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로열로더 신들의 전쟁-299화 (299/575)

00299  Game No. 299 소용돌이  =========================================================================

-김윤호 선수 막았다고 좋아하면 안 됩니다. 얼른 수습해야합니다!

-정면 용아 공격에 온 신경이 쏠려서 다음 수를 생각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걸로 끝이 아니에요! 더 큰 공격이 준비되고 있습니다!

마견을 전장에 쫙 펼쳐서 숨어있을지 모를 용아를 찾는 건 좋지만 그보다 상위 단계의 병력을 모으는 것이 우선이다.

본진 플레이를 하는 용족에게 가장 까다로운 건 닷발귀다.

상대적으로 강한 비비의 수를 충분히 모을 수 없으니까.

소수의 비비는 닷발귀의 밥이다.

닷발귀에 비비의 공격을 받아주며 혈풍을 섞어준다면 아주 쉽게 제압 할 수 있다.

하지만 초반 강력한 압박으로 인해 김윤호는 금 채취를 잠시 중단한 상황.

지금 다시 금을 채취하고 마굴을 올려서 닷발귀를 뽑아 공격을 간다?

그건 불가능에 가까웠다.

용족에게 너무 많은 시간을 주게 된다.

그렇다면 그슨대라도 가야하는데 여전히 김윤호는 금을 채취하고 있지 않았다.

김윤호가 간과하고 있는 것이 있었다.

이승우의 테크.

앞마당을 기본적으로 먹고 하는 용족의 플레이에 익숙해져 있는 탓에 이승우의 테크가 이렇게 빠르리라곤 생각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최소한 30초 이상은 모든 것이 빠르다.

지금 김윤호의 머릿속에 들어 있는 이승우의 테크는 이제 막 여의주탑이 완성된 정도다.

그래서 아직 금을 채취하지 않아도 된다고 판단을 내린 것이다.

오판이었다.

-운룡 찍혔습니다. 운룡 찍혔어요. 지룡사원도 올라갔죠!

-테크 무지막지하게 빠르네요. 그나마 다시 금을 채취하긴 하지만 지룡이 나온 이후의 상황을 한 번 더 지켜봐야할 것 같네요.

여전히 승부는 미궁을 헤매고 있었다.

마견과 용아의 1차전이 끝나고 이제 그슨대와 지룡의 2차전이 펼쳐지려 하고 있었다.

아직 주도권을 잡고 있는 건 이승우다.

하지만 지룡의 동반한 공격이 별다른 이득을 거두지 못하고 막힐 경우 주도권은 바로 마수에게 넘어간다.

마수가 자원을 채취할 수 있는 지역은 본진을 포함해서 총 세 군데.

지룡의 공격이 막히면 이 모든 확장이 돌아가기 시작할거고 용족은 마수의 물량을 감당해낼 수가 없다.

이미 전장에 나갔던 용아는 모두 잡혔다.

이번 공격이 수포로 돌아가면 이승우도 큰일이었다.

아직까지는 통할 가능성이 높아보였다.

-이승우 선수 운룡에 2기의 용아와 지룡을 태워서 출발합니다.

-저건 단순한 운룡 1기가 아닙니다. 이승우의 꿈과 희망이 실려 있는 운룡입니다!

-과연 저 운룡이 4강으로 가는 문을 열어줄 수 있을지!

시선을 돌리기 위해 소수지만 각각 2기씩 있는 용아와 용혼을 중앙 쪽으로 보냈다.

-지금 김윤호 선수 시야 확보가 잘 안되어 있어요. 2기의 용혼이 부지런히 돌아다니면서 군주를 치웠거든요?

-아직 몰라요. 아직 모릅니다! 이거 당할 수 있어요!

이승우의 공격 타이밍을 오해한 김윤호는 그슨대를 우선 생산하는 대신 일벌레와 소굴 하나를 늘려주었다.

실수였다.

이건 명백한 실수였다.

착각이 물러온 실수.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운룡이 김윤호의 앞마당에 도착했다.

아까 바로 그슨대를 생산했더라면 5기 이상의 그슨대가 이미 나와있었겠지만 지금 나와있는 그슨대는 겨우 1기.

지룡을 잡기엔 턱 없이 부족한 숫자다.

-이승우 선수의 선택은 앞마당이죠!

-아까 용아가 깨지 못했던 소굴이 있거든요!

-지룡이면 강제어택으로 소굴 금세 날릴 수 있어요.

앞마당 소굴의 체력은 280.

단순 용아라면 모를까 공격력이 100이나 되는 지룡이 섞여 있다면 순식간에 터트릴 수 있다.

철광과 소굴 사이에 내린 지룡이 지체 없이 소굴을 향해 토정을 날렸다.

소굴의 체력이 순식간에 훅 떨어졌다.

용아 역시 가만있지 않고 소굴에 부지런히 칼질을 했다.

-소굴! 소굴!

-이거 깨져요!

-지금 싸울 수 있는 병력이 완전 전진 배치 되어있었거든요!

-당황한 표정의 김윤호!

-예상못했죠. 한 방 먹었다는 표정입니다.

-아니 지룡이 왜 이렇게 빨리와? 이게 어떻게 된거야? 충분히 그렇게 느낄 수 있죠. 저희는 양 선수의 화면을 모두 보고 있으니 방비를 하지 않은 김윤호가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김윤호 선수의 입장에서 지금 지룡이 온 것이 말도 되지 않는 상황이거든요!

-마견 달려오지만 늦어요. 늦어요. 그 사이에 앞마당 깨져요!

결국 앞마당 소굴이 깨져버렸다.

관중석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잘한다! 이승우!”

누군가 이승우의 이름을 목청껏 외쳤다.

운룡 1기만 움직인 것이 아니라 소수 용아와 용혼도 다시 아래로 내려오고 있었다.

중간에서 길을 잃고 갈팡질팡하는 마견.

과연 김윤호의 선택은?

-자. 빈집 갑니다. 마견 빈집가요.

-어차피 앞마당 깨진 이상 마견 돌아와봤자 뒷북밖에 더 됩니까?

-끌려 다니면 안된다는 앞선 1,2세트에서 여실히 경험했거든요.

-과연 이 선택이 어떤 결과를 낳게 될지!

순식간에 난전이 펼쳐졌다.

여기서의 대처가 승부를 좌우한다.

-이승우 선수 움직임 좋습니다.

-저러면 그슨대가 쉽사리 달려들 수 없죠!

지룡이 앞마당과 본진이 이어지는 좁은 길목을 막고 섰다.

장판파의 장비가 이러했을까?

지룡이 사자후를 외치고 있는 것 같았다.

결코 이곳을 지나갈 수 없을거라고.

그슨대의 수는 여섯.

넓게 퍼진다면 1기의 지룡을 잡아내는데 문제가 없었지만 좁은 길이 그걸 방해하고 있었다. 무빙으로 빠져나가는 사이 토정에 의해 반 이상의 그슨대가 죽고 말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승우는 운룡과 용아 2기를 함께 가지고 있다.

컨트롤을 한다면 아예 입구 밖으로 1기도 나오지 못하게 할 수 있다.

-이 사이 본진에 있는 마견들은 정리가 되죠.

-아. 이러면 급격하게 기울죠.

엄재웅 해설이 안타까움을 가득 담아 외쳤다.

1부대가 넘게 들어갔던 마견이 이제 겨우 2기 밖에 남지 않았다.

용안의 비비기와 추가 생산 된 용아, 지룡에 의해 조금씩 정리가 된 것이다.

-어차피 저 마견은 언젠가 정리가 될 병력들이었습니다. 김윤호 선수 발등에 불 떨어졌습니다. 저 지룡을 밀어내야 다음이 있는거거든요?

-지룡은 무리할 필요 없습니다. 본진 갈 필요도 없어요! 여기서 실랑이를 벌이고 있으면 본진에서 생산 된 용아가 마수의 트리플 지역을 깰 수 있습니다.

큰 일 났다.

방금 전 까지만해도 지킬 수 있을 것 처럼 느껴졌던 트리플 지역 소굴이 이제 바람 앞에 촛불마냥 위기를 맞았다.

용아 2~3기만 보내도 저기는 깰 수 있는 지역이다.

김윤호가 이를 악물었다.

-꼬였죠. 완벽히 꼬였습니다.

-타이밍 계산에 실수가 있었던 것 같네요. 이게 김윤호 선수의 잘못이라고 할 수 없거든요? 아니 요즘 세상에 누가 본진 플레이를 합니까? 본진 플레이를 하는 용족을 상대로 연습을 하는 마수가 이상한거죠!

-트리플 지역으로 용아 보내네요. 용아면 충분히 트리플 지역 정리가 가능합니다. 지룡은 그냥 그슨대가 나오지 못하게 수문장 역할만 해도 제 역할 톡톡히 해내고 있는 겁니다.

-앞마당 소굴과 트리플 지역 소굴이 모두 깨지면 이제 김윤호 선수가 보유하고 있는 소굴은 겨우 하나 뿐입니다!

-하나의 소굴로 어디까지 할 수 있을지.

“뭐야? 이게 어떻게 된 거야?”

“어떻게 된 거긴. 끝난 거지.”

어안이 벙벙한 얼굴로 묻는 이에게 심드렁하게 대답해주는 친구.

김윤호의 팬인지 착잡함이 얼굴에 떠올라있었다.

경기의 흐름을 완벽히 읽을 수 없는 이들은 지금 상황이 어리둥절하기만 했다.

마수가 분명 할 만해 보였는데 순식간에 왜 이렇게 되어 버린 걸까?

반면 처음부터 끝까지 경기의 흐름을 완벽히 쫓아간 이들은 말없이 감탄을 내뱉었다.

이건 짧지만 상당히 수준 높은 경기다.

특히 이승우의 플레이가 상당히 고급스럽다. 장인의 숨결이 고스란히 느껴질 정도.

본진 플레이를 하는 용족은 가난하다.

앞마당과 트리플 지역이 깨진 마수는 그보다 더 가난하다.

그슨대는 여전히 앞마당으로 나오지 못하고 있었다.

그저 확장이 깨지는 걸 속수무책으로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여기서 시간 벌어주면서..자. 자!

-어차피 나오지 못하거든요. 김윤호 선수는!

-아. 김윤호 선수 이렇게 무너지나요. 3세트에서 기발한 마견 올인으로 분위기를 가져오나 했는데.... 아. 정말 아쉽습니다.

-이승우 선수가 그리 호락호락한 선수가 아니라는 걸 오늘 확실히 보여주네요. 정말 올해 데뷔한 선수가 맞는 겁니까? 왜 이렇게 노련한 겁니까? 마수와 다전제를 하는 법을 알고 있어요!

-3세트에서 그렇게 마견 올인에 당했으면 지금 위축 될만도 한데 그런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네요. 정말 강심장입니다. 본진 플레이를 선택해 승리하기 직전까지 와있습니다!

지상 병력의 공업도 되지 않았다.

용아의 발업도 되지 않았다.

당연히 용혼의 사업도 되지 않았다.

오직 운룡의 속업만이 되었을 뿐이다.

전장에 있는 이승우의 모든 병력을 싹 모아 봐도 한 부대가 채 되지 않는다.

용아 6기.

용혼 2기.

지룡 2기.

이게 전부다.

이 병력으로 마수를 이토록 강하게 압박하는 것이 가능하다니!

정말 놀라웠다.

물론 이 전략이 계속해서 통하지는 않을 거다.

한두 번은 더 통할지 모르지만 금세 마수들이 해법을 가져올 거다.

그러면?

다시 안하면 된다.

마수 선수들의 머릿속에서 본진 플레이가 다시 잊힐 때까지 기다리면 된다.

-지룡 1기가 이렇게 위력적인 모습을 보이는 건 정말 오랜만입니다!

-영웅입니다. 영웅 지룡이에요!

단순히 밖에만 지키는 것이 아니라 김윤호의 시선이 트리플 지역에 향해있을 때 지룡을 운룡에 태워 본진 쪽으로 들여보냈다.

그슨대 사정거리 바깥 쪽에 지룡을 내려놓은 후.

-콰왕!

토정 1방을 발사하고 바로 운룡에 태워 뒤로 뺐다.

이미 운룡의 속업까지 완료 되어 있는 상황이라 공중 격추는 불가능한 상황.

그렇다고  본진 밖으로 쫓아나갈 수도 없었다.

진퇴양난.

난감 그 자체다.

-빠지기도 정말 빠르고! 그 와중에 용아 2기는 앞마당 위 쪽에 지어진 소굴을 계속 때리고 있습니다. 이 정신없는 와중에 뭐가 중요한 건지 완벽하게 파악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역시 가을이네요. 역시 가을이에요. 하드코어 용아러시가 나오질 않나! 용족이 힘을 받는 가을이 확실히 돌아왔습니다!

-가을에 전어만큼 유명한게 용족이거든요. 그 이유를 이승우 선수가 제대로 보여주고 있네요.

온게임TV 쪽에서 바라는 4강 대진은 이승우와 김택윤의 대결이다.

김윤호와 정명혁을 싫어하는 건 아니다.

이들도 각각 우승자 출신.

다만 결승 한 자리를 용족이 차지했으면 하는 바람을 지니고 있었다.

가을은 용족의 계절이었으니까.

가을의 전설만큼 흥행에 성공하는 매치는 없다.

저 둘이 4강에서 맞붙게 되면 무조건 결승의 한 자리는 용족의 차지가 된다.

반대편에서 가장 바라는 상대는 당연히 이영우다.

이승우와 이영우의 결승 리매치도 좋고 김택윤과 이영우의 택리록도 좋다.

결승 한 자리를 용족이 차지하면 했으면 하는 생각을 지니고 있었다.

일단 4강의 한 자리는 용족으로 채워질 것 같다.

이 상황을 마수가 역전하는 건 너무 힘든 일이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