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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열로더 신들의 전쟁-302화 (302/575)

00302  Game No. 302 OSL 4강.  =========================================================================

상대는 정명혁.

결코 쉬운 상대는 아니다.

2인자라는 타이틀을 가진 탓에 실제 실력보다 명성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다른 시대에 태어났더라면, 혹은 이영우가 없었더라면 당당히 1인자라는 타이틀을 목에 걸고 있었을 거다.

다전제에서 붙는 건 처음이라 설렌다.

정명혁은 김윤호처럼 다전제에 훨씬 강한 스타일이었다.

조금 차이가 있다면 정명혁은 피지컬 역시 뛰어나다는 것 정도?

과거 처음 결승에 오를 때만해도 정명혁은 완전체가 아니었다.

전략적인 움직임은 아주 좋았지만 피지컬이 떨어졌다.

특히 마수전에서 큰 약점을 드러냈었다.

다양한 전략으로 약점을 메꿔보려했지만 결국 이제운의 벽을 넘지 못하고 준우승에 그치고 말았다.

하지만 이젠 그렇지 않다.

약점이라 불리던 마수전은 호평을 들을 만큼 좋아졌으며 원래 좋았던 환국전과 용족전은 넘사벽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지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더군다나 그 뒤에 현재 환국의 전략을 완성시켰다는 최연규 코치가 든든히 받치고 있었으니 정명혁이 강한 건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다.

조만간 임주혁 선수가 전역한다.

아마 S1으로 복귀하겠지.

선수로 복귀할지 코치로 복귀할지 아직 모르지만 그 분이 온다면 정명혁은 더욱 더 강해질 것이다.

이영우의 아성에 도전하게 될 수도 있다.

충분히 그럴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하나를 알려주면 열을 깨우치는 게 정명혁이니까.

나 역시 내일 경기를 위해 많은 준비를 했다. 매일 같이 전장을 분석하고 새로운 걸 찾기 위해 노력했다.

1,5세트에 사용되는 전장은 태평의 시대.

러시거리가 조금 먼 전형적인 힘싸움 전장이다.

용족이 환국을 상대로 나쁘지 않다.

러시 거리가 꽤 있기에 중앙에 제단을 지어 압박하는 것보다 빠르게 트리플 지역을 가져가며 대규모 전투 싸움을 유도해도 괜찮다.

2세트에 사용되는 전장은 검은날개.

용족과 환국의 상대전적은 거의 비슷하다.

일단 환국이 세 번째 자원지역을 확보하려면 중앙까지 나와야 하기에 1 화통 트리플 같은 배를 째는 빌드는 선택할 수 없다.

그런 점에서 빠르게 확장을 가져가며 물량전을 준비하면 괜찮아 보이지만 아예 환국이 작정하고 금와를 쓰기 시작하면 크게 흔들릴 수도 있다.

러시거리가 그리 먼 편은 아니기에 초반 2화통 같은 전략도 나올 수 있다.

이래저래 생각이 많은 전장이었다.

3세트에서 사용되는 전장은 황혼.

역 언덕형 전장이라 정명혁의 전략성이 가장 크게 빛을 발할 수 있는 전장이다.

초반 마이크로 컨트롤을 활용한 조이기라던가 돌아들어오는 공격을 조심해야한다.

4세트에 사용되는 전장은 천부단이었다.

이 전장은 확실히 용족에게 웃어주는 전장이다.

다른 세트는 내줘도 절대 4세트만은 내줘선 안된다.

유리한 전장에서 이기지 못하면 결승 진출은 어림도 없다.

감독님과 밤을 새다시피 해서 5경기 모두 전략과 운영을 준비했다.

감독님의 도움이 컸다.

감독님이 아니었다면 아직도 전략 준비에 여념이 없었을거다.

사랑합니다. 감독님!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지만 모든 구성이 완성되었을 때 들었던 뿌듯함은 잊지 못한다.

이제 남은 건 준비한 걸 손으로 펼치는 것 뿐이었다.

뿐만 아니라 MSL 20연승 업적이 달성 되서 추가 스탯 포인트와 스킬 포인트를 얻었다.

50개의 스킬 포인트와 20개의 스킬 포인트.

20개라는 숫자에 함박웃음이 절로 지어졌지만 2단계 스킬인 [폭주기관차]와 [숨바꼭질]을 MAX까지 찍으니 16개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레벨 3에서 4가 되는데엔 3개, 4에서 5가 되는데엔 무력 5개의 스킬포인트가 필요했다.

진짜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어떻게 얻은 스킬 포인트인데...

등골이 휜다. 휘어.

그래도 그만한 스킬 포인트를 투자한 효과가 있었다.

[폭주기관차]와 [숨바꼭질]을 하루 3번 사용할 수 있게 되었으니까.

효과의 상승도 쏠쏠했다.

전에도 사기였는데 이제 더욱 더 사기 스킬이 되었다.

다만 연계형이나 진화형 스킬이 생성되지 않은 것이 조금 아쉬웠다.

남은 4개 중 3개는 [안드로메다]에 투자해 MAX를 만들었고 1개는 [강철멘탈]에 찍어주었다.

스탯 포인트도 골고루 분산투자했다.

그 결과 90이 넘는 스탯이 무려 3개나 나왔다.

칭호와 스킬을 사용하지 않아도 90이 넘게 된 것이다.

흐뭇 하구만.

스탯이 바닥이었을 때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평균치가 80을 훌쩍 넘어간다.

스탯이 높아지니 프로리그에서 질 확률도 확 떨어졌다.

예전엔 스킬이 없으면 극복하기 힘든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 지금은 기본 피지컬로 상대를 밀어붙이는 것이 가능해졌다.

등 떠밀려 스킬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필요할 때 스킬을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김윤호전 이후 펼쳐진 프로리그에서 거둔 성적은 6승 1패.

아쉽게 김택윤에게 1패를 당하긴 했지만 나머지 경기에선 모두 승리를 거뒀다.

그 중 용족전이 3전이었고 환국전과 마수전이 각각 1전과 2전이었다.

현재 내 프로리그 성적은 56승 6패.

다승 1위인 이영우는 60승을 달성했고 김택윤 역시 59승으로 60승 고지를 코앞에 두고 있었다.

단독 다승왕이 되려면 이영우보다 다섯 번을 더 이겨야한다.

이제 남은 프로리그 경기는 8경기.

최대 거둘 수 있는 승수는 16승이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산술적으로 가능한 것이지 실질적으로 불가능한 수치였다.

모든 경기가 에이스결정전까지 가야했으니까.

현실적으로 따져봤을 때 8~10승 정도에서 마무리 될 것이다.

70승을 찍지 못한다는 것이 조금 아쉬웠다.

2라운드부터 참가했더라면 70승을 바라 볼 수도 있었을텐데.

그래도 올해만 하고 말 것 아니니까 괜찮다.

다음 시즌엔 70승 더 나아가 80승, 90승을 해 다이아몬드 크라운보다 더 높은 걸 내가 만들어내고 싶다.

다승왕은 여전히 욕심이 났다.

아직 CT전과 S1전이 남아있다.

거기서 승리를 거둔다면 2승을 거둔 것과 같은 효과가 있다.

에이스 결정전에서 만나 이기면 더욱 더 좋다.

이렇게 생각하니 김택윤에게 패배한 것이 뼈아프다.

그 경기를 이겼다면 김택윤과 1승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건데.

그날 컨디션은 나쁘지 않았다.

유독 김택윤의 운영이 좋았을 뿐이다.

과거 전성기라 불렸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줬다.

왜 하필 나를 상대할 때 그런 경기가 나오는거지?

궁금하다. 궁금해.

다승왕이란 개인 타이틀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팀이다.

반드시 팀을 포스트시즌에 올릴 거다.

그리고 반드시 우승할거다.

위너스 리그와 정규 리그 모두를 정복하는 팀이 되고 싶다.

****

-안녕하세요! OSL 4강 경기로 다시 인사드리게 된 엄전김입니다!

-반갑습니다!

-이야. 오늘도 어마어마하게 많은 분들이 자리를 가득 메워주셨네요.

지미짚 카메라가 관중석을 한번 훑었다. 양 손을 하늘로 번쩍 올리며 격하게 환영하는 관중들.

예전에 카메라가 오면 피하기 바빴지만 요즘은 그러지 않는다.

오히려 한 컷이라도 더 잡히기 위해 몸무림친다.

카메라에 잡히는 경우가 몇가지 있는데 가장 확률이 높은 건 센스있는 치어풀이나 문구를 적어 들고 있는 것이다.

오늘도 카메라에 나오기 위해 철저히 준비하고 나온 이들이 꽤 많이 보였다.

-이렇게 많은 분들이 함께 해주시니 벌써 힘이 솟습니다!

-제가 십년 넘게 신들의 전쟁 리그를 중계하지 않았습니까? 이번 시즌은 남달라요. 확실히 달라요!

-가을이거든요! 용족의 계절이거든요!

-아직 이번 시즌 결승전 매치가 확정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결승전 좌석이 모두 판매되었습니다. 완판입니다. 완판!

4강전이 열리는 날 결승전 티켓 판매도 시작된다.

정확히 1시간 만에 모든 표가 팔렸다.

놀랍게도 가장 먼저 팔린 건 가격이 제일 높은 R석이었다.

이왕 즐기는거 제대로 즐기자라는 생각을 가진 팬들이 많은 것이다.

-어느 선수가 붙어도 최고의 결승전이 나올 수 있는 4강 대진이 완성되었기 때문이죠!

-하나 같이 쟁쟁합니다. 누가 우승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엄청난 선수들이 4강에 올랐습니다.

이승우, 정명혁, 송병호, 이제운.

하나같이 쟁쟁한 선수들이다.

이승우를 제외하고 나머지 셋은 우승을 경험하지 1년이 넘었다.

다시 한 번 정상을 차지하고 싶은 욕구가 어마어마할 것이다.

특히 송병호의 투혼에 모두 주목하고 있었다.

지금도 준수한 활약을 보이고 있기에 쉽게 잊지만 송병호는 데뷔한지 10년이 넘은 올드 중에 올드다.

그런 그가 다시 한 번 4강에 올랐다.

상대는 결승전 상대였던 이제운.

그때는 우승을 내줬지만 다시 양보하고 싶은 마음을 절대 없을거다.

이제운도 마찬가지다.

이영우와 함께 리쌍이라 불리며 찬양받고 있지만 최근 성적은 조금 위태롭다.

삼김마수와 임동원에 추격을 격하게 받고 있는 상황.

이제는 다시 한 번 결승에 오르며 본인의 위엄을 다시 한 번 드러낼 때이다.

정명혁.

이영우에 가려진 환국 2인자다. 이영우가 조기 탈락한 지금이 더 없이 좋은 기회다.

이번 리그 우승으로 이영우와의 격차를 좁히고 2015년을 좋게 마무리한다면 다가올 2016년을 본인의 해로 만들 수 있을거다.

가장 최근, 그러니까 저번 시즌에 양대 진 로열로더를 달성해 위의 셋보다 가장 갈증이 없을 이승우지만 그렇다고 우승을 하고 싶지 않을 리가 없다.

2회 연속 우승.

역사 상 몇 하지 못한 기록이다.

기록의 제왕인 이승우에게 너무나 달콤한 과실.

그리고 이번 시즌에 우승을 차지하게 되면 김택윤과 함께 3회 우승자로 용족 최다 공동 우승기록을 보유하게 된다.

욕심이 날 수 밖에 없다.

-오늘 경기를 펼치는 이승우와 정명혁. 이 둘의 대결을 놓고 커뮤니티에서 치열한 설전이 오고 갔었거든요.

-아무래도 다전제에서 처음이다 보니 여러 이야기가 나온 것 같습니다. 하나 확실한 건 오늘 이 경기가 명경기로 남을거라는 점입니다!

전략을 좋아하는 두 선수가 만났다.

과연 이 둘의 대결은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까?

상상하는 것만으로 몸이 짜릿해져왔다.

정명혁이 이길 것 같다는 사람의 수도 적지 않았다.

정확히 말하면 정명혁 그 자체의 힘보단 뒤를 든든히 지키고 있는 최연규 코치 덕분이었다.

빌드 깎는 노인.

최연규 코치의 별명이었다.

이승우를 잡기 위해 엄청난 전략을 준비해왔을거다.

그 전략을 정명혁이 제대로 실행시킬 수만 있다면 승리를 가져갈 수 있을거다.

-분위기는 양 선수 나쁘지 않습니다. 똑같이 OSL 4강과 MSL 8강에 진출해있는 상황이고 최근 10전 역시 양선수 모두 8승 2패로 동일합니다.

둘 다 최근 페이스가 좋다.

사이좋게 개인리그에서 4강, 8강에 올랐다.

특히 상대종족전에서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역상성인 마수전에 의해 조금 가려졌지만 이승우의 환국전은 일품이다.

패배를 기록한 건 오직 이영우와의 경기다.

이영우의 기록을 제외하면 환국에게 진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이 정도까진 아니지만 정명혁도 용족에게 굉장히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영우와 함께 용족의 재앙이라 불리는 선수.

실제 승률도 이영우에 이어 2위다.

둘이 붙는 것만으로 기대가 되는 매치였다.

-정말 기대가 됩니다. 이승우 선수는 전 시즌에 이어 다시 한 번 S1의 선수를 4강에서 만났거든요? 이번에도 S1 선수를 잡고 결승에 올라설 수 있을지! 잠시 후 양 선수를 부스에 앉히고 자세한 이야기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 작품 후기 ============================

오늘은 여기까지. 모두 좋은 하루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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