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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열로더 신들의 전쟁-298화 (298/575)

00298  Game No. 298 폭발하는 경기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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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이승우의 본진을 확인한 김윤호의 눈가가 실룩였다.

전혀 상상도 못한 그림이 펼쳐져 있었다.

본진에 2제단이라니.

혹시 잘 못 본 건가 싶어 두 눈을 감았다 다시 떴지만 여전히 2제단이 보였다.

전진 99제단보다 훨씬 더 당혹스러운 상황이다.

‘도대체 이 구린 빌드를 왜 꺼낸거지?’

본진에 2제단을 지었다는 건 당장 확장을 할 생각이 없다는 뜻이다.

적당히 용아 견제를 하다가 앞마당을 가져갈 생각이었으면 심시티도 할 겸 앞마당에 2제단을 짓는 99제단을 사용했겠지.

용안의 수를 보니 일꾼을 쉬며 몰아붙이는 것도 아니다.

좋게 말하면 클래식한 빌드고 나쁘게 말하면 한물 간 빌드다.

막는 법은 어렵지 않다.

이승우의 컨트롤이 변수이긴 하지만 마견을 꾸준히 찍으면 막아낼 수 있다.

문제는 이걸 이승우도 안다는 점이었다.

그럼에도 꺼내들었단 사실이 가슴 한 구석을 맴돌며 찝찝하게 만들고 있었다.

‘일단 수비적으로 간다.’

본진 2제단은 정말 막기 쉬운 수다.

하지만 최대한 안전하게 간다.

마견의 수를 적당히 생산해주며 확장 지역을 하나 늘려줄 생각이다.

그 확장에서 당장 자원을 채취할 생각은 없다.

용아의 응집력을 흩어놓는 것이면 족하다.

양자택일을 끊임없이 물으며 계속 신경을 거슬리게 만드는 것이다.

최종적으로 그 소굴이 파괴되지 않기만 하면 된다.

어느 정도 피해를 입는다고 해도 질 수 없는 경기가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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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놀랐겠지?

안다.

지금 내가 선택한 빌드가 별로 좋지 않은 빌드라는 것을.

근데 이런 말이 있지?

장인은 도구를 탓하지 않는다고.

어떤 도구를 손에 쥐어도 장인은 장인이다.

신들의 전쟁 역시 마찬가지다.

고수는 빌드를 탓하지 않는다.

상성을 가진 빌드는 존재하지만 그걸 좋은 빌드와 나쁜 빌드로 나눌 순 없다.

누가 사용하느냐에 따라 다르다.

초반 찌르기에 약점이 많은 도감 더블도 이영우의 손에 의해 무적의 빌드가 되지 않았던가?

이번 경기도 마찬가지다.

기본적으로 용마전에서 용족은 앞마당 확장을 가져가며 시작한다.

99제단, 선제단, 4제단 발업 용아, 비비-흑완, 비비 배제 제단 뽕뽑기, 11/11 용무관, 12/12 용무관 등 다양한 빌드가 있지만 90% 이상이 앞마당을 가져가면서 하는 플레이다.

앞마당을 가져간다는 기본 틀이 있는 이상 어떤 선택을 해도 마수에게 파악당할 가능성이 높았다.

앞마당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테크나 물량을 쏟아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기본적으로 앞마당을 가져가야 한다는 한계가 있는 것이다.

이 한계를 4세트에서 깨부수고 싶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본진 플레이다.

김윤호의 생각이 복잡할거다.

장난기 많은 고양이가 헝클어놓은 실타래를 풀기 위해 갖은 노력을 하고 있겠지.

본진 플레이의 가장 큰 장점은 어떠한 형태의 공격이든 빠르게 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단점은 뭐냐고?

그 외의 모든 것이 단점이다.

그렇기에 [투신]의 사용 타이밍과 판단력, 시야가 굉장히 중요하다.

본진 플레이는 자주 할 수 없는 빌드다.

모든 상황이 완벽하게 맞아떨어져야만 꺼내들 수 있는 빌드.

난 그 타이밍이 지금이라고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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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용아 중앙에서 멈춰있어요. 어차피 지금 들켰거든요? 괜히 1기 가서 쉽게 잡히느니 3용아가 모였을 때 함께 출발하려고 하는 겁니다!

-김윤호 선수도 대단하네요. 본진 2제단 이라는 걸 알았거든요. 당황할 법도 한데 차분하게 세 번째 소굴 확장지역에 펼치고 있어요. 어떻게 해야 하는 정확히 알고 있는 겁니다!

-금도 딱 발업을 찍어 줄 수 있는 만큼만 캐고 더 이상 캐지 않습니다. 일벌레 더 안 찍고 다 마견 찍고 있어요!

하드코어 용아러시.

100만 용족의 가슴을 끓게 만드는 단어다.

그 것이 10년의 세월을 격하고 다시 한 번 세상에 나타났다.

김윤호의 대처도 좋았다.

어차피 이승우의 공격은 한 번 힘을 잃으면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진다.

피해를 받아도 된다.

막아내기만 하면 된다.

본진만 있는 용족과 3개의 자원 채취 지역을 가진 마수.

회복력과 발 전속도에 있어 마수를 따라올 수 있는 종족은 없다.

첫 하드코어 러시만큼 강력한 한 방이 다시 구축되려면 시간이 꽤 걸릴테니 그 사이 일벌레 채워 넣고 그슨대 생산하면 된다.

1기, 1기 모이는 그슨대도 용족에게는 압박이다.

본진 자원으로 용아의 공업이나 발업을 동시에 확보하는 건 언감생심 꿈도 꾸지 못할테니까.

-자. 3용아 내려갑니다. 내려가요. 김윤호 선수도 일벌레 안 찍고 벌레 모아두었습니다. 마견 나오면 가시 촉수 없이도 이거 막을 수 있어요.

3용아가 김윤호의 앞마당 쪽으로 향했다.

추가 생산 된 2용아도 아래로 내려오고 있었다.

합류를 기다리는 대신 공격을 택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날이 무뎌지기 때문이었다.

-3용아 1용안이 도착했습니다!

-여기서 중요합니다. 이승우 선수는 진짜 큰 피해줘야 합니다. 단순히 일벌레 잡는 것으로 끝나면 안 돼요. 본인은 지금 본진 플레이거든요? 적어도 앞마당 날리는 성과를 거둬야해요!

-반대로 말하면 김윤호 선수는 앞마당만 지켜내면 필승구도로 경기 끌어갈 수 있습니다. 침착하게 막으면 되요!

이승우의 3용아가 앞마당에 난입했다.

중요한 순간이다.

여기서의 성과가 승패를 나눈다.

-이승우 선수 용아 컨트롤 어디 가도 안뒤지거든요? 올해 최강이라고 불릴만큼 용아를 잘 쓰는 선수입니다!

-일단 뒤에 용안이 서있는 것도 굉장히 압박입니다.

김윤호도 침착하게 대응했다.

섣불리 달려드는 대신 모든 일벌레는 본진으로 올려 보냈다.

동시에 본진 금광과 소굴 사이에 촉수를 건설했다.

도망가는 일벌레를 쫓아 본진으로 올라온 용아가 촉수를 때리기 시작했다.

그 주변을 배회하며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던 마견이 용아를 감싸며 톡톡 신경을 건드렸다.

-지금 용아를 견제하는 것도 좋지만 그보다 얼른 용안을 잡아야합니다. 용안을 잡아서 공1업 효과를 없애 버려야합니다!

그 순간.

-자. 일벌레! 일벌레!

-일벌레가 너무 잘 달라붙었네요!

앞마당 철광을 클릭하고 튀어나온 일벌레가 용아 근처에서 그대로 멈추며 비비기를 시도했다. 순간적으로 대열이 흐트러지며 가시 촉수에서 멀어지는 용아들.

그 틈을 김윤호가 놓치지 않았다.

마견이 달려들어 1기의 용아를 끊어내는데 성공했다.

-오우! 좋아요!

-위치가 굉장히 좋았죠!

-자! 일단 밀어내요. 밀어냅니다!

-잠깐 뺐다가 용아 2기 더 오면 그때 다시 싸워야죠. 지금 싸우면 안 됩니다.

중계진의 목소리가 계속해서 맞물렸다. 보통 다른 해설이 이야기 할 때는 말하는 걸 멈추지만 지금은 그럴 수 없었다.

굉장히 다급한 상황이었기 때문이었다.

이승우도 무리하게 용아를 쓰는 대신 입구 쪽으로 빼며 숨을 돌렸다.

아직 김윤호의 위기는 끝나지 않았다.

이제 4기의 용아는 곧 6기로 늘어난다.

그때가 최고의 위기다.

그 순간을 잘 넘긴다면 이번 경기도 꽤나 유리하게 운영할 수 있다.

어쨌든 3개의 소굴을 지키고 있는 상태였으니까.

-김윤호 선수 수비가 너무 좋네요!

-이승우 선수도 침착해야합니다. 아직 자신의 턴이거든요. 아직 완벽히 막힌거 아니거든요! 미니맵에서 점 2개씩 계속 아래로 내려오죠!

일단 본진 안쪽에 가시 촉수가 완성되었기에 더 이상 본진을 걱정할 필요가 없어졌다. 앞마당 쪽에 있는 용아에 오롯이 집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제는 앞마당을 깨느냐 못깨느냐의 싸움이다.

이승우는 김윤호의 세번째 소굴에 전혀 신경을 쓰지 못하고 있었다.

설사 알고 있더라도 용아를 보내기 쉽지 않다.

용아를 보낸다는 건 지금 본대의 힘이 그만큼 약해진다는 이야기.

지금은 흩어져야할 때가 아니다.

똘똘 뭉쳐있어야 할 때였다.

-자. 이제 6용아 됩니다. 6용아!

-끝까지 한 번 봐야할 것 같은데요!

6마견이 합류 되는 용아 2기를 끊기 위해 마중을 나갔지만 이승우의 컨트롤이 워낙 뛰어났다. 용아를 끊기는 커녕 오히려 마견 2기만 잡힌 김윤호.

결국 용아가 합류하는 걸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4용아와 6용아는 이제 힘이 다릅니다!

-앞마당 깰 수 있죠. 이 정도 숫자면.

-김윤호 선수 이제 무조건 마견만 찍어야합니다. 트리플 지역에 있는 소굴에서 일벌레 찍을 생각하지 말고 계속 마견 보내서 막아야합니다.

-그래도 소굴 3개라서 계속 마견 찍으면 밀어낼 수 있긴 하거든요!

-뭐 그거야 당연한 말이죠. 근데 그 밀어내는 것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언제 밀어낼 수 있느냐가 굉장히 중요한 상황이거든요? 만약 앞마당을 지킨 상대로 밀어낸다면 이건 6:4 아니 7:3까지 기운다고 봐야합니다.

-이승우 선수도 필사적이죠. 얼핏 피해를 입힌 것 처럼 보이지만 마수가 할 만합니다. 용족은 아직도 본진 밖에 없거든요!

모두 필사적이었다.

여기에 모든 걸 걸었다.

김윤호도 욕심을 부리지 않고 계속해서 마견을 찍고 있었다.

마견을 몰아낸 용아가 소굴을 때리기 시작했다.

-자. 용아 소굴 노립니다. 이거 깨면 제대로 이득 거두는 겁니다.

-체력 쭉쭉쭉 빠지죠! 벌써 노랗게 물들었습니다!

-이러면 이제 이게 내 소굴이 아니죠!

-김윤호 선수도 승부수 던져봐야합니다.

체력이 벌써 절반이나 깎였다.

그럼에도 마견은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체력이 어느새 붉은색으로 변했다.

400...300...200까지 떨어지는 그 순간!

-자! 달려들죠! 달려듭니다!

-마견 뿐만 아니라 일벌레도 전부 다 데리고 왔죠!

-비비기! 비비기!

-저 일벌레들 클럽 좀 다녔나 봅니다! 왜 이렇게 잘 비벼대나요!

-조금 더 지켜봐야죠. 아직 소굴 깨지지 않았거든요!

일벌레가 비비기를 하며 용아를 소굴에서 멀찌감치 떨어뜨려놓았다. 타이밍 좋게 마견의 발업도 개발이 완료되었다. 훨씬 빠르게 용아에게 달라붙는 마견들.

-소굴 지키나요!

-어? 어? 지금 이대로면 지킬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일단 한 번 버틸 것 같죠! 마견 컨트롤 좋네요!

김윤호의 참을성이 빛을 발했다.

보다 빠르게 달려들었다면 용아의 컨트롤에 발업 안 된 마견의 끊기며 앞마당이 밀려 버렸을거다.

하지만 파괴되기 직전까지 꾹 참으며

이승우도 호락호락 당하지 않았다.

비비기를 당하는 와중에 용아를 컨트롤해 일벌레와 마견을 찍어 잡았다.

다른 선수였다면 물러나기에 급급 했을거다.

이마저 없었다면 이승우의 손해가 막심했을 것이다.

이승우는 소굴을 파괴하지 못했지만 충분히 이득을 거두었다.

어쨌든 소굴을 지켜낸 김윤호지만 조금은 찝찝한 상황이었다.

-근데 이게 끝이 아니에요! 벌써 용의 신전 올라갑니다!

-확실히 용무관 건설 없이 바로 테크를 올려서 그런지 겁나게 빠르네요! 용의 신전이!

중계진이 목소리를 높였다.

화면엔 보이고 있지 않았지만 전현석 캐스터는 자리에서 일어난지 오래였다. 목이 쉬든 말든 상관하지 않고 흥분한 목소리로 해설을 하고 있었다.

경기의 속도가 장난 아니었다.

양 선수의 상황을 파악하는 것만으로 정신이 없다.

초반 빌드가 어느 정도 정형화되어 있는 용마전에서 이처럼 속도감 있는 경기는 정말 오랜만이었다.

몇 년 간 한 번도 방송 경기에 나오지 않았던 운영을 이승우가 꺼내들었다.

그 결과 양산형 이라 불리는 경기와 전혀 다른 양상의 경기가 펼쳐진 것이다.

과거엔 정석 빌드라 불렸을 정도도 자주 사용되었던 빌드지만 이렇게 오랜만에 사용되니 굉장히 신선하게 느껴졌다.

양 선수들의 경기력도 굉장히 훌륭했다.

불과 몇 초 사이에 유불리가 확확 바뀌었다.

지금 누가 유리하다고 말하는 순간에도 마찬가지였다.

각자 현재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최선의 답을 내놓고 있었다.

이런 명승부를 보며 몸이 달아오르는 건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다.

-소굴을 지키긴 했지만 김윤호 선수가 확 유리하다고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닙니다. 다음 공격까지 봐야해요. 지룡마저 지금처럼 막아낸다면 경기 잡을 수 있어요!

-진짜 이승우 선수 대단하네요. 경기를 보는 내내 감탄 밖에 나오지 않습니다. 이미 모든 상황을 예견했다는 듯이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경기를 풀어가네요.

공격 유닛이라고는 마견 밖에 없는 마수.

심지어 용아 압박에 금을 채취하는 것 마저 중단했다.

현재 김윤호가 가지고 있는 금은 겨우 4였다.

이제 막 소굴을 지켜냈으니 확장에 일벌레가 붙어 있을 리가 없었다.

마굴은 커녕 그슨대조차 생산하기 힘든 상황.

모든 사람들이 김윤호의 앞마당에서 펼쳐지는 전투에 집중할 때 이승우는 착실히 테크를 올렸다.

이 말인즉슨 어마어마한 멀티태스킹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뜻이었다.

입신전!

방금 용아 컨트롤은 그 화면만 집중하며 보고 있어도 하기 힘든 컨트롤이다.

이 와중에 이승우는 테크까지 올렸다.

그 결과 앞마당 소굴을 파괴하지 못했지만 불리하다고 할 상황이 전혀 아니다.

지룡이라는 다음 수가 남아있다.

여전히 주도권은 이승우가 가지고 있었다.

============================ 작품 후기 ============================

오늘은 여기까지.

그럼 모두 좋은 하루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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