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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열로더 신들의 전쟁-282화 (282/575)

00282  Game No. 28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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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른 침을 꿀꺽 삼켰다. 이제 마지막이다.

여기에 모든 걸 건다. 정확히 말하면 여기에 모든 걸 걸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계획은 간단하다.

한 방 러시로 모든 걸 끝내는 것.

[폭주기관차]로 능력치를 극한으로 끌어 올린 다음 [숨바꼭질]을 활용해 지룡의 토정을 체력이 떨어진 병력에 꽂아주는 것이 정확한 계획이었다.

머릿속으로만 그려보고 실제로 해보진 않아서 잘 될 진 모르겠다.

어차피 방법이 없었다.

뒤늦게 확장을 따라가며 운영을 해봤자 답이 없다.

송병호는 영리하다.

누군가는 송병호를 보고 곰이라 하지만 그건 틀린 말이다.

여우다. 여우.

속에 능구렁이 수백마리가 들어찬 여우.

겉모습에 속아 송병호를 피지컬이 뛰어난 선수로 생각하는이들이 있는데 그건 잘못 생각하고 있는 거다. 송병호는 피지컬이 뛰어난 편이 아니다.

피지컬은 오히려 김택윤이 훨씬 뛰어나다.

송병호는 심리전으로 승부를 보는 타입이다. 자신이 유리한 상황을 누구보다 빠르게 파악하고 그 유리함을 끝까지 가져가는 것에 능하다.

확장을 따라가는 건 송병호가 원하는 대로 해주는 것에 불과하다.

예상을 뛰어넘어야한다.

그 것이 바로 이 러시다.

막히면 답이 없는 러시.

이제 때가 왔다.

앞마당 자원을 통해 생산할 수 있는 병력은 여기가 한계다.

더 이상 시간을 끌었다간 힘의 균형이 완전히 무너져버린다.

자. 이제 마지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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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 선수 들어갑니다!

-자. 그래도 용혼 많아요! 아주 많습니다!

-송병호 선수도 좁은 곳에 있다간 지룡의 토정이 두들겨 맞고 병력 허무하게 잃을 수 있습니다!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송병호의 병력이 넓은 쪽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이승우의 진영 근처에 둔 현룡이 병력이 나오는 걸 확인한 것이다.

-3기의 운룡 중 1기가 돌아갑니다. 확장 지역을 견제하겠다는거죠!

박광춘 해설의 말을 한종엽 해설이 바로 반박했다.

-그보다 송병호 선수의 병력을 분산시키려는 거겠죠. 어쨌든 운룡이 시야에서 돌아다니면 용혼 1기라도 그 쪽으로 배치시킬 수밖에 없으니까요.

이쪽이 정답이었다.

어차피 지금 용안을 잡아도 이득이라고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중요한 건 병력 상황.

속업이 된 운룡이 들락날락거리면서 시선을 이쪽으로 끌겠다는 의도가 강했다.

병력을 뒤로 빼게하면 더 좋고 말이다.

그 사이 속도가 빠른 운룡이 본대에 합류해 한 방 전투에 힘을 싣는다는 생각!

과연 이승우 다웠다.

그 걸 알면서도 송병호는 병력을 소수 뺄 수 밖에 없었다.

이승우의 지룡이 가장 먼저 내려 사정거리를 재기 시작했다.

아주 조심스러운 움직임.

괜히 깊숙이 들어갔다가 갑자기 달려드는 용혼에 목숨을 잃을 수도 있었기에 조심스럽게 움직일 수 밖에 없었다.

-콰콰쾅!

순간적으로 5개의 토정이 날아갔다.

폭발력 업그레이드가 완료되서 그런지 순식간에 4기의 용아를 한줌 재로 만들어버렸다.

송병호도 달려들기보단 병력을 뒤로 빼며 진열을 재정비했다.

한쪽 구멍이 뚫린 원 모양으로 진영을 짜고 중앙에 이승우의 병력이 들어오면 둥글게 덮치겠다는 생각이었다.

이러면 지룡의 화력을 분산시키는 것이 가능하다.

이걸 알면서도 이승우는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시한부 인생을 가진 이승우에게 시간은 금이 아니었다.

최대한 병력의 진형이 흐트러지지 않게 관리하며 중앙으로 들어가는 이승우.

어느 정도 자신의 구역에 들어왔다고 생각한 송병호의 병력이 이승우의 병력을 향해 돌격했다.

마지막 전투다.

이 전투 결과로 모든 것이 마무리 된다.

이승우가 가장 먼저 노린 건 비렴이었다.

아무래도 조합이 조촐하기에 비렴의 천벌이 무서울 수 밖에 없었다.

송병호 역시 그 사실을 알았기에 용아와 풍백으로 용혼과 지룡의 시선을 돌리며 비렴을 천천히 전장에 투입시켰다.

-천벌! 천벌!

-아. 천벌이 잘 떨어지네요.

-송병호 선수 그 어떤 때보다 뛰어난 전투를 해주고 있습니다!

용혼은 멍청하다.

제대로 명령을 내려도 수행하지 못할 때가 많다.

하필 이승우의 용혼이 그랬다.

천벌을 피하기 위해 용혼을 산개시켰지만 중앙에 뭉친 용혼이 말을 듣지 않았다.

고스란히 천벌을 얻어맞는 용혼.

뒤에서 지원사격을 펼치는 지룡에게도 천벌이 떨어졌다.

재빨리 운룡으로 지룡을 태워 천벌이 떨어지지 않은 곳으로 대피시켰지만 다시 한 번 그런 플레이를 할 수없었다.

천벌로 인해 운룡이 체력이 많이 깎였기 때문이었다.

이승우의 병력이 하나 둘 줄기 시작했다.

천벌에 의해 지룡이 터졌고 앞서 달려든 용아의 서슬 퍼런 칼질에 용혼이 녹아내렸다.

필사적으로 싸우고 있었지만 조합을 넘기엔 역부족이었다.

조금씩 이승우의 병력이 갉아 먹혔다.

송병호의 병력도 줄고 있었지만 이승우보다 그 속도가 뎌뎠다.

더군다나 송병호 본진 근처에서 전투가 벌어진 것이라 추가 생산 된 병력의 합류가 훨씬 빨랐다.

전투의 승패를 불투명하게 만들었던 안개가 조금씩 걷혀 지고 있었다.

-송병호 선수 경기를 가져 가나요!!!!!!

박상철 캐스터의 쩌렁쩌렁한 외침이 경기장을 뒤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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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몸에 힘이 탁 빠졌다.

최선을 다해 싸웠는데 안됐다.

생각보다 송병호의 병력이 많았다.

[숨바꼭질]을 사용해 체력이 빠진 병력을 지룡으로 꾸준히 줄여줬지만 그 격차를 극복할 수 없었다. 죽인만큼 뒤에서 나타났다.

초반에 지룡을 잡는 걸로 만족했으면 안됐다.

어떻게든 용안에 피해를 더 줬어야했다.

아니면 용혼이라도 잡아서 용안 생산보단 용혼을 생산하게 유도를 했든가 말이다.

이제와 후회해봤자 소용없다.

[날빌러]의 실패부터 모든 것이 꼬였다.

차라리 들고 나오지 않는 것이 나을 뻔 했다.

너무 스킬을 믿었다.

하나 둘 병력이 줄고 있었다.

이제 남은 건 용혼 1부대와 지룡 2기.

반면 송병호의 병력은 아직 조합이 살아있다.

곧 제단이 한바퀴 회전하며 물량을 쏟아낼거고 그 병력이 합류하면 더 이상 버티는 것도 무리겠지.

본진 자원도 떨어진 탓에 가지고 있는 제단조차 돌리기 버거운 나에겐 역러시를 막을 힘이 없었다.

이제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보유하고 있는 병력이 너무 초라하다.

자원도 없다.

더 싸우고 싶어도 그럴 수 없다.

GG를 치는 것이 할 수 있는 전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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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G!!! 이승우 선수 GG를 선언합니다!

-송병호 선수 4세트에 나와 팀을 위기에서 건져내네요!

-역시 송병호 선수입니다. 본인이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했던 이승우 선수를 드디어 꺾어내네요.

-확실히 위기의 순간 더 강한 힘을 발휘하는 것 같네요!

3:1.

부스에서 나온 송병호가 포효로 본인의 승리를 자축했다.

팀원들도 달려 나와 송병호를 감싸 안았다.

거의 결승에서 이긴 분위기였다.

팀을 위기에서 구해낸 것도 구해낸 것이지만 그간 거대한 벽으로 느껴졌던 이승우를 잡아냈다는 기쁨이 더 컸다.

한 번 이겼다는 건 또 다시 이길 수 있다는 것이었으니까.

아스트로의 분위기도 나쁘지 않았다.

이승우가 패배하긴 했지만 아직 3:1이다.

적어도 에이스 결정전이라는 마지막 보루가 남아있는 상황인 것이다.

“송순신!”

“송순신!”

나무전자의 팬들이 송순신을 외쳐댔다.

송순신은 송병호의 별명 중 하나였다.

지금은 이승우에게 용족 남자 팬들이 많이 넘어갔지만 그전까진 송병호가 모든 용족 남자 팬을 하나로 묶는 선수였다.

오늘 과거의 영광이 재현되고 있었다.

이승우의 기록 하나가 오늘 마무리 되었다.

대 용족전 18연승.

사실 이 정도도 어마어마한 기록이지만 20연승을 찍기를 바라는 팬들이 많았다.

이제 이승우에게 남아있는 기록은 마수전 연승기록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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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생했어. 땀부터 닦아.”

고개를 들어보니 도 수코님이 수건을 들고 계셨다.

감사합니다. 코치님.

난 바로 수건을 받아 땀을 닦았다. 금세 수건이 축축해질 정도로 많은 땀이 베어 나왔다. 짜면 한 바가지가 나올 것 같다.

“감사합니다.”

“초반 빌드가 심하게 엇갈렸어. 그나마 너니까 그 차이를 그렇게 좁힌 거지. 다른 선수였으면 허우적대다가 밀렸을거야.”

감사한 말씀이지만 지금 상황에서 전혀 위로가 되지 않았다.

충분히 이길 수 있는 경기였다.

위축되지만 않았다면.

너무 몸을 사렸다.

무난하게 가면 이길 수 있다고 너무 자신했다.

조금 더 과감하게 빌드를 선택했으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아직 기회는 있잖아? 물론 그 전에 끝나면 더 좋겠지만.”

도 수코님 말씀이 맞다.

기회는 살아있다.

복수를 할 수 있는 기회는.

오늘 에이스 결정전에서 다시 붙어도 되지만 개인리그나 6라운드도 아직 남아있다.

오늘만 날이 아니다.

땀을 닦고 이온음료를 들이키면서 조금씩 흥분을 가라앉혔다.

“방금 경기 좀 다시 볼 수 있을까요?”

“당연하지.”

일단 이번 경기에서 내 실수가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었다.

7세트에 다시 만날 수도 있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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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병호 선수가 위기에 빠진 팀을 구원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역시 나무전자의 구세주네요. 아주 멋진 경기력으로 승리를 따냅니다.

-무엇보다 이승우 선수를 잡아내고 얻은 승리 라는게 중요 한거죠.

-송병호 선수가 살려낸 불씨를 허무하게 꺼트릴 수 없겠죠? 이 기세를 몰아 5세트에 이성표 선수가 출전합니다.

-이 대진은 나무전자에게 웃어주는 대진입니다. 아스트로에서 5세트에 출전하는 선수가 김승대 선수거든요.

이성표가 김승대에 특별히 강한 전적을 보유하고 있진 않다.

다만 김승대의 종족이 마수라는 것이 이성표에게 웃어주는 부분이다.

이성표는 마수전에 특화 된 선수 중 한 명이었으니까.

과거 본좌라 불린 마영찬이 전성기 시절 다전제에서 무릎을 꿇었던 적도 있었다.

그 마수전은 지금도 유지되고 있었다.

만약 이성표가 김승대를 5세트에서 잡아낸다면 스코어는 3:2까지 따라붙게 된다.

6세트는 차인환과 임동주의 대결.

마마전이기에 승부가 어떻게 될지 모른다.

에이스 결정전까지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이번 5세트가 그 어떤 세트보다 중요한 나무전자였다.

아스트로 입장에선 여기서 경기를 마무리 짓는 것이 좋았다.

괜히 6세트까지 끌고 갔다가 에이스 결정전이 나오는 사태는 피하고 싶을 것이다.

오늘 경기에서 패배하면 7위로 주저앉게 되니 말이다.

-자. 양 선수 준비 완료되었다고 합니다! 그럼 바로 5세트 경기. 시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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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표와 김승대의 경기로 치러진 5세트 대결.

많은 이의 예상대로 이성표가 뛰어난 마수전을 선보이며 김승대를 제압하는데 성공했다.

병력의 움직임이 기가 막혔다.

물 샐 틈 없이 김승대를 밀봉하는데 성공했다. 마수에게 답답한 시간의 연속.

그물망을 뚫어야 확장을 가져갈 텐데 꽁꽁 막고 있으니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연달아 펼쳐진 6세트.

차인환과 신예 임동주의 대결.

이 대결 역시 차인환의 압도적인 우위로 경기가 마무리 되었다.

어떻게든 승리를 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차인환의 노련함을 따라오기엔 무리였다.

차이는 조금씩 벌어졌다.

초반 마견 4기를 숨겨놓은 것부터 시작해서 야금야금 차이를 벌리는 차인환.

결국 닷발귀의 수로 연결되었고 중앙 싸움에서 패배하며 GG를 선언했다.

상황이 묘하게 되었다.

3:3 동점.

그리고 이제 에이스 결정전만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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