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277 Game No. 277 한번 가봅시다. =========================================================================
[안드로메다]
[효과 : 발동 시 미션이 주어집니다. 해당 미션을 클리어 시 스킬 조각을 획득하게 됩니다. 9개의 스킬 조각이 모이면 1개의 스킬 포인트로 교환할 수 있습니다. 높은 승률과 커리어를 가진 선수에게 성공 시 더 많은 스킬 조각을 획득 할 수 있습니다. 추가로 스탯 포인트를 1 획득 할 수 있습니다.]
오! 업그레이드가 눈에 띈다.
스킬 포인트로 교환하려면 10개가 필요했던 스킬 포인트 조각이 9개로 줄었다.
거기에 더해 미션 성공 시 추가 스탯 포인트를 1을 준다는 것이었다. 스탯 포인트 조각이 아닌 스탯 포인트를 준다니.
입이 귀에 걸릴 것 같다.
그래. 이래야 진화형 스킬이지!
더욱 더 기분이 좋은 건 이 스킬이 2단계 스킬이 아닌 1단계 스킬이란 말이었다. 즉 스킬 포인트 1로 레벨업을 시킬 수 있단 말씀!
난 곧바로 남은 스킬 포인트를 [안드로메다]에 투자했다.
[안드로메다]의 스킬 레벨이 1오르면서 효과도 조금 바뀌었다.
[효과 : 발동 시 미션이 주어집니다. 해당 미션을 클리어 시 스킬 조각을 획득하게 됩니다. 8개의 스킬 조각이 모이면 1개의 스킬 포인트로 교환할 수 있습니다. 높은 승률과 커리어를 가진 선수에게 성공 시 더 많은 스킬 조각을 획득 할 수 있습니다. 추가로 스탯 포인트를 1 획득 할 수 있습니다.]
스킬 포인트로 교환하기 위해 필요하던 조각이 9개에서 8개로 줄었다. 상승되는 스탯포인트의 양은 변하지 않았다.
혹시나 해서 [승우네 관광버스]로 얻은 스킬 포인트 조각을 [안드로메다]를 통해 스킬 포인트로 교환할 수 있나 확인해봤지나 역시나 되지 않았다.
같은 스킬 포인트 조각이란 이름을 가지고 있지만 각각의 스킬에 귀속되어 있어 교환은 이뤄지지 않았다.
그래도 이게 어디냐.
이제 스킬 포인트 뿐만 아니라 스탯도 조금씩 얻을 수 있게 되었다.
기본 스탯이 전체적으로 상향평준화되어 있는 상태라 이 두 스킬을 앞으로도 적극 활용해줄 생각이다.
찍어야 할 스킬들이 많다.
2단계 스킬도 스킬이지만 미처 찍지 못한 1단계 스킬들도 여러개 있다.
[마스터리]는 거의 찍지 못했다.
사실 [마스터리]는 굉장히 찍고 싶던 스킬이었다. 다만 포인트가 모자라 다른 스킬을 먼저 찍었을 뿐이다. 이제 어느 정도 경기에서 사용할 수 있는 스킬은 정리가 되었다.
프로리그와 다전제가 함께 펼쳐지는 날이면 조금 정리가 더 필요하겠지만 적어도 지금 당장은 문제가 없다.
[마스터리]는 패시브 스킬.
그 중 스탯과 직접 연관이 있는 스킬이다.
자주 사용하는 유닛에 관한 [마스터리]를 마스터한다면 지금보다 훨씬 안정적인 경기력을 펼칠 수 있을 것이다.
일단 용아, 용혼, 비비, 천왕랑, 나가.
이 5개는 마스터하고 싶었다.
“지금 2경기 시작했어요?”
“응. 한 5분? 그 전에 시작했어.”
“그렇군요. 보러 가야겠네요.”
내 8강 상대를 결정하는 중요한 매치다.
이영우를 벌써 만나고 싶진 않았다.
이영우 이겨라! 파이팅!
도 수코님과 난 대기실로 향했다.
“형. 축하드려요. 경기력 진짜 멋졌어요.”
안엔 민규가 있었다.
표정을 보니 약간 떨리는 모양이었다.
직접 경기를 펼치는 건 아니었지만 경기 결과에 따라 최소 2경기를 치르게 되었으니 긴장하는 것도 이상한 건 아니었다.
“멋지긴. 운이 좋았지 뭐.”
“에이. 운이라뇨. 운도 실력이라고 말해준게 누군데요?”
민규는 연신 엄지를 치켜 올렸다.
계속 칭찬을 들으니 기분이 좋아졌다. 내 얼굴도 예전보다 많이 두꺼워진 것 같다. 예전 같았으면 계속 된 칭찬에 약간 부끄러워했을텐데 지금은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고 있구나.
좋은 변화겠지?
“2경기는 어때?”
“아직 무난해요. 서로 할 만한 상황이라고 해야하나? 이영우도 도감더블로 앞마당 안전하게 확보했고 김윤호도 노마견숲 3소굴로 시작했고.”
민규의 말처럼 서로 할 만한 상황이었다.
둘 다 배짱을 부렸지만 조금 더 부린 건 김윤호였다.
이영우를 상대로 마견숲을 짓지 않고 3소굴을 먼저 가져가다니.
이영우를 이기기 위해선 어느 정도 도박수를 던져야 한다는 걸 김윤호는 잘 알고 있었다. 나도 느끼고 있는 점이었다.
이영우와 세미싸움을 하려고 하면 안된다.
어떻게든 한 발 앞서나가게 발버둥 쳐야한다. 그 차이를 초반에 벌려놓지 않는다면 나도 모르는 사이 경기가 불리해져 있다.
이영우를 많이 이긴 내가 할 말은 아니지만 항상 경기를 할 때마다 긴장이 된다. 질 수도 있다는 생각 때문에 말이다.
어느 순간 경기 시간이 20분을 넘어갔다.
서로 최종 테크까지 올라간 상태.
둘 다 혼신의 힘을 쏟아냈다.
그 것이 경기력으로 보였다. 여기저기서 난전이 펼쳐졌다. 금와가 날아다니고 정면 압박이 동시에 이뤄지고.
박수갈채가 나오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양 선수 정말 필사적이네요.
-이게 단순히 조 1위 자존심 싸움이 아니라 8강 상대가 걸려 있는 문제거든요.
-여기서 지면 이승우를 만나야합니다. 현재 최고의 기세를 보이는 이승우를 피하고 싶은 마음이 있겠죠!
흠흠. 김태영 해설님께서 내 얼굴에 또 금칠을 해주셨다.
민규가 ‘거봐요? 다들 인정하잖아요.’라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어차피 이들의 8강 상대가 용족인 건 확실하니 승패에 따라 종족의 유불리는 상관없다. 그렇다면 어떤 선수를 만나느냐가 중요해지는데 나보단 송병호가 둘 모두에게 상대하기 편한 선수라는 것이다.
내 생각이 아니라 인터넷에서 본 걸 이야기 하는거다.
내가 보고 싶은 것만 본 게 아니다. 이게 베스트 게시글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동의했다는 뜻이지.
뭐. 그냥 그렇다고.
어느새 경기 시간이 30분을 넘겼다.
슬슬 경기가 한 쪽으로 기울고 있었다.
-김윤호 선수 이 확장 지켜야 해요. 여기 파괴되면 더 이상 금 모을 수 있는 확장이 없습니다.
-파괴되면 가시귀나 불가살이 지금처럼 나올 수 없습니다!
-이영우 선수 집요하네요. 확장? 그래. 3개까진 줄게. 근데 더 이상은 안 돼. 딱 여기까지!
-처음에 확장을 너무 쉽게 내줄때만 해도 이영우 선수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했는데 이제 확실히 알겠네요. 테마가 정해져있었어요. 경기가 시작했을 때부터 이영우의 판짜기는 시작한거에요!
-해모수의 천독연은 자원을 먹지 않거든요? 이 것도 김윤호 선수에겐 스트레스입니다. 슥 천독연 걸고 도망가고. 그 해모수가 고스란히 살아남아 조금 있다 다시 오거든요!
-지금은 혈풍을 뽑는 것도 아까워요. 금이 없어요. 금이!
금이 없기는 이영우도 마찬가지였지만 금이 적게 드는 훈련도감 유닛 위주로 병력을 구성해 철광 확장을 하나 더 가져가는 것으로 충분했다.
반면 김윤호는 금이 많이 들어가는 군락 체제의 유닛이 필요한 상태.
용족전이라면 공속업과 발업이 된 마견이 큰 위력을 발휘할지 모르지만 지금은 쓸 수 없었다.
공3업 된 화웅에게 그대로 녹아내릴 테니까.
이제 경기는 7:3으로 이영우에게 기울었다.
초반부터 해모수를 잘 지킨 것도 컸다.
부대 단위의 해모수가 계속 유지되고 있었다. 이 것도 엄청난 압박이었다.
가시귀 한 부대를 공짜로 잡아낼 수 있는 양이었으니까.
-GG! 김윤호 선수 GG를 선언합니다.
금 확장을 시도하던 김윤호,
그 확장이 다시 한 번 밀리자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GG를 선언했다.
철광 확장만으론 경기를 뒤집을 수 없었으니까.
-이로써 B조의 순위도 모두 결정이 났네요. 이영우 선수가 조1위로 8강에서 송병호 선수가 4강 진출을 두고 대결을 펼치게 되고 김윤호 선수는 조 2위가 되어 자동적으로 이승우 선수가 8강에서 맞붙게 됩니다!
-아. 이 선수들 또 한 번 맞붙네요. 지난 시즌 16강에서 8강 진출을 위한 재경기에서 붙은 기억이 있거든요.
-상대 전적은 2:1. 이승우 선수가 한 경기 앞서있습니다만 16강 경기에서 놀라운 견제로 이승우 선수를 한 번 잡아낸 바가 있거든요? 객관적인 전력에선 김윤호 선수가 조금 밀리지만 그게 다전제, 그 것도 5전제라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집니다. 현존하는 마수 선수 중 판짜기, 전략전술에 가장 뛰어난 능력을 보유한 선수가 김윤호 선수 아닙니까? 그 대단한 이영우 선수조차 김윤호의 판짜기에 걸려 된통 당한 적이 있지 않습니까? 그런 경기가 또 한 번 나오지 말란 법이 없거든요.
-듣기만 해도 굉장히 기대가 가는 매치네요. 벌써부터 몸이 안달납니다!
-이영우와 송병호의 대결은 또 어떻습니까? 더 이상 말이 필요없는 최고의 선수들 아닙니까?
-과거 결승전의 리매치이기도 하죠.
-그렇죠. 송병호 선수가 정말 아무 것도 해보지 못하고 허무하게 무너졌었거든요?
벌써부터 포장이 시작되었다.
엄재웅 해설위원님의 입을 거치는 순간 8강 두 경기는 역대급 매치로 변해있었다. 그래도 이 두 매치를 포장하는 건 굳이 엄재웅 해설위원님이 아니어도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었다.
넷 모두 우승자 출신이었으니까.
그 중 이영우와 송병호의 매치는 과거 결승전의 리매치이기도 했다.
그땐 둘의 위치가 지금과 반대였던 시기다.
송병호는 최강의 용족으로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었고 이영우는 이제 막 결승에 처음 올라온 선수였다.
모두 송병호의 우승을 예상했다.
전 시즌 3,4위 결정전에서 송병호가 이영우를 3:0으로 꺾은 적이 있었기에 이번에도 송병호의 우세를 점치는 이들이 많았다.
경기 전 설전도 볼만했다.
당시 많은 용족들은 나가보다 천왕랑을 최종병기로 자주 썼는데 그에 대한 해법으로 이영우가 안티 천왕랑을 들고 나왔다.
천왕랑을 가장 잘쓰는 송병호와 그 체제를 무너뜨릴 수 있는 안티 천왕랑을 만들어낸 이영우.
안티 천왕랑이 있음에도 여전히 송병호가 우승할 것 같다는 사람들이 많았다.
송병호가 워낙 천왕랑을 귀신같이 잘 썼기 때문이었다. 또한 당시 송병호의 기세가 워낙 무서웠다. 지금도 환국전 승률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그땐 지금보다 더 압도적인 성적을 자랑하고 있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가 정반대로 나왔다.
이영우의 3:0승리.
송병호는 아무 것도 해보지 못하고 허무하게 패배했다.
그 중 한 경기는 센터 2훈련도감에 이은 망루러시로 인해 패했다.
경기 시간이 5분인가? 그랬을거다.
세 경기 중 천왕랑이 나온 경기는 하나도 없었다.
정확히 말하면 나올 수가 없었다. 천왕랑의 천 자도 꺼내기 전에 GG를 쳤으니까.
결승에서 안티 천왕랑으로 무너뜨리겠다는 도발은 그냥 한 말에 불과했던 것이다.
그때 일이 아직 마음에 남아있는지 그 이야기만 나오면 진한 아쉬움을 내비치는 송병호였다.
어쨌든 이 둘이 다시 한 번 만났다.
4강 진출을 가리는 자리에서.
이 경기는 나도 기대된다.
-그럼 저희는 잠시 후 C조 경기를 통해 돌아오겠습니다!
“이제 시작된다.”
“으. 떨려요. 차영화 선수가 이겼으면 좋겠는데.”
나도 그걸 바라고 있는데 쉽지는 않아 보이네.
아까 이제운을 잠깐 만났거든.
눈에서 독기가 줄줄 뿜어져나오더라.
그냥 바라보고 있는 것만으로 움찔 할 정도로.
더군다나 상대는 용족.
요즘 주춤하긴 하지만 한 때 용족의 재앙이라 불렸던 선수가 이제운이다. 차영화가 신묘한 수를 준비해오지 않았다면 이기기 힘들 거다.
차영화는 전략에 굉장히 능한 선수다.
진출이 걸려 있는 경기라면 거기에 한 번 기대를 걸어볼만 하지만 이미 4위로 탈락이 확정 된 선수에게 감탄이 나오는 전략이 나오는 걸 기대하는 건 무리였다.
나 같아도 그런 전략은 다른 개인리그나 프로리그에서 승패가 결정되는 중요한 경기에서 사용할 것이다.
솔직히 난 이제운의 승리를 조심스럽게 예측하고 있었다.
물론 이 말은 꺼내지 않았다.
어디까지나 속으로만 삼켰다. 불안해하는 애 한테 이런 말을 하고 싶지 않았다.
“그러게. 나도 그랬으면 좋겠다. 민규 편하게 8강 진출하게.”
머리는 이제운의 승을 생각하고 있었지만 마음은 차영화의 승을 강하게 원하고 있었다. 우리 민규가 재경기 없이 바로 8강에 갈 수 있었으니까!