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로열로더 신들의 전쟁-300화 (300/575)

00300  Game No. 300 영광  =========================================================================

-이미 트리플 지역은 용아가 접수했습니다.

-그 곳은 이미 마수의 손아귀에서 벗어났습니다. 이승우 선수 여유있어요.

-아~! 김윤호 선수. 이렇게 무너지나요?

-정말 아쉽죠. 너무나 아쉽죠!

김윤호의 얼굴이 곧 터질 것 처럼 시뻘겋게 달아올라 있었다.

-앞마당 안먹어도 되겠는데요? 용족이 그냥 병력 더 뽑아가지고 지룡과 함께 한 번 더 나오는 것도 괜찮아 보이는데요?

-굳이 시간 끌 필요 없죠!

-원 신전 상황에서 아예 끝냅니까? 어쨌든 상대방 소굴 4개까지 펼쳤었는데?!

여전히 이승우는 앞마당에 신전을 소환하지 않았다. 아예 확장을 가져갈 생각이 없는 것 처럼 보였다.

-이미 많이 유리함에도 이승우 선수 쉬지 않습니다. 지금도 운룡 컨트롤해서 바깥쪽에 있는 그슨대 1기씩 끊어주고 있어요!

-저런 부지런함이 오늘의 이승우를 만든거죠.

-자. 트리플 지역 파괴한 용아와 본진에서 추가 생산 된 용아가 마수를 끝내기 위해 남하를 시작합니다.

-이건 못막아요. 막을 수가 없어요. 지룡을 순식간에 2마리 전부 잡아내면 모를까. 근데 그 것도 쉽지 않거든요? 발업이 안 된 용아지만 길 막는데엔 부족함이 없거든요.

최후의 일격.

더 이상의 견제는 필요 없다. 용아를 마수의 본진 쪽에 들이 밀면서 지룡을 내릴 틈을 만들었다.

-내리는 걸 막는 것이 최선인데 그게 말처럼 쉽지 않거든요. 결국 지룡이 내렸고 뒤에서 화력 지원을 제대로 하는 상황이네요.

-이러면 이승우 세상이죠!

-과거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원 신전 플레이! 본진 플레이!

-마수를 상대로 본진 플레이로 경기를 끝내기 직전입니다.

상대가 부유하게 한다면 그 것에 대한 해법이 똑같이 부유하게 가는 것보다 오히려 굉장히 타이트한 운영일 수도 있다는 걸 확실히 보여주고 있었다.

허리띠 잔뜩 졸라매고 상대가 배가 불러 몸을 가누지 못할 때 조금 배고프지만 가벼움 몸놀림으로 상대방을 잡아내는 것.

마지막에 그슨대를 최대한 펼쳐서 싸우긴 했지만 이미 화력에서 차이가 났다.

-기뻐하는 이승우! 얼굴에 미소가 그려지고 있습니다.

-웃을 수 밖에 없죠! 4강 진출이 코 앞에 다가왔는데!

결국.

-GG! 김윤호 선수 GG를 선언합니다!

-아. 이승우 선수 3세트에서 패배하며 위기를 맞이하나 싶었는데 보란듯이 4세트를 바로 잡아내며 3:1 스코어로 4강 진출에 성공합니다!

마수의 혼을 쏙 빼놓은 경기 운영이었다.

본진 2제단에 휘둘리는 걸 시작으로 빠른 지룡에 앞마당이 파괴되고 그슨대가 본진에 갇히면서 트리플 지역을 용아에게 허무하게 내주고 말았다.

이로써 첫 번째 4강 진출자는 이승우로 결정 났다.

****

“후. 이겨서 다행이네.”

도 수코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4세트에서 원래 사용하기로 한 전략은 본진 플레이가 아니었다.

비비와 흑완의 움직임으로 확장을 견제하고 용아와 함께 앞마당과 트리플 지역 중 하나를 마비시키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준비했었다.

편안한 마음으로 4세트를 지켜보던 도 수코는 본진에 솟대가 건설되는 순간 심장이 튀어나올 정도로 크게 놀랐다.

전혀 상의가 안 된 전략을 사용한 것이다.

물론 전략의 선택은 어디까지나 선수의 마음이 가장 중요하다.

감독이나 코치는 상대 선수를 분석한 후 이런 전략이 잘 통할 것 같다고 추천해주는 역할일 뿐이다.

부스에 들어간 선수가 준비한 전략보다 다른 전략이 더 좋다고 순간 느껴 즉흥적으로 전략을 바꾸는 것도 자주 있는 일이다.

직접 상대를 마주하는 선수의 감이 더 예리할 때가 있었으니까.

그래도 본진 플레이는 조금 아니지 않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이승우가 최상의 경기력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본진 플레이 자체가 워낙 불안 불안한 운영이기 때문이었다.

‘진짜 갈 수록 더 잘해지는구나.’

도 수코가 가장 걱정했던 건 반짝 활약이었다.

우승 이후 몰락한 선수들이 한 둘이 아니다.

이승우도 그런 전철을 밟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괜한 걱정에 불과했다.

이승우는 지금도 진화하고 있었다.

****

최은동 감독이 초조한 얼굴로 화면을 바라보고 있었다.

착잡함이 언뜻 스쳐지나간다.

‘괴물이구나. 괴물.’

김윤호는 잘했다.

하지만 상대가 더 잘했다.

3세트에서 마견 올인에 당했다고 4세트에 본진 플레이를 선택할 수 있는 용족 선수가 이승우 말고 과연 누가 있을까?

최은동 감독은 모든 걸 걸고 말할 수 있다.

단 한 명도 없다고.

김택윤도 이런 선택은 하지 않을 거다.

수많은 연습 경기를 치른 김윤호도 본진 플레이를 상대로는 단 1판도 연습하지 않았다. 아니 못했다.

그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으니까.

최은동 감독이 두 눈을 감았다.

‘머리 꼭대기 위에 올라가 있구나.’

용아 컨트롤을 그렇게 하면서 본진 테크를 올릴 줄이야.

이게 사람이 가능한 것인가 싶었다.

지룡이 30초만 아니 20초만 늦게 왔더라도 상황은 달라 졌을거다.

자원 수급률이 치솟으며 빠르게 그슨대를 확보 했을테고 지룡이 운룡에서 내리지도 못하게 만들 수도 있었다.

의미 없는 가정이었다.

결국 이승우의 타이밍을 늦추지 못했다.

이번 경기는 완패였다.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것에 있어 졌다.

가장 걱정되는 건 김윤호였다.

이번 일로 좌절하지 않을까?

벽을 느끼진 않을까?

그러지 않기를 바라고 또 바랄 뿐이었다.

****

“이야! 승우 대박이다. 대박!”

“장난 아니네요. 용아 보셨어요? 와. 진짜 앞뒤로 움직이면서 마견 짤라먹고.”

“그거 승우 형이니까 살렸지 형이었으면 진작에 죽었을걸요?”

임동주의 말에 신연호가 발끈했다.

“이 자식이!”

하지만.

“.....근데 반박 할 수가 없다.”

이내 한숨을 내쉬며 임동주의 말을 인정하는 신연호였다.

신연호는 지금 크게 놀라있었다.

인터넷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이들과 비슷한 심정이었다.

‘어떻게 저게 저렇게 되지?’

사실 이건 옵저버 화면으로 보는 것보다 김윤호의 개인화면을 봐야 이승우의 대단함이 제대로 느껴질 것이다.

모든 예상에서 벗어났다.

시야를 차단함과 동시에 다른 걸 생각할 수 없게 용아로 끊임없이 마수의 시선을 끌었다.

이승우니까 가능한 플레이였다.

다른 용족이 저렇게 했다간 용아는 용아대로 잃고 본진에 마견 난입해서 용안 털렸겠지.

지룡도 공격을 떠나지 못하고 계속 본진에 묶여있었을 거다.

‘사기야. 사기.’

마수를 가지고 논다.

‘저걸 배워야하는데 말이지.’

신연호만의 생각이 아니었다.

아스트로의 용족 선수를 넘어 모든 용족 선수들이 하고 있는 생각이었다.

****

4세트에서 김윤호의 GG를 받아내는 순간 희열이 온 몸에 펴져나갔다.

2연속 4강 진출.

이번 시즌이 시작할때만 해도 많은 걱정을 했었다.

우스운 자가 되지 않을까?

자신있게 도전을 받아준다고 해놓고 광속 탈락을 하지는 않을까?

부담도 되었다.

우승자라는 타이틀이 마냥 기분 좋기만 한 것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고독함과 부담감이 함께 따라온다는 걸 알게 되었다.

물론 이런 소리는 입 밖으로는 절대 내지 않았다.

숙소 내에서 그런 말 하면 칼 맞는다. 칼 맞아.

원래 이런 생각은 속으로만 하는거다.

적어도 4강 이상은 올라가야 어느 정도 전 시즌 우승자에 걸맞는 모습이 아닐까 생각했는데 일단 1차 목표는 이뤘다.

그렇다면 이제 남은 목표는.

‘우승이지.’

내친김에 우승이다.

이제 1경기만 더 이기면 결승 진출이다.

상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김택윤 혹은 정명혁이다.

누구랑 붙더라도 크게 상관없긴 했지만 그대로 개인적으론 정명혁과 경기를 하고 싶었다.

용용전은 변수가 많다.

반면 환국전은 일단 상성전이기도 하고 내가 자신있어하는 종족전이기도 하다.

판짜기도 내가 더 유리하고.

물론 상대가 이영우와 함께 용족의 재앙이라 불리는 정명혁이었지만 상관없다.

이미 이영우를 결승에서 잡은 적이 있다.

시작부터 끝판왕은 만난 덕에 그 어떤 환국도 무섭지 않았다.

준비만 잘 한다면 이길 자신이 있었다.

부스 문을 열고 나가니 도 수코님이 무대 아래서 엄지를 치켜 들고 계셨다. 거리가 있어 말 대신 환한 미소로 답했다.

“승자 인터뷰 바로 진행되니까 뒤로 나가지 마시고 저를 따라와주세요.”

신전걸의 안내를 받으며 인터뷰가 진행 될 무대로 향했다.

-이승우 선수 먼저 4강 진출 축하드립니다!

-정말 멋진 경기력이었습니다.

-축하합니다!

“감사합니다.”

중계진들의 축하 인사가 먼저 나오고 뒤 이어 소감에 대해 물었다.

진출 소감이라.

일단 기쁘다. 정말 기쁘다.

“이렇게 다시 한 번 4강에 올라오게 되서 기쁩니다. 사실 이번 리그 목표는 16강에서만 떨어지지 말자였거든요. 스스로 각오를 다지기 위해 조 지명식에서 도발도 했던 거고 그랬던 건데. 다행히 동기 부여가 잘 되서 4강에 오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승우 선수 전 시즌 우승자인데 목표가 16강 통과면 안 되죠!

-16강만 통과하자는 각오로 경기를 했는데 4강까지 갔습니다. 목표를 우승으로 잡았으면 더 난리 나는 경기력으로 이 자리에 섰겠네요.

-그렇죠. 그렇게도 볼 수 있죠.

마...말이 그렇게 되나?

그런 의도는 전혀 아니었는데.

-오늘 경기에 대해 몇 가지 질문을 해보겠습니다. 3세트가 끝났을 때 심정이 어떠셨나요?

“솔직히 굉장히 아찔했습니다. 3세트 시작하기 전만하더라도 분위기가 굉장히 좋았거든요. 솔직히 3:0으로 이길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거든요. 1,2세트 원하는 대로 경기가 진행되기도 했고. 3세트에서 제가 가장 자신 있어 하는 99제단 카드를 꺼내들기도 했었고요. 김윤호 선수가 마견으로 역공을 펼쳤을 때 크게 당황했었습니다.”

아주 정신이 번쩍 들었다.

멘탈이 크게 흔들릴 뻔 했다.

이대로 가면 질 수도 있겠구나하는 위기감이 순간 들었다.

다전제의 김윤호란 말이 왜 생긴 것인지 여실히 느꼈다.

아주 조금의 방심도 놓치지 않는다.

-그렇죠. 그럴 만도 하죠. 김윤호 선수의 마견 올인은 여기 있는 누구도 예측하지 못한 전략이었으니까요.

그때 엄재웅 해설위원님이 마이크를 드셨다.

-혹시 4세트에서 사용한 본진 플레이가 3세트의 패배 때문에 나온 즉흥적인 플레이였나요? 아니면 원래부터 준비해온 운영이었나요?

예리한 질문!

경기 외적인 부분에서 엄재웅 해설위원님의 날카로움을 따라올 수 있는 중계진은 없는 것 같다.

확실히 스토리 작가 출신이시라 그런지 심리를 파악하는데에 능하시다.

“사실 4세트에 따로 준비해 온 운영이 있었습니다. 다만 그대로 했다간 기세가 오른 김윤호 선수에게 패배할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즉흥적으로 빌드를 바꿨습니다.”

4세트에서 패배한다면 전장은 다시 검은날개다.

그 곳에서 김윤호가 어떤 전략을 꺼내들지 상상도 가지 않았다.

그 전에 무조건 끝내고 싶었다.

어찌 보면 무리수일 수도 있지만 결과적으로 신의 한수가 되었다.

-그럼 4세트에서 선보인 그 엄청난 운영이 수 없이 연습한 결과가 아닌, 오늘 경기장에서! 그 것도 3세트가 끝나고 4세트가 시작하기 전 그 짧은 시간에 나온 것이란 말입니까?

-역시 이승우 선수네요. 우승자는 아무나 하는게 아니거든요!

....흠.

사실이지만 사실이라고 대답하면 안 될 것 같은 분위기다.

“결정 한 건 오늘이지만 전에도 본진 플레이에 관심을 가지고 있긴 했었습니다.”

본진 플레이도 종종 연습하긴 했다.

시작은 S1에서부터였다.

마수에 약점을 지니고 있던 난 그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무던히 애썼다.

가장 최신 트랜드부터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전략까지.

모두 찾아가며 연습했다.

그 중 하나가 오늘 펼친 본진 플레이였다.

우리 형규가 가장 많이 경기를 해줬지.

그때의 연습이 아니었다면 신들의 전쟁 매니저가 있다하더라도 오늘처럼 완벽하게 해낼 수 없었을 거다.

인터뷰는 계속 되었다.

약 10분간 여러 질문을 받았고 성심성의껏 대답했다.

비행기를 태워주는 질문도 있었고 대답하기 난감한 질문도 있었지만 최대한 솔직하게 내 마음을 이야기했다.

2회 연속 우승에 대한 이야기나 김택윤과의 우승 커리어 이야기는 아직 조금 부담스러운 이야기였다.

괜히 설레발치고 싶지 않았다.

정말 그 모든 걸 이뤘을 때 당당히 말하고 싶었다.

-이제 마지막으로 4강에 임하는 각오를 듣고 인터뷰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김택윤과 정명혁 선수의 승자와 4강 대결을 펼치게 됩니다. 공교롭게도 둘 다 S1의 선수거든요? 기분이 남다를 것 같습니다.

인연이 참 질기구나 싶었다.

팀을 나와서도 이렇게 만나다니.

“솔직히 누가 되어도 상관없습니다. 상대가 결정나는대로 연습에 몰두해서 좋은 경기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하고 싶은 말이 많았지만 아꼈다.

선수는 경기로 말해야한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임주혁 선수가 한 말이었다.

이제 한 걸음이다.

앞으로 한 발자국만 더 나아가면 다시 결승이다.

생각하는 것만으로 미소가 그려지고 가슴이 벅차오르는 결승.

4강에서 누굴 만나든 반드시 이기고 올라갈 것이다.

-자. 여태까지 이승우 선수였습니다! 오늘 승리한 이승우 선수를 향해 아낌없는 박수를 부탁드리면서 저희는 이제 마무리 인사 드리겠습니다.

-다음 경기도 멋진 중계로 만나 뵐 것을 약속하며 이만 물러나도록 하겠습니다.

그렇게 인터뷰가 끝이 났다.

============================ 작품 후기 ============================

어느새 300편이네요.

감사합니다.

그리고 노력하겠습니다.

그럼 모두 좋은 하루 되시길.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