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로열로더 신들의 전쟁-290화 (290/575)

00290  Game No. 290 OSL 8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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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4강 누가 진출 할 거 같음?ㅇㅇㅇㅇ>

<아무래도 이승우가 진출하지 않을까? 요즘 마수전 미쳤던데.>

<나도 이승우가 갈거 같음 ㅇㅇㅇ 요즘 마수전 장난아님ㅋㅋ오늘 김진철 경기 ㅅㅂ 진짜 개 사깈ㅋ 아님?>

<ㅇㅈ ㅋㅋㅋ 존나 마수로 이승우 어떻게 이기냐? 김택윤보다 더 잘하는거 같음.>

OSL 8강 경기가 시작되기 직전.

이미 신들의 전쟁 커뮤니티는 4강 진출자 예측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4강은 무게감이 다르다.

택뱅리쌍 정도 되면 4강에 크게 만족할 수 없을지 모르지만 보통 한 해 열리는 6개의 대회에서 2번 이상 4강에 진출하면 강자로 인정받는다.

현재 이승우는 그 조건을 채웠다.

2회 우승을 차지했으니까.

많은 용족 팬들이 이승우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만약 이번에 두 대회 중 1개만 우승하게 되도 통산 3회 우승을 달성하게 된다.

이는 김택윤과 함께 용족 최다 우승 커리어다.

3회로 동률이긴 하지만 이승우가 더 높을 평가를 받게 될 것이다.

이승우는 양대리그 우승자였으니까.

이승우 이전에 양대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한 용족 선수는 강명 밖에 없었다. 그 마저 동시 우승이 아닌 각각 다른 시즌에 우승을 차지한 것이었다.

용족 선수 중 양대리그 동시 우승은 이승우만이 가지고 있는 유일무이한 기록.

우승 숫자는 같지만 같은 취급을 받아선 안된다는 것이 이승우 팬들의 주장이었다.

위기를 느낀 김택윤 팬들도 이승우가 3회 우승을 차지하더라도 용족 NO.1이라고 볼 수 없다는 주장을 펼쳤다.

그들이 근거로 내세운 건 이러했다.

이번 시즌 김택윤도 양대 리그에 이름을 올리고 있으니 우승을 추가할 가능성이 높다.

설사 김택윤이 우승에 실패하고 이승우가 우승해 우승 커리어가 같아진다고 하더라도 프로리그 커리어는 아직 김택윤이 훨씬 앞선다.

프로리그 다승왕이나 우승 경력이 생겼을 때 다시 비교해야 한다는 것.

어느 정도 일리가 있었다.

이 둘은 서로의 의견을 굽히지 않고 대립각을 세웠다.

어느 한 쪽이 확실히 앞서나가지 않는 한 이러한 논쟁은 끝없이 계속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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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L 경기 시작 1시간 전.

김윤호가 빠르게 드림 스튜디오에 들어섰다.

대충 짐을 푼 그가 컴퓨터 앞에 앉았다.

마인드 컨트롤.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이었다.

이승우와의 상대전적은 2:1.

2번 패했긴 하지만 아직 그렇게 밀린다고 할 정도는 아니다.

거기다 다전제는 이번이 처음.

준비만 잘 했다면 이길 수도 있다.

“컨디션은 어때?”

평소와 달리 최은동 감독이 직접 경기장을 찾았다. 아무래도 상대가 현재 최고의 기세를 올리는 이승우였기 때문이었다.

옆에서 직접 관리해주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했다.

“나쁘지는 않아요. 손목이나 어깨도 괜찮고.”

김윤호가 손목을 빙글 돌리며 입을 열었다.

평상시 느껴지던 손목 고통이 덜하다. 이 점은 다행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착각하는 것이 있다.

프로게이머들은 앉아서 게임을 하는 것이 직업이니 부상을 당하는 일이 없을 거라고.

이는 틀린 말이다.

이스포츠도 스포츠다.

당연히 선수들도 부상을 달고 산다.

어깨부터 손목, 허리까지.

말을 안 해서 그렇지 고통과 싸우며 경기를 펼치는 선수가 한 둘이 아니다.

3시간 이상 앉아있는 것이 버거운 선수들도 몇몇 있었다.

모니터를 계속 들여다보니 시력 역시 나빠지는 경우가 많았다.

은퇴 한 선수 중 70%는 본인의 실력에 한계를 느끼고 은퇴를 하는 것이지만 나머지 30%는 부상에 의한 은퇴였다.

과거 최강이라 불렸던 현 S1 코치 최연규도 이와 같은 경우였다.

연습생 시절 잘못 된 자세로 경기를 펼치면서 손목에 데미지가 누적되었다.

수술과 재활까지 하며 선수 생활을 어떻게든 이어가려 했지만 결국 부상의 수렁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은퇴를 선언하게 되었다.

그 사건 이후로 많은 팀에서 선수들의 건강관리에 큰 신경을 썼지만 아예 막을 순 없었다.

“이승우도 무적은 아냐. 모든 경기를 이길 수는 없어.”

최은동 감독이 확신을 가지고 말했다.

그의 말이 맞다.

신들의 전쟁으로 리그가 치러진지 15년이 지났다.

그 사이 수많은 선수들이 정상에 군림했었다.

한 시즌 반짝이고 사라지는 선수들도 있었고 시즌을 넘겨 한 해, 두 해를 내내 지배한 선수도 있었다.

그런 선수 중 특출한 선수들을 모아 본좌라고 불렀다.

이제운도 그랬고 이영우도 그랬다.

모두 엄지가 절로 치켜세워질 정도로 압도적인 포스를 보여줬던 이들이다.

동 시대에 활동하던 선수들과 다른 레벨이라는 걸 증명했던 선수들.

하지만 그 중 단 한명도 전성기 때 승률 100%를 구가했던 선수는 없다.

90%도 없다.

한해 승률로 따졌을 때 이영우가 비슷하게 갔을 뿐이다.

그마저 한해 승률이지 통산 승률로 따지면 80%까지 떨어진다.

현재 신들의 전쟁은 세계에서 제일 잘하는 선수도 공식전에서 10번 싸워 2번은 진다는 말이었다.

신들의 전쟁은 종족 별, 빌드 별 상성이 명확한 게임이다.

같은 빌드와 종족이라면 컨트롤과 운영, 시야가 보다 넓은 선수가 무조건 이기는 경기를 하게 되지만 타 종족전이라면 준비에 따라 얼마든지 신예가 현재 최강 선수를 고꾸라뜨리는 것이 가능하다.

신들의 전쟁이 운영 게임이 아니라 전략 게임이기 때문이다.

만약 이런 의외성이 없고 단순히 잘하는 선수가 무조건 이기는 게임이었다면 이 정도 인기를 얻지 못했을 거다.

이승우도 마찬가지다.

지금은 무적처럼 보이지만 분명 약점이 있다.

종족은 다르지만 송병호가 2연승을 거두며 그걸 증명했다.

IBX에서도 김윤호를 위해 이승우 분석에 총력을 기울였다. 뚜렷한 약점을 찾지는 못했지만 파고들만한 여지는 충분히 찾아냈다.

김윤호가 최은동 감독을 보며 씨익 웃었다.

“저도 알아요. 이승우가 무적이 아니라는거. 부딪쳐봐야죠. 제가 찾아온 약점이 진짜 약점인지.”

김윤호의 눈빛은 맑았다.

결코 대결을 두려워하는 눈빛이 아니었다.

다가올 대결을 오히려 기대하는 눈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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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2015 OSL! 시즌3! 8강의 무대가 드디어 시작되었습니다!

-오늘 경기를 통해 첫 번째 4강 진출자가 배출되게 되죠.

-이승우 선수와 김윤호 선수가 만나게 되었습니다!

-과연 어떤 선수가 4강에 진출하게 될지 정말 궁금합니다.

전현석 캐스터의 외침과 동시에 함성이 터져 나왔다.

엄청난 수의 관중이 경기장을 찾았다.

16강과 8강은 무게감이 다르다.

8강부터는 시드권을 받게 되고 다전제 펼쳐지게 된다.

오늘이 그 첫 경기였다.

이승우와 김윤호.

7:3으로 이승우의 승리를 점치는 분위기였지만 김윤호의 승리를 예상하는 사람들도 꽤 많았다.

다전제가 주는 특수성 때문이었다.

가장 중요한 건 1,2경기였다.

이 1,2경기를 누가 가져가느냐에 따라 승패가 크게 좌우 될 것이다.

만약 이 두 경기 중 한 경기라도 김윤호가 가져가게 된다면 승부는 알 수 없는 미궁으로 빠지게 된다.

전체적으로 전장은 마수에게 웃어준다.

검은날개가 1,5세트에 두 번 배치되기 때문이었다.

한 가지 걱정이 있다면 오늘 이승우가 보여준 경기력이었다.

마수인 김진철을 상대로 검은날개에서 완벽한 승리를 거뒀다.

다른 용족들과 완벽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며 말이다.

앞마당 입구가 상대적으로 좁아 방어가 유리하다는 장점을 밖으로 나오기 힘들다는 단점으로 만들며 말이다.

2세트에선 역언덕 전장인 황혼이 진행되고 3세트에선 태평의 시대, 4세트에선 2인용 전장인 천부단은 전형적인 상성 전장이다. 즉 마수가 용족에게 유리하다는 뜻이었다.

앞선 세경기에서 1승만 챙긴다면 4,5세트 전장의 유리함을 끼고 있기 때문에 충분히 김윤호가 4강에 가는 시나리오를 그릴 수 있다.

이러한 사실은 엄재웅 해설의 엄대엄 해설로 다시 한 번 상기 되었다.

-이승우 선수 누가 뭐래도 현재 용족 최고라고 불릴만한 선수입니다. 대 마수전 19연승! 이게 도대체 말이 되는 기록입니까? 분명 이승우 선수가 4강에 진출할 확률이 높은 건 사실입니다만 김윤호 선수도 만만치 않은 선수거든요! 최근 들어 경기력이 급상승하며 8강까지 무사히 안착하지 않았습니까? 그리고 최근 IBX가 프로리그에서 연전연승을 거듭하며 6위 자리를 아스트로에게 빼앗았는데 가장 큰 공을 세운 선수가 김윤호 선수입니다. 프로리그에서 순위를 빼앗은 것 처럼 4강의 자리로 빼앗아 올 수 있는거에요!

엄재웅 해설이 마이크를 고쳐 잡았다. 몸을 숙이며 마이크에 입을 가져다대며 낮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김윤호 선수의 가장 큰 무기는 무엇보다 판짜기거든요. 오늘 어떤 판을 짜왔느냐가 중요합니다. 자신이 짜놓은 판에 이승우를 올리기만 한다면 얼마든지 경기를 잡아낼 수 있습니다! 오늘 이 경기 결과 아무도 몰라요. 뚜껑 열어봐야 합니다. 직접 열어보기 전까진 아무도 모릅니다! 그 잘 나가는 이승우 선수도 OSL 전적만 보면 11승 7패로 승률이 61% 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OSL이면 진짜 결과 아무도 모르는 겁니다!

특유의 엄대엄이 오늘도 제대로 시전 되었다.

몇몇 관중들이 키득거리며 웃었다. 역시 엄재웅이라며 혀를 내두르는 이들도 있었다. 오늘은 어떻게 엄대엄을 맞출까 생각했는데 역시 엄재웅 해설은 그 누가 붙어도 5:5 승부를 만드는 재주를 가지고 있었다.

-양 선수가 첫 번째로 맞붙는 전장은 검은날개입니다. 분명 전장은 마수가 괜찮습니다. 확장과 본진의 공중 거리가 가까워 닷발귀가 군주 드랍으로 견제하기가 굉장히 용이하거든요.

-오늘 이승우 선수가 보여준 경기력이면 또 어떻게 될지 모르겠네요.

-저희는 그럼 양 선수 준비가 완료되는대로 돌아오도록 하겠습니다! 그때까지 채널 고정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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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스에 앉았다.

기분 좋은 긴장감이 온 몸이 퍼져나갔다.

오늘 전체적인 느낌이 좋다.

프로리그에서도 가볍게 승을 챙겼고 [승우네 관광버스]와 [안드로메다]를 성공 시키며 많은 스킬 포인트 조각을 얻었다.

좋은 분위기를 계속 이어나가고 싶었다.

신들의 전쟁 매니저가 2단계로 변하고 처음 치르는 다전제다.

그간 많은 고민을 했다.

어떻게 스킬을 구성해야 효과적으로 경기를 운영할 수 있을까?

액티브 스킬 같은 경우엔 장착하더라도 경기 내에서 사용하지 않으면 다음 경기에 다시 장착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패시브 스킬은 경기 시작과 동시에 효과를 발휘하기 때문에 더 신중하게 결정을 내려야했다.

오늘 사용할 수 있는 스킬의 수는 이렇다.

[날빌러] 2번.

[투신] 6번.

[폭주기관차] 2번.

[숨바꼭질] 2번.

[CCTV] 2번

[물량의 제왕] 1번.

[매의 눈] 1번.

이 스킬들을 잘 조합해서 승리를 만들어 나가야한다.

[엄대엄] 3번이나 [아직 모른다] 같은 스킬도 있었지만 경기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스킬이 아니라 일단 배제했다.

[승우네 관광버스]도 마찬가지다. 여유가 생기면 사용할 수 있겠지만 당장은 4강 진출이 우선이다.

1세트에 사용되는 전장은 검은날개.

오늘 승리를 거두긴 했지만 마수를 상대로 경기를 하는 게 조금 부담스러운 전장이다.

반대로 1세트를 잡는다면 4강에 오를 확률이 높아진다. 힘을 주어야하는 경기.

일단 경기 테마를 잡아야 스킬을 구성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번 경기는 무난한 운영 양상으로 진행하고 싶었다.

그렇다면 [날빌러]를 하나 챙겨서 상대의 초반 빌드를 확인해봐야겠군.

완전히 믿을 수 있는 스킬은 아니지만 운이 좋아 [지금 이 순간]이 연계되면 아예 경기를 끝내는 것도 가능하다.

전투에 큰 도움이 되는 [투신]과 [폭주기관차]도 하나씩 챙겼다.

마지막 남은 칸을 차지한 건 [숨바꼭질]이었다.

개인적으로 최고라 생각하는 스킬들이 1세트에 집중되었다.

반드시 승리를 따내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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