 환국의 화통도감 유닛 때문에 나온 말.

안 그래도 강한 기갑 병력인데 풀업이 되면 사기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강력해진다.

일단 화통도감의 공2업이 되면 진천형 상태에서 용혼을 2방에 죽일 수 있다.

기존 3방에서 1방이 줄어들게 되는 것이다.

대규모 전투에서 이는 엄청난 차이를 만든다.

신기전 역시 마찬가지다.

아무리 체력이 높은 천왕랑이라도 공3업 된 신기전과 정면에서 맞붙는 건 껄끄러운 일이다.

스치면 한 방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정명혁도 그 마지막 한 방을 기다리고 있다.

한 방 전투에서 승리를 거두고 문어발식으로 여기 저기 펼쳐져 있는 이승우의 확장을 밀어낸다면 역전이 나올 수도 있다.

이승우가 호락호락 당하진 않겠지만 말이다.

-이승우 선수도 환국의 무서움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기반 시설 잘 닦아 놓았죠. 지금 스타팅 포인트에 제단이 수가 제대로 늘어났습니다. 그리고 조합 역시 완벽에 가까울 정도로 잘 갖췄어요.

-한 방 전투가 벌어질 때 이승우 선수에게 가장 중요한 유닛은 천왕랑이 아닌 비렴입니다. 비렴이 얼마나 천벌을 잘 뿌려주느냐에 따라 승패가 좌우됩니다.

환국의 200 한방이 살아있는 한 용족은 언제나 긴장해야한다. 그 병력이 모두 잡혔을 때야 비로소 안심 할 수 있다.

천왕랑의 화력을 극대화하려면 신기전의 힘을 죽여야 한다.

그걸 할 수 있는 것이 비렴의 천벌이다.

천벌로 신기전을 찜질해놓는다면 천왕랑이 전투의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정명혁 선수 더 이상 확장 안 가져가죠.

-한 방으로 승부 보겠다 이겁니다.

-어차피 지금 확장 가져가봤자 수비할 범위만 늘어나니 필요할 때 하나씩 가져가겠다는 심산이죠. 자. 이제 나갑니다!

정명혁이 결연한 표정으로 모니터를 바라보았다.

집중과 선택.

나쁘지 않은 생각이다.

괜히 수비 범위를 늘리느니 먹을 만큼만 딱 먹고 공격에 집중하겠다는 것이었다.

어차피 한방 병력이 잡히면 뒤가 없었으니까.

그 동안 정명혁은 꾹 참았다.

성급하게 진출하지 않았다.

화차가 견제를 위해 몇 번 전장에 투입되긴 했지만 천자총통은 진득하게 자리를 지켰다.

그렇게 시간이 계속 흘렀고 공격력 3업, 방어력 2업이 완료 된 순간 정명혁이 진출을 준비했다. 아직 방 3업이 되지 않았지만 거기까지 기다릴 필요는 없었다.

-자. 정명혁 선수 천자총통 일제히 진천형 해제합니다. 나가겠다는 거죠.

-이승우 선수도 병력 집결 시킵니다. 아직 긴장 늦추면 안돼요. 한방 싸움에서 크게 밀리면 순식간에 멀티 다 날아갑니다.

최후의 전투.

여기서 승리한 선수가 승리를 가져간다.

전 확장을 먹은 이승우지만 안심할 수 없다. 병력이 빠르게 전멸한다면 병력이 복구되기 전에 순회공연에 주요 확장이 밀릴 수도 있다.

애초에 200싸움에서 용족이 환국을 이긴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

소모전만이 유일한 답이다.

거대한 환국의 덩어리를 조금씩 깎아내린다는 생각으로 전투에 임해야지 대승을 거둔다는 생각을 하면 안 된다.

또한 소모전이라고 해서 모든 병력을 소진해서는 안 된다.

기본적으로 생산속도가 느리고 비싼 천왕랑과 비렴은 살리는 방향으로 소모전을 펼쳐야한다.

사실 용혼도 일정 수 유지해야하지만 지금 상황에서 저 둘보다는 덜 중요했다.

어쨌든 다수의 제단에서 뿜어낼 수 있는 병력이었으니까.

-자. 자. 격돌합니다! 중앙으로 나가는 정명혁! 그걸 막기 위한 이승우!

-이 전투 중요합니다. 이 경기에서 가장 중요한 상황이에요!

최대한 빨리 덮쳐야한다.

이유는 두 가지.

환국이 진영을 완전히 잡기 전에 덮치려는 것이 첫 번째 이유고 용족의 기지와 먼 곳에서 전투를 펼쳐 유닛이 다시 생산되는 시간을 벌고자 함이 두 번째 이유다.

이승우가 과감하게 공격을 들어갔다.

선봉에 선 용아가 천자총통의 화포를 그대로 맞으며 장렬히 전사했다.

용아가 열어 준 길 뒤로 용혼이 버티고 서서 신기전이 천왕랑에게 달라붙지 못하도록 막아줬다.

손에 땀을 쥐는 긴박한 상황이 연출되었다.

간절한 얼굴로 자신이 응원하는 선수가 전투에서 승리하길 기도하는 관중들.

-천벌! 천벌!

-이승우 선수 정말 용족의 끝입니다! 전장을 뒤엎는 천벌!!!!!

-정명혁 선수 피해야하는데 피할 곳이 없습니다!

-지형이 안 좋아요! 환국에 이용하라고 만든 능선에 용족이 떡 하니 버티고 있습니다!

-저러면 언덕 데미지 들어가죠! 이승우가 이득 다 봅니다!

운룡에 타 있던 비렴이 슬그머니 내려 천벌을 쓰기 시작했다.

추적기능이라도 달려있는지 정명혁의 병력이 있는 곳에 정확히 천벌이 떨어졌다.

정명혁이 화차나 천자총통로 비렴을 일점사하려 했지만 워낙 여의주가 전장을 가득 덮고 있어 쉽지 않았다.

결국 고스란히 천벌을 뒤집어쓰는 신기전.

체력이 빠진 신기전은 천왕랑이 마무리했다.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것이 완벽하다.

지금 이승우는 용족 그 자체였다.

-이승우 빼야죠. 무리하면 안돼요. 지금 전투 잘했거든요? 빨려 들어가면 기회 주는 겁니다!

김태영 해설의 말이 끝나기 전에 병력을 뒤로 물리는 이승우.

완벽한 타이밍이다.

순수하게 이번 전투만 놓고 본다면 이승우의 손해가 더 컸지만 그 후까지 생각하면 꽤나 이득을 챙긴 전투였다.

서로 다시 200을 채우는 시간이 다르기 때문이었다.

자원을 빵빵하게 돌리고 여기 저기 제단을 늘린 용족은 금세 200을 채울 수 있지만 환국은 그 것이 불가능하다.

용족의 인구수가 40 채워질 때 환국은 그 절반인 20 정도 밖에 채우지 못한다.

이런 식의 전투가 계속 반복된다면 환국의 거대한 덩어리가 와해되는 건 순식간이다.

이렇게 속도가 늦춰지면 안 되었다.

방금 전투에서 압도적으로 승리를 거두며 단숨에 중앙까지 갔어야했다.

그 것이 실패한 순간 정명혁이 이길 방법은 사라졌다.

정명혁이 이를 악물고 남은 병력을 추스려 중앙으로 향했다.

중앙에서 다시 한 번 전투가 벌어졌고 마찬가지로 이승우가 이득을 챙기며 물러났다.

200으로 나왔던 병력은 어느새 140까지 줄어있었다.

추가 생산 된 병력이 합류한다 해도 160.

아까보다 확실히 힘이 빠진 병력이다.

반면 용족은 200을 4~5번은 더 채울 수 있다.

말도 안되는 전투로 전멸당하지만 않는다면 무난히 이길 수 있는 상황인 것이다.

이승우가 흥분해서 진영도 채 갖추지 않고 달려든다면 모를까 지금 이승우는 차분하고 냉정했다.

비렴의 천벌이 없으면 싸워주지 않았다.

-아. 정명혁 선수 남은 병력이 너무 초라합니다!

-아무리 3/2 업 된 환국의 병력이라고 하더라도 뭉쳐 있을 때 강한 것이지 저렇게 수가 줄면 용족에게 그렇게까지 무섭지 않거든요!

-신기전의 수가 줄었습니다. 굳이 지상 병력 없이 천왕랑만으로 정리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이승우 1세트를 가져가나요!!!

경기는 크게 기울었다.

정명혁이 남은 병력을 긁어모아 마지막 진출을 시도해보지만 이승우에 비해 너무 초라한 규모였다.

-초반에 천왕랑을 눈치 채지 못한 것이 너무 컸습니다. 이승우가 원하는 대로 판이 만들어지는 걸 그냥 지켜만 본 것이 경기를 이렇게 만들었습니다!

초반 판단 미스가 경기를 이렇게 만들었다.

-이승우 선수의 전략짜는 능력도 대단하지만 후반 전투력도 정말 대단하네요. 아무리 그림을 좋게 그려도 방금 전 전투에서 무너지면 그 전에 잘 쌓아온 것이 한 순간에 무너질 수 있었거든요? 모든 것이 완벽합니다. 빌드부터 심리전, 후반 대규모 전투까지! 완벽히 정명혁을 압도했습니다!

결국 마지막 남은 기갑병력이 전멸하는 순간 정명혁이 GG를 선언했다.

그대로 고개를 떨구는 정명혁.

이렇게 허무하게 패배할 경기가 아니었다.

-GG! 정명혁 선수 GG를 선언합니다!

-아. 이승우 선수 브레이크가 고장 난 것 같습니다! 승리를 향해 멈출 생각이 없어요!

-아. 이렇게 무너지면 진짜 화나죠. 정말 화나죠!

스코어는 1:0으로 겨우 한 점 차이였지만 정명혁을 응원하는 이들에겐 그보다 훨씬 더 큰 차이로 느껴졌다.

============================ 작품 후기 ============================

1세트 끝나는 것 까지 쓰려다보니 용량이 좀 많아졌습니다.

그럼 모두 좋은 하루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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